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26 87. 해방된 바르타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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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준비 되셨습니까?”
소마는 앞에 모여 있는 길드원들에게 물었다.
“예, 준비 됐습니다.”
“네!”
“가시죠!”
길드원들의 답을 듣고 소마는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꺼내 길드원들에게 하나씩 나눠주기 시작했다.
“이게 그곳으로 가는 그 아이템이군요.”
“벌써부터 기대 됩니다. 흐흐.”
소마가 나누어준 아이템. 그것은 바로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였다. 그렇다. 현재 모여 있는 길드원들은 길드 최강의 탱커 로베스와 최강의 힐러 홀도가 추천해 준 탱커와 힐러들이었다.
“그럼 그곳에서 뵙겠습니다.”
길드원들에게 지도를 전부 나눠 준 소마는 길드원들에게 말했다. 소마의 말에 길드원들은 전부 지도를 사용 했고 하나, 둘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내 마지막 길드원이 사라지자 소마 역시 지도를 사용했다.
[잊혀진 신의 신전 - 안전지대에 입장하셨습니다.]
[부활 지점이 ‘잊혀진 신의 신전 - 안전지대’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렇게 신전으로 복귀 한 소마는 먼저 도착 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길드원들과 이들을 추천한 로베스, 홀도를 보며 입을 열었다.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애초에 길드원들은 준비가 된 상태였고 로베스와 홀도 역시 길드원들이 오면 바로 출발 할 수 있도록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예.”
“네.”
소마의 말에 로베스와 홀도가 대표로 답했고 소마는 앞장 서 안전지대에서 나와 잊혀진 신의 신전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릴까.’
걸음을 옮기며 소마는 생각했다. 탱커와 힐러의 수는 충분했다. 로베스와 홀도의 말대로라면 이제 탱킹을 무한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잡을 수 있는 건 확실한데.’
피해를 아예 주지 못하는 것도 아니니 언젠가는 잡을 수 있을 것이었다. 다만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가 궁금했다.
“...음?”
“뭐야?”
“저건..”
바로 그때였다.
“...?”
생각에 잠겨 있던 소마는 뒤에서 들려오는 길드원들의 목소리에 생각에서 깨어났다.
“...어?”
그리고 생각에서 깬 순간 시야에 들어오는 광경에 소마는 길드원들과 마찬가지로 당황스런 목소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소마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길드원들 역시 소마가 걸음을 멈추자 따라 걸음을 멈췄다.
“...”
“...”
걸음을 멈춘 소마와 길드원들은 전방에 자리 잡은 잊혀진 신의 신전을 바라보았다. 신전을 바라보는 소마와 길드원들의 표정에는 당황이 가득했다.
“뭐지?”
소마와 길드원들이 당황한 이유.
“무슨 일이 터진 건가?”
그것은 바로 신전에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웬...”
신전 안쪽에 방금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빛의 기둥이 나타나 있었다. 빛의 기둥은 하늘 높이 솟아 있었는데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색깔이 로케의 빛의 기둥이랑 똑같네?”
‘...아!’
길드원들의 말에 소마는 빛의 기둥이 어째서 낯익은 지 알 수 있었다. 신전 안쪽에 나타난 빛의 기둥은 로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빛의 기둥과 매우 흡사했다. 물론 흡사한 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왜...’
지금 중요한 건 빛의 기둥이 왜 나타났냐는 것이었다.
“근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전에 왔을 때는 이런 일이 없던 것 같은데...”
소마가 생각에 잠긴 사이 로베스의 추천으로 오게 된 유저 방패는 선발대라 할 수 있는 소마와 로베스, 홀도의 반응을 보고 입을 열었다.
“맞나요?”
방패의 물음에 답을 한 건 옆에 있던 로베스였다.
“응, 전에 왔을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그러면 무슨 일이 생겼다는 이야기네요.”
로베스와 방패가 대화를 나누며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에 잠겨 있던 소마가 이내 생각을 끝내고 뒤로 돌아섰다.
소마가 뒤로 돌자 대화를 나누고 있던 로베스와 방패는 물론 다른 길드원들 역시 소마에게 집중했다.
“일단 방패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신전 내부에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방패가 말한 것처럼 신전 내부에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갑자기 빛의 기둥이 나타날 리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확인을 해본 뒤 움직여야겠지만.”
원칙대로라면 정찰을 먼저 해야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확인을 하고 움직이는 게 맞았다.
“인원도 인원이니 그냥 가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러나 지금은 인원이 없었다. 정찰을 보내는 시간도 아까웠다.
“전 동의합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로베스였다.
“저도요.”
“동의합니다.”
첫 의견이 동의로 나왔기 때문일까? 나머지 길드원들도 전부 동의했다.
“그럼 이대로 가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모든 길드원들의 동의를 얻은 소마는 길드원들에게 말하며 다시 뒤로 돌아 걸음을 옮겼다.
저벅.
그러나 소마는 한걸음 옮기자마자 다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2대 주신 바르타슈가 봉인에서 해방됩니다.]
[메인 에피소드 ‘신성국가 발렌의 부활’이 완료되었습니다.]
[두 번째 메인 에피소드 ‘바르타슈, 전쟁의 서막’이 시작되었습니다.]
[메인 에피소드 ‘신성국가 발렌의 부활’의 챕터 중 아직 완료되지 않은 챕터와 관련 퀘스트들의 힌트가 공개됩니다.]
[홈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
.
.
메시지들이 나타났다.
“...?”
갑작스레 나타난 메시지에 소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메시지를 하나하나 꼼꼼히 읽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메시지를 읽던 소마는 미간을 찌푸렸다.
‘봉인이 해방돼? 봉인 되어있던거야?’
소마는 2대 주신 바르타슈가 다른 세계에 가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메시지를 보니 그게 아니었다.
바르타슈는 봉인되어 있었다. 봉인되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소마는 계속해서 메시지를 읽어 내려갔다.
‘메인 에피소드가 끝났다니? 이건 또 뭔.’
두 번째 메시지는 더욱 더 충격적이었다. 메인 에피소드가 시작 된 지 많은 시간이 흐른 게 아니었다. 그리고 메인 에피소드에 대해 알려진 것도 없었다. 그런데 완료가 되었다니?
-마가렛 : 오빠!
그렇게 메시지를 읽던 중 소마의 동생이자 태평양 길드의 공식 길드 마스터 마가렛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마가렛에게 : 응, 메시지 봤니?
-마가렛 : 어, 봤어. 오빠가 한 거야?
마가렛이 귓속말을 보낸 이유는 바로 방금 전 메시지 때문이었다. 마가렛은 혹시나 소마가 한 일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가렛에게 : 아니, 내가 한 건 아니야.
그러나 소마 역시 메시지에 당황하고 있었다.
-마가렛 : 그럼 누가...
소마는 마가렛의 말에 한 명을 떠올렸다.
‘아무래도...’
누가 완료를 한 것일까? 짐작이 가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명후님이겠지.’
명후, 명후가 분명했다. 명후가 아니면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없었다.
-마가렛에게 : 일단..
소마는 나중에 명후에게 물어보기로 결정하고 우선 마가렛에게 말했다.
-마가렛에게 : 공지사항 좀 확인 해줘.
이미 메인 에피소드 ‘신성국가 발렌의 부활’은 완료가 되었다. 지금 중요한 건 메인 에피소드가 아닌 공지사항으로 공개 된 아직 완료되지 않은 ‘신성국가 발렌의 부활’의 몇몇 챕터와 관련 퀘스트에 대한 힌트였다.
-마가렛에게 : 시간 싸움이 될 것 같으니까.
힌트가 공개되면 무수히 많은 이들이 달려들 것이다. 즉, 시간 싸움이 될 것이다.
-마가렛 : 알았어.
마가렛의 답을 듣고 소마는 마저 메시지들을 확인했다. 크게 신경을 쓸 것은 없었다. 신성 국가가 어떻게 변하는지 국가 간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메시지였다.
메시지를 전부 읽고 소마는 뒤로 돌아 길드원들을 보았다. 길드원들 역시 메시지를 읽고 있었는지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원래는...”
소마는 길드원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입을 열었다.
“가려고 했는데.”
가려고 했다. 그런데 상황이 변했다.
“아무래도 상황을 확인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공지사항 보고 싶으신 분들도 계실테고.”
소마의 말에 몇몇 길드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시간, 한 시간 뒤에 모이는 것으로 할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찬성입니다.”
“좋습니다.”
“이따 뵙겠습니다.”
반대하는 길드원은 없었다. 길드원들은 빠르게 자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 * * *
전설의 공식홈페이지는 그야말로 난리가 난 상태였다. 새로고침 한 번에 수십 페이지가 넘어갈 정도로 올라오는 글의 수는 엄청났다.
제목 : 시발, 뭐냐? 메인 에피소드 시작 된 지 얼마나 됐다고
작성자 : 내가바로전사
와, 메시지보고 기겁했다. 기겁.
메인 에피소드 시작 된 지 얼마나 됐다고 완료가 됐냐? 어떤새끼가 완료한건데? 시발, 진짜 장난하는거냐? 일반 유저는 에피소드 즐기지 말라는거야?
제목 : 이게 뭐냐? 장난하냐?
작성자 : 밤의마법사
메인 에피소드 완료? 두 번째 메인 에피소드 시작? 시발, 첫 번째 메인 에피소드에 대해 알려진 것도 없는데 완료가 됐다고? 장난하냐?
그래 나 약해. 그래도 유저잖아.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는 알려줘야지. 아니, 조금이라도 참여 할 수 있어야지. 어떻게 된 게임이 메인 에피소드를 유저가 참여 못하냐? 개노답 게임 인증하네.
제목 : 와, 미친 뭐야 지금?
작성자 : 그란도시즌
로케 가고 있었는데 메시지보고 바로 로그아웃했다.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된거냐? 3줄 요약좀 해줘라!
처음 올라온 글들은 대부분 이번 상황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메인 에피소드가 시작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완료가 되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제목 : 내가 오해했었네.
작성자 : 내가바로전사
전부 완료 된 건줄 알았는데 어떤 얘가 우연히 마지막만 장식했나보네. 완료 안 된 챕터가 이렇게 많을 줄 상상도 못했다. 읽는데 한세월이야 한세월! 퀘스트도 많고. 지금 바로 퀘스트 하러 간다! 개꿀!
제목 : 스토리 보소. 오지네. 오져.
작성자 : 밤의마법사
공지사항에 나온 스토리 봤냐? 팬티 갈아입고 왔다. 와, 스토리가 그냥 작살나네. 역시 이래야 내 인생게임이지! 진짜 전설 시작한 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
제목 : 야, 공지사항 봤냐?
작성자 : 그란도시즌
너무 길어서 그런데 3줄 요약좀..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유저들의 반응은 점점 긍정적으로 변했고 곧 게시판에는 부정적인 글이 사라졌다.
“다행이네.”
게시판을 모니터링하고 있던 김무웅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험악해지면 어떻게 하나 했는데.”
부정적 분위기가 계속해서 유지됐다면? 매우 큰 문제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오히려 더 잘 된 것 같은데?”
옆에 있던 장무열이 말했다. 장무열의 말대로 게시판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진즉 이렇게 할 걸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게, 일단 위기는 넘겼고. 윤석아.”
김무웅은 장무열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최윤석을 불렀다.
“네.”
“지금 뭐하고 있냐?”
“보상 선택 중이에요. 아무래도 한 번 뿐인 보상이니 고민 좀 하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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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요일 되시길 바라며
저는 이제 운동 하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