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609화 (609/650)

609화 파도타기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조지훈은 차 안에서 한진영을 바라보고 머뭇거렸다.

한진영은 눈에 띄게 주춤거리는 조지훈을 바라보고 손등으로 그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말했다.

“뭐야? 물어봐.”

“죄송합니다.”

“죄송한 줄 알면서도 물어보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궁금했던 모양이야? 괜찮으니까 그냥 이야기해.”

한진영의 이야기하라는 말에 조지훈은 한진영이 차에 타기 전부터 궁금했던 것을 물어봤다.

“게리 챈슬러 명예회장이 회장님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까?”

“난 또 뭐라고. 그게 그렇게 궁금했어?”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한진영을 향해 조지훈이 바짝 긴장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500억 달러라는 금액은 적은 돈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지. 적은 돈이 아니지.”

“그렇게 큰돈을 가상화폐에 투자한다는 것도 놀랄 일인데 하필이면…… 그게 블랙 코인이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조지훈은 말을 마치고 양손을 들어 올려 머리를 붙잡는 시늉을 한 채로 말했다.

“저는 벌써 언론에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언론 대응이 걱정이라서 그래?”

머리를 잡았던 손을 내려뜨린 조지훈은 한진영의 질문에 대답했다.

“500억 달러의 투자를 통해 얻게 될 수익과 운용 부문은 홍 사장과 나 사장이 알아서 회장님과 의견을 잘 나눌 테니까요. 저는 제가 할 일인 언론에 어떻게 이야기할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너무 믿는 것 아니야? 조 실장 위치에서는 나에게 조언을 해도 괜찮아.”

“아닙니다. 조언보다는 궁금한 걸 묻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회장님의 판단은 틀린 적이 없었으니까요.”

“어휴 그렇게 나를 믿었다가 내가 틀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저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확신에 찬 얼굴을 한 조지훈을 본 한진영은 가만히 미소 지었다.

조지훈의 얼굴에서 믿음을 넘어 신앙까지 느껴질 지경이었다.

“좋아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한진영은 가볍게 곁에 앉아있는 조지훈의 어깨를 손으로 두드리고는 말했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한진영은 어떤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지 알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조지훈을 향해 이야기했다.

“언론 대응하는 거. 그거 하지 않아도 돼.”

“그럼 그대로 이야기가 나가는 걸 놔두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니. 반대야.”

“반대라면…….”

“이야기가 나가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야.”

“이야기가 나가지 않는다고요?”

조지훈은 500억 달러 투자 이야기가 외부에 전해지지 않을 경우를 몇 가지 생각했다.

그리고 그중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을 한진영에게 이야기했다.

“그럼 블랙문 측에서 이야기를 먼저 차단한다는 말씀이십니까?”

“하하하.”

조지훈의 말을 한진영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지 크게 웃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저으며 자세히 설명했다.

“그게 아니고 투자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테니까 신경 쓰지 말라는 뜻이었어.”

“블랙문이 투자를 받지 않는다고요? 그게 정말입니까?”

조지훈은 깜짝 놀란 얼굴로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한진영은 조지훈의 이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블랙문은 투자를 받지 않을 거야.”

“어째서…… 받지 않는다는 말씀이십니까? 500억 달러면 저들이 원하는 투자액의 절반 아닙니까? 그걸 우리 측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데 투자를 받지 않는다니요? 그게 정말입니까?”

“조금 전까지 내가 하는 일은 틀린 적이 없다면서 그 마음이 이렇게 빨리 흔들린 거야?”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 게 아닙니다.”

조지훈은 깜짝 놀란 얼굴로 자기 뜻이 잘못 전달될까 걱정된다는 얼굴로 한진영에게 말했다.

“회장님을 믿고 그렇게 되리라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만 왜 그런지 궁금하다 이거지?”

“네. 그래서 그런 겁니다.”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에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자기가 하고 싶던 말이 그거라는 뜻을 강력하게 한진영에게 어필한 것이었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의 모습에 웃음을 멈추지 않은 채 조지훈이 궁금했던 것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들이 원한 것은 투자금으로 들어온 돈을 내가 운용해주는 것뿐이야. 우리가 투자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건 왜 그렇습니까?”

“이번에 한번 크게 데였거든.”

“잠깐 일어날 뻔했다는 일종의 뱅크런과 같은 코인런 말씀입니까?”

“그래. 코인런. 그거에 데여서 우리에게 투자금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아. 우리가 한 번에 500억 달러를 찾겠다고 나서면 그들도 감당하기 어려우니까.”

“잘게 나누어져 들어오는 건 감당할만하지만 한 번에 들어오는 건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군요?”

“그래. 바로 그거야.”

한진영은 제대로 짚은 조지훈을 향해 칭찬의 손길을 건넨 후 계속 이야기했다.

“우리가 500억 달러를 집어넣지 않아도 어차피 모집할 돈이야. 그런데 괜히 우리를 끌어들여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을 다시 또 맞닥뜨리고 싶지 않다는 거지.”

“그렇다면 그걸 알고서도 일부러 제안하신 건가요? 상대가 거절할 줄 아시고요?”

“그래. 알고 제안했지. 여전히 우리는 코인에 호의적인 생각이 있다는 뜻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으니까.”

상대가 거절할 줄 알고 제안을 넣었다는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한진영은 결과를 알고 행동하는 것도 모자라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리 알고 제안을 건넨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조지훈은 게리 챈슬러가 불쌍해지기까지 했다.

어떤 이유로 한진영에게 미움을 샀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가는 길에는 꽃이 뿌려져 있지만 길 끝은 낭떠러지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의 전설이라는 게리 챈슬러라는 존재의 결말이 조지훈의 눈에는 선하게 그려졌다.

***

미국 대통령이 시장이 기대하던 1조 9,000억 달러 부양책에 서명했다.

부양책에 따라 미국인은 1인당 최대 1,400달러의 현금을 받게 됐다.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은행 계좌에 입금된다고 발표한 정부는 신속한 부양책의 진행에 열을 올렸다.

이런 모습은 “최소한 시장에서만큼은 경기 부양책 기대가 코로나19 우려를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시장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부양책이 밀자 고용지표가 시장을 끌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며 시장에 기대를 안겨준 것이었다.

시장이 예상했던 전망치인 72만 5,000건에서 1만 3,000건 줄어든 71만 2,000건을 기록한 수치는 전주보다 4만 2,000건이나 줄어든 결과였다.

2주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지난해 11월 초 이후 가장 적은 수치의 기록이었다.

고용지표와 관련하여 로웬 거트 이파이낸셜 투자 전략 부문 전무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줄어든 것은 또 다른 승리”라며 “미국이 몇 가지 중요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확고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낙관론이 유입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며 시장에 낙관론을 펼쳤다.

부양책과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당장에라도 12,000대를 깰 것 같았던 증시가 13,000대를 깨고 오히려 전고점인 14,000대로 올라가려 노력했다.

얼마 전까지 있었던 채권 금리의 상승과 인플레이션 공포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말끔히 사라진 것만 같아 보였다.

나스닥 지수는 13,500마저 손쉽게 함락시켜 버렸다.

13,600까지 올라가며 다음 단계를 향해 진군해 나갔다.

투자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14,000을 뚫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조정을 거친 만큼 시장은 상승에 대한 힘을 모았고, 그 힘을 통해 새로운 지수대로 올라설 것이 분명합니다.

-이미 다우와 S&P500은 신고가를 작성했습니다.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 2,000선을 돌파했으며 S&P500의 경우에는 4,000이라는 역사적 숫자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시장은 상승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제 지난 상승장에 이어 새로운 2파 상승이 벌어질 것입니다.

투자 전문가들은 모두 시장의 상승을 외쳤다.

지난 위기는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힌 것만 같았다.

한진영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모두의 기억 속에서 위기가 잊힐 때쯤 세이지 자산운용을 다시 찾았다.

“다들 잘 따라오고 있습니까?”

조정실에서 보여주는 자산운용 산하 각 팀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한진영은 홍대민에게 질문했다.

한진영과 어깨를 나란히 한 홍대민은 조금은 수척해진 얼굴로 한진영의 질문에 대답했다.

“힘들어하기는 하지만 다들 잘 따라오고 있습니다.”

“힘들기는 할 겁니다.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져야 하는 작업이니까요. 장중에 긴장해야 하는 시간도 평소보다 더 길 테고요.”

한진영이 이해하는 듯하자 홍대민은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한진영에게 지금의 어려움을 말했다.

“최대한 쪼갠다고 쪼갰는데도 한 팀이 움직이는 자금이 상당한 상황입니다. 브릿지랜드 쪽 자금은 제외했는데도 말입니다.”

홍대민은 곤란하다는 듯이 말했다.

“다른 회사에서 들으면 속 편한 소리 한다고 할 테지만 제 솔직한 심정은 지금보다 돈을 조금 덜 벌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하하하.”

한진영은 홍대민의 말에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진짜 돈을 적게 벌게 된다면 가장 아쉬워할 사람이 홍대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재미있지 않습니까?”

한진영의 질문에 곤란한 표정을 짓던 홍대민의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지어졌다.

“언제나 그렇듯이 파도타기가 제일 재미있는 법이니까요.”

“맞는 말씀입니다. 힘은 드는데…… 확실히 재미있기는 합니다.”

한진영의 말에 맞장구를 친 홍대민은 화면으로 시선을 돌리고 말했다.

“우리 정도 되는 곳이 이렇게 작은 폭에서 널뛰기할 줄은 모를 겁니다.”

“그러니 힘들더라도 쪼개서 움직이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나 편하자고 한 번에 움직이다가는 다른 이들의 눈에 포착이 될 테니 말입니다.”

홍대민은 보유 지분들이 빠르게 줄어드는 화면을 바라본 뒤 한진영에게 고개를 돌렸다.

“회장님. 그런데 이번에는 공매도는 치지 않으십니까?”

한진영은 포지션을 한번 구축하면 뒤가 없다는 식으로 올인하여 포지션을 잡고는 했다.

그걸 잘 알고 있던 홍대민이었기에 공매도 포지션은 잡지 않는 한진영이 이상하게 느껴져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나스닥은 13,600에 걸려 잠시 방황하고 있었다.

다우와 S&P500이 신고가를 작성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진영은 바로 이 자리에서 홍대민에게 물량 정리를 지시했다.

14,000을 넘어가지 못하니 이쯤에서 정리한 뒤 13,000이 깨졌을 때 재차 물건을 담으라는 것이 한진영의 지시였다.

홍대민은 고개가 갸웃해졌지만, 한진영의 지시를 따라 자산운용 산하의 모든 트레이더들에게 포지션 정리를 명령했다.

모든 물량을 다 던지는 일괄 정리를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신규 진입을 막으며 보유분을 줄여가는 일괄 정리에 준하는 수준을 명령한 것이었다.

홍대민은 평소의 한진영이라면 이런 자리에서 공매도 또한 함께 잡아갔던 것을 기억했다.

보유분을 정리하여 수익을 실현화하며 공매도를 통해 지금의 포지션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한진영의 매매 패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매도는 치지 않는 것에 홍대민은 의아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중이었고 그와 관련하여 질문을 던졌다.

“언론을 비롯하여 여러 투자 전문가가 14,000 돌파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덕분에 매도 포지션 잡아가기가 그 어느 때보다 편합니다. 우리 물량 정리는 물론이고 일주일 정도면 공매도 포지션까지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진행하지 않아도 될까요?”

한진영은 고개를 돌려 홍대민을 보고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이번에는 물량을 정리하기만 합니다. 공매도까지 잡았다가는 다음 자리에서 물량을 받는 데 애를 먹을 가능성이 높아서요.”

“아~ 지금이 아니라 다음 자리 때문에 그런 것이군요.”

“맞습니다.”

한진영은 지금 자리에서 물량을 정리한 뒤 13,000이 깨졌을 때 다시 물량을 받아 갈 것을 지시했다.

만약 13,000이 깨졌을 때 공매도 물량까지 들고 있다면 신규 진입에 이어 공매도 청산까지 해야 하기에 포지션 잡는 데 애를 먹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홍대민은 역시 한진영은 자기보다 한 발 더 앞서 생각한다는 감탄 섞인 시선을 보냈다.

지금 자리에서 매도하는 것도 모자라 다음 자리에서 매수할 것까지 염두에 두는 모습이 보통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한진영은 홍대민의 존경 어린 시선을 받으며 말했다.

“잠시만 이 포지션을 잡는 겁니다. 우리가 진짜 해야 할 것은 바로 매수라는 것 잊으면 안 됩니다. 이번에 잡으면 찬 바람이 불 때까지 매도 포지션은 당분간 잡지 않을 생각이니 정신 바짝 차리셔야 합니다. 이 짧은 구간에 정신 팔렸다가는 정말 중요한 긴 구간을 놓칠 수도 있으니까요.”

홍대민은 한진영의 말에 알겠다는 대답을 바로 건넸다.

그리고 찬 바람이 불 때까지 매수 포지션을 이어간다는 말에 잠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돌아봤다.

꽃이 피기 시작하고 햇살이 따가워지고는 있지만, 아직 아침저녁으로는 찬 바람이 불어왔다.

그런데 지금 찬 바람이 불 때를 이야기하는 한진영의 말이 언제를 이야기하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올해 겨울을 말하는 건가? 아니면 찬바람이 모두 사라지기 전을 말하는 건가?’

홍대민은 한진영이 말한 때를 생각하며 생각에 잠겼다.

***

부양책과 고용지표의 효과로 인해 14,000을 뚫을 줄 알았던 지수가 갑자기 꺾여 내려갔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수에즈 운하에서 선박 좌초 사고가 증시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었다.

그리고 연준 의장의 상원 증언도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했다.

연준 의장은 상원에 나와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과열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국채금리 상승은 경제 개선을 반영한 현상”이라고 발언했다.

그의 발언은 현재 상황에서 연준은 특별한 행동을 보이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금리 상승을 용인한다는 뜻으로도 시장은 해석했다.

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10년 만기 채권 금리는 다시 상승하여 1.6%를 넘어 1.7%대까지 도달했다.

시장은 국채금리의 상승에 맞춰 다시 13,000대에 들어가고 말았다.

한진영은 방송에 시선을 둔 채로 조지훈에게 질문했다.

“자산운용 측에서는 어떻게 됐다고 하던가? 매수 포지션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던가?”

한진영은 질문을 던졌지만, 조지훈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한진영은 살짝 고개를 들어 조지훈을 바라봤다.

조지훈은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로 한진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한진영의 시선과 마주하자 황당하다는 듯이 질문을 던졌다.

“아셨습니까?”

“뭘?”

“수에즈 운하 말입니다.”

“수에즈 운하가 왜?”

“수에즈 운하에서 사고가 날 줄 아신 겁니까?”

하락을 준비하라고 이야기했지만 이번에는 특별한 이유를 전략분석실에서 받지 못했다.

그래서 단순히 상승에 대한 탄력이 떨어지고 경계심이 늘어나 박스권을 형성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하락에 대한 이유를 이야기했었다.

조지훈은 다른 때와 달리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것에 남몰래 불안감을 품었었다.

이대로 가다가 혹시라도 원하는 것과 다른 방향의 움직임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한 것이었다.

그런데 불안감이 채 가슴을 다 채우기 전에 수에즈 운하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전 세계 물류 시장에 동맥경화가 생긴 것처럼 수에즈 운하 사건은 세계를 강타한 것이었다.

원유값이 급등했고 물류 운송비용이 천정부지로 솟았다.

하루 전만 해도 하락 거리가 보이지 않던 시장에 강력한 이유가 생겨나 시장을 하방으로 찍어 눌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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