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2화 세이지가 필요하다
다소 둔화하던 모습의 코로나19가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자 시장은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심리가 잔뜩 위축된 모습으로 눈치만 살피는 상황이 연출됐다.
결국 8,000선 장악을 실패한 시장이 다시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냐는 때에 의외의 일이 연출 됐다.
그동안 계속 시장의 발목을 잡아갔던 정치 뉴스가 웬일로 시장에 훈풍을 몰고 온 것이었다.
야당의 대통령 후보 중 강성후보로 유명했던 후보가 사퇴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그는 법인세 인상과 CEO에 대한 높은 요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 그리고 대형 금융사의 해체 등을 주장해 왔던 후보였다.
야당의 대선 후보로 그보다 온건한 성향의 정치인이 선택된 것에 투자심리가 회복되어 시장을 밀어 올렸다.
뉴욕의 3대 지수는 모두 2%가 넘는 상승을 보였다.
특히 나스닥 지수의 경우 그동안 중요 포인트로 이야기되는 8,000선을 완전히 장악하는 양봉을 뽑아내며 투자심리가 개선되었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나스닥 지수 기준으로 지금 자리는 저점에서 25% 가까운 상승이 나온 자리였다.
그것도 상승 각도가 하락 각도 못지않은 모습으로 힘차게 올라온 것이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CNBC에 요청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세이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세이지가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지 알고 싶다]
[계속 매수 포지션을 고집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주요 포인트인 8,000을 돌파한 만큼 쉬는 게 맞는 것인지 알고 싶다]
[한진영 회장이 안 된다면 최석영 부사장이라도 나오게 해달라]
[세이지가 가리킨 방향이 어디인지 우리도 알고 싶다]
세이지에 대한 갈망이 CNBC로 몰려들었다.
저점에서 25%나 올라온 지금 들어가도 되는지 혹은 들어가 있는 사람은 여기서 던져야 하는 것인지 궁금한 것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CNBC에서 나온 이야기는 사람들이 실망감을 불러왔다.
-세이지는 지난 방송의 이야기처럼 당분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본인들의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왔습니다. 저희 CNBC는 세이지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최대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은 그때까지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시장 위치가 너무나 어려운 자리에 있는 만큼 시장의 방향을 알려줄 곳이 나와주길 바랐던 시장 참여자들은 세이지의 결정에 매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억지로 그들을 끌고 나올 수 없기에 세이지의 결정을 존중해주며 세이지와 같은 역할을 해줄 곳을 찾았다.
-저희도 그렇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씀드리고 싶지만, 시장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그래도 많은 시청자분이 기다리고 계시는 만큼 하나만 확실하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지금 매수해도 괜찮은 겁니까?
-시장은 그렇게 명확하게 매수와 매도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제가 지금 매수를 하라고 말해도 내일은 상황이 바뀌어 매도해야 할지도 모르는 게 시장입니다.
-그래도 세이지는 그걸 해내지 않았습니까?
-그건…….
앵커, 전문가, 방송사, 시청자 모두가 답답함을 느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다른 전문가들에게도 똑같은 모습을 보였다.
사람들은 세이지와 같이 명쾌한 답을 내려주지 못하는 투자사 전문가들에게 답답함을 넘어 분노를 느꼈다.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몸을 사리는 것인지 그들은 세이지와 달리 두루뭉술한 이야기로 롱도 아니고 숏도 아닌 이상한 말들로 투자자들을 현혹하기만 했다.
사람들은 그래도 평소에 학자들의 경우에는 방향만큼은 시원하게 말해줬었기에 그들에게 기대하는 마음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평소에도 방향만큼은 그 어떤 학자들보다 시원하게 지르는 룸비니 교수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는 여전히 폭락을 부르짖고 있었다.
-코로나19는 제가 경험해본 모든 악재 중에서 가장 강력한 악재입니다. 시장은 나스닥 기준 최소 3,000까지 빠져 내려갈 것이 확실합니다.
-교수님 지금 지수가 8,000을 넘겼는데…… 여기서도 3,000까지 간다는 건가요?
-실업률이 두 자릿수로 치솟아 오를 것이 확실하고 셧다운이 걸려 소비가 막혀버린 상황에서 위로 오르는 것은 위로 올라갈 수 없습니다.
앵커는 고개를 갸웃하며 룸비니 교수에게 물었다.
-교수님. 그 말씀은 지난 6,000대에도 하셨고, 7,000대에서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수는 계속 올라 8,000까지 왔습니다.
-작은 흐름 속에서는 상승이 나올 수도 있지만 큰 흐름 속에서는 하락이 맞습니다.
-교수님.
앵커는 잠시 룸비니 교수를 말없이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저점 대비 25%가 올랐습니다. 게다가 상승 기간이 2주가 안 됩니다. 이렇게 강하게 상승했는데 이게 작은 흐름이라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크흠.
룸비니 교수는 앵커의 말에 작은 헛기침을 내뱉었다.
룸비니 교수 앞에 앉아 있는 앵커는 물론이고 화면을 바라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룸비니 교수의 모습에 확실히 깨달았다.
[세이지가 필요하다]
세이지가 없어도 시장에 올바른 방향을 가르쳐 줄 존재가 있을 것으로 믿었다.
분석이야 대부분 전문가가 거기서 거기지만 그 분석을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투자자들을 이끌어줄 존재는 세이지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노벨 경제학상을 탔으며 지난 서브프라임 사태를 누구보다 먼저 정확하게 예측했던 룸비니 교수라면 세이지를 충분히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투자사 전문가라는 놈들은 다들 얼버무리기만 하고, 학자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허무맹랑한 이야기만 한다]
사람들은 그동안 세이지의 명쾌한 분석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그 분석을 통해 정확한 방향을 가리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됐다.
[세이지를 어떻게든 돌아오게 만들자]
[세이지가 왜 떠났는지 기억나지 않나? 세이지가 돌아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세이지는 거짓말쟁이라며 물어뜯던 놈들의 지난 분석을 찾아봐라. 맞추는 놈이 한 놈도 없었다. 그러면서 세이지의 분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큰소리만 쳐댔다. 세이지를 쫓은 놈들이 바로 그놈들이다]
[교수라고 하는 놈들도 다를 바 없다. 폭락만 외치는데 여기서 폭락이 나와도 지난 상승에 숏 쳤던 사람들 다 죽어 시체도 남지 않게 됐다. 이제 와서 폭락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냐?]
세이지가 떠난 이유를 떠올린 사람들은 세이지를 떠나게 만든 범인을 찾으려 했다.
그리고 투자사 전문가들과 교수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세이지를 내쫓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분노했다.
세이지의 뷰는 사기꾼이라고 이야기했던 투자사에 사람들은 항의했다.
투자사에 돈을 맡겼던 사람들은 돈을 회수했으며, 가입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가입을 취소하고 주변에 이들이 한 행동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교수에게도 매번 하락만 외치는 것이 제대로 된 학자의 자세냐며 비난했다.
과거 교수의 발언을 모아 그가 매번 폭락만 부르짖다 우연히 한 번 맞춘 거로 아직도 폭락만을 외친다는 자료를 만들었다.
논리적으로 보였던 그의 말이 사실은 변한 것이 없는 매번 같은 말이었음을 지난 자료들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알렸다.
방송사에는 이런 아무 쓸모도 없는 사람들을 왜 제지하지 못했냐는 불만을 쏟아냈다.
읍소를 해서라도 세이지를 데려오지 않으면 방송을 보지 않겠다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몇몇 과격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광고주들에게 직접 연락해 광고 취소를 유도하여 방송사를 압박해 나갔다.
사람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헤쳐나가게 해줄 존재가 있었다는 것을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다.
그리고 그런 존재를 같은 업종의 사람들과 선민의식에 찌들어 있는 사람들이 돌팔매질을 해서 쫓아냈다는 것도 깨달았다.
사람들은 세이지를 괴롭혔던 이들이 사라진다면 세이지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힘을 모아 그들을 압박했고 실제로 압박은 통한 것인지 그들은 잔뜩 주눅 든 모습으로 방송에 나와 사과하며 세이지를 향한 비난이 잘못됐음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람들은 이제 고개를 돌려 가장 심하게 세이지를 조롱했던 매드스톡을 바라봤다.
그리고 매드스톡을 향해 모든 화력을 집중했다.
***
한진영은 리모컨을 든 채로 지난 방송만 나오는 매드스톡 화면을 바라봤다.
“그래서? 매드스톡 측에서는 뭐라고 하는데?”
곁에서 서 있던 조지훈은 매드스톡의 반응을 한진영에게 이야기했다.
“방송사에 테러를 한 사람들을 고소하겠다고 나왔습니다.”
“고소?”
한진영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고는 조지훈을 돌아봤다.
“그러니까 방송사에 전화하고 오물을 투척하고 돌멩이를 던진 사람들을 잡아서 고소하겠다고 했다고?”
“네.”
“하하하.”
한진영은 크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더 볼 것이 없다는 듯이 채널을 돌리며 말했다.
“아직 혼이 덜 났나 보네.”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은 동의한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오물 투척과 돌멩이 등의 직접적인 위협을 가한 행위의 경우에는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주변 CCTV 등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 등과 같은 신원까지는 알아내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누구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고소하겠다는 건지…… 전화를 건 것도 공중전화를 건 사람들의 경우에는 못 잡는 거잖아?”
“네. 말씀대로 공중전화를 이용한 전화 테러의 경우에도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해 봤자 자기 전화기로 전화를 한 사람을 잡는 게 전부인데…… 그것도 경범죄 이상의 죄를 묻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괜히 벌집을 건드려서 일을 더 키우고 있구먼.”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한진영의 말대로 벌집을 제대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네. 매드스톡의 대응에 사람들이 더욱 분노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지난 투자사와 학계 그리고 방송사들은 바로 사과하고 조심하겠다는 성명서를 내면서 사람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드스톡의 경우에는 강경 대응으로 나오는 바람에 사람들의 화살이 모두 매드스톡 쪽으로 향한 듯합니다. 사람들의 비난이 점점 강도를 더하고 있습니다.”
“아직 혼이 덜 나서 그래. 조만간 스튜디오도 박살이 나 봐야 고개를 숙이지. 아직 자존심이 남아서 그래.”
“현재 매드스톡에 광고를 넣은 광고주들 80%가 이탈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나머지 20%도 이탈시키기 위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진영은 전문 뉴스 채널을 바라본 채로 비웃음을 흘렸다.
“이렇게 화력이 집중되는 걸 우려해서 CNBC가 재빠르게 성명서를 낸 거야. 사소한 일을 가지고 대중과 자존심 싸움하다가는 작은 일이 큰일이 되는 법이거든.”
한진영은 마침 세이지와 관련된 뉴스가 나오려는 듯한 뉴스를 보고 만족스럽게 웃었다.
“역시 오래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방송사라서 사람들을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잘 알아. 저것 봐. 굳이 내보내지 않아도 될 뉴스를 앞 꼭지로 엮어서 사람들이 잘 볼 때 뉴스로 내보내잖아. 화가 나 있는 사람들도 달래고 나도 달래려고 말이야.”
한진영이 말을 마치자 화면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전해진 소식을 전했다.
-대한민국의 오소마스크가 자국 내 회사인 북양 그룹에 매각됐습니다. 매각대금은 약 1.6억 달러이며 오소마스크의 지분 100%를 건네받는 조건으로 현금 거래가 됐다고 세이지 그룹에서 발표가 나왔습니다. 오소마스크는 현재 세이지 그룹을 이끄는 한진영 회장의 부친이 운영한다고 알려졌지만 실소유주는 한진영 회장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합니다. 오소마스크는 대한민국 정부와…….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오소마스크를 설명하는 모습을 보며 한진영은 조지훈에게 물었다.
“혹시 우리 쪽에서 오소마스크에 대한 자료가 나간 건가?”
“아닙니다. 공식적으로 건넨 것은 없고 CNBC에서 문의했을 때 비서실에서 대답해 준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알고 있는데요?”
한진영은 리모컨으로 턱을 받치고 화면을 바라본 채로 말했다.
“공들이고 있다는 건 알고 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이 공들이고 있는데?”
한진영이 감탄하는 화면에서는 이제 한진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진영 회장은 오소마스크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고 세이지 측은 알려왔습니다. 마스크를 생산하여 벌어들인 수익 약 3억 달러에 이번 매각 대금으로 벌어들인 수익 1.6억 달러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놓는 2억 달러의 자금으로 재단을 설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사회공헌 사업의 모범적인 사례로 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적으로 벌어진 어려운 일을 통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벌어들인 돈을 모두 세상에 다시 돌려준다는 생각은 한진영 회장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아도 될 정도의 대단한 업적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쟤들 왜 저래?”
수상할 정도로 띄워주는 CNBC의 모습에 한진영은 리모컨으로 화면을 가리키고 조지훈을 돌아봤다.
그때 마침 조지훈의 전화기로 전화가 걸려 왔다.
한진영은 받으라는 뜻으로 리모컨을 든 손을 휘두르고는 다시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화면 속의 앵커는 한진영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한진영이 마스크를 확보하여 미국에 공급해준 것과 진단키트를 생산하여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는 것 모두 한진영의 공이라며 한껏 한진영을 치켜세운 것이었다.
돈을 받고 정당하게 팔아 많은 이득을 얻었던 것임에도, 마치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무상으로 제공한 것처럼 느껴질 만큼 CNBC는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회장님.”
민망함에 더는 볼 수 없다며 화면을 돌리려던 한진영은 조지훈이 부르는 목소리에 리모컨을 든 채로 고개를 돌렸다.
조지훈은 전화기를 손에 든 채로 조금 전 이야기했다.
“CNBC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조금 전 전화가 CNBC 전화였어?”
“네.”
조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화면을 흘깃 살폈다.
이제야 겨우 뉴스에서는 한진영 이야기가 끝이 나고 다음 이야기가 시작되려 했다.
조지훈은 리모컨을 손에 쥐고 어서 자기를 부른 이유를 이야기하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는 한진영을 향해 CNBC가 전화로 한 이야기를 했다.
“CNBC에서 조로 광고를 무상으로 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광고?”
“네. 메인 프라임 시간대 앞뒤와 중간광고 시간 총 세 번을 매주 석 달 동안 넣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 메인 배너에 한 달간 자리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야기도 해왔습니다.”
한진영은 조지훈의 말에 가만히 웃으며 팔걸이에 몸을 기댔다.
“말이 무상이지 무상으로 해주겠다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러기에는 해주겠다는 게 너무 많잖아.”
“네. 돈은 무상이 맞고 대신…….”
“방송에 나와 달라고 하던가?”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에 살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뻔하지. 그 이유 말고 또 있겠어?”
한진영은 오른손에 들고 있는 리모컨으로 왼손바닥을 내리쳤다.
그리고 양손으로 리모컨을 쥔 채로 고개를 돌려 시장 상황이 나오고 있는 모니터링 화면을 바라봤다.
모니터링 화면에는 현재 지수의 모습과 환율, 채권의 등락과 함께 원자재의 움직임이 그려지고 있었다.
한진영은 그중에 원유선물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증시가 상승하며 원유선물 시장도 10달러대를 잠시 터치했던 가격이 어느새 20달러대 중반까지 올라와 있었다.
게다가 러시아와 사우디가 화해하여 조만간 감산에 돌입한다는 소리에 장중 20%가 넘는 폭등을 보여주며 상승으로의 강한 힘을 보여주는 중이었다.
한진영은 그런 원유선물의 모습을 바라본 채로 말했다.
“마침 잘됐네. 한번 나가야 할 타이밍이기는 했으니 최 부사장님과 이야기해서 나가는 거로 시간 잡아. 대신 CNBC에 이야기해. 조로와 펀드 이야기는 우리 입이 아닌 CNBC 입을 통해 나왔으면 한다고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출연 조건으로 그 이야기를 집어넣도록 하겠습니다.”
조지훈의 대답에 한진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아직 출연 약속을 하지도 않았는데 조로의 광고가 나오는 중이었다.
CNBC가 세이지의 출연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화면을 통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