소설리스트

힘 마스터-180화 (180/644)

00180  31. 만남  =========================================================================

“아..그..그게.”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잘 숨겨둔 통장이 어째서 엄마의 손에 들려 있단 말인가?

‘청소.. 한건가?’

그러고보니 방 안이 상당히 깨끗해져 있었다. 아마도 대청소를 하다 발견 된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의 통장이 발견 될 리 없었다.

‘저 통장엔 3억 밖에 없으니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될 지 엄마가 들고 있는 저 통장에는 예전 자신이 착각하여 빚을 갚기 위해 모았던 3억 정도가 들어 있을 뿐이었다.

‘그 통장을 보셨다면..’

명후는 자신의 또다른 통장을 떠올렸다. 3억을 모은 이후, 전설로 벌어드린 수백억의 돈이 들어있는 통장은 다행히 발견되지 않은 듯 했다.

‘다행이야..’

참으로 다행이었다. 그것이 발견되었다면 아마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그게 뭐?”

명후가 말을 하지 않자 엄마가 되물었다. 엄마의 되물음에 명후는 어떻게 말을 해야 될까 곰곰이 생각했다.

‘사실대로 말하자.’

그러나 딱히 나쁜 짓을 해서 모은 것도 아니고 나쁜 의도로 모은 것도 아니었다.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명후는 사실대로 말했다.

“뭐? 그러면 그때 그 빚 때문에 이 돈을 모은거라고?”

모든 것을 들은 명후의 엄마는 놀란 표정으로 통장과 명후를 번갈아 쳐다보며 외쳤다.

“응..”

엄마의 반응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

명후가 고개를 끄덕이자 명후의 엄마는 말없이 명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통장을 책상 위에 내려 놓고 말했다.

“알았다.”

“...어?”

예상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반응에 명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의 엄마를 보며 말했다.

“그게 끝이야?”

이렇게 간단하게 상황이 끝이 날 줄 생각지도 못했다.

“...?”

명후의 엄마는 뭐가 잘못 됐냐는 눈빛으로 명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입을 열어 말했다.

“대신 막 쓰지는 말구! 아껴 써! 그리고 지연이 언제 한 번 집으로 데리고 오구.”

저벅저벅

그렇게 말하며 명후의 엄마는 방에서 나갔다.

“...”

명후는 방에서 나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했다.

‘뭐지?’

뭔가 이상했다. 명후는 이 상황이 이렇게 끝나도 되는 상황인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이 상황은 이렇게 끝나버리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자신이 엄마였다면 이렇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었다.

저벅저벅

명후는 일단 책상으로 걸어가 통장을 집었다.

“어?”

통장을 집은 명후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상 위에 있던 통장은 한 개가 아니었다. 두 개의 통장이 겹쳐져 있었다.

“이...이 통장도 보셨던거야?”

문제는 겹쳐서 보이지 않았던 통장이었다. 보이지 않았던 통장의 정체는 바로 명후의 두 번째 통장, 들키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던 바로 그 통장이었다.

스윽

명후는 통장을 열어 보았다. 역시나 통장에는 600억이 넘는 거금이 예금 되어 있었다. 통장을 확인 한 명후는 문을 바라보았다.

“...”

참으로 혼란스러웠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니, 너무나도 많은 생각이 들어 제대로 사고 할 수 없었다.

‘...그러고보니.’

잠시 생각 하는 것을 멈추고 머리를 식힌 명후는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리 가족이.. 돈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나?’

없었다. 기억나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돈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뭘 사주실 때도.. 가격은 물어보지 않았어.’

가격은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 그것을 사야 되는 이유만을 듣고 바로바로 사주었다. 바로 그때였다.

티틱

머릿속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내 느껴지는 고통에 명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었다.

“윽..응?”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고통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상쾌함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상쾌함이 극에 달한 그 순간 명후는 극도의 피곤함을 느꼈다.

털썩

극도의 피곤함에 명후는 반사적으로 걸음을 옮겨 침대에 누워 잠을 자기 시작했다.

*  *  *  *

“미친...”

화면을 보던 김무웅이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래?”

김무웅의 반응에 옆에 있던 장무열이 물었다. 그러자 김무웅은 찌푸린 미간을 풀고 장무열을 보며 말했다.

“무열아, 다 풀려버렸다..”

“뭐가?”

“블랙 코드..”

“뭐?”

장무열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그리고는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어 말했다.

“무슨 소리야, 아직 3개 남아 있었잖아?”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블랙코드는 3개가 남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장무열의 말에 김무웅은 깊게 한숨을 내쉬고 이어 말했다.

“그러니까.. 약속이라도 한 듯 연달아서 풀려버렸어.”

“너무 빨리 풀린거 아니야?”

“그렇지..”

장무열의 말에 김무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리고는 참으로 아쉽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어 말했다.

“그때 그 일만 안 들켰어도.. 이번 블랙 코드 유저들한테는 연락 할 수 있었을텐데..”

“...하핫.”

김무웅의 말에 장무열이 어색하게 웃었다. 예전 블랙 코드와 레드 코드를 동시에 습득한 유저에게 연락을 하기 위해 정보를 빼낸 적이 있었다. 무덤까지 끌고 가야 할 그 일을 장무열의 실수로 인해 자신들의 스승이자 ‘전설’의 90%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 상사에게 들켜버렸다. 그 이후, 스승에 의해 보안이 더욱 강화되었고 유저들의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이 막혀버렸다.

“그래도 한 번 봐주신게 어디냐.. 난 스승님 그때 화내시는거 보고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다.”

“그렇지.. 나도 그 때 오늘이 내 마지막 날인가 싶었다.”

장무열의 말에 김무웅은 씁쓸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그건 그렇고.. 이건.. 스승님한테 보고 드려야겠지?”

“말해 달라고 하셨으니까.”

그 순간 김무웅과 장무열은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입을 열어 말했다.

“네가 해라.”

“네가 해라.”

김무웅과 장무열은 서로에게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말했다. 똑같이 말한 그들은 말없이 눈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알았다. 내가 할게..”

결국 김무웅이 졌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어 말했다. 김무웅의 말에 장무열은 미소를 지었고 김무웅은 핸드폰을 들어 스승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 예. 스승님. 그 예전에 말씀하신 블랙 코드 다 모이면 말을... 아, 예. 지금 가겠습니다.”

무언가를 말하던 김무웅은 이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미소를 지은 장무열을 보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너도 오라고 하신다.”

“...”

김무웅의 말에 미소를 짓고 있던 장무열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  *  *  *

수레아의 영주인 카이저의 저택.

“대박이네.”

“대박이야.”

“대박이지.”

카이저의 방에는 현재 카이저의 친구들인 데메토스와 마간, 도브락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근데.. 조금 아쉽다. 서로 바꿀 수 있다면 참으로 좋을텐데 말이야.”

“그러게.. 그건 조금 아쉽네.”

“나도 좀.. 아쉽군.”

끼이익

바로 그때였다. 방문이 열리며 방의 주인인 카이저가 들어왔다.

“여! 왔냐!”

“왔어?”

카이저가 들어오자 이미 안에 들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셋이 카이저를 반겨주었다.

털썩

방으로 들어온 카이저는 자신의 의자에 앉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셋에게 입을 열어 말했다.

“너희 퀘스트 보상으로 특별한 스킬 얻었다며? 내가 엄청 놀랄 거라는데, 도대체 무슨 스킬이길래 그래?”

카이저의 말에 가장 덩치가 큰 마간이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듣고 놀라지 마라. 스텟 뻥튀기 해주는 스킬 얻었다.”

마간의 말에 카이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스텟 뻥튀기? 너희 전부?”

카이저가 살짝 놀란 표정으로 셋을 바라보며 물었다. 셋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고 카이저는 이어 말했다.

“조금 놀랍기는 하네.. 근데 너희가 말한 것처럼 엄청 놀랍지는 않은데?”

그렇게 말한 카이저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흐흐, 그런 반응 나올 거라 예상했다.”

“...?”

카이저는 자신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마간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마간의 옆에서 실실 웃고 있던 데메토스가 입을 열어 말했다.

“히히, 평범한 스텟 뻥튀기 스킬이면 말 안했을 거다.”

데메토스가 말을 끝내자 기다렸다는 듯 마간이 이어 말했다.

“이런 스킬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런 스킬을 만들다니 개발자 녀석들 정말 미친놈들이라니까?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뭐 우리 셋이 전부 그 스킬들을 얻었다는 것이 더 안 믿기지만..”

마간이 말끝을 흐리자 데메토스가 이어 말했다.

“10배다.”

“...?”

데메토스의 말에 카이저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데메토스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데메토스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히히, 스텟을 10배로 증가시켜준다고. 그것도 패시브 스킬이야!”

“뭐?”

카이저는 데메토스의 말에 크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반사적으로 반문했다.

“물론 모든 스텟은 아니고.. 나는 지혜 10배! 그리고 얘는..”

데메토스는 말끝을 흐리며 마간을 바라보았다. 마간이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어 말했다.

“나는 민첩 10배!”

스윽

마간의 말에 카이저의 시선은 여태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는 도브락에게 향했다. 도브락은 자신을 바라보는 셋의 시선에 조용히 입을 열어 말했다.

“...체력 10배.”

============================ 작품 후기 ============================

헉헉.

너무나도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오늘도 다행히 매일 연재를 지켜냈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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