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05 84. 명후의 선택 =========================================================================
“아빠!”
“...”
명후는 자신을 부르며 달려오는 라피드를 보고 꼴깍 침을 삼켰다. 명후가 침을 삼킨 이유, 그것은 바로 라피드의 속도 때문이었다.
후우우웅!
바람을 가르며 달려오는 라피드.
‘그때 생명력이 얼마나 달았었지?’
명후는 예전 라피드가 안겼을 때 생명력이 얼마나 깎였는지 떠올렸다.
‘30만, 그래 30만이었지.’
당시 라피드는 안기는 것으로 명후의 생명력을 무려 30만이나 깎았었다. 이번에는 얼마나 깎일지 명후는 기대가 됐다.
후웅!
그리고 이내 라피드가 도착했다. 라피드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고 그대로 명후의 품에 안겼다. 명후 역시 그때와 마찬가지로 뒤로 밀리지 않게 힘을 주어 라피드를 안아주었다.
퍽!
그러자 들이박으면 날 법한 소리가 울렸다.
“보고 싶었어요!”
“그래, 잘 지내고 있었어?”
그러나 명후, 라피드 두 부자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70만?’
안부를 물으며 생명력이 얼마나 깎였는지 확인 한 명후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 얼마나 성장을 한 것일까? 이번에 라피드가 깎은 생명력은 무려 70만이었다. 전과 단순 비교해도 2배가 넘었다.
“네! 잘 지내고 있었어요!”
명후의 물음에 라피드는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환히 웃는 라피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명후는 라피드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고 얼마 뒤 프라미너스와 로겐 공작이 도착했다.
“오셨습니까, 주군.”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폐하!”
프라미너스만 왔다면 편하게 말을 했겠지만 로겐 공작이 있었기에 편하게 말할 수 없던 명후는 라피드를 내려놓고 말했다.
“예, 오랜만입니다. 별 일 없었죠?”
물론 명후는 물어보면서도 별 일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소국 ‘힘’은 다른 국가들과 붙어 있지 않았다. 주위는 전부 미개척 지역으로 몬스터들만 득실거릴 뿐이고 몬스터들이야 프라미너스의 힘과 소국 ‘힘’을 수호하는 수호룡들의 힘으로도 충분히 정리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네, 주군.”
“해가 될 일은 없었고 좋은 일만 있었습니다. 하핫.”
역시나 예상대로였다.
“그리고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저 역시 보고 드려야 될 것이 있습니다.”
명후의 물음에 답을 한 프라미너스와 로겐이 이어 말했다.
“그럼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누구의 보고를 먼저 들을 것인지 기대하는 듯 한 프라미너스, 로겐의 눈빛을 본 명후는 말했다.
“보고 준비를 해서 집무실로 오세요.”
* * * *
“누가 먼저 오려나..”
집무실에 도착 한 명후는 자신의 자리에 앉으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이어 국가 관리창을 열었다. 국가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국토 관리
-NPC 관리
.
.
-건물 건설
-국격 승격
“일단 승격부터 확인해볼까.”
국가 관리 창을 연 명후는 가장 하단에 위치한 국격 승격을 클릭했다.
-승격 조건 현황
-승격
국격 승격을 클릭하자 새로운 창이 나타났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승격의 경우 여전히 회색으로 비활성화 되어 있었다. 명후는 활성화 되있는 승격 조건 현황을 클릭했다.
-토지 : 70%
-귀족 : 14%
-백성 : 80%
-문명 : 60%
-건설 : 70%
-만족도 : 100%
(모든 조건을 100% 달성 시 승격 기능을 통해 왕국으로 승격이 가능합니다.)
“흐음..”
승격 조건 현황을 확인 한 명후는 침음을 내뱉었다.
“만족도만 100%네.”
빠르게 왕국으로 승격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왕국 승격 조건 중 100% 달성 한 건 만족도 뿐이었다. 물론 만족도가 100%라는 것이 기분 좋기는 했다. 그만큼 국가가 잘 운영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토지야 내가 개입하면 금방이고. 귀족도 내가 임명만 하면 되니까 금방이고. 건설도 내가 지으면 금방이고..”
다른 조건 중 토지와 귀족, 건설의 경우 명후가 개입하면 금방 100%를 만들 수 있다. 토지야 미개척지역을 돌아다니며 개척하면 되고 귀족이야 임명하면 된다. 그리고 건설이야 돈을 쏟아 부어 국가 관리창 기능을 통해 건물들을 건설하면 된다. 그러나 아무리 명후가 개입해도 금방 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문제는 백성이랑 문명인데..”
바로 백성과 문명이었다.
“그래도 최대한 노력해봐야겠지.”
토지, 귀족, 건설과 같이 순식간에 100%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개입을 하면 빠르게 오르긴 할 것이었다.
똑똑
바로 그때였다.
“폐하, 로겐입니다.”
로겐이 도착했다. 명후는 국가 관리창을 닫으며 말했다.
“들어오세요.”
끼이익
명후의 말에 문이 열리며 로겐이 들어왔다.
“...”
로겐이 들어오고 명후는 잠시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뭐야, 저 어마어마한 양은.’
그도 그럴 것이 로겐의 손에는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많은 양의 서류가 들려 있었다.
‘...내가 결재해야 될 느낌인데.’
저 많은 서류를 로겐이 괜히 들고 왔을 리 없다. 분명 저 서류들은 명후가 확인하고 결재해야 될 것들이 분명했다.
“읏차!”
방으로 들어 온 로겐은 짧은 기합과 함께 명후의 앞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았다.
“자리를 비우신 동안 쌓인 서류들입니다.”
“저 이걸 전부..”
“자잘한 것들은 제가 처리했지만 이것들은 전부 확인하셔야 됩니다.”
전부 처리해야 되는 것인지 물어보려 했던 명후는 이어진 로겐의 말에 입을 다물고 난감한 표정으로 서류들을 보았다.
“서류에는 없지만 따로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서류 확인을 끝내시면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로겐의 말에 명후는 속으로 한숨을 내뱉으며 서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결재하시겠습니까?]
서류를 끝까지 읽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나마 다행인가.’
메시지를 본 명후는 생각했다. 일일이 서명을 해야 되는 거라면 어쩌나했는데 클릭 한 번만 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결재하셨습니다.]
확인을 누르자 결재 되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들고 있던 서류에 은은한 빛이 서렸다. 아무래도 결재가 되었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았다.
스윽
명후는 결재 한 서류를 내려놓은 뒤 다음 서류를 집었다. 그렇게 명후는 계속해서 서류를 결재하기 시작했다.
“음?”
물론 모든 서류를 결재 한 건 아니었다.
.
.
건설 : 1~8% 상승
만족도 : 0~10% 하락
“이건 나중에 생각해보죠.”
몇몇 서류들의 경우 등락폭이 너무나 커 결재를 하지 않았다. 명후는 들고 있던 서류를 결재 된 서류 반대편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남은 서류를 확인했다.
‘이제 반을 한 건가.’
처음과 비교해 서류는 반 정도가 남아 있었다.
‘추가로 보고 들어야 될 것도 있고.’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서류 확인이 끝난 후 로겐에게서 추가로 보고를 받을 것이 있었다. 그러면 그게 끝이냐? 그것도 아니다.
‘프라미너스는 언제 오는거지?’
프라미너스에게도 보고를 받아야 했다.
‘그래도 프라미너스는 서류가 적겠지?’
스윽
명후는 다시 서류를 향해 손을 뻗었다.
* * * *
‘언제 오시려나.’
급살은 여전히 프라미너스의 방 앞에서 프라미너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흐흐.’
꽤나 오랜 시간 기다려 짜증이 날 법도 한데 급살은 그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작위, 작위..’
바로 작위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남작만 받아도..’
급살은 작위를 받으면 어떻게 할 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생각만해도 행복한 지금 급살에게 기다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저벅저벅
바로 그때였다.
“...!”
상상에 빠져 있던 급살은 멀리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발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보았다.
‘프라미너스님!’
곧 발소리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발소리의 주인공은 급살이 기다리던 프라미너스였다.
“음? 자네 언제 왔나?”
급살이 프라미너스를 발견했듯 곧 자신의 방 앞에 있는 급살을 발견 한 프라미너스가 물었다.
“하하, 얼마 안됐습니다.”
오래 기다렸다. 그러나 오래 기다렸다 말할 수 없었기에 급살은 헤벌쭉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미안하네. 들어가지.”
그리고 곧 프라미너스가 방으로 들어가며 급살에게 말했다. 급살은 재빨리 따라 들어가며 문을 닫았다. 그렇게 방으로 들어 온 급살은 우선 퀘스트 완료를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말씀...?”
그러나 급살은 도중에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거랑, 이거랑..”
그도 그럴 것이 프라미너스가 방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무언가 꺼내기 시작했다.
‘서류?’
프라미너스가 꺼내는 것, 그것들은 전부 서류들이었다.
‘왕이 돌아와서 그런거구나.’
어째서 프라미너스가 서류를 꺼내 모으는 것일까? 생각했던 급살은 왕이 돌아왔다는 걸 상기했다.
‘엄청난데..’
급살은 어마어마하게 모인 서류들을 보며 생각했다. 왕이 조금 불쌍해 보일 지경이었다.
“후, 드디어 처리를 할 수 있겠군.”
이내 모든 서류를 꺼내 모은 프라미너스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급살의 반대편으로 다가가 앉았다. 그리고 급살을 보며 말했다.
“그래, 어쩐 일인가?”
프라미너스의 물음에 급살은 퀘스트를 완료 할 때가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예전에 말씀하신 오크들을 처리했습니다.”
“역시 자네라면 빠르게 처리 할 것이라 믿고 있었네. 정말 수고했네.”
[퀘스트 ‘부로드 산맥을 장악한 오크들’을 완료하였습니다.]
퀘스트를 완료 한 급살은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프라미너스를 보았다. 추가로 퀘스트를 받아야 했고 무엇보다 듣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었다.
“음, 그런데 지금 내가 급한 일이 있어서 말이야.”
그러나 이어진 프라미너스의 말에 급살은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이따가 다시 찾아 올 수 있나?”
바로 퀘스트를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이따 찾아오라니? 거기다 작위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그렇게 급살이 실망을 느낄 때.
“폐하께서 돌아오셨네.”
급살의 실망을 눈치 챘는지 프라미너스가 말했다. 왕의 이야기가 나오자 급살은 차오르던 실망을 차버리고 그 자리를 흥분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예전 내가 자네에게 말했었지? 폐하께서 돌아오시면 자네가 작위를 받을 수 있도록 말씀드려보겠다고.”
“...예! 그, 그러셨죠!”
프라미너스의 말에 급살은 흥분 가득 한 목소리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급살의 반응에 프라미너스는 피식 웃으며 이어 말했다.
“보고를 끝내고 말씀 드려볼 생각이네. 모든 건 폐하의 결정에 달려있지만 자네라면 분명 작위를 받을 수 있을 것이야.”
“가, 감사합니다!”
주체 할 수 없는 기쁨에 급살은 말까지 더듬으며 프라미너스에게 감사를 표했다.
스윽
급살의 감사를 받으며 프라미너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다녀오겠네.”
그리고 엄청난 양의 서류를 들고 급살에게 말했다. 급살은 프라미너스의 말에 재빨리 일어나 프라미너스가 나갈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고맙네.”
프라미너스는 급살에게 말하며 방에서 나왔다. 급살 역시 프라미너스를 따라 방에서 나왔고 그런 급살에게 프라미너스가 말했다.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급살은 프라미너스의 말에 긍정적인 감정으로 가득 찬 얼굴과 목소리로 답했다.
============================ 작품 후기 ============================
요즘 너무 덥네요.
다들 더위 조심하시고 시원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