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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579화 (579/644)

00579  94. 벌  =========================================================================

“...?”

원래 키페리누스는 수호룡들이 나타나면 곧장 공격을 시작하려 했다. 그러나 방금 전 외침에 의해 키페리누스는 공격을 할 수 없었다.

‘신이냐고?’

의아했다. 갑자기 신이냐고 왜 묻는단 말인가?

‘신이긴 하지..’

키페리누스는 신이긴 신이었다.

‘수호신도 신이니까.’

물론 진짜 신이라는 것은 아니었다. 수호신도 신이라고 불리긴 한다. 누군가에게는 신이나 마찬가지였다.

‘근데 왜?’

의문이 들었다. 다짜고짜 그걸 묻는 이유가 무엇일까?

‘잠깐.’

바로 그때였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키페리누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너도? 너도라고?’

분명 ‘너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 말은 이 전에 신을 만났다는 의미였다.

‘다른 국가의 수호신도 왔던건가?’

키페리누스는 자신 말고도 다른 국가의 수호신이 찾아왔던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말을 할 리 없기 때문이었다.

‘어찌 됐든.’

생각에 잠겨 있던 키페리누스는 생각을 접었다. 다른 국가의 수호신이 찾아 왔든 아니든 지금 중요한 건 일을 시작 할 때라는 것이었다. 키페리누스는 자신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여섯 수호자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날 신으로 믿는 이들도 있지.”

스윽

동시에 손을 들어 마나를 응축시켰다.

“그게 뭐 중요하겠나?”

말을 마치며 키페리누스는 응축 시킨 마나를 여섯 수호자들에게 던졌다.

스아악!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마나 덩어리. 마나 덩어리가 여섯 수호자들에게 가까워지자 키페리누스는 구속을 풀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응축되어 있던 마나가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폭발을 일으켰다.

‘이걸로 마나를 사용 할 수는 없겠지.’

마나 폭발을 일으킨 이유, 그것은 바로 마나를 봉인하기 위해서였다. 방금 전 마나 폭발을 통해 이 근방에 있는 모든 마나를 증발시켰다.

즉, 외부 마나를 이용 할 수 없고 여섯 수호룡들이 사용 할 수 있는 마나라고는 본신에 담아둔 마나 뿐이다.

아마도 마나가 다시 등장하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라면 키페리누스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했다.

“너도 적이구나.”

그런 키페리누스의 행동에 신이냐고 묻던 이가 재차 말했다. 키페리누스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적이라. 그렇지. 적이지. 너희가 수호하고 있는 왕국을 멸망시켜야 되니.”

왕국을 멸망시켜야 된다. 당연히 수호룡들과는 적이라 할 수 있었다. 키페리누스는 답을 하고 곧장 여섯 수호자들에게 달려들었다.

‘...뭐지?’

빠르게 거리를 좁히던 키페리누스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왜 웃고 있는거야?’

여섯 중 다섯이 웃고 있었다. 웃지 않고 있는 건 말을 내뱉은 수호룡 뿐이었다.

*  *  *  *

“에칼림이 허락을 한건가?”

카리마가 물었다.

“그래.”

히갈은 카리마의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비사에게 연락은?”

카리마는 다시 물었다.

“지금 다녀오려구. 준비하고 있어. 금방 다녀올테니.”

히갈 역시 재차 답하며 자신의 자리로 가 무언가를 꺼냈다. 짙은 검은색 액체가 담겨있는 유리병이었다.

“다녀올게.”

“...”

카리마는 히갈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렇게 카리마의 끄덕임을 보며 히갈은 유리병의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바닥에 검은색 액체를 뿌리기 시작했다.

이내 유리병에 담겨 있던 모든 액체가 빠져나와 바닥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검은색 액체가 부글부글 끓더니 곧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튀어나온 것, 그것은 바로 문, 거대한 문이었다. 문의 색은 액체와 마찬가지로 짙은 검은색이었다.

히갈은 아주 자연스레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안쪽 광경이 드러났다. 삭막한 사막과 회색 하늘이 보이고 있었다. 히갈은 사막과 하늘을 보며 문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히갈이 사막으로 들어오자 문은 기다렸다는 듯 스르륵 사라졌다. 물론 문이 사라지는 것에 히갈은 신경 쓰지 않았다. 히갈은 그저 자리에 멈춰서 누군가를 기다릴 뿐이었다.

“이야, 어쩐 일이야?”

얼마 뒤, 히갈은 기다리던 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 신님께서 이 하찮은 마계에.”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이곳 제 1마계의 주인이자 분노와 패악의 마왕 아비사였다.

“어쩐 일이긴. 아비사, 너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주려 왔지.”

“호오, 나에게 좋은 소식은 하나 밖에 없는데?”

아비사는 히갈의 말에 탄성을 내뱉으며 말했다.

“에칼림 그녀석이 죽기라도 한거야?”

바로 3대 주신 에칼림의 죽음이었다. 아비사가 원하는 것은 그 뿐이었다.

“아니, 그건 아니고.”

히갈은 아비사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뭐야? 그러면 좋은 소식이란게 뭔데?”

아비사는 미간을 찌푸렸다. 역시나 분노와 패악의 마왕답게 이미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

“이번에 나와 카리마가 중간계의 인간을 하나 없애러 갈거야. 공식적으로.”

“...!”

히갈의 말에 아비사는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뭐? 너랑 카리마가? 중간계로?”

아비사가 놀란 부분은 히갈과 카리마가 인간 하나를 없앤다는 부분이 아니었다. 바로 공식적으로 중간계에 간다는 부분이었다.

“그걸 에칼림이 허락했단 말이야?”

“그래.”

“에칼림 이새끼! 허락 할 거면서 왜 그딴 말도 안 되는 협박을!”

정확히 말하자면 협박이 아닌 약속이었다. 물론 약속이라기 보다는 협박에 가까웠으니 협박이라는 단어도 틀린 것은 아니었다.

“아주 좋은 소식이지?”

히갈은 그런 아비사의 분노를 보며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후우, 후우.”

아비사의 말에 히갈은 분노를 살짝 가라앉힌 뒤 따라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래, 아주 좋은 소식이군.”

에칼림이 죽기를 원했던 것도 다 말도 안 되는 약속 때문이었다. 그런데 히갈과 카리마가 중간계에 그것도 공식적으로 간다니 이제 약속은 깨지게 될 것이다.

“그럼 다음에 보자구.”

“흐흐, 그래, 다음에 보자고. 중간계에서.”

히갈의 말에 아비사는 음흉하게 웃으며 다시 사라졌다. 그렇게 아비사가 사라지고 히갈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하얀색 액체가 가득 담겨 있는 유리병이었다.

히갈은 유리병의 뚜껑을 열고 바닥에 하얀색 액체를 뿌렸다. 검은색 액체 때와 마찬가지로 하얀색 액체가 전부 뿌려진 순간 문이 튀어나왔다. 하얀색의 문이었다. 히갈은 문을 열고 다시 카리마가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신전으로 돌아왔다.

“이야기는?”

카리마는 히갈이 돌아오자마자 물었다.

“잘됐지.”

그냥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잘 됐다.

“바로 갈 건가?”

“일단 신탁부터 내리고. 너도 신탁 내려야지?”

“난 이미 내렸다.”

카리마는 그저 기다리고 있던 게 아니었다. 이미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봐.”

히갈은 카리마에게 말하며 신탁을 내렸다. 신탁을 내리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자.”

신탁을 내린 히갈이 카리마에게 말했다. 이제 목적을 이루러 갈 때였다.

스악

먼저 히갈이 사라졌다. 그렇게 히갈이 사라지고 카리마도 이어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신전에서 사라진 히갈과 카리마가 다시 나타난 곳은.

“여기가 그 녀석이 있는 곳인가?”

“그렇다고 하더군.”

바로 힘 왕국의 수도 ‘근원’의 상공이었다.

“왕이라고 하니까 궁전에 있겠지?”

왕이니 분명 궁전에 있을 것이다. 히갈은 고개를 돌려 궁전을 찾기 시작했다. 궁전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저기 같은데? 저 크기 보니까 딱 궁전이야.”

그 크기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었다. 수도에서 가장 큰 건물, 궁전이 분명했다. 궁전이 아닐 리 없었다.

“내 생각도.”

카리마 역시 히갈과 같은 생각이었다.

“가보자고.”

히갈은 천천히 궁전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잠깐.”

그러나 그것도 잠시 카리마의 말에 히갈은 이동을 멈추고 위에 있는 카리마를 보았다.

“왜?”

“인간이라고 하지만 아탁샤를 소멸 시킨 인간이다.”

히갈은 어째서 카리마가 자신을 멈춰 세운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지금 잡으러 가는 인간 명후는 아탁샤를 소멸 시켰다. 즉, 강하다. 이렇게 무작정 찾아가면 혹시 모를 위기가 찾아 올 수 있었다.

“난 아탁샤보다 약하지 않아.”

하지만 카리마와 달리 히갈은 걱정하지 않았다. 히갈은 아탁샤보다 강했다. 1:1로 붙는다고 하더라도 결코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우린 둘이야.”

그뿐만이 아니었다. 히갈은 혼자가 아니었다. 카리마와 같이 있었다. 아무리 아탁샤를 소멸시켰다고 하지만 인간이 아탁샤보다 강한 신을 그것도 둘이나 상대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카리마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카리마를 보며 히갈은 피식 웃고는 말했다.

“어서 처리하자고. 이제 곧 아비사 녀석도 준비를 할텐데 우리도 준비를 해야지.”

이미 히갈은 명후를 잡은 이후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아비사가 나설 것이다. 그에 맞춰 어서 준비를 해야 된다.

“...알겠다.”

카리마는 히갈의 말에 답하며 히갈을 따라 궁전을 향해 서서히 내려갔다.

“어디에 있으려나.”

이내 궁전에 도착 한 히갈이 중얼거렸다. 궁전은 넓다. 그래서 찾기가 쉬웠다. 그러나 궁전 어디에 명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누구냐!”

바로 그때였다. 히갈은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했다.

‘마법사?’

로브를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마법사 인 것 같았다.

‘잘 됐군.’

그렇지 않아도 정보가 필요했는데 잘 되었다. 히갈은 손을 들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 어?”

경계의 눈빛으로 히갈과 카리마를 보던 마법사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날아와 히갈의 손에 목이 잡혔다.

스아악

그리고 그 순간 히갈의 손에 빛이 서렸고 마법사의 눈이 뒤집혔다.

“호오, 거기군.”

마법사의 머릿속을 휘저어 원하던 정보를 습득 한 히갈은 그제야 마법사를 풀어줬다. 물론 마법사는 일어나지 못했다.

“가자.”

히갈은 카리마에게 말하며 앞장 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 뒤 카리마는 마법사의 머릿속에서 본 왕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누구십니까?”

역시나 왕은 왕인지 기사와 마법사들이 건물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이번에는 카리마가 손을 휘저었고 기사와 마법사들은 그대로 쓰러졌다. 죽은 것은 아니었다. 꿈의 신인 카리마의 권능에 강제로 잠든 것 뿐이었다.

그렇게 기사와 마법사들이 잠에 들자 히갈과 카리마는 그들을 지나쳐 입구를 통해 집무실로 향했다.

끼이익

그리고 집무실 앞에 도착 한 히갈은 그대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

집무실에는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 사내가 있었다. 히갈은 사내에게 히죽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명후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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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수능이네요.

수험생 여러분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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