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8화 인플레라는 괴물이 다가왔다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그러게 내가 뭐라고 그랬어? 들어가야 한다고 했잖아.”
“너 얼마에 들어갔다고?”
“나 48,000.”
“지금 50,000 넘었지?”
“살짝 넘었지.”
친구 앞에서 기세 좋게 이야기한 버틀러는 앞에 놓인 고기를 슬쩍 바라본 뒤 다시 친구에게 이야기했다.
“지금이라도 들어가.”
“지금이라도?”
“그래. 이런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니야. 내가 너니까 이야기하는 거야. 50,000? 지나고 보면 언제 저렇게 쌌던 적이 있었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거다.”
친구는 버틀러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정말 그럴까?”
버틀러는 의심하는 친구의 모습에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20,000달러일 때 뭐라고 했었는지 기억하냐?”
“들어오라고 했지.”
“그래? 그런데 지금 어떻게 됐어?”
버틀러의 말에 친구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버틀러와 나눴던 대화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버틀러는 살짝 눈을 내리깐 친구를 보며 가소롭다는 듯이 웃었다.
“그랬던 네가 60,000달러 넘으니까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수선 떨었지?”
“그…… 랬지.”
“그런데 내가 뭐라고 했냐? 들어가지 말고 잠깐만 지켜보라고…… 너 얼마나 말렸는지 기억은 하냐?”
“기억하지. 내가 어떻게 기억하지 못하겠냐? 너 때문에 죽다 살아났는데.”
“그래. 나 때문에 죽다 살아났지?”
잘 기억하는 친구를 가만히 바라보던 버틀러는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왜 또 고민이야?”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막상 들어가려니 떨어질 것 같아?”
“그렇지. 이대로 계속 오를까 싶어서…….”
“하 참.”
버틀러는 앞에 놓인 고기 접시를 손으로 밀어내고 말했다.
“내가 누구냐? 거의 전문가급이야. 내가 가상화폐로 돈 얼마나 벌었는지는 알지?”
“알지.”
“블랙 코인에 예치된 것만 30만 달러 치가 들어가 있다. 게다가 원스 파이낸스에 담보로 잡혀 있는 것만 해도 20만 달러는 되고…… 이걸 내가 얼마 가지고 만들었는지 너는 알지?”
“알지. 내가 옆에서 본 게 있으니까.”
버틀러는 친구를 가만히 바라보고 말했다.
“내가 직업이 따로 있어서 그렇지. 전문가나 마찬가지야. 나보다 가상화폐 잘 아는 사람 몇 없어. 그냥 내 말 들어. 나는 눈 감고도 코인을 발라 먹는 사람이니까 그냥 너는 나만 따라와.”
친구는 버틀러가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 것을 보자 불안한 마음이 진정됐다.
“그래. 너는 전문가 못지않으니까.”
“전문가 못지않은 게 아니라 전문가가 나보다 못해. 방송에 나와서 떠드는 놈들 혹은 뭐 어디 투자사에 있다는 전문 투자가들 다 내 밑이야. 내가 시간하고 돈만 여유 있다면 그 어디냐? 세이지? 그래 세이지만큼 돈을 벌고도 남았을 거다.”
“하긴 너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너는 좀 잘하는 게 아니잖아.”
“좀이 아니라. 많이, 많이 잘해.”
갈피를 못 잡던 친구가 투자를 결심하고 버틀러를 띄워주자 버틀러는 더욱 어깨가 올라갔다.
“그래서 결심했어.”
“결심? 무슨 결심?”
“너만 알아.”
버틀러는 친구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회사 그만두려고.”
“회사 그만두면? 그만두고 뭐 하려고?”
“회사 그만두면 내가 뭐하겠냐?”
버틀러는 앞에 놓인 휴대폰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친구는 그런 버틀러의 모습에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전업한다는 이야기야? 너 이번에 연봉도 꽤 올랐다고 하지 않았어? 연봉 10만 달러 넘겼다며?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한다고?”
“그러니까 회사 그만둔다는 거야.”
버틀러는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1년 동안 회사에 미친 듯이 일해봐야 10만 달러야. 그런데 회사에서 일하면서 짬짬이 매매한 게 벌써 50만 달러가 됐다. 그럼 내가 회사에 다녀야겠냐? 아니면 회사를 그만둬야겠냐?”
버틀러의 말에 친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안정적인 걸 좋아하는 그조차도 버틀러의 말에 설득이 될 만큼 차이는 컸기 때문이다.
“세이지 오너인 그 동양인이 지금 수천억 달러 회사를 보유하는 데까지 걸린 기간이 채 10년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리고 시작했던 금액도 10만 달러가 안 됐다고 하고…….”
세이지의 한진영과 네가 무엇이 같느냐는 말을 하려던 친구는 버틀러의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이미 결심이 굳어진 그의 표정으로 보아 반대되는 말은 조언이 아니라 우정에 금이 가는 일을 만들 것으로 보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친구는 아직 버틀러를 통해 얻을 게 남아있었다.
세이지의 한진영까지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어쨌든 수십 배로 투자금을 불린 버틀러의 도움을 받아 이번에 자기도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다.
버틀러는 장밋빛 미래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말했다.
“50만 달러까지 불리고 나니까 확신이 생겼어. 회사 그만두고 노후 자금으로 빼놨던 신탁 계좌까지 해지해서 본격적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그건 최후의 보루잖아.”
“최후의 보루라고 하기엔 집이 남았지. 그래서 집까지 팔고 임대로 옮길 생각이다.”
“집까지 판다고?”
친구는 버틀러의 말에 화들짝 놀랐다.
주거비가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미국에서 자가를 팔고 임대로 돌아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친구는 버틀러와의 우정에 금이 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것만큼은 말려야겠다는 생각하게 됐다.
“집은 남겨둬야지. 아이들 학교 다니는 것도 그렇고…….”
“임대로 집을 얻으면 애들 학교가 멀어지는 것도 아니야.”
“임대는 매달 돈을 내야 하잖아. 요새 임대료도 많이 올라서 부담이 상당히 될 텐데 괜찮겠어?”
“그래 봤자 2~3,000달러 수준이야. 오히려 집을 팔고 벌 돈을 생각한다면 3,000달러쯤은 푼돈이나 마찬가지야.”
버틀러의 표정은 밝게 빛이 났다.
밝은 미래를 생각해서 그런 것인지 그 생각 그대로 얼굴을 통해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버틀러는 그렇게 웃음을 만면에 띄운 채로 말했다.
“100만 달러 만들어서 들어간다. 이번이 기회야. 조정 뒤에 이제 상승이 나올 테니 이번 기회를 이용해서 나는 바로 상류 사회로 넘어갈 생각이다. 너도 나만 잘 따라와. 내가 서 있는 곳을 바꿔 줄 테니까.”
“서 있는 곳이 바뀐다고?”
친구는 자신 있는 버틀러의 목소리에 걱정보다 기대가 됐다.
지금까지 가상화폐를 통해 돈을 벌어온 버틀러를 보건대 그의 말대로 정말 자기도 1년 뒤면 더 나은 곳에 서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두 사람은 앞에 놓인 고기가 식어가는 것도 잊은 채 꿈속에 빠져들어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
원스 파이낸스의 상장 소식은 가상화폐를 투자하는 많은 투자자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다 줬다.
그리고 그 영향은 나스닥을 비롯한 증시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15,000대까지 빠진 증시를 다시 16,000대로 끌어 올릴 만한 호재로 시장 투자자들은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어떻게 됐다고 해?”
한진영은 조지훈을 보고 질문을 던졌다.
조지훈은 한진영의 질문이 나올 것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인지 바로 대답이 나왔다.
“이번 원스 파이낸스의 소식으로 수월하게 공매도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 목표한 숫자를 모두 채운 건가?”
“네. 세 곳에 진행한 공매도 1,000억 달러에 더하여 총 2,000억 달러의 공매도가 마무리됐다고 합니다.”
“좋아. 그럼 최 사장님께 시작해도 된다고 전해.”
한진영은 다리를 꼬고 앉아 조지훈을 향해 손을 들었다.
“아! 로라 콜린스 총재한테도 전해서 우리하고 발맞춰 이야기하면 더 효과가 좋을 거라는 말도 전해.”
“알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 시동을 걸어 봐야지.”
한진영은 포지션을 모두 잡은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을 지시했다.
한진영의 지시가 나온 다음 날부터 최석영은 방송에 등장했다.
-저는 로라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세이지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금리 인상이 필요한 게 아니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석영은 단호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지금 시장은 인플레 위험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연준은 괜찮다고 이야기하기만 하는데 지금은 괜찮은 상황이 아닙니다. 각종 지표가 과열을 울부짖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빨리 금리 인상을 진행하여 시장을 가라앉혀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치명적인 위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너무…… 과하게 말씀하시는 것 아닙니까?
진행자는 잠시 주변을 살핀 뒤 최석영에게 말했다.
-듣기에는 세이지가 포트폴리오 변경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혹시 시장이 조금 더 조정받기를 원하셔서 그런 말씀을 하는 것 아닙니까?
최석영은 진행자의 말에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시장은 조정을 준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시장은 여기서 조정을 받고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이지는 그걸 대비하여 미리 정리한 것입니다.
-조정이 아니라 하락이라고요?
-준비해야 합니다. 인플레라는 괴물이 시장을 삼켜버릴 수 있습니다.
최석영의 말에 진행자는 표정이 굳어졌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하락을 이야기할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석영은 굳어버린 진행자의 표정을 보고도 이야기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세이지는 언제나 그렇듯이 고객의 편에 서서 이야기합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보다 먼저 시장의 방향을 이야기하여 투자자에게 닥칠 위험을 경고하는 겁니다. 지금은…… 투자해야 할 때가 아닙니다. 그리고 가상화폐는…… 위험합니다.
-가상화폐까지 위험에 처해있다는 말씀입니까?
-가상화폐가 가장 위험합니다. 실체가 없는 공기를 잡겠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니까요.
최석영은 카메라를 바라본 채로 말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있다면 주식을 빼십시오. 들고 있는 가상화폐가 있다면 정리하십시오. 부동산이 있다면 그것도 정리하십시오. 인플레라는 괴물이 이미 코앞에 다가온 상태입니다.
최석영이 무섭게 카메라를 노려보자 카메라는 급히 최석영에서 초점을 바꿨다.
카메라 감독이 느끼기에도 최석영의 멘트와 화면을 노려보는 시선은 시청자들에게 굉장히 큰 자극으로 다가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진행자도 카메라 감독과 마찬가지로 생각했다.
급히 최석영의 멘트를 정리하여 시청자들이 느끼기에 이상하지 않도록 포장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세이지의 생각이니 시청자 여러분은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시장에 참여하는 여러 회사 중 한 곳의 의견일 뿐입니다. 시청자분들은 이런 다양한 시각이 있다는 것만 아시고 투자할 때 참고하는 여러 지표 중 하나로만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의견은 참고만 할 뿐이지 거기에 전적으로 기대서는 안 되는 겁니다.
진행자가 최석영의 멘트는 공식적인 발언이 아님을 이야기했다.
방송사와는 무관하며 여러 투자사와 관계가 없는 이야기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나 최석영의 발언 뒤에 로라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의 발언이 알려지자 시장은 더욱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빠르면 3/4 분기, 늦어도 4/4 분기에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어야 합니다. 연준 위원들은 자기들이 왜 거기에 앉아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연준의 존재 의의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서 존재하는 곳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로라 콜린스가 경제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도 높게 연준 이사들을 비난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에는 이미 시간이 늦었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이야기했다.
그녀는 시간을 놓쳤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0.25%씩 올리는 것은 이미 시기를 놓쳤습니다. 0.5%씩 올려 인플레를 억제해야 합니다. 만약 지금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0.75%씩 올려야 하는 상황에 처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된다면 시장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일 겁니다. 그런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연준은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합니다. 이건 매파와 비둘기파로 나누어 이야기하는 호사가들의 말장난과는 무관합니다. 인플레라는 괴물이 지금 뒤통수까지 다가와 콧김을 내뿜고 있습니다.
로라 콜린스의 강도 높은 말에 시장 참여자들은 표정이 사색으로 변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로라 콜린스 말은 그저 시장을 너무 낙관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쯤으로 여겼었다.
그러나 세이지의 최석영까지 같은 목소리를 내자 로라 콜린스의 이야기가 다르게 들렸던 것이었다.
정말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건가?
만약 인플레이션으로 끝나지 않고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
지금이라도 투자한 것들을 회수해야 하나?
주식은?
가상화폐는?
사람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으로 시장 입구에서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피신해야 한다는 사람과 소수의 호들갑이라는 사람이 이리저리 섞여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도 혼란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세이지를 소수로 치부하기에는 그들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그들의 말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세이지의 말이 맞는다고 말하기에도 어려웠다.
세이지 외에 인플레이션을 주장하는 쪽은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위적으로라도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려는 연준의 의도를 봤을 때 지금 상황은 희망적인 모습이라는 의견을 내놓는 곳도 있었다.
언론은 결국 세이지보다 더 힘 있는 곳을 찾아갔다.
***
게리 챈슬러는 대담 형식으로 진행되는 자리에 앉아 앵커를 향해 편한 얼굴로 대답했다.
-세이지의 한진영 회장과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습니다. 그의 시각은 매우 참신하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울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다리를 꼬고 앉아 무릎에 손을 올리고 있는 게리 챈슬러는 잠시 말을 멈추고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경험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는 했습니다. 이번에도 경험의 연장선에서 봤을 때 아직 노련함을 갖추지 못한 초짜의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리 챈슬러는 앵커를 향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장은 그렇게 무 자르듯이 잘라내어 흑과 백으로만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시장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유연합니다. 그런데 아직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위험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과한 걱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리 챈슬러는 카메라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투자자 여러분은 가볍게 흘려들으시기를 바랍니다. 시장은…… 그렇게 약하지 않습니다.
게리 챈슬러는 얼굴에 미소를 지은 채로 대담을 이어갔다.
대부분 세이지의 말을 반박하는 것으로 그렇게 위험한 상황이 아니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로 투자자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이야기의 말미에는 로라 콜린스의 말을 반박하기도 했다.
-0.75%의 금리 인상은 듣도 보도 못한 것입니다. 0.5% 인상도 지난 100년간 몇 번 나오지 않은 인상폭입니다. 로라 콜린스 총재 또한 지금의 상황을 이용하여 유명세를 떨치고 싶어 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의 말은 주의 깊게 들을 필요 없습니다.
게리 챈슬러는 최석영과 로라 콜린스의 말을 반박하고 방송을 마쳤다.
앵커를 비롯하여 제작자들과 가볍게 인사를 마친 게리 챈슬러는 방송국을 나오자마자 비서인 제이슨 서튼을 불렀다.
“이 망할 놈의 한진영. 이 새끼 어디 있는지 수배해서 내 앞에 데려다 놔.”
조금 전까지 웃고 있던 게리 챈슬러의 표정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