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 〉#4-1. 아리스, 한 아리 (20)
한 번 해보니 촬영 플레이도 별 것 없었고, 그 후론 둘 다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아리는 여전히 렌즈가 부담스러웠지만 더 이상 내색하지 않았고, 성민도 나름의 재능과 열정을 발휘하였기에 영상의 퀄리티가 점점 발전해 나갔다.
"츄웁, 하움."
성민은 몇 번이나 즐긴 후, 현재 아리의 펠라를 촬영하는 중이었다. 아리는 귀두를 한껏 머금은 후 막대사탕을 빨듯이 전체적으로 진하게 빨아낸 후, 이내 입 안으로 성민의 좆을 최대한 깊게 삼켰다. 평소보다 더 열정적으로 빠는 모습이, 성민은 누나임에도 참 기특하게 느껴졌다. 정말 단 맛이라도 나는 건지, 열렬히 남자를 탐하는 욕망에 빠져든 모습이 매혹적이었다. 이제는 찍히는걸 즐기기라도 하는 건지, 이따금 성민이 아닌 렌즈와 눈을 마주치며 살짝 눈웃음까지 치는게 여우가 따로 없었다.
"으윽…."
혓바닥으로 귀두를 빙글빙글 돌리다가 끝을 뾰족하게 세워 요도를 자극한다. 카메라 렌즈를 의식한 건지 일부러 혀를 길게 내밀고 탐욕스럽게 핥는 모습이, 진짜 배우 다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한참을 펠라해준 후, 아리가 먼저 가슴으로 해보자고 제안했다. 당연히 수락한 성민은 협조적인 태도로 아리의 방으로 가서 그녀가 쓰던 투명한 로션까지 구해왔고, 윤활유가 필요한 그녀의 커다란 가슴에 듬뿍 발라줬다.
치벅 치벅 치벅.
입이나 보지와는 다른 몽글몽글한 쾌감을 주는 아리의 커다란 젖가슴은 성민의 기둥을 빈틈없이 착 감쌌다. 물기 가득한 살소리 역시 다른 부위와는 묘하게 다른 소리가 나서 귀를 즐겁게 했다. 그래도 역시 실핏줄까지 보이는 투명할 정도로 하얀 가슴이 진미였다. 이따금 하반신에 분홍빛 유두가 스칠 때마다 흠칫거리는게 귀여웠다.
….
그렇게 몇 시간을 진하게 즐기고, 일단 생각나는건 거의 다 해본 둘은 다시 정상위로 돌아왔다. 지치지도 않는 건지, 성민과 아리는 호흡이 좀 거친 것만 빼면 처음과 크게 달라진게 없었다. 물론 겉에 남는 흔적은 꾸준히 새겨져서, 아리의 온몸에 정사의 자국이 발갛게 올라와 있었다.
정상위로 계속 박는 도중이긴 해도, 아리의 다리를 계속 움직이면서 여러 자세를 시도했다.M자로 벌리기도 하고, 평범하게 쭉 뻗기도 하고, 성민의 허리를 감기도 했다. 번쩍 들어서 양 어깨에 얹기도 했고, 다리를 하나로 모아서 한쪽 어깨에 올린 후 팔로 꽉 잡아봤는데 나름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아예 허리를 틀게 해서 딱 붙은 양 다리를 옆으로 눕힌 후 그 사이로 빼꼼 드러난 보지에 박기도 해봤다.
그 후, 한 번 해봤던 기승위를 또 해봤다. 아리가 위에 올라타서 직접 허리를 흔들었다. 사실 성민에겐 이게 가장 편한 자세였다. 움직일 일이 없으니 촬영도 훨씬 안정적이고, 위에 올라탄 누나가 쾌감에 휩싸인 표정으로 보지를 꽉꽉 조여주는 모습은 시각적으나 촉각적으로나 굉장히 훌륭했다. 남자 쪽이 여유로운 자세여서 그런지 성민은 어느새 온갖 체액으로 번들거리는 몸을 색정적으로 흔드는 아리의 몸을 지긋이 감상하고 흥분할 수 있었다.
…
"흐아아…."
"후우우…."
번아웃. 말 그대로 하루 종일 불태운 둘은 거친 호흡을 한껏 내뱉으며 침대에 늘어졌다. 온갖 정사의 흔적으로 끈적했으나, 요 며칠간 익숙해진 건지 둘 다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대로 오 분 정도 축 늘어져 있다가, 성민이 감았던 눈을 슬며시 떴다. 눈을 뜨자마자 옆에 있는 아리의 흐트러진 맨몸이 생생하게 보였다. 이제는 정말로 더 이상 못 하겠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정도였기에, 자지도 꿈틀거리기만 할 뿐 서지는 못했다. 그래도 눈으로는 충분히 즐길 수 있었고, 성민은 눈동자로 아리의 나신을 핥듯이 샅샅이 탐했다.
잠이 든 건지, 아리는 성민이 슬쩍 손을 뻗어 다리를 벌리는 와중에도 꿈쩍도 안했다.
"오우."
내가 생각해도 대단하군.
아리의 한쪽 다리를 잡고 살짝 벌린 성민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누나의 다리 사이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맨살을 가려주는 털 한 가닥도 없이 그대로 드러난 매끈한 분홍빛 보지는 몇 날 며칠을 성민에게 시달린 탓에 빨갛게 부어 있었다. 게다가 그 위로 허옇게 말라붙은 자국이 코팅되어 있어서, 여러 명에게 지독하게 돌림빵을 당했다고착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찰칵.
촬영에 맛을 들인 성민은, 찍을 거 다 찍고 책상에 놓은 캠코더 대신 바로 옆에 있는 스마트폰으로 그 절경을 찍어댔다. 외설적인 예술미를 풍기는 흐트러진 미인의 나신과 과열된 비부를 여러 구도에서 촬영하고, 그 중에서 잘 찍힌 사진을 엄선했다. 차곡차곡 용량을 늘려가는 성민의 폴더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누나와의 추억이 담긴 앨범이기도 하고, 나중에도 언제든 써먹을 수 있는 포르노 모음집이기도 했다. 진귀한 수집품을 모아가는 듯한 뿌듯함에 씨익,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누나, 씻을래요?"
도리도리.
어느새 자세를 바꿔서 배를 깔고 누운 아리는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씻는 것도 미룰 정도면 정말 진이 빠진 상태겠거니 생각한 성민은 갑자기 정력왕이 된 자기 몸에 다시금 감탄하면서 욕실로 향했다.
쏴아아….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면서 잠시 간의 휴식을 취하는 와중에도, 성민은 어떻게 하면 아리의 체력을 배려하면서 길게 즐길 수 있을지 고민했다. 여자가 쾌락으로 실신할 때까지 범하는 것도 은근히 로망이었기에, 차라리 누나의 몸이 버티는 한계점까지 몰아붙여볼까 하는 거친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던 성민은 화장실에서 나왔고, 이내 자신의 핸드폰에 수많은 톡과 부재중 전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음?"
아까 누나를 찍을 때만 해도 아무 연락도 없었는데. 느긋하게 샤워하는 20분 쯤의 시간 동안 수백 개의 톡과 수십 개의 전화가 왔었다.
'설마, 무슨 일 있나?'
성민은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끼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여러 친구들한테서 연락이 왔지만, 대부분은 민성이 보낸 것이었다. 톡과 전화 모두 비슷한 시간대에 집중된 걸로 보니 정말 무슨 일이 터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욕으로 가득차 있던 두뇌에 싸늘한 이성의 혈류가 돌기 시작했다. 찬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머리가 식은 성민은 일단 민성이 보낸 톡부터 확인했다.
[좆됐다 성민아]
[준식이가 사고쳤다]
[병신아 연락좀 받아라]
[자냐?]
[씨발 처잘때가 아냐 병신아]
….
그 이후의 문자는 대부분 성민을 재촉하는, 욕설과 다급함이 섞인 내용이었다. 그렇게 10분 전까지 계속해서 연락이 왔다가 뚝 끊겼다. 샤워하며 몸에 남아 있던 습기가 식은땀으로 변해 주륵 흘러내렸다.
'준식이?'
성민은 준식이를 떠올리며 녀석이 어떤 사고를 칠 만한지 생각해봤다. 평소에도 자잘한 사고는 많이 치긴 하지만…. 진짜 큰 사고를 칠 만한건 옆학교 놈들과 관련된 일이었다. 괜히 삥 뜯겠다고 갔다가 되려 쳐맞아서, 친구들이 복수하겠답시고 며칠 전에 작당모의를 했었다.
"하, 병신새끼."
안 그래도 준식이를 싫어했던 성민은 저도 모르게 욕을 내뱉었다. 전말을 대충 알 것 같았다. 다른 애들이 보낸 문자는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우우웅.
핸드폰 화면을 끄자마자 또다른 톡이 왔다. 확인해보니 민성이 보낸 것이었다.
[시발놈아 보면 바로 전화해라]
그 톡을 보고 성민이 바로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몇 번 울리기도 전에 민성이 바로 전화를 받아서 욕을 쏟아냈다. 잠자코 몇 초간 쏟아지는 욕설을 들은 성민은 침착하게 물었다.
"그래서, 뭔 일인데."
"아, 시간 없다. 일단 니 집 앞 대로변에 택시 정류장 있지? 거기로 와라. 만나서 얘기하자."
민성은 그렇게 말하고는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어지간히 급한 일인가보다 생각하면서도, 내심 짜증이 나서 감정이 거칠어졌다. 임준식 이 씨발놈이, 좋은 분위기에 초를 치다니. 진짜 죽여버리고 싶네.
"후으…."
퉁, 퉁, 퉁.
끓는 듯한 깊은 한숨을 내쉬며 거친 걸음으로 방으로 들어간 성민은 여전히 누워있는 아리를 보고는 침대로 다가가 팔을 잡고 흔들었다.
"누나, 누나?"
"…으응?"
성민이 흔들어 깨우자 곤히 자던 아리가 눈을 반쯤 뜨며 잠긴 목소리로 반응했다. 잠결에 귀엽게 반응하는 모습마저 순백의 천사처럼 순수하고 예뻐 보였다. 이렇게 예쁜 누나와 잠시라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속으로 준식이를 향해 몇 번이고 욕설을 내뱉었지만, 겉으로는 누나에게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누나. 잠깐 갈 데가 있어서 나갔다 올게요.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니까, 연락 없으면 저녁이나 그런거 혼자 챙겨요? 알았죠?"
"어? 으응, 알았어…. 조심해?"
아리의 얼굴에 순간 궁금증이 일었으나 곧바로 가라앉았다. 자신을 편하게 보내주려는 배려심을 느낀 성민은 다시 한 번 속으로 준식이를 욕하며 아리와 가볍게 입술을 맞춘 후, 재빠르게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섰다.
….
띠로릭.
혹시 몰라 도어락이 잠기는 것까지 확인한 성민은 단독 주택의 정원을 가로지르며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그러나, 그 순간 대문 바로 옆에 숨어 있던 검은 그림자가 밖으로 나서는 성민의 뒤를 덮쳤다.
"억!"
괴한은 성민을 덮쳐 앞으로 고꾸라지게 한 후, 등에 올라타 무언가를 성민의 얼굴로 가져갔다.
"읍! 으브브븝!"
딱 봐도 수상해 보이는, 정체 모를 액체로 적셔진 손수건. 성민은 섬뜩한 느낌에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몸을 여러 차례 들썩이자 순간적으로 괴한의 자세가 무너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민의 코와 입은 손수건으로 강하게 압박되었다.
"후욱, 후욱…."
"읍읍! 으븝!"
거의 일 분에 이르는, 당사자들에겐 수십 분처럼 느껴지는 긴 사투가 벌어졌다.
"으브븝…. 으읍… 으으…."
그러나 그런 저항에도 불구하고, 성민은 호흡기를 제압당한 탓에 결국 괴한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털썩.
마침내 성민은 흰자위를 드러내며 기절했다.
"허억, 허억, 허억…."
온몸의 힘이 쭉 빠질 정도로 격렬한 사투 끝에 성민을 제압한 괴한은 숨을 헐떡이며 몸을 일으켰다.
"시발, 영화에서 봤던 거랑 다르잖아."
괴한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영화에선 몇 초 정도 코와 입을 막으면 풀썩풀썩 쓰러졌는데, 현실은 전혀 아니었다. 클로 뭐시기, 아무튼 그 약물로 흠뻑 적신 손수건으로 완벽하게 호흡기를 막았음에도, 성인도 아닌 녀석이 일 분을 넘게 거칠게 저항했다. 이 정도면 약물이 아니라 질식 때문에 기절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기절 안 했으면 어쩌려고 이런 걸로 기절을 시키라는 거야. 괴한은 툴툴대며 기절한 성민의 눈꺼풀을 열어봤다. 눈동자의 초점을 확인하고 손목을 들었다 놨다 하며 성민이 완전히 기절했음을 확인한 그는 전화기를 꺼내들었다.
"네, 네. 됐습니다. 오세요."
몇 초 간의 짧은 통화가 끝난 후, 괴한은 깊게 눌러쓴 후드를 벗으며 땀을 식혔다.
"후우, 성민아. 미안하다."
친숙하게 성민을 부른 괴한, 민성은 죄책감 가득한 괴로운 표정으로 대답 없는 성민에게 계속해서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