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25 87. 해방된 바르타슈 =========================================================================
명후는 지연을 보았다. 물의 보호막이 나타나 지연을 감싸고 있었다. 물의 보호막을 본 명후는 그제야 안도 할 수 있었다.
‘하마터면..’
지연을 죽일 뻔했다.
쾅!
[표식이 소멸되었습니다.]
[하람의 생명력이 2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더 이상 피해를 같이 받지 않습니다.]
명후가 안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표식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지연에게서 시선을 돌려 하람을 보았다.
-크으...
하람은 더 이상 서 있지 않았다. 표식에 큰 데미지를 입었는지 엎드려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명후야, 빨리 끝내야 될 것 같아.”
지연이 말했다.
“만약 방금 패턴이 한 번 더 뜨면..”
말끝을 흐리며 지연은 말을 마쳤다. 지금이야 지연이 생명의 물을 시전 해 위기를 넘겼지만 앞으로 12시간 동안은 생명의 물을 사용 할 수 없다.
즉, 한 번 더 패턴이 발동 된다면 공격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얻어맞거나 누군가는 죽어야 된다.
“내가 도착 할 때까지 움직이지 못하게 계속해서 공격해줘. 만에 하나 패턴 뜨면 멈추고.”
명후는 지연에게 말하며 하람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원래는 표식을 사용해 공격할 까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처럼 표식이 날아가는 동안 패턴이 나타날 수 있기에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크으..
지연은 명후가 도착할 때까지 하람이 아무 짓도 하지 못하게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다행이도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지연의 공격 때문인지 명후가 근처에 도착 할 때까지 하람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강력하게!”
하람의 근처에 도착 한 명후는 강력하게!를 시전했다. 직접 다가가 손맛을 느끼고 싶었지만 지연의 마법에 의해 하람에게 직접 다가가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이었다.
후웅!
지팡이가 빛나기 시작했고 명후는 땅에 지팡이를 내리쳤다.
쾅! 쩌저적!
여태까지 그래왔듯 지팡이가 작렬하자 크레이터가 생성되었다.
-크아악!
지연의 공격에 계속해서 움찔하던 하람은 활처럼 몸을 뒤로 꺾으며 비명을 내뱉었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하람의 생명력이 모두 소멸되었습니다.]
“...?”
메시지를 본 명후는 순간 불길함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소멸 된 게 하람이 아니라 하람의 생명력이었기 때문이었다.
‘뭔가 더 있는건가?’
확실한 건 아니지만 명후는 무언가 더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명후의 생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하람이 권능을 시전했습니다.]
[권능을 통해 하람이 부활합니다.]
스아악
이어 메시지가 나타나며 하람의 몸에서 붉은 오오라가 뿜어져 나왔다.
‘그럼 그렇지.’
명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이어 나타나는 메시지들을 보았다.
[하람이 부활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책정합니다.]
[현재 유저 수 : 2명]
[5시간 뒤, 하람이 부활합니다.]
[하람의 부활을 저지하십시오.]
“...”
명후는 말없이 메시지를 확인했다.
“...?”
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끝인가?’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하람을 보았다. 하람은 움직이지 않았다. 몸을 뒤로 꺾은 자세 그대로 있었다. 명후는 다시 시선을 돌려 메시지를 보았다.
‘그냥 부활 하는 걸 저지하면 되는거야?’
메시지는 더 나타나지 않았고 메시지에는 부활을 저지하라 쓰여 있었다.
‘뭔가 더 특별한 게 있을 줄 알았는데..’
다른 특별한 무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명후는 부활만 저지하면 되는 상황에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명후야!”
그리고 바로 그때 지연이 도착했다.
“메시지 봤어?”
지연 역시 메시지를 본 상태였다.
“응, 봤어.”
“다른 특별한 패턴 없겠지?”
“아마도 그럴 것 같은데...”
명후는 말끝을 흐리며 하람을 보았다. 하람은 부활 중이지 부활 한 게 아니었다. 즉, 죽어 있는 상태인 하람이 공격을 해올 것 같지는 않았다.
“확인해봐야겠지.”
그러나 확실 한 게 아니었다. 확인 해봐야했다. 말을 마친 명후는 지팡이를 들며 하람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하람의 앞에 도착 한 명후는 붉은 오오라를 뿜어내는 하람을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
쾅!
명후의 지팡이는 붉은 오오라에 막혀 하람에게 닿지 못했다. 그렇다고 아무런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스아악
붉은 오오라의 크기가 줄어들었다. 명후는 크기가 줄어 든 붉은 오오라를 향해 다시 한 번 지팡이를 휘둘렀다.
쾅! 스아악
크기가 줄어들었던 붉은 오오라는 두 번째 공격에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별 패턴은 없는 것 같네.”
오오라가 사라지고 잠시 기다리며 혹시나 패턴이 있지 않을까 확인 한 명후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하람을 보며 지연에게 말했다.
“그러면 이대로 끝인거야?”
지연이 물었다.
“응, 그런 것 같아.”
명후는 지연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 흡수당했을 때나 피해를 같이 받는 패턴 보고 상당히 어렵겠다 싶었는데..”
지연은 허탈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마법을 흡수당했을 때, 그 마법이 되돌아 왔을 때, 그리고 피해를 같이 받게 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상당히 어렵겠다고 생각했던 지연이었다. 그런데 끝이 너무나도 허무했다.
“왜 5시간이나 준거지?”
하람이 부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도 아니고 5시간이었다. 어째서 5시간이나 준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게, 2명이라고 해도 5시간은 좀 많은 것 같은데.”
명후는 지연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며 지팡이를 들었다.
“이제 끝낼게.”
그리고 지연에게 말하며 하람에게 지팡이를 휘둘렀다.
후웅! 퍽!
이미 두 번의 공격으로 붉은 오오라를 없앤 상황이었다. 명후의 지팡이는 아주 무난하게 하람에게 작렬 할 수 있었다.
쩌저적
아무런 방비 없이 그대로 명후에게 공격 당한 하람은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하람의 피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각조각 먼지로 변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람이 먼지로 변해 사라질 때.
[하람의 부활을 저지하셨습니다.]
[대사제 하람이 완전히 소멸됩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소멸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대사제 하람이 소멸하여 변화가 일어납니다.]
[대사제 하람이 권능으로 가려두었던 ‘봉인 된 신들의 회랑’이 드러납니다.]
[‘봉인 된 신들의 회랑’은 ‘비밀의 회랑’에서 이동 가능합니다.]
메시지를 본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히든 퀘스트와 레퓨렘에게 받았던 퀘스트를 확인했다.
<히든 퀘스트 - 봉인되어 있는 2대 주신 바르타슈>
비밀의 회랑, 그곳에는 2대 주신 바르타슈가 봉인되어 있다. 대사제 하람을 물리쳐 바르타슈를 해방하라!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보상 : ???
<바르타슈가 봉인 된 곳>
바르타슈가 봉인 되어 있는 세계를 찾은 당신, 당신은 바르타슈가 봉인 되어 있는 정확한 장소를 찾아야한다. 바르타슈가 봉인 된 장소를 찾아 레퓨렘을 소환하라!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보상 : ???
바르타슈를 찾아야 완료 할 수 있는 두 퀘스트. 드디어 퀘스트를 완료할 때가 왔다.
스윽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고 고개를 내렸다. 먼지로 변해 사라지던 하람은 퀘스트를 보던 사이 완전히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아이템은 드랍 안하나봐.”
“그러게, 드랍 할 줄 알았는데.”
지연의 말에 명후는 아쉬운 표정으로 답했다. 당연히 마지막 보스라 할 수 있는 하람이었기에 많은 아이템을 드랍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하람은 단 한 개의 아이템도 드랍하지 않았다. 너무나도 아쉬웠다.
“가자.”
명후는 지연에게 말한 뒤 뒤로 돌아섰다. 퀘스트를 완료하게 될 장소인 ‘봉인 된 신들의 회랑’도 이곳 ‘봉인의 신전’이 아닌 ‘비밀의 회랑’에서 이동 할 수 있었다.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명후와 지연은 신전에서 비밀의 회랑으로 나왔다.
“우와.”
비밀의 회랑으로 나온 지연은 변한 비밀의 회랑 광경에 감탄을 내뱉었다. 변한 비밀의 회랑은 처음 왔을 때와 너무나도 다른 광경을 보이고 있었다. 몽환 그 자체였다.
물론 지연과 달리 명후는 변한 회랑의 광경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명후의 신경은 오직 바르타슈가 있을 ‘봉인 된 신들의 회랑’이었다.
‘저긴가?’
회랑을 둘러보며 입구를 찾던 명후는 곧 포탈을 하나 발견 할 수 있었다. 전에 없던 포탈이었다. ‘봉인 된 신들의 회랑’으로 이어지는 포탈 인 것 같았다.
저벅저벅
명후는 포탈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활짝 미소를 지은 채 광경을 감상하던 지연 역시 명후의 뒤를 따랐다.
“여기네.”
얼마 뒤 포탈 앞에 도착 한 명후는 확신 할 수 있었다. 포탈은 ‘봉인 된 신들의 회랑’으로 이어지는 포탈이 확실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포탈 앞에 도착하자 안쪽 광경이 보였다. 그곳에는 누군가 사슬에 묶여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봉인 된 바르타슈. 그리고 사슬에 묶여 고개를 숙이고 있는 존재. 이보다 확실 한 근거는 없었다.
“이제 불러도 되겠지.”
명후는 포탈 속 바르타슈로 추정되는 존재를 보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아이템을 하나 꺼내며 지연에게 말했다.
“레퓨렘 소환할게!”
“응!”
명후가 꺼낸 아이템은 바로 ‘레퓨렘의 소환 구슬’이었다. 바르타슈를 찾게 되면 불러 달라 했던 레퓨렘. 드디어 부를 때가 되었다.
[레퓨렘이 소환 됩니다.]
구슬을 사용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명후는 근처에 나타난 어린 꼬마, 레퓨렘을 볼 수 있었다.
“여기야?”
레퓨렘은 주변을 둘러보며 명후에게 물었다. 명후는 레퓨렘의 물음에 손을 들어 포탈을 가리켰다.
“응, 저기.”
명후의 가리킴에 레퓨렘은 고개를 돌려 포탈을 보았다. 그리고 포탈 안 광경을 본 것인지 표정이 굳어졌다.
“...”
표정이 굳어진 레퓨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굳은 표정으로 포탈 안쪽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 개같은 새끼들, 어떻게 저기에..”
얼마 뒤, 레퓨렘이 입을 열었다. 레퓨렘은 ‘봉인 된 신들의 회랑’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퀘스트 ‘바르타슈가 봉인 된 곳’을 완료하였습니다.]
그리고 퀘스트 완료 메시지가 나타났다.
“먼저 들어간다.”
퀘스트 완료 메시지를 보던 명후는 레퓨렘의 말에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레퓨렘을 보았다. 레퓨렘은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포탈을 통해 들어가고 있었다. 명후와 지연도 레퓨렘의 뒤를 따라 포탈로 들어갔다.
[잊혀진 신의 신전 - 봉인 된 신들의 회랑에 입장하셨습니다.]
회랑에 입장 한 명후는 먼저 포탈을 통해 이곳에 온 레퓨렘을 보았다. 레퓨렘은 정면에 있었는데 레퓨렘의 앞에는 포탈 밖에서 보았던 존재가 있었다.
‘역시 바르타슈네.’
레퓨렘이 다가가 있는 것을 보아 바르타슈가 확실했다.
“명후야, 여기 봐봐. 바르타슈만 봉인 되어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
“...?”
지연의 말에 명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르타슈만 있는 줄 알았던 이곳에는 바르타슈만 봉인 되어 있는 게 아니었다. 주변에는 꽤나 많은 존재들이 사슬에 묶여 봉인되어 있었다.
“오우거, 용, 거인...”
종족도 오우거, 용, 거인 등 참으로 다양했다.
“봉인 된 신들의 회랑이잖아. 그럼 쟤네들도 전부 신 인가?”
지연이 말했다. 일리가 있었다. 이곳은 봉인 된 신들의 회랑이었다. 즉, 사슬로 봉인되어 있는 이들은 전부 신 일 가능성이 있었다.
“그럴 것 같은데?”
“바르타슈만 있을 줄 알았는데 진짜 많이 봉인 돼있네.”
명후는 지연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레퓨렘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
레퓨렘은 밖에서 포탈을 처음 보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말없이 바르타슈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가지..”
명후가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레퓨렘이 입을 열었다.
“부탁 할 게 있는데.”
“어떤거?”
“저거.”
레퓨렘은 손을 들어 바르타슈를 묶고 있는 사슬을 가리켰다.
“박살 내 줄래?”
“사슬?”
“응.”
명후의 반문에 레퓨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깨고 싶지만 이곳에서는 힘을 쓸 수가 없어서.”
레퓨렘은 신이었다. 고작 사슬을 부수지 못할 리 없기에 의아했던 명후는 이어진 레퓨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사슬로 다가갔다. 그리고 지팡이를 휘둘러 사슬을 쳤다.
쩡! 쩌저적!
단 한 방에 사슬은 끊어졌다. 그러나 사슬은 한 개가 아니었고 명후는 계속해서 움직이며 사슬을 끊기 시작했다.
‘이제 마지막이네.’
사슬의 수가 수백 개나 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명후는 마지막 사슬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이제 이 사슬만 끊으면 끝이었다. 명후는 지팡이를 휘둘러 마지막 사슬을 끊었다. 그리고 마지막 사슬이 끊긴 순간 명후는 볼 수 있었다.
[2대 주신 바르타슈가 봉인에서 해방됩니다.]
[히든 퀘스트 ‘봉인되어 있는 2대 주신 바르타슈’를 완료하였습니다.]
[바르타슈에게서 보상을 받으십시오.]
[메인 에피소드 ‘신성국가 발렌의 부활’이 완료되었습니다.]
[두 번째 메인 에피소드 ‘바르타슈, 전쟁의 서막’이 시작되었습니다.]
.
.
.
무수히 많은 메시지를.
============================ 작품 후기 ============================
9월 1일입니다.
즐거운 화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