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608화 (608/650)

608화 운용이 아니라 예치를 하고 싶다

한진영은 아침에 나온 신문을 확인했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기사가 나오고 있는 시대였지만 종이로 된 신문을 보는 것만큼은 잊지 않고 계속 이어온 한진영의 아침 일과였다.

그리고 조지훈은 그런 한진영보다 한발 먼저 신문을 확인했다.

한진영과 신문 속에 담겨 있는 기사를 주제로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는 조지훈이 한발 먼저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기사를 먼저 확인한 조지훈이 한진영에게 기사 내용에 관해 이야기 했다.

“시장에서는 연준 위원의 발언과 고용지표보다 최 사장님의 발언에 더 힘을 주는 모습입니다.”

“행간에 담긴 내용을 보니 발언이 아니라 우리가 매수해서 시장이 올랐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한진영은 보고 있던 신문을 접어 책상에 올려놓았다.

조지훈은 책상에 접힌 신문을 내려다보고 말했다.

“저도 그렇게 느끼긴 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하기는 뭘?”

“정정 기사를 내보내라고 조치를 취할까요?”

“정정 기사? 우리가 그 정도 힘은 없다는 걸 이야기하자고?”

한진영의 질문에 조지훈은 다시 신문을 내려다봤다.

신문에 적혀 있는 기사 제목이 조지훈의 눈에 들어왔다.

[세이지의 매수로 나스닥 힘겹게 12,000대 지켜]

조지훈은 시선을 돌려 한진영을 바라보고 말했다.

“사람들이 오해하기 좋게 기사가 나온 것으로 보여서 말입니다.”

“오해하면 또 어때?”

“네?”

조지훈은 한진영의 뜻밖의 반응에 놀란 눈으로 한진영을 쳐다봤다.

한진영은 아래 놓인 기사를 흘깃 바라보며 말했다.

“사람들이 우리가 막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그러다 혹시 당국의 의심이라도 산다면 큰일 아닙니까?”

“하하하.”

한진영은 조지훈을 향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조 실장은 SEC가 우리를 시세 조작 혐의로 의심하여 조사할까 봐 걱정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까?”

“뭐…… 그럴 수도 있지.”

한진영은 웃으며 기사를 내려다보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은데?”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더 좋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한진영은 고개를 들어 조지훈을 바라보고 말했다.

“오해하면 오해하는 대로 좋은 일 아닌가 해서 말이야. 우리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를 더 높이 보고, 우리에게 의지하고, 우리를 경외시 하지 않겠냐 이 말이지. 난 그편이 더 이득이라고 생각해. 어차피 SEC가 조사하건 말건 사실이 아닌 일에 두려워할 필요도 없으니까.”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한진영의 말이 뉴욕에서 가지는 뜻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그 정도 힘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는다면 다른 곳에서는 어떻겠어?”

한진영의 조지훈을 짧게 상상하고 대답했다.

“웬만한 국가의 힘 못지않을 것 같습니다.”

“웬만한 정도가 아니지.”

한진영의 얼굴에는 미소가 짙어졌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우리를 막을 곳이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야. 안 그래?”

“그럴 것 같습니다. 나스닥 하락을 막아낼 정도니 말입니다.”

“하하하. 그래. 그렇다니까.”

한진영은 즐거운 듯이 웃고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가 막아낸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일을 했으니 완전히 거짓말을 한 건 아니야.”

“비슷한 일이라니요?”

“우리가 매수하고, 우리가 매수했다는 사실을 알려서 막혔으니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우리가 매수해서…… 매수 자금이 들어온 건가요?”

조지훈은 놀랍다는 얼굴로 한진영에게 물었다.

그런 조지훈을 향해 한진영은 입꼬리를 올리고 웃었다.

“우리가 아니더라도 들어오기는 했을 거야. 연준도 그렇고 시장 관계자들도 지금 자리를 깨는 것을 원하지 않아 하니까. 하지만 계기가 필요했지. 거기에 우리가 나서서 이유를 만들어 줬으니…….”

탁!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던 한진영은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치고 말했다.

“매수할 이유가 생긴 거지.”

“말씀대로라면 정말 우리가 시장을 막았다고 할만하겠습니다.”

“내가 제일 신난 건 뭔 줄 알아?”

한진영의 얼굴에는 표정이 짙어져 갔다.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이렇게 언론이 나서서 우리를 포장해준다는 거야.”

한진영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손을 끌어당겨 다시 신문 위에 올려놓은 채 말했다.

“언론이 어떤 의도로 우리에게 이런 프레임을 씌우는지는 모르겠는데…… 우리가 나서서 해달라고 부탁해도 모자랄 일을 알아서 해주니 왜 기쁘지 않겠어?”

한진영은 기사 위에 커다랗게 쓰인 제목을 내려다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최석영 사장이 방송에 나와서 이야기한 이후 시장은 반등을 보이기 시작했다.

교묘하리만치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모습에 시장에서는 세이지가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여 시장을 막았다는 이야기가 흘러 다녔다.

마사오카 그룹으로부터 나스닥 콜옵션까지 매수한 상황에서 시장이 하락하게 된다면 큰 영향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세이지 그룹이 사활을 걸고 시장을 막았다는 주장이었다.

일각에서는 그것보다는 최석영 사장이 방송에 나와 이야기한 덕분에 매수세가 붙으며 시장을 끌어올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나의 회사가 막아내기에는 시장 규모가 상당했던 만큼 세이지가 막았다기보다는 세이지의 이야기에 사람들이 투자했다는 쪽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었다.

뭐가 됐건 전제조건에는 무조건 세이지가 들어가는 만큼 세이지가 막아낸 것만큼은 사실이 되어 갔다.

사람들은 생각 이상으로 세이지가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고 세이지를 흥미롭게 바라봤다.

그리고 이번 일로 인해 세이지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곳이 있었다.

“덕분에 살았어.”

게리 챈슬러는 식은땀이 났는지 손수건으로 이마를 훔치고는 한진영을 향해 감사 인사를 계속 건넸다.

“한 회장의 세이지가 시장을 막아내지 않았다면 코인 쪽도 위험할 뻔했어.”

“맞습니다.”

코인 그라운드의 타일러 버드 또한 게리 챈슬러의 말에 동의했다.

“위험한 순간까지 갔다 왔습니다.”

“위험한 순간이요?”

한진영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타일러 버드를 바라보고 물었다.

“제가 알고 있기엔 대표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들이 큰 폭의 하락을 보이기는 했지만…… 위험한 정도까지 빠진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20% 정도? 하락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한진영이 이상하다는 듯이 질문을 던지자 타일러 버드는 자기가 말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타일러 버드가 당황하여 게리 챈슬러를 바라보자 게리 챈슬러가 타일러 버드를 대신하여 설명했다.

“20%만으로도 위험한 거지. 자네도 잘 알지 않나? 단기간에 그렇게 급락이 나오면 뭐든 안 위험한 게 없어. 그리고 버드 CEO가 말한 위험하다는 게 큰 손해를 볼 뻔했다는 뜻이지 뭐 진짜로 위험해서 그런 말을 했겠나?”

게리 챈슬러가 자연스럽게 변명을 하고는 타일러 버드를 향해 눈빛을 쏘아 보냈다.

타일러 버드는 게리 챈슬러를 향해 감사 인사의 뜻으로 꾸벅 머리를 숙이고는 한진영을 돌아보고 말했다.

“맞습니다. 챈슬러 명예회장님의 말이 바로 제가 말하려던 것입니다. 가격이 급격하게 빠지면서…… 그래. 투자자들이 거래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제 말은 바로 그 말입니다.”

이제야 자기가 하려던 말을 떠올렸다는 듯이 타일러 버드는 손바닥으로 자기 가슴을 두드리고 말했다.

게리 챈슬러는 더 이야기하다가는 타일러 버드의 말이 꼬일 것 같다고 생각됐는지 손을 들어 타일러 버드를 진정시켰다.

“이제 그만해도 자네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알겠으니 여기 물 좀 마시면서 자네는 숨 좀 돌리게나.”

게리 챈슬러는 앞에 놓인 물잔을 타일러 버드에게 건넸다.

물을 마시고 숨을 돌리라고 말했지만 물이나 마시고 조용히 있으라는 뜻이 말속에 담겨 있었다.

타일러 버드는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게리 챈슬러가 건넨 물잔을 받아 들고 고개를 숙였다.

수습됐다지만 자기의 잘못을 알고 있었기에 기가 죽은 모습으로 타일러 버드는 물잔에 얼굴을 담아갔다.

한진영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한바탕의 연극을 관람하며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그들이 왜 이러는지 한진영은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블랙 코인을 예치했던 투자자들이 일시에 자금을 빼려 한 것이 문제를 일으킬 뻔했다는 사실을 한진영은 알고 있었다.

타일러 버드는 물론이고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게리 챈슬러조차 당시에는 일이 잘못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을 한진영은 보지 않아도 알 것만 같았다.

이런 사실을 지나고 난 뒤 알게 된 레이 젠슨은 왜 그들을 더 몰아붙여 끝내지 못했느냐며 화를 냈지만, 한진영은 지금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바로 이런 순간을 넘겨야지만 그들이 더 큰 폭탄을 끌어안을 거라는 것을 한진영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리 챈슬러는 타일러 버드를 다시 한번 눈짓으로 타박한 후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어쨌든 덕분에 한시름 돌렸네. 덕분에 코인 가격도 회복되고 투자자들 또한 안정을 찾게 됐으니 말일세.”

“일이 잘 풀렸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듣기로는 블랙 코인의 규모를 더욱 키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알론 코인과의 결합력도 더 높인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그게 사실입니까?”

어떻게 알았느냐부터 시작해서 왜 궁금하냐고까지 물어볼 만한 한진영의 질문이건만 지금만큼은 한진영의 질문에 이상함을 느끼지 않았던 게리 챈슬러였다.

그만큼 한진영을 믿었고, 한진영은 자기들 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게리 챈슬러는 한진영의 질문에 성심껏 대답했다.

“자네가 알고 있는 게 맞네. 우리는 이번 일을 겪고 블랙 코인을 더욱 확대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네.”

게리 챈슬러의 말에 동의하는 듯이 타일러 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게리 챈슬러와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조용히 앉아 있던 노아 스미스도 타일러 버드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직접적으로 블랙 코인과 엮여있지는 않은 노아 스미스였지만 회사를 통해 코인을 투자한 만큼 그도 가상화폐 시장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었다.

“돈이 충분하지 않으니 자그마한 흔들림에 영향을 크게 받아. 그래서 사이즈를 키울 생각이네. 그렇게 된다면 이번과 같은 흔들림에도 굳건히 자리를 잡게 될 테니 말일세.”

“그게 정말이었군요. 그런데 사이즈를 더 키울 수 있는 겁니까?”

한진영은 질문을 던지고 실수를 깨달았다는 듯이 양손을 들어 올리고는 급히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블랙 코인을 무시해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네.”

“알고 계십니까?”

“당연하지.”

게리 챈슬러는 가볍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우리도 같은 고민을 했으니까. 그러던 차에 여기 있는 스미스 CEO가 해답을 알려줬다네.”

“해답이 있다는 말씀입니까?”

한진영이 고개를 돌려 노아 스미스를 돌아봤다.

노아 스미스는 뿌듯한 표정으로 허리를 펴고 앉아 가슴을 내밀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해답으로 내놓은 것에 자부심이 생기는 것인지 자신감처럼 보이는 것들이 몸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진영은 해답을 찾았다면 노아 스미스의 지금 모습이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지금 블랙 코인에 닥친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2,000억 달러까지 규모를 키운 블랙 코인은 현재 유입되는 자금이 정체된 상황이었다.

1,000억에 대한 1차 물량이 소진된 뒤 2차 물량인 나머지 1,000억 달러는 절반만 팔려나간 상태였다.

블랙 코인을 살만한 사람들은 모두 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블랙 코인은 규모를 키우지 못하는 중이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해결책을 제시했다면 노아 스미스는 블랙 코인을 창시한 두 사람 못지않은 대우를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게리 챈슬러는 놀란 표정의 한진영을 향해 노아 스미스가 찾았다는 해결책을 이야기했다.

“들으면 아마 깜짝 놀랄 걸세. 바로 예치 이자를 25%까지 올린다는 것이 우리가 찾은 방법이네.”

한진영은 노아 스미스를 바라보던 시선을 천천히 돌려 게리 챈슬러를 바라봤다.

게리 챈슬러는 한진영의 얼굴이 재미있다는 듯이 크게 웃었다.

“하하하. 어떤가? 놀랍지 않나? 우리는 5%의 이자율 상승으로 2차 물량을 모두 소진할 것을 기대하네. 그리고 3차 발행을 확인하며 이자율을 조정할 생각이네.”

“25%에서 더 올릴 수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우리 예상으로는 30%까지 가면 추가 1,000억 달러 물량도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이 되네. 그렇게 되면 총액 3,000억 달러를 달성하게 되어 명실상부 코인 계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지. 그리고 이렇게 늘어난 블랙 코인과 함께 알론 코인도 힘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네. 그렇게만 된다면 이 정도 흔들림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거네. 나는 그렇게 자신하네.”

자신감 넘치는 게리 챈슬러의 말에 고인 그라운드의 타일러 버드도 동조한다는 듯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노아 스미스는 자기가 제안한 방법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는 것에 자랑스럽다는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한진영은 당황스러운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그렇게 놀랍나? 어떤가? 자네도 참여해볼 텐가?”

“30%라면 확실히 저도…… 탐이 나는 수익률이기는 합니다.”

한진영의 말에 게리 챈슬러는 가만히 한진영을 바라보다 파안대소를 터트렸다.

“푸하하하.”

게리 챈슬러는 사무실이 떠나가라 시원하게 웃어 젖히고는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나는 들어온 자금을 운용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던 건데 자네는 예치할 생각이었던 건가?”

게리 챈슬러의 질문에 한진영은 급히 양손을 휘저었다.

“운용이라니요? 저는 30%의 수익률을 자신하지 못합니다.”

“왜 이러나? 자네라면 할 수 있지 않나? 자네 펀드들의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내가 아는데 말이야.”

“그거야 운 좋게 상승장에 들어왔으니 그런 것이지요. 그렇게 따지면 블랙문도 저희 못지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그렇지 않습니까?”

“하긴 그렇긴 하지. 최근 상승장에서 돈을 못 번 사람이 없을 정도니까.”

6,000대에서 14,000대까지 올라온 시장에서 돈을 못 벌었다고 한다면 그것대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지금 시장은 돈 놓고 돈 먹기 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게리 챈슬러를 향해 운용 생각은 들지 않도록 그가 솔깃해할 만한 제안을 던졌다.

“차라리 저는 블랙 코인을 매수하여 예치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

“네. 연이율 30%는 저조차도 탐이 나는 수준이니까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제가 500억 달러를 예치하고 싶은데…… 어떠십니까?”

“500…… 억 달러?”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잃지 않던 게리 챈슬러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타일러 버드와 노아 스미스 또한 표정이 굳기는 마찬가지였다.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 중 한진영만이 웃음을 머금은 채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번갈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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