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581화 (581/650)

581화 그들의 몰락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본 사람이 되고 싶다

나스닥을 비롯한 증시는 연일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10,000선이라는 심리적 저항대가 뚫리자 거칠 것 없이 상승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이런 증시보다 시장에서 더욱 관심받고 폭발적으로 높이 상승하는 곳이 있었다.

바로 블랙문을 중심으로 한 거래소들이 자리 잡고 있는 코인 시장이 뜨겁게 들끓어 오른 것이었다.

블랙문의 블랙 코인 발행은 시장을 재편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블랙 코인은 코인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블랙문이라는 거대 투자전문회사가 내놓은 코인에 사람들은 관심을 가졌고, 때마침 불어 닥친 코인 시장의 상승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코인 시장으로 뛰어든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관심은 다른 코인으로까지 퍼지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제 투자의 관심도에서 코인은 다른 것들을 모두 앞서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채권의 관심은 말라버리고 말았다.

당분간 제로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이야기에 채권 변동성은 바닥으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채권을 매매하는 것보다 코인을 매매하는 것이 투자자로서 더 큰 이득을 가져다주었다.

변동성이 땅바닥에 처박힌 상황에서 채권 가격은 그 어느 때보다 높게 형성되어 갔다.

금리가 바닥인 만큼 채권 가격은 반대로 하늘로 높이 치솟아 오른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존 루터를 중심으로 한 루터 컴퍼니는 하늘 높이 치솟아 올라간 채권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 채권의 매도에 집중해나갔다.

“회장님. 괜찮은 겁니까?”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것보다 서울에 다녀온 이야기 좀 해보시지요. 아이는 어떻습니까? 서울에서 보고를 받기는 했는데 그래도 루터 사장님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기다렸습니다.”

존 루터는 한진영의 마음 씀씀이에 감사하다는 뜻으로 고개를 숙였다.

“신경 써주신 덕분에 치료가 잘 됐습니다. 와이프의 치료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두 분은 모두 아직 서울에 있죠?”

“네. 당분간은 병원에 통원 치료를 해야 해서 마련해주신 숙소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존 루터는 한진영을 향해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마련해주신 것이 너무 좋아 아이는 미국에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말도 할 정도였습니다.”

“원하시면 한국에 있는 학교를 알아봐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존 루터가 아니라고 손을 흔들려 했지만 한진영은 그 부분을 놓쳤다는 듯이 조지훈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존 루터를 향해 오히려 사과했다.

“잊었습니다.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된다면 멈췄던 학교도 다녀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괜찮습니다.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닙니다. 한번 책임을 졌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요. 치료를 받는다고 학업을 놓친다면 얼마나 아깝습니까? 공부도 할 수 있을 때 해야 하는 건데 말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한국은 교육열만큼이나 교육의 질도 좋습니다. 그리고 걱정하시는 인종차별도 이곳보다 심하지 않을 테니 아이 정서를 위해서도 한국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진영은 존 루터를 향해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조지훈에게 존 루터의 딸을 위해 학교를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존 루터는 진심으로 한진영을 향해 감복했다.

단순히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자기를 위해 노력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었다.

회사 매각 대금으로 60억 달러를 받았지만, 마음 같아서는 돈을 안 받고 넘겨도 괜찮았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존 루터는 진심으로 한진영에게 감사의 마음을 느꼈다.

한진영은 지시를 마치고 존 루터를 돌아봤다.

“그럼 이야기를 다시 돌리도록 할까요?”

한진영은 잠시 말을 멈추고 존 루터를 바라본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괜찮으니 러시아 채권을 더 매도해도 괜찮습니다.”

한진영의 말에 존 루터는 정신을 차리고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현재 가격이 역대 최고치에 도달하여 매력적인 가격인 것은 이해합니다. 제가 계산한 가격에도 지금은 매수보다는 매도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고요.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나 많이 매도해도 되는 겁니까?”

존 루터는 포지션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도 지금의 포지션은 매도 포지션이 맞는다는 것을 계산해냈기 때문이다.

“김준하 실장은 뭐라고 합니까?”

존 루터는 딸과 아내 때문에 대한민국에 건너간 사이 세이지의 두뇌라고 불리는 전략분석실의 김준하 실장과 만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깊은 대화를 나누어 채권에 관련된 계산을 좀 더 세밀하게 다듬을 수 있었다.

“전략분석실에서도 방향은 맞는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금액은…… 200억 달러라는 규모는 괜찮은지 걱정된다는 답이 왔습니다.”

“확실히 많기는 하지요.”

한진영이 아무렇지 않게 조금 많은 정도로 표현했지만 아무리 규모가 엄청나다는 채권시장에서도 200억 달러는 유독 많은 물량이었다.

한진영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새롭게 지시했다.

“그럼 이렇게 하시죠. 얼마가 됐건 양을 정하지 않은 채로 매도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시장이 받아낼 수 있는 것을 그때그때 계산하여 거기에 맞게 뿌려내는 것으로 합시다.”

“차라리 그게 나을 것 같습니다.”

존 루터는 한진영의 말에 안심하는 말투로 말했다.

“무조건 200억 달러를 시장에 쏟아내라고 하실까 봐 걱정했습니다. 그걸 한순간에 안전판 없이 모두 쏟아냈다가는 시장도 견디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존 루터는 그래도 말이 통하는 한진영의 모습에 안심했다.

한진영이 아주 꽉 막힌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표정에서부터 다행이라는 느낌을 전해오는 존 루터를 보고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루터 사장님께 맡기겠습니다. 나머지는 루터 컴퍼니가 알아서 진행하시면 됩니다.”

“회장님.”

존 루터는 한진영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급히 물었다.

“혹시 이번에 추가로 들어온 자금을 모두 집행하라는 말씀이십니까?”

“모두 집행해도 되고, 집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원하시는 대로 하시면 됩니다.”

한진영은 손바닥을 가슴에 얹은 채로 말했다.

“돈은 제가 끌어오겠습니다. 루터 사장님은 제가 끌어온 자금으로 원하시는 대로 채권을 운용하시면 됩니다.”

“그걸 다 말입니까?”

존 루터는 깜짝 놀란 얼굴로 한진영에게 물었다.

루터 컴퍼니가 세이지 증권 아래 들어가며 새롭게 지원받은 금액이 500억 달러에 달했다.

기존 운용금액에 500억 달러를 더한 700억 달러가량이 루터 컴퍼니 아래 자리하게 됐다.

존 루터는 갑작스럽게 늘어난 자금에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는 중이었다.

기존 운용 자금에서 4배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당황하는 존 루터를 향해 다가가 팔을 잡고 말했다.

“저는 존 루터 사장님을 믿습니다. 금액이 갑자기 늘어났다고 해서 운용을 하지 못할 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원도 새로 뽑았으니 전략분석실의 도움으로 새롭게 정리한 시스템으로 마음껏 700억 달러를 운용해보십시오. 저는 전적으로 루터 사장님께 위임했으니까요.”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 한진영의 말에 존 루터는 쉽사리 자신 있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조차도 갑작스럽게 늘어난 500억 달러의 자금 규모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있지는 않았지만 자기를 철석같이 믿어주는 한진영을 보고 용기가 났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거면 됩니다.”

한진영은 존 루터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고 웃었다.

“루터 사장님은 최선만 다하시면 됩니다. 그다음에 일은 제가 책임질 테니까요.”

한진영은 자기를 믿으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

조지훈은 루터 컴퍼니가 이번에 새롭게 마련한 건물에서 나오며 한진영에게 물었다.

“한 번에 너무 큰 금액을 맡긴 것 아닌가요? 200억 달러가 조금 안 되는 돈을 운용하던 곳이 갑작스럽게 기존 운용금액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안겼으니 말입니다.”

조지훈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운용금액을 조금씩 올리는 건 어땠을까요?”

“그러기에는 우리 쪽으로 들어오는 돈이 너무 많지 않아?”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진영의 말대로 조금씩 올리기에는 세이지로 몰려오는 돈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세이지가 제대로 경험하는 중이었다.

세이지로 물밀듯이 자금이 쏟아져 들어왔던 것이었다.

기업 자금이 뭉텅이로 들어왔다.

한 번에 10억 달러, 20억 달러를 맡기는 곳이 수두룩했으며 100억 달러 이상을 맡기려고 조율하는 곳도 현재 다섯 곳이나 됐다.

한도를 정하지 않은 펀드로도 자금이 쏟아져 들어왔다.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며 들어오는 자금은 이제 미국을 넘어 타국의 계좌를 통해서도 들어올 정도였다.

그리고 나스닥 기준으로 7,000에서 잡아간 주식들이 세이지의 창고를 계속 채워 나가기까지 했다.

웬만한 종목들은 벌써 2배가 넘게 상승했으며, 테라와 같은 종목들은 저점 대비 5배가 넘는 상승을 보여주는 중이었다.

세이지 인베스트먼트를 제외하고 자산운용을 통해 이번에 들어온 자금만 1,000억 달러를 상회했다.

그리고 그 규모는 멈추지 않고 계속 늘어날 전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세이지는 포트폴리오의 조정이 필요했다.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비중이 너무나 높아진 바람에 안전자산에 대한 필요가 부상한 상황이었다.

안전자산의 대표는 채권이었다.

그래서 루터 컴퍼니로 한꺼번에 500억 달러가 배정되었던 것이었다.

존 루터를 믿고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배정된 금액만 500억 달러가 될 정도로 현재 세이지의 창고는 돈으로 터져나가는 중이었다.

한진영은 아무런 말도 못 하는 조지훈을 돌아보고 웃었다.

“존 루터 사장은 능력이 있어. 그리고 과거처럼 경영에 힘을 나눠 쓸 필요가 없으니 더 잘할 거야.”

한진영은 조지훈의 등을 손으로 두드렸다.

“믿어도 돼. 그리고 추가 자금도 준비해 놔. 500억 달러에 대한 정리가 시작되는 것 같으면 바로 또 돈을 투입하도록 해. 그래야 포트폴리오가 조금은 균형을 이룰 테니까. 주식시장이 활황이라서 돈 불어나는 게 나도 무섭게 느껴질 지경이야. 돈 들어오는 것도 무시무시하고…….”

한진영의 말이 끝나자 조지훈은 차 문을 열어 한진영이 차에 탈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한진영이 차에 몸을 싣는 것을 보고 문을 닫았다.

이미 한진영이 이렇게 믿음을 주는 것에 조지훈은 의심하는 마음을 접었다.

한진영이 확신하는 상황에서 존 루터에게 신경을 쏟기보다 이제 가려는 곳에 정신을 모아야 했기 때문이다.

“나를 왜 부른다고?”

한진영은 차에 올라타고 나서 다시 한번 조지훈에게 질문했다.

조지훈은 살짝 몸을 틀어 한진영을 바라본 채로 대답했다.

“정확히 이야기해준 것은 없습니다. 다만, 코인과 관련된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코인?”

“네. 오늘 자리에 코인 그라운드의 타일러 버드와 테라의 노아 스미스 CEO도 함께한다고 합니다.”

“코인 그라운드와 테라도 함께…….”

한진영은 조지훈의 말에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게리 챈슬러 그 노인네가 코인에 흠뻑 빠지기는 했나 봐.”

“네. 복귀를 이야기한 후 블랙문에서 진행하는 코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원래 하던 대로 릭 앤더슨 CIO에게 일임한 채로 말입니다.”

“게리 챈슬러 그 늙은이도 마음이 기울 정도로 돈이 들어오니 그러겠지. 이런 시장은 그 사람도 처음 보는 걸 거야.”

한진영은 이해가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팔짱을 꼈다.

“그런데도 욕심을 더 내서 나까지 끼워 넣어 판을 더 키울 생각인가 봐.”

“괜찮으시겠습니까?”

조지훈은 걱정하는 얼굴로 한진영에게 물었다.

“세이지의 확장 능력을 보고 세이지와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저들의 마음이야 이해가 되지만…… 회장님은 코인에 굉장히 부정적이시지 않습니까?”

“내가 그렇게 보여?”

“네.”

조지훈은 확신하는 듯한 얼굴로 한진영에게 말했다.

“최근 코인 시장의 성장세를 보면 엄청나게 돈이 많이 되는 곳이란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요. 이런 시장을 놓칠 리가 없는 회장님이 그냥 보고 지나치며 오히려 깊숙하게 개입하는 것을 꺼리시는 것이…… 저는 회장님께서 코인 시장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시어 그런다고 생각합니다.”

한진영은 조지훈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뭐 제대로 봤어. 맞아. 난 코인 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한진영은 여전히 팔짱을 낀 채로 조지훈을 향해 말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뭔 줄 알아? 바로 실체가 없이 말로만 희망 섞인 행복회로 돌리는 걸 가장 싫어해. 그런 면에서 내가 보기에 코인은 그쪽이거든.”

한진영은 잠시 말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짧은 대화를 통해 코인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진영은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코인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것일 수 있어. 코인을 예찬하는 사람의 말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 세상을 바꾸고 탈중앙화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도 있어. 미래는 모르는 일이니까.”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을 가만히 듣기만 했다.

처음으로 코인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한진영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미래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지금’은 코인을 건드릴 생각이 없어. 내 돈으로 투자하는 것도 아니고 남의 돈으로 투자하는데 내가 모르는 곳에 돈을 베팅할 생각이 없거든.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곳에 투자하는 건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니까.”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속에서 투자에 대한 신념을 엿볼 수 있었다.

내가 아는 곳에만 투자한다.

확실히 계산되는 곳에만 관심을 둔다.

모르는 곳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고객의 돈으로 모험하지 않는다.

보통의 투자자들은 돈이 몰리고 시장이 들썩이게 된다면 몰라도 들어가고 보는 게 습성이었다.

특히, 한진영의 말과 반대로 내 돈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할 때는 더더욱 이런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게 쉬웠다.

위험을 고객과 함께 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진영은 철저히 모르는 곳은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돈이 아무리 많이 벌린다고 하더라도 모르는 곳에 남의 돈을 가지고 모험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조지훈은 속으로 대단하다고 생각을 하며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그렇다면 게리 챈슬러의 부름에 다른 핑계를 대고 가지 않으셔도 괜찮지 않습니까? 굳이 가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 분명한데 말입니다.”

조지훈의 말에 한진영의 얼굴에 웃음이 커다랗게 그려졌다.

“투자하지 않을 생각이니 당연히 갈 이유도 없지. 하지만 투자와 상관없이 난 그들이 뭘 하려는 지 직접 보고 듣고 싶어.”

한진영의 얼굴에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

“그들의 몰락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거든.”

한진영은 게리 챈슬러가 부른 블랙문으로 가는 길이 부담스럽기보다는 즐겁기만 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