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3. 사랑의 증표 (14)
척, 척, 척.
흥분되는 발소리가 멎은 후, 안대가 걷혀지며 밝은 빛이 눈을 찔렀다. 그와 동시에 다리 사이로 파고드는 굵은 몽둥이와도 같은 페니스. 눈으로 한번, 머리로 한번 번쩍거리는 것을 느낀 레이아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서 헉헉대며 볼개그 밖으로 침을 질질 흘렸다. 턱을 타고 흘러내린 침이 땀으로 번들거리는 가슴을 한 차례 더 적셨다.
퍽! 퍽! 퍽!
그는 마치 때리듯이 강력하게 박았다. 레이아의 눈이 조금씩 적응하면서 서서히 시야가 돌아왔다. 빛 때문에 본능적으로 살짝 찌푸렷던 눈살을 펴자, 용사의 충혈된 붉은 눈과 마주쳤다.
"후웁! 우웁! 훕! 훅!"
"후욱, 후욱…."
더없이 진지한 용사의 표정. 레이아는 그가 이토록 진지하게 안아주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에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성문을 두들기는 육봉을 기꺼이 맞아들였다.
'더, 더… 아아….'
레이아의 시선에선 자지를 열심히 처박는 연인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없었다. 안아주고 싶고, 응원해주고 싶고, 다리를 휘감아 절대 자지를 빼지 못하도록 꽉 붙들고 싶었다. 그러나 사지가 구속되고 볼개그로 입이 막힌 상황에선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마치 자위기구처럼 사용되면서, 연인이 극상의 쾌감을 느끼길 기도할 뿐이었다.
"후웁!"
척, 척, 퍽! 척, 척, 퍽!
일정한 페이스로 피스톤 운동을 하는 용사의패턴에 적응한 레이아는, 자지가 자궁구를 부술 듯이 한껏 쳐박아 올 때마다 있는 힘껏 보지를 조였다. 몸을 움직일 수 없다지만,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꽈악, 꽈악 온 힘을 다해 보지를 조이는 것만큼 남자에게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도 드물다. 그런 생각이 들자 그녀는 열심히 조이는데 온 힘을 다하게 됐다. 다리가 강제로 활짝 벌어진 상태에서 아기 씨앗을 짜내는 레이아의 노력에 점차 스퍼트가 올라갔다.
퍽, 퍽, 퍽, 퍽, 퍽!
이내 방 안이 살가죽 때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힘조절 없이 오로지 강, 강, 강, 강, 강으로 세게 쳐박는 용사와 꽉, 꽉, 꽉, 꽉, 꽉 최선을 다해 조여주는 레이아의 합이 완벽하게 들어맞으며 서로에게 극한의 쾌감을 선사했다.
철썩, 철썩!
의자는 이미 물기로 흥건했다. 특히 레이아의 엉덩이골이 있는 쪽에는 애액과 희뿌연 정액이 모이고 모여서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고, 둘이서 열심히 온몸을 쓰는 덕에 활발하게 분비되는 땀이 서로의 접합부 이곳저곳에 부딪치며 주변으로 팍팍 튀었다. 의자뿐만 아니라 그 일대가 후끈했다.
무언가를 발견한 지나가 어머, 하면서 손으로 스스로의 음핵을 자극하던 델렌의 주의를 끌어 창문을 가리켰다. 어느새 창문에 김이 서려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끈적하면서도 후끈후끈 뜨거운 섹스로 인해 방 안의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첩!첩!첩!첩!첩!첩!
그 열기의 중심에는 마치 녹아가는 초콜릿처럼 표정이 무너진 레이아가 있었다. 용사는 말 그대로 잡아먹을 듯이 격렬하게 레이아를 범하고 있었고, 평생 겪어본 것중 손꼽을 정도로 격렬하게 박히는 레이아는눈이 진작에 풀린 채 바보 같은 표정으로 움찔거리며 그토록 신경쓰던 조임마저 신경 쓸 여력을 잃고 모든 것을 본능에 의존했다.
퍼어억!
"후우우웁! 후! 후웁!"
용사의 커다란 자지가 레이아의 뱃속을 빈틈없이 메웠다. 한 방울도 흘리지 않겠다는듯 콰악 쳐박힌 자지가 자궁 안을 향해 사정을 시작했다. 울컥, 울컥. 마치 분노를 토하는 것처럼 뜨거운 정액이 자궁벽을 때렸다.
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는 볼개그에 막혀 허무하게 스러졌다. 항상 침착하던, 오르가즘에 오를 때도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았던 레이아가 지금은 망가진 인형처럼 늘어졌다. 아주 잠시나마 의식의 끈을 놓친듯 제대로 풀린 눈동자가 살짝 위를 향하며 정처없이 표류했다. 쾌감에 맛이 가버린 아헤가오라기보단 그냥 기절한 것 뿐이지만, 아무튼 엄청난 쾌감으로 그런 얼굴이 된 것이긴 했다.
용사는 말없이 레이아의 위로 살짝 무너지며 몸에 힘을 뺐다. 마지막 한방울까지 짜내어서 자궁에 쏘아보내니 제대로 일을 치렀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몸이 확 지쳤다. 마나 유저로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신체를 가지긴 했지만, 마나를 활성화하지 않았기에 초월적인 신체 능력을 발휘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런 상태로 밤을 새우며 사정한 횟수만 해도 두 자리수를 진작에 넘어섰기에 아무리 용사라고 해도 지칠 수밖에 없었다.
….
"우우우…."
잠시 가볍게 의식을 놓았던 용사가 눈을 떴다.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진 않고, 길어봐야 2~3분 정도 흐른 것 같았다. 레이아가 정신이 들었는지 흐리멍텅한 눈동자로 용사를 응시했다. 말을 하는듯 우우거리는 것으로 보아 슬슬 볼개그를 빼고 싶은 듯했다.
툭.
수많은 신음과 비명과 말을 삼켰던 동그란 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레이아가 입이 자유로워지면서 둑이 터지듯 흐르는 침을 스읍 하면서 수습하려하자 용사가 재빨리 입을 맞췄다.
츄웁, 츕….
그리고는 레이아의 목구멍으로 넘어가야 할 침을 마치 약탈해가듯이 자신이 탐한다. 입안에 꽤나 고여있었던 만큼 한가득 빼앗긴다. 레이아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결국 입을 내어줬다. 입쪽이 뻐근했지만 자기 연인이, 마스터가 탐하고 있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순순히 침입하는 혀를 받아들였다.
툭, 툭 툭.
용사가 레이아의 뒤통수를 끌어안으며 키스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 재주 좋게 매듭을 풀어냈다. 팔다리가 순차적으로 자유로워지면서 밧줄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졌다.
"츄웁, 으응…."
레이아는 키스를 받으면서도 세게 묶였던 탓에 아파하는 신음을 살짝 흘렸다. 밧줄에 가장 강하게 묶였던 손목과 오금 쪽은 마치 살이 파인 것처럼 움푹 들어가 있었다.
용사가 레이아의 나신을 끌어안으며그대로 바닥에 누웠고, 몸을 옆으로 돌려 레이아도 바닥에 뉘였다. 다다미 바닥에 맨살이 닿았지만 품질이 좋은지 딱히 거슬리진 않았다. 둘은 옆으로 누운 채 서로를 마주보는 구도가 됐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몸은 조금씩 식어갔지만 여전히 따뜻했고 온갖 체액으로 매끌매끌했다. 레이아는 그 감촉이 좋은 건지 몸을 슬슬 움직이며 미끌미끌 몸 이곳저곳을 부벼댔다. 마치 피부 대 피부로 키스하는 것 같았다.
"마스터…."
"후우, 레이아…."
용사와 레이아는 둘 다 살짝 지친 기색이었으나 기분은 더없이 좋아보였다. 그렇게 잠시 동안 몸을 슬슬 비비며 간질간질한 후희를 즐겼다.
"사랑해요, 마스터. 너무 좋았어…."
"나도 사랑해, 레이아."
둘이 서로를 꼬옥 끌어안는다.
….
만족스러웠다.
레이아도, 용사도 그렇게 느꼈다.
따지고 보면 레이아는 일종의 데뷔전을 치른 셈이었다. 마음을 바꾸고, 스스로 크게 변화하여 거의 다른 사람이 되었다. 김재현과 하면서 그렇게 바뀌고 나서 처음으로 하는 네토 플레이. 완벽했다.
용사도 레이아도 모두 극한까지 쾌감을 느끼고 최고로 만족했다.
유일하게 개방되지 않은 문이 마침내 활짝 열린 것 같았다.
용사는 레이아를 네토 당하는 것에,
레이아는 처음 본 남자에게 모든 것을 허락한 것에,
아주 지극한 즐거움을 느꼈다.
이제는 어떠한 망설임도 거리낌도 없었다. 앞으로도, 아마 평생을… 둘은 네토 플레이를 원없이 즐기며 살아갈 것이다.
….
그렇게, 마지막 퍼즐 조각이 끼워지며 퍼즐이 완성되었다.
화아악!
츠즈즈즈….
"크으윽!"
"꺄아아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