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3화 매물로 탁자에 오르다
블랙문의 파산 여파는 주말이 끝나고 제일 먼저 열린 아시아 시장에서부터 퍼져나갔다.
일본의 니케이가 장중 한때 -15% 가까운 하락을 보였다.
블랙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일본 기업의 주식 비중이 높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일본 시장을 융단 폭격한 것이었다.
한국의 코스피와 홍콩의 항셍 또한 -10%가 넘는 하락을 보였다.
특히, 한국 기업 중 대표기업인 삼선전자의 경우에는 -20% 가까이 빠지며 역대 일간 하락폭을 경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블랙문이 삼선전자를 좋아했던 만큼 삼선전자의 하락폭은 다른 곳들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빠져 내려가 버렸다.
공포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이어졌다.
아시아 시장을 맹폭한 공포는 다음 타자인 유럽을 훑어버렸다.
독일의 DAX, 프랑스의 CAC40, 영국의 FTSE 100 등등 어느 것 하나 10% 이내로 하락한 것이 없었다.
모두 10%가 넘는 하락을 보이며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폭을 경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스닥과 S&P500도 이런 아시아와 유럽 장의 여파로 인해 시간외 선물 거래에서 두 번의 서킷 브레이커가 걸렸다.
7% 이상 하락하면 15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레벨1에 이어 13% 이상 하락하면 거래가 중단되는 레벨 2까지 시간외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걸리고 말았다.
이제 남은 것은 모든 거래가 다음 날까지 중지된 채로 시장이 문을 닫는 -20%의 서킷 브레이커만이 남게 됐다.
시장은 손쓸 틈이 없게 됐다.
이대로 모든 것이 붕괴되어 시장에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장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정부에서 긴급 발표가 나왔다.
블랙문 채권단의 채권 회수를 정부 차원에서 일시 중지시켜 버리는 조치를 발표했다.
블랙문의 자산 매각 또한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모두 멈추도록 정부 차원의 중지 명령을 내려 모든 상황을 멈춰버리게 했다.
지금 시장을 공포로 휩싸이게 만든 것은 3조가 넘는 블랙문의 자산이 동시에 시장에 출회되어 시장을 폭파하는 것임을 안 미국 정부가 자산의 매각을 막아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발표에 소액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만 달러 이하의 소액 투자자의 경우에는 정부가 지급보증을 약속]
이미 손쓸 수 없는 수준의 펀드런이 나온 상황이었지만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지 않도록 정부가 움직였다.
소액 투자자의 경우에는 정부가 돈을 돌려줄 것을 약속할 테니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 달라는 약속을 한 것이었다.
기업들에도 투자금 회수를 잠시 기다려 달라는 말을 전했다.
어떤 방법으로든 지금 사태를 해결할 테니 블랙문의 공중 폭파만은 막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말로 읍소를 했다.
소액 투자자와 미국 기업 모두 정부의 이런 모습에 잠시 기다리는 결정을 내렸다.
채권단들도 자금 회수를 멈춘 채로 잠시 기다릴 것을 약속했다.
정부가 이렇게까지 나오는 데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난 서브프라임 시절 부실 은행을 정리하여 매각했던 정부의 모습을 떠올렸다.
[블랙문이 매각될지도 모른다]
서브프라임 시절에도 블랙문과 같은 초대형 회사의 경우 파산보다는 매각 절차가 진행됐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시장 참여자들은 파산이 아닌 매각이 진행될 것을 기대했다.
매각 기대에 주말 사이 블랙문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며 월요일을 두렵게 만들었던 상황이 조금은 풀렸다.
그러나 두려운 상황이 풀린 것뿐이지 파산보호 신청이 호재가 될 수는 없었다.
레벨2 단계까지 몰렸던 상황이 조금은 반등하여 -7% 하락 선에 시작하게 됐다.
유럽 또한 미국 시장이 자기들보다 덜 빠진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반등을 보였다.
하지만 악재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잠시 멈췄을 뿐이지 다시 진행되어 파산 절차에 돌입한다면 블랙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채권이 언제 어느 시점에 풀릴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지금 이 상황을 풀어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
세이지 대표단 차 10여 대가 협상장으로 들어왔다.
홍대민과 최수찬 그리고 조수아를 태운 차였다.
그들은 차례로 차에서 내린 뒤 협상장으로 들어가지 않고 마지막 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협상장에 세이지 대표단의 마지막 차가 도착하자 홍대민이 직접 차 앞으로 다가가 차 문을 열었다.
열린 차 문을 통해 한진영이 차에서 내리자 홍대민이 슬쩍 스쳐 지나가는 한진영을 향해 나지막한 말을 건넸다.
“청산이 마무리됐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매수 포지션에 돌입하여 물량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공매도 보유분의 청산이 마무리되고 매수로 포지션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세이지 자산운용의 홍대민 사장이 직접 한진영에게 보고한 것이었다.
한진영은 보고를 마친 뒤, 차 문을 닫는 그를 향해 잘했다는 뜻으로 팔을 한번 잡았다.
그리고 잠시 제자리에 서서 옷을 매만진 후 홍대민 등을 돌아봤다.
“그럼 들어갈까요?”
말을 마친 한진영이 협상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자 홍대민 등 세이지 직원 스무 명 정도가 한진영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한진영은 협상장으로 걸어 들어가며 조수아를 향해 고개를 돌려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라니요. 제 할 일을 한 것뿐인데요.”
“최근에 가장 힘들게 일하고 있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보상은 섭섭하지 않게 나갈 테니 기대하셔도 좋으실 겁니다.”
한진영의 말에 조수아가 활짝 웃었다.
한진영이 기대할 만하다고 말할 땐 언제나 자기 생각 이상의 보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웃고 있는 조수아를 보고 마주 웃은 후 조지훈을 불렀다.
“언론에는 아직 알리지 마. 우리 작업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준비만 했다가 이번 일이 마무리된 다음에 함께 터트리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나스닥이 10,000포인트를 무너뜨린 것도 모자라 9,000대까지도 하향 이탈하고 말았다.
고점 대비 단기간 만에 40%가 넘는 하락을 보인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상승했던 지수를 모두 반납하고 만 것이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물론이고 기관 투자자들도 모두 손을 들고 말았다.
하루에도 몇 개씩 자산운용사가 문을 닫았으며, 개인 투자자의 경우에는 파산하는 숫자가 코로나19 때보다 많아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시장은 붕괴 단계의 초입을 이미 지나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가 블랙문의 문을 밖에서 닫아걸었지만 이대로 한없이 문을 막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
블랙문이 보유하고 있는 3조 달러의 주식과 채권 대신 블랙문에 돈을 맡긴 투자자의 자금과 채권단의 대출금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잠시 소강상태에 빠진 지금이 물량을 정리할 타이밍이라며 더욱 많은 물량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 타이밍에 세이지는 16,000부터 가지고 온 공매도 물량을 모두 청산했다.
그리고 오히려 주식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IT관련주부터 철도주까지 모든 종목과 업종을 바구니에 담았다.
나스닥과 닥스, 니케이 그리고 코스피 등등 투자하는 곳도 가리지 않았다.
종목과 업종 그리고 투자시장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물량을 쓸어 담은 것이었다.
“어서 오세요.”
협상장 로비에 나와 있던 콜린스 연준 이사가 한진영을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그리고 한진영 뒤로 자리하고 있는 동양인들을 살폈다.
과거의 그녀였다면 코부터 막았을 게 분명했다.
인종차별주의자였던 과거의 그녀는 동양인에게서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한진영을 보자마자 끌어안으며 반갑게 인사한 로라 콜린스는 뒤에 서 있는 세이지 직원들을 향해서도 하나하나 눈을 맞춰 인사했다.
그리고 한진영과 나란히 선 채로 안으로 한진영을 안내했다.
“부탁을 들어준다는 약속을 지키셨네요.”
“다른 분도 아닌 콜린스 이사님의 부탁인데 제가 어찌 그냥 넘어가겠습니까?”
“호호호. 고마워요. 덕분에 제 입지가 위원회 내에서도 확 올라갔어요.”
조지훈은 뒤를 따르며 로라 콜린스가 이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주말 동안 모든 연락을 받지 않던 한진영이었다.
블랙문 사태와 관련된 사람들의 연락을 안 받은 건 물론이고 연준과 재무부의 연락조차 받지 않아 조지훈이 곤란함을 느끼기까지 했다.
그런 한진영이 주말을 지나자 제일 먼저 로라 콜린스의 연락에 응답했다.
그리고 그녀를 통해 블랙문과 관련된 협상을 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었다.
한진영과 연결이 되려면 로라 콜린스를 통해야 가능하다는 것이 연준과 정부에 알려졌으니 로라 콜린스가 맨발로 뛰어나와 한진영을 맞은 게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미리 이야기하는데…….”
반갑게 인사한 로라 콜린스는 잠시 웃고 있던 얼굴을 풀어내고 한진영을 향해 은밀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오늘 모든 걸 끝낼 계획을 세우고 이 자리에 왔어요. 그러니 각오 단단히 하시고 자리에 임하셔야 할 거예요.”
“저 또한 다시 저 문을 나갈 땐 블랙문을 손에 넣은 채로 나갈 생각을 하고 이곳에 왔습니다.”
한진영은 조금 전 들어온 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로라 콜린스는 그런 한진영의 모습에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역시 한 회장님께서는 시원시원하시네요. 제가 사람을 잘 본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띄워주시고 나중에 돌아갈 때 악독하다느니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 아닙니까?”
“그러지는 않을 거예요. 사실 블랙문이 1달러에 세이지 손에 넘어가든 1조 달러에 넘어가든 오늘 이곳에 있는 사람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니까요. 단지, 우리가 원하는 건 외부에 알려졌을 때 적절한 가격에 협상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기만 바랄 뿐이니까요.”
로라 콜린스는 한진영을 향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는 협상이 이루어질 회의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저는 세이지가 큰 이득을 손에 넣길 바라는 사람이라는 것만 알아주세요. 이제 들어가실까요?”
“이사님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또 이사님이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라도 연락하도록 하십시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사님의 연락에는 바로바로 응답하도록 할 테니 말입니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하네요.”
로라 콜린스는 한진영의 말에 밝게 웃었다.
안에 들어가 있는 다른 정부 측 협상자들은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자신은 솔직하게 이야기한 덕분에 한진영에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되어 회의 결과와 상관없이 만족감을 느꼈다.
한진영과 연락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지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는 로라 콜린스를 확인하고는 조지훈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신호를 받은 조지훈이 회의실 문을 열자 커다란 협상장이 눈에 들어왔다.
한진영은 세이지 측 직원들을 이끌고 정부 측 인사들이 먼저 나와 있는 협상장 안으로 들어갔다.
***
정부 측 대표로 나온 사람은 재무부 장관이었다.
그리고 채권단의 대표로 퍼플러 은행과 소시오트 은행이 참여했다.
그 외에도 연준의 콜린스 이사라든지 대통령실 산하 자문위원 등이 정부 측 자리를 채웠다.
그들은 굳은 얼굴로 한진영이 들어올 때까지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세이지의 한진영입니다.”
한진영이 자리에 앉기 전에 맞은 편에 자리하고 있는 정부 측 사람들을 향해 인사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재무부 장관을 맡고 있는 월리 해치슨이라고 합니다.”
양측의 대표를 맡고 있는 한진영과 월리 해치슨이 인사를 한 후 각자 진영에 자리한 대표자들을 서로 소개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참석한 사람이 많아 소개 또한 평소보다 오래 걸렸다.
하지만 참석한 인원 중 누구도 이런 지루한 진행에 불편한 모습을 보인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지금 자리의 중요성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 15분간의 소개가 끝나고 기다란 탁자에 양측이 마주하고 자리에 앉자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맡고 있는 월리 해치슨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지금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은 이 자리에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는 왼쪽 끝부터 오른쪽 끝까지 사람들을 한차례 쓸어보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끝장을 보기 위해 왔습니다. 세이지도 그렇게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월리 해치슨은 한진영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했다.
“세이지의 결정권자가 자리하고 있는 만큼 저는 지금 자리에서 결론이 나기를 바랍니다.”
협상에 앞서 선언과도 같은 말부터 꺼낸 월리 해치슨이었다.
정부 측 관계자들은 이런 월리 해치슨의 말에 한진영 입을 긴장한 얼굴로 바라봤다.
세이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걱정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저도 그러길 바랍니다.”
걱정과 달리 한진영 또한 지금 자리에서 끝장을 보기 원한다는 말에 정부 측 관계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월리 해치슨은 한진영의 발언이 마음에 들었던지 회의용 탁자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재무부 직원을 손짓으로 불렀다.
그리고 한진영을 향해 선물을 꺼내는 듯이 말을 건넸다.
“그럼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우리의 의지가 어떤지부터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해치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재무부 직원은 뉴스 화면이 나오는 태블릿을 한진영 앞에 내놓았다.
-미국연방수사국은 블랙문의 게리 챈슬러 명예회장을 폰지 사기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게리 챈슬러 명예회장은 가상화폐인 블랙 코인과…….
월리 해치슨은 한진영에게 충분히 자기들의 뜻이 전달됐다고 생각하여 재무부 직원에게 이제 물러날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한진영을 향해 비장한 표정을 지은 채로 말했다.
“듣기로는 블랙문의 설립자 토미 랜스 씨의 미망인이신 안젤라 랜스 여사님의 대리인이 한 회장님이라고 하더군요.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소송 대리도 저희 쪽에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렇군요.”
잠시 말을 멈춘 월리 해치슨은 태블릿을 정리한 재무부 직원을 바라봤다.
직원을 통해 확인을 한 월리 해치슨은 한진영을 돌아보고 말했다.
“소송 결과를 저희가 어쩔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연방수사국에서 벌이는 폰지 사기와 지난 지분 희석 관련 사건을 함께 묶을 수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소송 결과가 한 회장님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진영은 월리 해치슨의 말에 가만히 웃었다.
그들이 법원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는 말을 한진영은 믿지 않았다.
삼권 분립이 잘 되어 있는 미국이라고 하더라도 법원이 정부의 압력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월리 해치슨의 말처럼 폰지 사기 건과 함께 묶어 진행한다면 소송 결과야 불을 보듯 뻔할 게 분명했다.
한진영의 미소를 확인한 월리 해치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 회장님의 표정을 보니 만족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협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월리 해치슨은 말을 멈추고 잠시 앞에 쓰인 종이를 내려다봤다.
주말 사이 급하게 재무부 직원들이 머리를 싸매고 내린 결론이 종이 위에 쓰여 있었다.
월리 해치슨은 종이 위에 쓰인 숫자를 잠시 바라보다 한진영에게로 고개를 들어 올리고 쓰인 숫자를 말했다.
“주당 30달러. 123억 달러에 세이지가 블랙문을 인수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한때 세계 최고의 자산운용사였던 블랙문이 123억 달러라는 헐값에 매물로 탁자 위에 올라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