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셔도 돼요.]
진흙이 조금 묻어있는 치나미의 신발을 청소하던 나는, 그녀가 보낸 톡을 받고 욕실 세면대로 향했다.
손을 깨끗하게 씻고 준비해둔 오일과 타올을 몇 개 적신 뒤 조심스레 문을 열자, 정자세로 누운 채 수건을 덮고 있는 치나미가 보였다.
가운까지 입고 있는데, 내가 타올로 가려주면 벗으려고 하나보다.
근데 벗고 있는 것보다 저게 더 야하다는 걸 그녀는 알까?
자그마한 협탁에 오일을 놓고, 스팀기에 타올 하나를 집어넣은 내가 조명을 줄이며 말했다.
“매너타올 할게요. 가운 벗고 엎드려 누우면 됩니다.”
“저... 머리 마사지부터 해주시면 안 되나요...?”
“그게 좋았어요?”
“네에...”
“알겠습니다. 추워요?”
“조금 춥네요...”
방 구석에 비치된 히터를 튼 나는, 좌판이 동그란 무빙체어를 치나미의 머리맡으로 가지고 왔다.
이후 그곳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살짝 젖어있는 치나미의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어주었다.
“으음...”
벌써부터 노곤한 소리를 내는 치나미.
갓 샤워를 하고 세럼을 바른 그녀의 얼굴은 굉장히 뽀송뽀송했다.
얼굴에선 복숭아 향이 풍겼는데, 일반 러브호텔에 비치된 기초화장용품을 바른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가져온 것을 쓴 것 같았다.
샴푸는 욕실에 있는 걸 그냥 사용한 것 같지만 그래도 나름 준비성이 있구나.
그녀의 앞머리를 아래에서부터 위로 쓸어 넘긴 내가 나긋한 투로 물었다.
“일회용 속옷은 입고 있죠?”
“네에... 그런 걸 묻는 건 실례에요... 응앗...?”
치나미의 입에서부터 돌연 놀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내가 그녀의 뒷덜미 안으로 손을 쏘옥 집어넣었기 때문.
그 상태로 뒷목을 아주 약하게 주물럭거리던 나는, 다른 손 엄지로 치나미의 볼살을 마치 로션을 펴 바르듯 만지작거렸다.
“므으응...”
특유의 콧바람을 내뱉으며 몸에 힘을 쭈욱 빼는 그녀.
목을 긁어주니 허리가 펴지고 다리가 벌어지는데, 방금 고롱거렸던 것도 그렇고 영락없는 새끼 고양이였다.
“좋아요?”
“네엥...”
입맛까지 다시기 시작하는 치나미의 뒷목과 뺨. 그 부위만을 집중적으로 만져주던 나는, 그녀의 귓볼을 엄지와 검지로 비비듯 만지작거렸다.
그리고는 엄지손톱으로 아주 약하게 콕 찔렀다.
“믓...”
“괜찮아요? 아파요?”
“아, 아니요... 안 아파요...”
고개를 가로젓는 치나미의 다리는 조금 오므려져있었다.
살짝 흥분한 듯한 모습. 나는 이번엔 귀 안쪽을 나긋한 손놀림으로 만져주며 그녀의 긴장을 풀어나갔다.
그러다가 손날을 세워 귀 뒤쪽에서부터 쇄골까지 미끄러지듯 밀고 당기며 마사지를 반복하고...
치나미의 호흡이 나른해지면, 쇄골의 오목하게 패인 부분에 손가락을 대고 점점 힘을 주면서 지그시 눌렀다.
“흐익...”
그에 짜릿한 감각을 느꼈는지, 치나미의 허리가 작게 꿀렁거렸다.
배 위에 다소곳이 올라간 손은 꼼지락거리기 시작했고, 뽀얗던 얼굴은 불그스름해져 홍조가 맺혀있었다.
슬슬 쾌락을 느끼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
이후로도 10여 분간 치나미의 얼굴 근처를 만져주던 내가 협탁 위에 있는 오일을 집어 들자, 그녀가 흠칫하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얼굴은 이제 끝인가요...?”
“아뇨. 나중에 또 해드릴 겁니다.”
“아, 넷... 엎드릴까요...?”
“아뇨. 그냥 앞판부터 할게요. 수건 조금 내려도 되죠?”
“으음... 네...”
대답을 들은 나는 치나미의 가슴을 덮고 있는 수건을 명치 부근까지 내렸다.
가운으로 덮여있는 봉긋한 둔덕.
앞섶 사이로 새하얀 윗가슴이 살며시 보인다.
순간 솟구치는 욕구를 억지로 억누른 나는 손에 오일을 조금 떨어뜨렸다.
이후 손 전체에 넓게 펴 바른 뒤, 치나미의 얇은 팔을 감싸듯 만졌다.
“가운이 조금 방해가 되네요.”
꼼꼼하게 팔 마사지를 하기 시작한 내 말에, 치나미가 눈동자를 데굴 굴렸다.
“.... 그런가요...? 그럼 어떻게...”
“어깨 부근만 내려도 될까요? 팔에서부터 어깨까지 쭉 이어서 해야 괜찮을 것 같은데.”
그저 마사지를 하기 위함이다, 다른 의도는 없다.
그러한 뉘앙스를 풍기며 치나미를 설득한 나는, 깊게 고뇌하던 그녀의 고개가 주억거려지자 생긋 웃었다.
그리고는 치나미가 입고 있는 가운 앞섶을 조금 열어 공간을 만든 뒤, 가운이 상완 쪽으로 흘러내리게끔 잡아당겼다.
“힉...”
뽀얀 어깨라인을 드러낸 그녀의 탄성.
안심하라는 뜻에서 쇄골 아래쪽을 손바닥으로 토옥 톡 두드려준 나는, 다시 마사지를 시작하며 치나미의 온몸을 풀어주기 시작했다.
**
치나미의 코에선 새근새근한 숨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지그시 감긴 눈가에는 주름 한 점 없었는데, 오랜 시간 끝에 마사지에 적응하고 반쯤 졸고 있는 듯했다.
가운이 아까보다 더욱 흘러내린 것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면 말 다했지.
‘음...’
흥분을 시켜야하는데 졸음만 오게 하다니. 마사지를 너무 열심히 했나?
아쉬운 마음을 삼킨 나는 치나미의 목을 가볍게 토닥거리며 그녀를 불렀다.
“스승님.”
“으으응...?”
“뒤집을까요? 다리랑 등 해드릴게요.”
“.... 복숭아 파운드케이크...”
“예...?”
“맛있어요... 같이 먹고 싶어요...”
뜬금없는 소리를 하며 입맛을 찹찹 다신 치나미의 몸이 천천히 뒤집혔다.
잠결인 것을 감안해도 매너타올조차 없이 저러는 걸 보니 경계심이 완전히 사라졌나보다.
그런데 복숭아 파운드케이크는 뭐지? 듣기만 해도 속이 느글거리는 음식 이름이다.
순순히 엎드려 누운 치나미의 토실토실한 엉덩이.
그 아래의 허벅지에 손을 토옥 올려놓은 내가 말했다.
“다음에 같이 먹으러 가요.”
“네엥... 으읏...?”
늘어지는 대답을 하다 움찔한 치나미의 고개가 옆으로 틀어졌다.
그제야 눈치챈 것이다. 자신의 뒤판이 수건으로 가려져있지 않다는 것을.
나는 잠이 확 달아난 치나미가 무어라고 하기도 전에,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벅지 위로 오일을 뚝뚝 떨어뜨렸다.
“앗...?”
이후 당혹스러워하는 그녀의 윤기가 흐르는 다리, 그 가운데의 오금을 누르면서 마사지를 시작했다.
“아힉...!”
교태가 섞여있는 신음을 토해내며 자신의 앙증맞은 발가락을 잔뜩 오므리는 그녀.
저번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는데, 다시 봐도 귀엽다.
“좋아요?”
“.... 몰라요...”
“압은 어때요? 괜찮아요?”
“몰라요...!”
“소감을 들어야 힘조절을 하는데요. 그냥 제가 알아서 할까요?”
“네...! 알아서 해주세요...!”
“왜 화를 내고 그래요?”
“안 냈어요...! 후배님...! 조용...! 집중하세요...!”
엄한 투로 날 나무란 치나미가 베개에 얼굴을 풀썩 묻었다.
갑작스런 터치에 놀라기보다는 흥분을 더 느낀 모양.
앞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조명 때문인가? 적응이 꽤나 빠르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달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었으니까.
실소를 지은 나는 치나미의 자그마한 발바닥을 손톱으로 긁으며 간지럽혔다.
“므힛...”
간드러지는 웃음소리를 내뱉으며 다리를 좌우로 움직이는 치나미.
발바닥에 진 주름을 보니 더 괴롭히고 싶어진다.
그러한 마음을 참아낸 나는 치나미의 종아리부터 허벅지까지를 적당한 압으로 주물렀다.
“.... 후으...”
다리를 관리해주면서 점점 과감하게, 허벅지를 넘어 엉덩이 밑부분까지 부드럽게.
그런 식으로 오일을 묻혀가며 부드러운 애무를 지속하자, 약간 환기되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다시 끈적해졌다.
“후아...”
치나미는 어느 샌가부터 베개를 꽉 안아든 채로 내 손길을 느끼고 있었다.
아래로 모인 팔 덕에 상체가 조금 세워졌는데, 그로 인해 흉곽이 당겨져 날개뼈와 기립근이 다소 선명하게 드러났다.
자그마한 등에 오밀조밀 들어가 있는 골격.
마냥 귀여울 줄 알았는데 굉장히 외설적이다.
조명 덕분인가? 아니, 밝은 곳에서 본다 해도 같은 감정을 느꼈으리라.
조금만 더 과감해지기로 한 나는 치나미의 엉덩이 전반을 어루만지며 오일을 묻혔다.
“흐믓...!?”
그에 치나미의 몸이 눈에 띌 정도로 꿈틀했다.
당장에라도 상체를 일으킬 것 같은 모습이지만, 우려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날 굉장히 신용하고 있다는 증거. 반발이 거셀 거라고 예상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오일로 인해 탱글거리기 시작한 둔부를 사근사근 쓰다듬은 나는,
“... 후으음...”
치나미가 굉장히 야릇한 소리를 내는 것을 확인하고, 손을 세워 엉덩이 사이로 스으윽 집어넣었다.
“흐엑...?”
음순에 닿은 손을 느꼈는지 골반을 슬쩍 드는 치나미.
반응이 나쁘지 않다. 조금 더 용기를 내볼까?
재빨리 판단을 마친 나는 안쪽 허벅지를 마사지해주는 척 그녀의 가랑이 사이를 스치듯이 만지면서, 중지의 가운데 관절로 민감한 부위를 꾸우욱 눌렀다.
그러자,
“므아앙...!”
치나미가 마치 물장구를 치듯 다리를 마구 교차하며 베드를 때렸다.
처음 마사지를 해주었을 때와 똑같은 신음을 터뜨렸지만 반응만큼은 훨씬 격한데, 제대로 느끼고 있다.
관절을 덮은 살갗에서 느껴지는 치나미의 보지는 무척 촉촉했다.
젖어있다는 뜻이다. 그것도 상당히.
얼핏 느껴지기로는 미유키의 것보다 점성이 얕은데... 치나미는 역시 물복인가?
조금 더 만져봐야겠다.
“괜찮아요?”
짜릿한 감각을 느끼고 있을 게 분명한 치나미의 음순을 가린 팬티.
그곳에 지속적으로 압을 주던 내 물음에, 치나미의 고개가 위아래로 끄덕여졌다.
“더 해드릴까요?”
“.....”
“어떻게 할까요? 조금 더 해요? 아니면 그만해요?”
“.... 해요...”
무어라고 말을 하는데, 잘 안 들린다.
치나미의 머리 쪽으로 귀를 가까이 가져간 내가 재차 물었다.
“응? 뭐라고 했어요?”
“몸이 이상해요... 후배님 때문인 것 같아요...”
부끄럽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응석을 부리는데, 성욕을 느끼는 자신이 낯선가보다.
타올에 손가락을 닦아낸 나는 치나미의 흐트러진 앞머리를 제대로 정리해주었다.
그리고는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할까요?”
“아니요... 어서 저를 원래대로 돌려놓으세요...”
“계속하면 더 이상해질 것 같은데?”
“괜찮을 거예요...”
“정말요?”
“후배님은 말귀가 어두우시군요... 내일 이비인후과에 한 번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 저렇게 깜찍하게 투덜거리냐.
박고 싶어지잖아.
터질 것처럼 새빨간 그녀의 볼살을 콕 찍은 내가 말했다.
“그럼 계속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