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79 79. 잊혀진 신의 신전 =========================================================================
-...예?
카로트는 명후의 말에 당황스런 목소리로 반문했다. 그리고는 명후가 가리키고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
명후가 가리킨 곳을 본 카로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카로트의 갸웃거림에 명후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반투명한 존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분명 은신인데..’
반투명 하다는 건 은신을 뜻했다.
‘카로트가 못 느낄 정도라..’
카로트는 은신 혹은 숨겨진 무언가를 찾는데 아주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카로트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뭐 그게 중요 한 건 아니지.’
물론 지금 중요한 건 카로트가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바로 반투명한 존재의 정체였다. 명후는 인간의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반투명한 존재를 향해 다가가며 생각했다.
‘톰이었으면 좋겠는데..’
확실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톰 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그렇게 톰으로 추정되는 반투명한 존재에게 몇 걸음 다가갔을 때였다.
[안내자 톰이 근처에 있습니다.]
[톰을 찾아 대화를 나누면 퀘스트가 완료 됩니다.]
가까워지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반투명한 존재의 정체는 명후의 바람대로 톰이었다.
‘은신을 못 봐도 이런식으로 알려주는건가.’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톰을 보았다. 명후가 다가와 그런 것일까? 당황스런 표정을 짓고 있던 톰의 표정에는 난감함까지 나타나 있었다.
저벅!
톰에게 다가가던 명후는 걸음을 멈췄다.
“톰.”
그리고 이어 톰을 불렀다.
“...!”
톰은 명후의 부름에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어 잠시 눈치를 살피더니 입을 열어 말했다.
“...제가 보이십니까?”
[특수 퀘스트 ‘안내자 톰을 찾아서’를 완료하였습니다.]
톰이 말을 내뱉은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 * * *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톰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퀘스트가 나타났다. 특수 퀘스트가 활성화 된 건 아니었고 말 그대로 새로운 퀘스트였다. 퀘스트를 수락한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어 방금 전 수락한 퀘스트를 확인했다.
<1구역의 제왕>
1구역에서 2구역으로 가는 입구는 강력한 결계로 막혀 있다. 결계를 중화시키기 위해서는 리치의 마력 구슬과 1구역의 제왕으로 불리는 다크나이트 킹 로벡의 검이 필요하다. 리치의 마력구슬 그리고 로벡의 검을 구해 2구역의 결계를 중화시켜라!
[리치의 마력구슬 : 0 / 10]
[다크나이트 킹 로벡의 검 : 0 / 1]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보상 : 2구역 출입
퀘스트 취소 불가
톰에게 받은 퀘스트는 ‘1구역의 제왕’으로 2구역에 입장하기 위한 퀘스트였다. 명후는 퀘스트를 보며 생각했다.
‘잊혀진 신이 4구역에 봉인되어 있다고 했지..’
바르타슈로 추정되는 잊혀진 신. 톰과의 대화를 통해 명후는 잊혀진 신이 4구역에 봉인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4구역까지 가기 위해서는 2구역, 3구역을 거쳐야하고.’
그리고 4구역에 가기 위해서는 2구역과 3구역을 거쳐야했다.
‘각 구역에 도착하면 특수 퀘스트들이 활성화 되겠지.’
확실 한 건 아니었지만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특수 퀘스트들은 각 구역에 도착함과 동시에 활성화 될 것 같았다. 퀘스트를 보며 생각을 마친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고 톰을 보았다.
“로벡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
움직이다 보면 마주치는게 리치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리치의 마력구슬은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신경 쓰이는 건 다크나이트 킹 로벡의 검 뿐이었다.
“바로 가실 생각이십니까?”
명후의 말에 톰이 조금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응.”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톰의 물음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였고 명후의 끄덕임에 톰은 답을 한 뒤 앞장 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 카로트.”
톰의 뒤를 따라가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명후는 카로트를 불렀다.
-예, 주인님.
“잠시 실험할 게 있으니까. 리치들을 찾으면 흡수하지 말고 제압 정도만 해줘.”
-알겠습니다. 주인님.
스윽
카로트는 명후의 말에 답하며 지팡이를 들었다.
쾅! 쾅!
그리고 전방에서 폭발소리가 들려왔다.
흠칫!
폭발소리에 앞장 서 걸음을 옮기던 톰이 순간 걸음을 멈췄다. 그러나 명후와 카로트의 대화를 듣고 폭발을 일으킨 게 카로트라는 것을 깨달은 톰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물론 폭발소리가 들리기 전과 비교해 톰의 걸음은 상당히 조심스러워져 있었다.
저벅!
그리고 얼마 뒤 톰이 다시 걸음을 멈췄다. 명후 역시 톰을 따라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전방을 바라보았다.
-크으...
톰이 걸음을 멈춘 이유, 그것은 바로 전방에 쓰러져 있는 리치 때문이었다. 명후는 쓰러져 있는 리치를 보며 카로트에게 말했다.
“흡수해봐.”
-...?
카로트는 명후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실험 할 게 있어 흡수하지 말라고 제압 하라 했던 명후였다. 그런데 흡수를 하라니?
‘벌써 실험이 끝나신 건가?’
혹시나 말했던 실험이 벌써 끝이 난 것일까? 카로트는 의아해 하며 일단 흡수를 하기 위해 지팡이를 들었다.
스아악
그리고 곧 리치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와 카로트의 지팡이로 빨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크 리치 카로트가 기운을 흡수했습니다.]
[조종 할 수 있는 리치의 수가 증가합니다.]
[카로트가 조종 할 수 있는 리치의 수 : 11]
[리치 알베론이 아크 리치 카로트에게 종속됩니다.]
[카로트에게 종속 된 리치의 수 : 9]
역시나 기운을 흡수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러나 퀘스트 ‘1구역의 제왕’을 받았기 때문일까? 앞서 흡수했을 때와 달리 메시지가 하나 더 나타났다.
[리치의 마력구슬을 획득하였습니다.]
바로 퀘스트 ‘1구역의 제왕’의 완료 조건 중 하나인 ‘리치의 마력구슬’을 획득했다는 메시지였다.
‘오케이!’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자동 획득 아이템이었네.’
리치의 마력구슬, 처음에는 이것이 드랍 아이템인지 아니면 잡을때마다 알아서 획득 되는 자동 획득 아이템인지 알 지 못했다.
드랍 아이템이라면 카로트가 잡아도 상관이 없다. 습득하면 되기에. 그러나 자동 획득 아이템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자동 획득 아이템은 순수하게 본인이 잡아야 얻을 수 있는 아이템과 펫 혹은 파티원들이 잡아도 얻을 수 있는 아이템 이렇게 두 종류로 나뉜다.
만약 직접 잡아야 획득 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면 상당히 귀찮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이 리치의 마력구슬은 펫이나 파티원들이 잡아도 획득이 가능했다.
‘마음편히 흡수를 시켜도 되겠어.’
톰을 찾았다. 그리고 카로트가 리치들을 흡수해도 리치의 마력구슬을 획득 할 수 있다. 이제는 거리낄게 없었다.
“카로트.”
명후는 다시 카로트를 부르며 이어 말했다.
“이제 마음편히 흡수해.”
-예, 주인님.
카로트는 흡수 할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흡족한 미소로 명후의 말에 답했다.
“가자.”
명후는 카로트의 답을 듣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톰에게 말했다. 톰은 명후의 말에 다시 앞장 서 걸음을 옮겼고 명후와 카로트 역시 톰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
쾅! 쾅!
‘이게 무슨..’
톰은 당황스러웠다.
‘...’
이해하기 힘든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쾅! 쾅!
전방에서 들려오는 폭발소리.
스아악
그리고 이어 날아오는 검은 기운.
스윽
톰은 힐끔 고개를 돌려 뒤쪽을 보았다. 전방에서 날아와 자신을 지나친 검은 기운은 뒤쪽에 있던 카로트라는 이름의 아크 리치에게 흡수되고 있었다.
‘엄청나군.’
엄청나다. 카로트를 보고 있으면 이 말만 생각났다. 아크 리치가 리치들의 상위 존재라고는 하지만 무적인 건 아니다. 그런데 지금 카로트는 무적으로 보였다.
‘저런 아크 리치를 수하로 두고 있다니..’
톰은 다시 한 번 힐끔 고개를 돌려 카로트 옆에 있는 명후를 보았다. 카로트는 명후를 주인으로 섬기고 있었다. 어떻게 아크 리치를 그것도 보통 강한게 아닌 아크 리치를 수하로 부리는 것일까?
저벅!
그렇게 여러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기던 톰은 전방에 보이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뒤로 돌아 명후를 보았다.
“...?”
톰은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명후를 보며 손을 들어 전방에 있는 무언가를 가리켰다. 그리고 입을 열어 말했다.
“저게 바로 2구역으로 가는 입구입니다.”
톰의 걸음을 멈춘 전방의 무언가. 무언가의 정체는 바로 2구역으로 가는 입구였다.
“로벡은 저기 보이는 복도에서 왼쪽으로..?”
지금 가야 할 곳은 다크나이트 킹 로벡이 있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2구역의 입구를 알려 준 것은 최종 목적지이기도 하고 가는 길에 있기 때문이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 톰은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저벅저벅
‘뭘 하려는거지?’
명후가 입구로 다가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6월 19일 부터는 일일연재가 될겁니다!
그때 다 끝나거든요...
어서 19일이 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