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92 97. 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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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꽃>
전설로 내려오는 꽃 하크라마스. 하크라마스가 상상속의 꽃이 아닌 것이 밝혀졌다. 아드리 플라울은 당신이 하크라마스 2송이를 가져와 주길 바라고 있다. 아드리 플라울의 바람대로 하크라마스 2송이를 구해 가져가라!
[하크라마스 : 0 / 2]
퀘스트 난이도 : A
퀘스트 보상 : 정제된 알리아드
“후.”
퀘스트를 보던 아티오는 한숨과 함께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인벤토리를 열어 지도를 꺼내 펼쳤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지도에는 전설의 꽃 하크라마스가 피어나는 곳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거의 도착 한 상황이었다.
이제 곧 하크라마스를 볼 수 있다. 아티오는 미소를 지은 채 지도를 따라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음?”
얼마 뒤, 아티오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걸음을 멈춘 아티오는 전방을 보며 당황스런 침음을 내뱉었다.
“뭐야?”
전방에는 아주 넓은 평야가 있었다. 문제는 그 넓은 평야에 거대한 목책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목책성은 하나가 아니었다. 아티오를 기준으로 왼쪽 끝에 하나 오른쪽 끝에 하나. 즉, 양 옆에 하나씩 자리 잡고 있었다.
“아!”
평야 양 끝에 자리 잡고 있는 두 목책성을 보던 아티오가 탄성을 내뱉었다.
“신성국가랑 신성제국인가?”
신성국가 발렌과 신성제국의 전쟁. 퀘스트를 깨느라 관심이 없기는 했지만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여기가 두 국가 중간 지점이네.”
거기다 지금 아티오가 있는 이 지역은 발렌과 신성제국의 중간 지점이었다. 두 목책성은 발렌과 신성 제국의 것이 분명했다.
“돌아가야 되나.”
아티오는 고민했다. 두 목책성 사이로 지나가기가 상당히 껄끄러웠다. 그러나 돌아가자니 시간이 너무나 낭비였다.
그렇게 아티오가 고민하던 그때.
끼이익! 끼이익!
두 목책성의 성문이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열렸다. 그리고 이어 열린 성문을 통해 무수히 많은 이들이 쏟아져 나와 반대편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전투의 시작이었다.
* * * *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지.”
명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너무 파괴했나..”
마왕성에 남아 있는 마족들을 청소하며 명후는 건재했던 마왕성의 나머지 부분 역시 파괴하고 말았다.
마족들은 전부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전부 파괴해 그런지 최종 목적지라 할 수 있는 창고를 찾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다.
“창고나 물어보고 죽일걸.”
물론 물어봤다고 해서 알려 줄 가능성은 적었다. 그냥 그랬으면 좋았겠다는 바람이 담긴 중얼거림이었다.
“이럴때 카로트가 있었다면..”
카로트가 NPC화 된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숨겨진 것을 찾는데에 아주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카로트가 있었다면?
창고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단숨에 창고 위치를 알아냈을 것이다. 거기다 혹시 있을 1마계의 비밀 공간도 찾아냈을 것이다.
“후.”
하지만 이미 NPC화 된 카로트를 찾아봤자 아쉬움만 커질 뿐이었다.
“...맞다.”
아쉬움을 한숨으로 털어내던 명후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펫 창을 열었다. 생각해보니 아직 펫이 하나 남아 있었다.
바로 아가사의 파편. 비록 파편이긴 해도 1대 주신의 파편이었다.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근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또 말 안하고 가만히 있을 것 같은데.”
아가사의 파편이 아무런 반응도 없다는 것. 그것이 바로 문제였다. 이미 예전 불멸을 습득 했을 때 소환을 해보았었다.
당시 물음표로 가득했던 퀘스트가 활성화 되었고 그 뿐이었다. 명후가 말을 걸어도 아가사의 파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번에는 등급까지 반신이 됐으니까.”
물론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그때 명후는 액티브 스킬이었던 불멸을 통해 반신이 되었던 것이다. 어찌보면 반쪽짜리 반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반쪽짜리 반신이 아니다. 반신 등급을 얻었고 불멸이 패시브가 되었다. 지금은 완전한 반신이라 할 수 있었다.
[아가사의 파편이 소환되었습니다.]
생각을 마친 명후는 아가사의 파편을 소환했다.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아가사의 파편을 보며 바라고 또 바랐다.
‘제발 말해라.’
말을 하기를.
-...
“...”
소환 된 아가사의 파편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명후 역시 말이 없는 아가사의 파편을 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미간을 찌푸릴 뿐이었다.
“에휴.”
바라고 바랐지만 바람은 바람으로 끝났다. 명후는 한숨을 내뱉으며 역소환을 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
-왜 한숨을 쉬는 거지?
바로 그때였다.
“...!”
명후는 손을 든 그자세 그대로 멈췄다.
‘말을 했어?’
말, 분명 말을 했다.
스윽
명후는 손을 내렸다. 그리고 이어 아가사의 파편을 보았다. 아가사의 파편 역시 명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또다시 이어진 침묵.
-그건 그렇고 너 드디어 내 말을 들을 수 있는 수준이 됐구나?
침묵을 깬 것은 아가사의 파편이었다.
-전에는 내가 말을 해도 알아 듣지를 못하더니.
“...!”
명후는 아가사의 파편의 말을 듣고 깨달을 수 있었다.
‘말을 하지 않은 게 아니었구나!’
전에 소환 했을 때 말을 하지 않은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지금 말을 들어보니 아가사의 파편은 당시에도 말을 했었다. 다만 명후가 수준이 되지 않아 듣지 못했던 것 뿐이었다.
‘역시 등급이 정답이었어.’
등급이 정답이었다.
-근데 갑자기 날 왜 부른거야?
“아, 그게.”
명후는 아가사의 파편의 물음에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아가사의 파편을 소환한 목적을 이야기했다.
“이곳 어딘가에 창고가 있는데 그 창고를 찾을 수 있나 해서.”
-...
아가사의 파편은 명후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아무런 말이 들리지 않는 것은 진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고작.
침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런 것 때문에 날 부른거야?
아가사의 파편이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리 파편이라고 해도 그녀는 주신 그것도 1대 주신인 아가사의 파편이었다. 그런데 고작 창고 찾는 것 때문에 부르다니?
“어?”
예상치 못한 아가사의 파편의 반응에 당황한 것은 명후였다.
-신을 소멸 시켜 달라는 것도 아니고.
명후의 당황한 표정을 보며 아가사의 파편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마왕을 소멸시켜 달라는 것도 아니고.
말을 하면 할수록 아가사의 파편의 미간은 점점 찌푸려졌다.
-대규모 축복을 내려 달라는 것도 아니고.
더 이상 찌푸릴 수 없을 정도로 찌푸린 아가사의 파편.
-고작 창고를 찾으려고 날 불렀다고?
아가사의 파편은 말을 마친 뒤 명후를 빤히 쳐다보았다.
“...어.”
명후는 여전히 당황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
아가사의 파편은 명후의 끄덕임에 말없이 명후를 노려 보았다. 쳐다 보는게 아니었다. 말 그대로 노려보고 있었다.
-알았어.
그러나 그것도 잠시.
-기다려.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아가사의 파편이 양손을 들었다. 그러자 아가사의 파편의 등에서 새하얀 날개와 검은색 날개가 하나씩 나타났다. 그리고 이어 들었던 양손에 새하얀 빛과 검은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찾을 수 있구나!’
그 모습을 보며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아가사의 파편 역시 무언가를 찾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
‘근데..’
이어 명후는 방금 전 아가사의 파편이 말했던 것을 곰곰이 생각했다.
‘신을 소멸 시켜? 마왕을 소멸 시켜?’
분명 아가사의 파편은 처음 신과 마왕의 소멸을 언급했다.
‘설마 그정도로 강한건가?’
신과 마왕의 소멸을 언급 할 정도로 아가사의 파편은 강한 것일까?
-찾았어.
생각에 잠겨있던 명후는 아가사의 파편의 목소리에 생각에서 깨어났다.
-그전에!
“어디..”
어디냐고 물으려 했던 명후는 아가사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한 가지 해줘야 될 게 있어.
“...?”
그리고 이어진 아가사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해줘야 될 것?’
해줘야 될 것이 있다니?
-내 이름.
“이름?”
명후는 반문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내 이름.
아가사의 파편은 명후의 반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명후는 생각했다.
‘설마 이름을 새로 지어달라는건가?’
아가사의 파편의 이름은 아가사의 파편이다. 그게 펫 창에 나온 이름이었다. 그런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이름을 지어달라는 것 같았다.
‘하긴 아가사의 파편이라 부르는 건 조금 그렇지.’
아가사의 파편은 부르기에 참 긴 이름이었다. 아니, 긴 것이 문제가 아니라 부르는데 무언가 매끄럽지 못했다. 중간에 툭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이름을 지어달라는 거야?”
-어.
“그럼 아가사 어때?”
-그 이름은 안 돼.
아가사의 파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은.
‘아직은?’
명후는 ‘아직은’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렸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아가사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는 것일까?
“그러면...”
일단 나중에 물어보기로 결정하고 명후는 아가사의 파편의 새로운 이름으로 무엇이 좋을 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렇게 명후가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탈라.
아가사의 파편이 입을 열었다.
“응?”
-탈라를 내 이름으로 하고 싶어.
‘뭐여, 원하는 이름이 있었어?’
이름을 지어달라기에 열심히 생각했는데 이미 아가사의 파편은 원하던 이름이 있었다.
“그래, 그럼 그걸로 하자.”
탈라, 어감도 나쁘지 않았다. 명후가 동의하자 아가사의 파편 아니, 이제는 탈라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그녀가 말했다.
-그럼 이제 탈라라고 불러줘.
[펫 ‘아가사의 파편’의 이름이 ‘탈라’로 변경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이름이 변경되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따로 펫 창에 들어가 수정해야 되는 건가 했던 명후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에 펫 창을 닫았다.
“더 해줘야 될 게 있어?”
명후는 탈라에게 물었다.
-아니.
탈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따라와.
필요했던 것은 이름 뿐이었다. 탈라는 명후에게 말하며 앞장 서 움직였다. 명후는 탈라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탈라가 이동을 멈췄다. 그리고 뒤로 돌아 명후를 보았다.
-여기야.
“...?”
명후는 탈라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은 깔끔했다. 파괴된 마왕성의 잔해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깔끔했다. 깔끔한 것, 그것이 문제였다. 창고의 입구라 부를만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입구 열어도 돼?
바로 그때 탈라가 물었다.
“어? 어.”
그렇지 않아도 난감해 하고 있던 명후는 탈라의 말에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명후는 볼 수 있었다.
스악
빛나는 아가사의 손.
쩌저적
땅이 갈라지며 드러난 지하 통로.
‘...뭐야.’
물론 명후가 본 것은 빛나는 아가사의 손도 드러난 지하 통로도 아니었다.
[마나가 20%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마나가 10%이하로 떨어지면 탈라가 역소환 됩니다.]
명후가 본 것, 그것은 바로 이해 할 수 없는 내용의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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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입니다!
생일의 기운을 받아 오늘은 좀 글을 많이 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흐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