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화 〉12화
나는 집에 돌아와서 이번에 이계로 가서 얻은 성과를 확인했다.
먼저 칸나의 정보를 보았다.
<칸나>
등급 : ★ -> ★★(승급 대기 중)
종족 : 인간
클래스 : 무투가
스탯 : 근력 10/ 민첩 15/ 건강 10/ 지능 3/ 지혜 3/ 매력 8
스킬 : 스피닝-킥
우호도 높은 멤버 : 세린(친구), 세라(친구), 엘린(친구), 제시(호감), 리카(호감)
관심사 : 더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ㅠㅠ, 그분 덕분에 내가 강해졌다!
친밀도 : 80
“그렇지!”
나는 가장 큰 관심사였던 칸나의 등급이 올랐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바로 오른 것은 아니고 승급 대기 중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런 건 바로 올려야......’
그렇게 생각하고 손가락을 가져가던 나는 멈칫했다.
‘이게 아닌가?’
생각해보니 아직 ‘카드소환’ 스킬은 등급은 F였다. 내가 보유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의 등급이 아직 일성이라는 뜻.
만약 여기서 칸나의 등급을 올렸다가는 게이트 전투에서 그녀를 활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었다.
‘일단은 보류해야겠구나.’
그녀는 소환카드로 이루어진 내 파티에서 빠져서는 안 될 핵심 멤버였다. 뭐, 네 명밖에 없는 상황에 하나하나 전부 핵심 멤버이지만.
달라진 것은 더 있었다.
바로 그녀에게 스킬이 생겼다는 사실.
스피닝-킥.
‘회전차기’라는 뜻이겠지.
나는 그녀가 마지막에 홉고블린을 향해 날렸던 강력한 발차기를 떠올렸다.
비록 홉고블린의 생명력이 막바지에 달해 있기는 했지만, 결정타가 될 만큼 강력한 공격이었다.
‘잘 성장하고 있네.’
관심사에 적힌 말은 은근히 신경 쓰였다. 거기 적힌 말의 대상은 내가 분명했다.
이제는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다.
‘그 세상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해.’
오늘 본 새 멤버들도 모두 여자였다. 그것도 매우 유니크한 매력을 지닌 미녀들.
그녀들은 나를 보자마자 부끄러운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것은 단지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낯을 가리는 태도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하기에는 내가 이계에서 만난 여섯 명 모두 동일한 반응을 보였으니까.
39살 아재에게 미소녀들이 보이는 반응이라고는 결코 생각할 수 없었다.
뭔가 이쪽 세상과는 크게 다른 그곳만의 비밀이 있을 듯했다.
‘나중에 물어봐야겠네.’
앞으로 카드를 수집, 소환하는 데 있어 그것이 핵심 정보가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 관심사는 새로 얻은 카드로 돌아갔다.
두 명의 추가멤버!
내가 파티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자마자 통로가 열렸고, 그것을 통해 이계로 가서 바로 카드를 얻을 수 있었다.
‘혹시 바라기만 하면 주어지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카드를 더 갖고 싶다!’ 하고 간절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통로가 열리기는커녕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이건 아닌가 보구나.’
여전히 어떤 시스템과 타이밍에 의해 통로가 열리는지는 알수 없었다.
그냥 적당한 타이밍에 열리는 것일지도.
‘어쨌든.’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 추가된카드 두 장의 정보를 확인했다.
<제시>
등급 : ★★
종족 : 인간
클래스 : 검사(쌍검)
스탯 : 근력 17/ 민첩 20/ 건강 13/ 지능 7/ 지혜 8/ 매력 12
스킬 : 더블-슬래시
특수 역할 : 멘토링(Lv 1)
우호도 높은 멤버 : 리카(친구)
관심사 : 우리가 홉고블린을 죽이다니! 근데 그 남자는 누구지?
친밀도 : 40
<리카>
등급 : ★★
종족 : 드워프
클래스 : 초급장인
스탯 : 근력 13/ 민첩 12/ 건강 20/ 지능 15/ 지혜 10/ 매력 9
스킬 : -
특수 역할 : 제작(Lv 1), 수선(Lv 1)
우호도 높은 멤버 : 제시(친구), 칸나(호감), 엘린(호감)
관심사 : 같이 파티를 꾸릴 믿을 만한 사람들을 만났다.
친밀도 : 30
‘2성이라고......?’
내가 가장 놀란 것은 이 두 명이 모두 2성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칸나와 엘린이 아니라 이 두 명에게 홉고블린을 잡게 하는 게 더 나았을 뻔했지만, 그때는 당연히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
칸나와 엘린을 데리고 싸우는 게 익숙하기도 했으니 이제 와서 그게 틀린 결정이었다고 말하는 것도 좀 그렇고.
두 사람의 스탯으로 보건대 오늘 칸나가 승급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녀들과 내가 키운 네 명의 스탯 수준이 엇비슷했으니까.
같은 식으로 칸나 이외의 다른 세 명의 승급도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리카는 드워프답게 클래스가 ‘장인’이었다.
전투 능력도 꽤 뛰어났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장인이라고만 볼 게 아니라 멀티클래스로 보는 것이 맞겠지.
‘특수 역할이 뭐지?’
이것은 기존에 소환 가능했던 네 명의 여자에게는 찾아볼 수 없던 항목이었다.
내가 궁금해하자 튜토리얼 메시지가 나타났다.
[특수 역할은 특정한 능력을 가진 개인에게 부여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역할을 수행할 때마다 경험치가 쌓여 능력이 향상되니 적극적으로 사용하길 권장합니다.]
‘그렇구나......’
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게임의 진행방식과 비슷하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항목은 아니었다.
‘제시가 ‘멘토링’이고, 리카가 ‘제작’과 ‘수선’을 할 수 있다고?’
“특수 역할은 어떻게 부여할 수 있지?”
[해당 항목을 터치하면 하위 메뉴가 활성화됩니다.]
나는 제시의 정보 중 ‘멘토링’을 터치해보았다.
[현재 멘토링 가능 대상이 없습니다.]
‘뭐야, 이게?’
이번에는 리카의 정보 가운데 있는 ‘제작’을 터치해보았다.
[리카가 제작할 수 있는 장비 목록입니다.]
1. 날이 무딘 도끼
2. 날이 무딘 검
3. 형태만 갖춘 창
4. 허술한 가죽옷
‘......’
뭐가 이렇게 ‘날이 무디고’, ‘형태만 갖춘’ 데다가, ‘허술한’ 장비밖에 없냐?
그녀의 클래스가 ‘초급장인’이고 역할 레벨도 1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실망스러웠다.
나는 그 옆에 있는 ‘수선’을 터치해보았다.
[수선 가능 목록입니다.]
1. 제시의 검 X 2
2. 제시의 가죽옷
3. 칸나의 주먹보호구, 전용 신발
4. 칸나의 가죽옷
5. 엘린의 스태프
6. 엘린의 로브
그나마 부여할 수 있는 임무 중에서는 이게 가장 쓸 만한 듯했다.
나는 메뉴 중 ‘제시의 검’을 선택했다. 곱하기 2라고 표시된 것은 그녀가 쌍검을 다루기 때문에 검이 두 자루라 그럴 것이다.
[수선 완료까지 48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대로 진행하시겠습니까? Y/N]
나는 Y를 터치했다.
[특수 역할을 부여받은 인물은 역할의 경중에 따라 전투에 소환할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야!”
이런 건 빨리 말해야지!
하지만 리카가 단순히 장인 역할만 하는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굳이 검을 수선한다고 전투에 동원할 수 없을 것 같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녀의 등급은 2성이기 때문에 어차피 당장 전투에 소환할 수 없기도 하고.
나는 여전히 궁금한 부분이 있어서 물어보았다.
“왜 제시는 아직 멘토링할 수 있는 대상이 없는 거지?”
[역할은 종류에 따라 ‘우호도’의 영향을 받습니다.]
‘아......’
현재 제시의 ‘우호도 높은 멤버’에 표시된 인물은 한 명뿐이었다. 드워프인 리카.
리카와 칸나의 같은 항목에 이름이 많이 적혀 있는 걸 보면, 이것은 개인의 성격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 듯했다.
‘제시가 멘토링할 수 있는 멤버는......’
아무래도 같은 클래스인 ‘세린’밖에 없을 듯했다.
나는 두 사람이 빨리 친해지길 바랐다.
제시는 경험이 많고 스킬을 가진 검사이기 때문에, 세린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게 있지.’
카드를 얻으면 따라오는 보상이 또 있었다.
바로 ‘특별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
나는 당장 ‘특별 상점’ 메뉴로 이동했다.
이번에 얻은 매력 포인트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4였다.
왜 얻은 카드가 두 장인데 포인트가 4일까 생각해보았더니 새로 추가된 카드 두 장이 모두 2성급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아마도 획득하는 포인트는 카드의 등급과 연관이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지난번과 동일하게 그 포인트를 ‘자라나라 머리머리 용액’과 ‘뱃살 쏙 다이어트 보조제’를 사는 데 썼다.
덕분에 내 머리카락은 더 풍성해졌으며, 몸무게도 5킬로그램 더 줄어들었다.
‘좋아지고있어.’
이계에 오가는 능력을 얻은 뒤로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래도 마냥 마음을 놓고 있으면 안 되지만......’
당장 꺼야 할 발등의불이 있었다.
바로 파티 창설금을 모으는 것!
남은 기간에 비해 모아야 할 금액이 너무 많았다.
‘쉬지 말고 일하자.’
얼마 전에 인생의 바닥을 맛본 나로서는 일한다는 게 전혀 고행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오히려 빨리 새 멤버를 소환해보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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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의 새 카드를 얻고도 내가 들어간 곳은 D급 게이트였다.
왜냐면 아직 쓸 수 있는 카드가 네 장뿐이었으니까.
이 상태로 C급 게이트로 들어가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빨리 스킬 레벨이 올랐으면 좋겠는데......’
고작 F급밖에 안 되는 스킬의 레벨이 오르는 게 너무 늦다고 여겨졌다.
그런 내 생각이 시스템의 반성을 이끈 걸까?
전투를 마쳤을 때 메시지가 떠올랐다.
[스킬‘카드소환’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등급이 E로 상승했습니다!]
“좋았어!”
달라진 스킬의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
<카드소환>
등급 : E
레벨 : 1/5
보유 가능 최대 카드 수 : 20
보유 가능 최고 등급 : ★★
설명 : 이계에서인연을 맺은 여자들을 카드로 소환할 수 있다. 등급 내의 카드를 제작, 합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