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6화 〉66화 (66/92)



〈 66화 〉66화

혹시 아바타와 나눈 섹스가 ‘꿈’이나 ‘공상’ 같은 형태로 칸나에게 비쳐졌다면, 그녀가 그린 자지는  자지일 텐데, 그 길이가 짧다는 것이 거슬렸다.

물론 그녀와 섹스한 시점은 자지 길이를 전혀 늘리지 않은 시점이기는 하지만.


모르겠다, 아니겠지.


내 자지.

나는 아바타와 나눈 섹스를 칸나가 어떤 형태로든 보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지를 그린 것이 아닐 거라고 믿기로 했다.

종이에 그려진 것은 비단 귀두와 기둥이 분리되지 않은 짧고 건강한 자지뿐만이 아니었다.


종이에는 그에 못지않은 숫자의 보지가 그려져 있었다.

그것은 대번에 ‘보지’라는 것을 알아볼 만큼 디테일이 있었는데, 그로 말미암아 칸나의 그림실력이 유치원 수준이 아니라 적어도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은 된다는 것을 알 있었다.

‘보지’가 ‘자지’에 비해 심하게 디테일한 것은 그녀가 보지를 자지보다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만 해도 망가지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자기 보지를 문지르고 있지 않았는가?

그렇게 매일 적극적으로 만진다면 이토록 디테일하게 그릴  있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자지와 보지는 대개 따로따로 그려져 있었지만, 두 개가 결합된 그림도 있었다.


그리고 자지 끝이 보지에 박혀 있는 그림에서는 다른 곳보다 더 많은 굳은 액체 자국이 있었다.


“으음......” 귀엽네, 칸나.

지금은 여건이  되더라도 조만간 진짜 칸나와도 섹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인 같은 여자를 두 번이나 경험할 수 있다니.


이세계 만세.

내가 칸나가 그려놓은 자지와 보지들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때 벌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헉, 헉. 남자님, 데리고 왔습니다, 세린.”
“응?”

설마 이렇게 빨리 데리고 온 거야?


칸나가 달리기가 빠를 거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것은 너무 빠르지 않나 싶었다.

시간상으로 10분도 지나지 않았다.


몇 페이지에 걸친 자지와 보지 그림들에 진지한 품평을 할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말이다.


칸나의 두 팔에는 세린이 안겨 있었다.


세린의 신장이나 몸집도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칸나가 지금 헐떡이고 있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그녀는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오기 위해 세린을 직접 안고 달려온 것이 분명했다.

설마 빨리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다시 사라져버릴지 모른다고 생각하기라도  것일까?

“어? 정말......”


세린이 나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긴 금발의 검사인 그녀는 다른 캐릭터들과는 차원이 다른 성숙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마치 백인 모델을 보는  같다.


톱 클래스의 모델이 코스프레로 이세계 검사 옷을 입은 것 같았다.


세린은 칸나에게 안겨서 이곳에 오는 동안에도 의심을  모양이었다.

얼마나 당황했을까?


칸나가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냅다 안고 뛰어오는 동안.

아마도 내가 여기 있다는 말쯤은 한 모양이었다.

세린의 반응을 보면 칸나의 말을 진지하게 믿은 것 같지는 않지만.

“나는 네가 하도 남자님을 그리워해서 헛것을 봤다고만......”
“음......”


이해가 된다.

자지와 보지를 이렇게 그려놓고, “남자님”을 외치며 거세게 자위를 할 정도니까.

주위에서 걱정할 만도 했다.

그때,


“아앗!”


쿵!

칸나가 안고 있던 세린을 떨어뜨렸다.


세린의 풍만한 엉덩이가 무자비하게 바닥을 울리는 동시에칸나가 내 쪽으로 뛰어들었다.

“그건 안 돼욧!”


그녀가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목소리를 내며 재빠르게 거두어간 것은 내가 들여다보고 있던 그녀의 비밀 노트였다.

나는 순순히 칸나가 그녀의 노트를 거두어가는 것을 받아들였다.

왜냐면 나는  안에 얼마나 부끄러운 흔적들이 기록되어 있는지 알고 있었으므로.

자지와 보지들이 잔뜩 그려져 있고, 무엇보다 그녀의 특정 부위에서 나왔을 거라고 짐작되는 액체들도 잔뜩 묻어있었다.


그것을 그림 속 자지들의 주인일 거라고 여겨지는 내가 보는 것이 참을  없을 만큼 부끄럽겠지.




근데 너 내가 너 자위하는 모습 봤다는 건 기억하고 있냐?

칸나가 노트를 껴안고 눈에 이슬 자국을 매단 채 헉헉대고 있는 사이에 세린은 현상 파악에 나섰다.


그녀다운 고혹적인 자세로 이동구를 들여다보던 그녀는-발끝으로 머리통을 까딱까딱 건드리기도 했다. 역시나 나와 연결된 이세계 여자들은 적이라고 인식한 이동구는 남자로 보지 않는 것 같았다.- 내게 물었다.

“이자가 그곳에 보내야 할 악당입니까?”
“응.”

그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진행되는 상황으로 보아 그것이 퀘스트의 목적이었다.

버르장머리 없는 이동구 새끼를 ‘그곳’에 떨어뜨리는 것.


“알겠습니다.”


세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바쁘십니까?”

아닌  아니라 이곳 시간은 밤인 듯했다.


이세계는 지하라는 설정이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어둡기는 했지만, 그래도 낮과 밤에는 조금 차이가 있는 듯하다.


내게도  차이가 느껴졌다.


현실에서 내가 있던 시간도 밤이었으니까 그런 점에서는 연결이 되는 것이다.


뭐, 늘 그런 것은 아닐 것 같지만.

“응,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는 게 좋지.”

나는 여전히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나는 ‘쓰레기 게이트’를 통해 이곳으로 건너왔다.


다시 돌아갈 통로도 ‘쓰레기 게이트’와 연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면, 너무 늦게 돌아가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왜냐면 그 게이트는 누군가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니까.


오랜만에 이세계에  것이고, 이번에는 딱히 전투에 대한 퀘스트 압박이 없는 만큼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내 말을 들은 칸나가 아쉬워했다.


“바쁘시군요......”

내 자지가 잔뜩 그려진 노트를 껴안고 그렇게 말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가능하면 나도 그녀의 건강한 보지에 조금은 더 늠름해진 내 자지를 넣고 싶었다.


이번에는 아바타가 아닌 본체의 보지에.

“칸나, 칭얼대지마.”

세린은 최초에 만난 이세계 4인 멤버 중 리더 같은 지위에 있는 여자였다.

나이가 더 많은 것도 있지만, 그녀의 성격은 자연스럽게 리더에 어울린다.

딱히 그렇게 정했다기보다는 저절로 다른 멤버들이 그녀를 따르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기본적으로 게이트 안에서 전투할 때, 내 지시에 따르는 아바타들도 잠깐 진형이 흐트러지거나 지시받은 사항이 이행되지 않으려고 하면 그녀가 나서서 교정해주고는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는 특별한 가치가 있는 이세계 아바타라고  수 있었다.


뭐, 초반에 만난 4인이 마치 고전 RPG의 정형화된 고정 멤버인 것처럼 특색이 있어서 누구 하나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세린의 말에 더욱 시무룩해진 칸나가 아랫입술을 내밀었다.

“죄송합니다......”


내게 한 말인지 세린에게 한 말인지 헷갈렸다.


어쩌면 실망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한 말일지도.

“그러면 지금 당장 움직여야겠네요.”

행동력 강한 세린이 단호한 표정과 말투로 말했다.

“응.”

나도 몸을 일으켰다.

우리가 그런 결정을 내리는 사이 칸나는조용히 자신의 비밀 노트를 침대 시트 아래에 집어넣었다.





#



“그곳이라는  어디지?”

나는 여전히 우리가 가는 곳이 어디인지 몰랐다.


이동구는 지금 까만 천으로 보쌈이 된 채 칸나의 어깨에 올라가 있었다.

이쪽 세상은 남자의 존재에 민감하니까 이동구의 모습은 가능한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 세린의 아이디어였다.


그렇게 따지면나도 남지인데.


뭐, 나는 의식이 살아있는 채로  발로 걸음을 옮기고 있으니까 곤란한 상황이 되면 몸을 숨기면 될 것이었다.


“그곳은...... 금단의 영역입니다......”

세린은 떠올리는 것조차 괴롭다는 듯 어깨를 움츠리며 말했다.

그녀에게 보기 힘든 표정이었으므로 나는 귀엽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그녀와 연동된 현실의 여자인 차은아를 떠올렸다.


그녀와는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 화장실 섹스를 했다.

기대보다 훨씬 빨리 끝나버린감이 있어서  아쉽다고 생각하지만, 바깥에 어엿하게 손님들과 직원이 있는 레스토랑에서 두 번, 세 번 사정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아무리 내가 비상식의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신세가 되었다고 해도 그 정도 하면 도를 넘는 일일 터였다.


내게 호감이 있는 지배인을 곤란하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도 하고.

아무튼 세린과 나란히 서서 그녀의 아름다움을 곁에서 보고 있자니, 그때의 일이 자연스럽게생각난 것이다.


의식의 흐름은 세린과 섹스하고 싶다는 욕구로 흘렀다.


이미 준비는 완전하게 갖추어져 있다.


나는 그녀에게 정수를 받을 준비가되었고, 그 말인즉슨 세린의 나에 대한 호감도도 100%라는 뜻이었다.

그런데도 이 정도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역시 세린은 무리의 리더 역할을  만했다.


만약 내가 시스템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나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상태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할 뻔했다.


앞에서는 칸나가 이동구를 짊어지고 탄력적인 엉덩이를 실룩이며 나아가고 있었다.


언제 보아도 그녀의 각선은 아름답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