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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193화 (193/644)

00193  32. 데렌의 정원  =========================================================================

스라락

크라켄의 다리가 먼지로 변하며 그대로 사라졌다.

‘다리 하나?’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메시지에는 첫 번째 다리를 처치 했다고 쓰여 있었다. 그것으로 보아 크라켄은 일체형이 아닌 분리형 몬스터 인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다리 하나 처리했는데 4업이나? 내 레벨에?’

일체형이건 분리형이건 중요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리 하나 처리 했을 뿐인데 4번의 레벨업을 했다는 것이었다.

‘다리가 몇 갠데 거기다 몸통도 있을테고, 이 레벨에 폭업을?’

아직 다리는 14개가 남아 있었고 몸통도 남아 있었다. 명후는 폭업의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을 깨닫고 미소를 지은 채 꿀렁꿀렁 거리는 크라켄의 다리를 향해 달려가 주먹을 날렸다.

퍽!

원펀치가 아니라서 그런지 처치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상관 없었다. 명후는 계속해서 주먹을 날렸다.

퍽! 퍽! 퍽!

[크라켄의 두 번째 다리를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10만이 상승합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이내 두 번째 다리가 먼지로 변하며 사라졌다. 두 번째 다리가 사라지자 크라켄이 고통스런 표정으로 데렌을 바라보며 외쳤다.

-데렌.. 윽. 무슨 짓.. 윽!

완벽한 빙결 상태에 빠지진 않았지만 반 정도가 얼어붙은 크라켄은 여전히 명후가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녕 미쳤구...?

데렌은 크라켄의 말에 분노한 표정으로 외치다가 사라진 크라켄의 다리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렇군. 그랬어. 그랬지. 크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이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에 데렌은 크게 웃으며 크라켄이 움직일 수 없도록 얼음 구슬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펑! 펑! 펑! 쩌저정! 쩌저정!

-도대체 무슨.. 억! 크헉!

구슬이 터지며 다시 크라켄을 얼렸다. 명후는 당황스런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는 크라켄을 보며 생각했다.

‘몬스터랑 협공을 하게 될 줄이야.’

데렌은 펫이 아니었다. 몬스터였다. 보통 몬스터가 아니긴 했지만 펫도 아닌 몬스터와 협공을 하게 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나야 좋지만.’

물론 명후의 입장에서는 상관없었다. 어떤 방식이든 크라켄을 처치하기만 하면 된다. 명후는 계속해서 크라켄을 향해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크라켄의 세 번째 다리를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10만이 상승합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이내 3번째 다리가 먼지로 변해 사라졌다.

-크헉!!!

명후는 크랑켄의 비명을 들으며 계속해서 다리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이야, 레벨이 올라도 4단계 씩 오르는 건 변함이 없네.’

레벨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처음과 다를 것 없이 다리를 처리하면 레벨이 4단계 상승하는 것으로 보아 고정 레벨 업 인 것 같았다.

[크라켄의 마지막 다리를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10만이 상승합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크라켄의 다리를 전부 처치하셨습니다. 이제부터 본체를 공격 할 수 있습니다.]

이내 마지막 다리를 처리한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크라켄을 바라보았다.

-크윽.. 데렌이여 부끄럽지도 않은가? 인간과 힘을 합치다니!

크라켄은 고통스런 표정으로 데렌을 보며 말했다. 5번째 다리를 처리했을 때 크라켄은 명후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데렌에 의해 움직일 수 없었고 허무하게 다리를 내주었다. 데렌은 그런 크라켄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무엇을 했지?

-뭣?

-나는 네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지금처럼 말이지.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크라켄의 주위로 다시 한 번 얼음 구슬이 나타났다. 구슬이 나타나자 데렌이 이어 말했다.

-네 말대로 나의 힘은 너에게 큰 해를 가하지 못 해, 그런데 죽이지 못하는 건 아니야, 오래 걸릴 뿐이지.

동그랬던 얼음 구슬의 모양이 원뿔 모양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라켄의 피부로 뾰족하게 변한 얼음 구슬 아니, 얼음 원뿔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얼음 원뿔이 파고들자 몸통만 남은 크라켄이 포효했다.

‘뭐..뭐야!’

크라켄의 고통스런 포효에 명후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대로 가면 크라켄이 죽을 것 같았다. 명후는 재빨리 크라켄의 몸통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크라켄의 앞에 도착 한 명후는 원펀치의 쿨타임을 확인했다.

‘5초!’

원펀치를 사용하기 위해선 5초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명후는 긴장한 표정으로 크라켄을 바라보았다.

피부로 파고든 얼음 원뿔이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크아아아하하하하하!

그와 동시에 고통스런 포효를 내지르던 크라켄이 웃기 시작했다.

‘뭐야? 죽을 때가 된거야?’

갑자기 변한 크라켄의 반응에 명후는 5초가 지났다는 것을 깨닫고 크라켄의 몸통을 향해 원펀치를 날렸다.

-큭큭큭, 고맙군. 너의 힘으로 다시 몸을 구성 할 수 있.. 크아아아악!

원펀치가 작렬하자 크라켄은 다시 거칠게 포효했다. 명후는 원펀치에도 죽지 않은 크라켄을 보며 재차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퍽! 퍽!

[크라켄을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30만이 상승합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이내 크라켄이 처치 되었다는 메시지가 나타나자 명후는 주먹질을 멈추고 밑 부분부터 서서히 먼지로 변하며 사라지는 크라켄을 바라보았다. 마침 크라켄은 명후를 바라보고 있었고 눈이 마주치자 크라켄이 입을 열어 말했다.

-인간.. 아니, 넌 인간인..

크라켄은 말을 다 잇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졌다.

번쩍번쩍

그렇게 크라켄이 사라지고 머리가 있던 부분에서 번쩍이는 무언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명후는 눈을 번뜩였다.

‘드랍 템!’

드랍 아이템이 분명했다. 여태까지 잡았던 보스 몬스터와는 그 수준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크라켄이었다. 그런 크라켄이 드랍 한 아이템이 어떨 지 명후는 기대가 잔뜩 서린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아이템을 보았다.

‘아, 맞다. 데렌!’

아이템을 보던 명후는 아직 데렌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재빨리 데렌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스아악

시선을 돌리자마자 데렌의 몸이 빛으로 반짝이더니 사라졌다. 인간화 한 것이 분명했다. 명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멀리서 청발의 사내로 변한 데렌이 다가오고 있었다. 명후는 데렌과 하늘에서 내려오는 아이템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툭 툭 툭

이내 데렌이 걸음을 멈추었고 아이템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명후는 아이템을 힐끔 쳐다보고 데렌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나 데렌의 말이 더욱 빨랐다.

“고맙다.”

“...?”

“그렇지 않아도... 크라켄 녀석이 나의 힘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될 지 고민하고 있었거든.”

[수룡 데렌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데렌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친밀도가 상승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

예상과는 다른 말과 분위기에 명후는 무어라 말을 해야 될 지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를 원한 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살가운 데렌의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명후는 어떻게 말을 해야 될 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스윽

데렌이 손을 내밀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이다. 크라켄을 처치해 준 것에 대한 나의 작은 보답이다.”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던 명후는 용인 데렌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말에 재빨리 손에 들린 것을 건네받았다.

[데렌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여의주를 획득하셨습니다.]

‘여의주? 가짜라는 말도 안 붙어 있어?’

데렌의 그림자에게서 얻은 여의주들은 앞에 가짜라는 단어가 붙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여의주는 가짜라는 단어가 붙어 있지 않았다. 명후는 재빨리 여의주의 정보를 확인했다.

<데렌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여의주[유니크]>

수룡 데렌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2번째 여의주, 강력한 힘이 담겨 있다. 아이템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복용 시 : 수중 호흡 가능. 마나 +10만

사용 시 : 반경 100M 내에 모든 적을 빙결 시킨다. (쿨타임 : 10시간)

‘대박.’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이 여의주는 쿨타임이 있기는 했지만 가짜 여의주들과는 다르게 사용 횟수에 제한이 없었다. 거기다 복용 시 수중 호흡과 함께 10만의 마나가 상승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명후는 여의주를 재빨리 인벤토리에 넣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데렌이 명후를 보며 말했다. 명후는 데렌의 말에 곰곰이 생각했다.

‘선물을 주고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이녀석 보통 용이 아니야.’

오해였다고는 하지만 자신은 분명 데렌을 죽이기 위해 왔었다. 그러나 선물을 받기 전이었다면 모를까 선물을 받은 지금은 데렌을 죽이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렸다.

“크라켄이 한 짓이라며? 일이 끝났으니 돌아가야지.”

“그렇군.”

명후의 말에 데렌이 활짝 웃었다.

스아악

그와 동시에 포탈이 하나 나타났다. 명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포탈을 바라보았고 데렌이 이어 말했다.

“밖으로 가는 포탈이다. 돌아간다며?”

‘친밀도 상승 메시지 봐서.. 사기 포탈은 아닌 것 같고..’

분명 친밀도가 상승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데렌이 만든 포탈이 다른 곳으로 이어져 있는 사기 포탈은 아닐 것이라 생각 한 명후는 포탈로 걸음을 옮겼다.

‘아, 맞다. 아이템!’

포탈로 걸어가던 명후는 크라켄이 드랍 한 아이템을 아직 줍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걸음을 멈췄다.

“...?”

데렌은 명후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명후는 재빨리 크라켄이 드랍 한 아이템을 줍기 시작했다.

-크라켄 고기를 습득하셨습니다.

-크라켄의 마정석을 습득하셨습니다.

-크라켄의 빨판을 습득하셨습니다.

-크라켄의 정수를 습득하셨습니다.

‘이런..’

크라켄이 드랍 한 아이템을 전부 주운 명후는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습득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포탈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다음에 보자구.”

포탈에 발을 들이민 그 때 데렌의 말이 들려왔다. 명후는 데렌의 말을 들으며 포탈을 통해 베드린 해안으로 나올 수 있었다.

스아악

포탈은 명후가 나오자 바로 사라졌다. 명후는 포탈이 있던 자리에서 시선을 돌려 주위를 확인했다. 베드린 해안이 확실했다. 바로 그때였다.

[유저 ‘급살’님이 마지막 억제 구슬을 파괴하였습니다.]

[앞으로 10일 뒤, 죽음의 마왕 아그라넥토가 대륙에 강림합니다.]

메시지를 본 명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60일이나 남았던 시간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 10일로 단축되었다.

‘일단.. 보고부터 하고. 신전으로 간다.’

생각을 마친 명후는 보고를 위해 사몬 자작이 있는 마그단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화요일입니다.

활기찬 화요일 보내시길 바라며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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