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84 31. 만남 =========================================================================
스악
다시 한 번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한 급살 아니, 김민용은 캡슐에서 나와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부팅시켰다.
틱 위이이이잉
‘그건 도대체 뭘까..’
김민용은 부팅되는 컴퓨터 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자신을 죽인 검은 구슬, 마법인 것 같은데 어떤 마법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나오려나...”
컴퓨터 부팅이 완료되자 김민용은 ‘전설’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그리고 마법 게시판에 들어가 검색을 해보았다.
“...역시.”
검색을 하니 여러 가지 글들이 화면에 나타났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내용의 글들이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김민용은 사망 페널티가 끝날때까지 계속해서 게시판을 떠돌며 검색을 했다.
삐빅삐빅
사망 페널티가 끝나는 시점에 울리도록 설정한 알람이 울리자 김민용은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캡슐로 들어가 ‘전설’에 접속했다.
“일단 책부터 봐볼까.”
접속을 한 급살은 인벤토리를 열어 죽기 전 습득한 책의 정보를 확인했다.
<탑의 진실이 적힌 책[레어]>
탑의 진실이 적혀 있는 책이다.
“뭐가 적혀 있는 걸까...”
정보를 확인 한 급살은 인벤토리에서 책을 꺼냈다. 그리고 무엇이 적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책을 펼쳤다.
“...?”
종이에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았다. 그냥 백지였다. 급살이 의아해 할 때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탑의 진실이 적힌 책을 펼치셨습니다.]
[읽으실 경우 책은 영구적으로 유저 ‘급살’님께 귀속됩니다. 읽으시겠습니까?]
‘아..이래서 안 뜬건가..’
백지 인 이유를 알게 된 급살은 귀속 된다는 메시지를 보고 잠시 고민 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누가 살 것 같지도 않고.. 뭔가 있을 것 같은데 팔수는 없지.’
고민 끝에 급살은 책을 읽기로 결정하고 확인을 눌렀다.
스아악
그러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던 종이에 글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죽음과 어둠의 기운을 다루거나 관심 있는 자들이 모인 검은 달의 탑... 죽음의 기운에 관심이 있던 나는 탑에 대해 알게 되고 곧장 탑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이상하다. 무언가.. 이상하다.
-이상함을 느낀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내 옆방을 사용하는 5서클 마법사 바글도 이상함을 느꼈다. 이상함을 느낀 바글은 탑주에게 물어보고 오겠다며 탑주에게 갔다. 그런데.. 바글이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느낀 이상함은.. 탑주와 관련되어 있는 걸까?
-이곳.. 이곳을 어서 탈출해야 된다. 아니, 탈출 한다 해도 탑주의 손아귀에서 벗어 날 수 있을까?
-오늘 정말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탑주가 이곳에 탑을 세운 것이 그것 때문인 것 같다. 탑 밑에 그런 것이 있을 줄은...
“...무슨 소리지?”
책을 전부 읽은 급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진실이 적혀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 것은 없었다. 책을 읽어 알 수 있는 것은 탑주가 탑을 세운 이유가 따로 있다는 것 그리고 탑 밑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 뿐이었다.
“일단.. 탑으로 다시 가야겠지.”
아이템도 아이템이지만 책에 나온 탑 밑 공간에 있는 그것,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진 급살은 다시 탑으로 걸음을 옮겼다. 얼마 뒤, 탑에 도착한 급살은 탑의 입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직도.. 있으려나.”
아직 탑에 자신을 죽인 몬스터가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부활 스크롤을 사던가 해야지...”
급살은 이번에도 죽을 경우 부활 스크롤을 사기로 결심하고 조심스레 탑으로 들어갔다.
[검은 달의 탑에 입장하셨습니다.]
탑에 들어오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급살은 메시지를 보고 살금살금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내 4층에 도착한 급살은 책을 얻은 방을 보며 생각했다.
‘이 방에서 죽었지?’
책을 얻고 읽으려던 순간 죽었다. 급살은 방에서 시선을 돌려 아직 확인하지 않은 방들을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쏠쏠하네.’
위층에 있는 방이라 그런지 아래층에서 얻었던 아이템들 보다 고가의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었다.
‘5층에는 뭐가 있으려나. 흐흐.’
4층의 방들을 돌며 아이템을 주운 급살은 5층으로 올라왔다. 4층에서 그랬던 것처럼 5층의 방들을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주운 급살은 6층으로 올라갔다.
‘그 몬스터는 간 건가..’
검은 구슬이 나타나지 않자 몬스터가 돌아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급살은 조금 속도를 올려 6층의 방들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전직서 : 죽음의 마법사를 습득하셨습니다.]
“...어?”
아이템을 줍던 급살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순간 자신의 눈이 잘못 되었나 싶어 눈을 깜빡이고 다시 메시지를 보았다. 그러나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급살은 자신의 손에 들린 스크롤을 바라보았다.
“헐.”
그리고는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스크롤의 정보를 확인했다.
<전직서 : 죽음의 마법사>
죽음의 마법사로 전직 할 수 있는 스크롤, 사용 시 사라진다.
정보는 아주 간단명료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했다. 급살은 침을 꼴깍 삼키며 재빨리 스크롤을 펼쳤다.
[죽음의 마법사로 전직하시겠습니까? 전직 하실 경우 현재 습득한 스킬이 전부 삭제 됩니다.]
스킬이 삭제 된다는 메시지에 급살은 잠시 고민했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중얼거렸다.
“고민 할 필요도 없는거지.”
고민 할 필요가 없었다. 죽음의 마법사가 되기 위해 이곳으로 왔던 급살이었다. 어차피 스킬 삭제는 염두에 두고 있었다. 급살은 확인을 눌렀다.
스아악
그러자 스크롤에서 검은색 기운이 흘러나오더니 급살의 몸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스킬이 삭제되었다는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킬 ; 파이어 볼이 삭제되었습니다.]
[스킬 : 라이트닝 볼이 삭제되었습니다.]
.
.
[스킬 : 블링크가 삭제되었습니다.]
블링크를 마지막으로 습득했던 모든 스킬의 삭제가 끝이났다. 그리고 기다리던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죽음의 마법사로 전직 하셨습니다.]
[스킬 : 흡수가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 죽음의 대지가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 데스 볼이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 죽음의 기운이 생성되었습니다.]
전직 메시지와 스킬이 생성되었다는 메시지를 끝으로 더 이상 메시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4개..밖에 안 돼?”
수십 개의 스킬이 삭제되었다. 그러나 새로 생성된 스킬은 4개뿐이었다. 급살은 자신이 잘못 본 것이 분명하다 생각하며 스킬 창을 열었다. 그러나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메시지대로 생성된 스킬은 4개 뿐이었다.
“...”
급살은 천천히 스킬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오.”
첫 번째 스킬을 확인 한 급살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오오..”
이어서 두 번째 스킬을 확인 한 급살의 미소가 더욱 커졌다. 이내 세 번째, 네 번째 스킬을 확인 한 급살은 입을 크게 벌리며 외쳤다.
“대박!”
대박이었다. 비록 스킬의 수는 4개로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전에 습득했던 그 어떤 스킬보다 뛰어났다. 급살은 들뜬 표정으로 스킬창을 닫고 캐릭터 창을 열었다.
국적 : 헬리오카[제국]
나이 : 25 직업 : 죽음의 마법사
명성 : 3000
레벨 : 167
생명력 : 54000
마나 : 65000
힘 : 300 민첩 : 40 체력 : 700(+300) 지력 : 1600(+700) 지혜 : 1200(+340)
크게 바뀐 스킬 창과는 달리 캐릭터 창은 딱히 바뀐 것이 없었다. 바뀐 것이라고는 직업 뿐이었다.
“흐.”
급살은 캐릭터 창을 닫고 다시 방을 돌아다니며 마저 아이템을 줍기 시작했다.
“이제.. 대망의 7층!”
모든 방을 확인 한 급살은 탑의 꼭대기이자 마지막 층인 7층으로 올라왔다. 7층으로 올라온 급살은 7층을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어? 마법진?”
아이템을 찾기 위해 7층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급살은 시야에 들어온 마법진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스아악... 스아악..
마법진에서는 검은 기운이 넘실넘실 흘러나오고 있었다.
“무슨 마법진이지?”
무슨 마법진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잠깐만..’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급살은 인벤토리를 열어 4층에서 구한 책을 꺼내 펼쳐 읽기 시작했다.
“탑 밑에 그 것! 설마 워프 마법진인가?”
책에는 분명 탑 밑에 무언가가 있다고 했다. 탑주의 층인 7층에 있는 이 마법진의 정체는 그곳으로 이동하는 워프 마법진일 가능성이 있었다.
“죽기 밖에 더 하겠어..”
물론 워프 마법진이 아닌 공격 마법진 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상관 없었다. 공격 마법진이면 한 번 죽으면 된다.
저벅저벅
급살은 마법진 위로 걸음을 옮겼다.
스아악
그러자 마법진에서 흘러나오던 검은 기운이 급살을 감쌌다. 그와 동시에 급살은 어딘가로 붕뜨는 느낌을 받았고 주위 광경이 바뀐 것을 깨달았다.
“...저 문은?”
급살은 자신의 앞쪽에 있는 짙은 붉은색의 거대한 문을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메시지가 나타났다.
[숨겨진 공간 : 제 7 마계의 입구를 발견하셨습니다.]
“...마계?”
메시지를 본 급살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급살은 놀란 표정으로 짙은 붉은색의 문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럼 저 문이.. 마계로 통하는 문이라는 거야?”
저벅저벅
급살은 문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 번 가볼까?’
마계, 분명 엄청난 난이도의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을 것이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마계로 간다면 자신은 죽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것을 알면서도 마계가 어떤 곳인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죽기 밖에 더하겠어?’
고민 끝에 급살은 문에 손을 댔다. 그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경고를 무시하셨습니다.]
[문이 열립니다.]
‘...경고? 뭐..뭔 소리야?’
메시지를 본 급살은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끼이익
급살이 당황해 하는 사이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진짜 아슬아슬했네요.
매일연재 깨지는 줄 알았습니다.ㅠㅠ
이번주는 목요일부터 설연휴입니다.
보내야 할 평일은 3일!
힘차게 월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