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어스레이트가 뺑소니 피해자와 다른 점은, 저 레이시스트 새끼가 가해자 측이라는 것이었다!!
─쨍그랑!!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만고불변의 법칙은 나의 손을 들어주었다. 급하게 세운 허접한 실드는 나의 연격에 와장창 엔딩을 맞이했다.
파파팟!!
나는 실드가 박살나 흩어지는 것보다 빠르게 접근하여 실드 안쪽에 숨어 있던 어스레이트를 붙잡았다.
덥썩!!
“으아아아아아악!!!”
아무 생각 없이 당기고 나서야 알았는데, 내가 붙잡은 것은 어스레이트의 앞머리였다.
피가 줄줄 흐르는 휑한 정수리에 간당간당하게 남은 흰색 머리털 말이다!!
“놔, 놔!! 이거 놔라!! 이 미개한 석사놈아!!”
“서, 석사놈?! 이 씹쌔가 상황파악도 못하고 도발을 해!!!”
석사에게 석사라고 부르는 것은 대머리에게 대머리라고 부르는 것 만큼이나 예민해지기 딱 좋은 호칭이었다!! 자신의 석사위에 자부심을 가지는 석사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학에 다른 박사나 교수들이 즐비한데 뭐땀시 석사라는 것 가지고 부심을 부리겠는가!!
이 새끼도 자기보다 연하인 상급 마법사한테 7성급 연금술사라고 불리면 빡쳐할 것이었다!!
“너 같은 새끼는 대머리 추체험을 해 봐야 돼!!!!”
근데 감히 역지사지를 안 하고 나를 석사놈이라고 불러!!!
나는 이성을 잃고 분노했다!! 이딴 새끼는 대머리가 되어서 남들의 말없는 시선 하나하나에까지 전부 자격지심을 느껴 봐야지만, 자기 주댕이를 놀릴 때도 조심할 줄 알게 되기 마련이었다!!!
머리털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까 전과 같은 절차를 걸쳐 다시 지구용사의 필살기를 발휘할 때가 왔다!!!!
“벡터-M자 탈모파!!!!!!!!!!!!!!!!!!!!!!!!!!!!!!!!”
“그마아아안!!!!!!!!!!!!!!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부부부북!!!!
어스레이트의 대갈통에 고속도로가 뚫렸다. 그것은 놈의 브리키 우월주의적 인종관을 베를린 장벽처럼 허물어버릴 나의 고속도로였다.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놈이 고속도로 개발이 끝난 직후의 대한민국처럼 새로운 물결을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며 손을 털었다. 프랑이 만들어준 장갑에 더러운 털을 묻혀서는 안 되니까 말이다.
─줄줄줄줄.
앞머리부터 정수리까지 억지로 털이 뽑혀나간 탓에 어스레이트의 머리에서는 피가 계속해서 새 나왔다. 한쪽 눈에 피가 들어가자 어스레이트는 눈을 감고 애꾸눈이 되어버렸다.
흙 밭에 구르는 어스레이트에게로 발을 내딛는 나. 무심한 구둣발 소리에 한층 볼썽사나워진 앰뒤 연금술사가 경련을 일으켰다.
“힉, 헉, 흐어어억!! 기, 기다려! 아니, 기다려 주십시오!! 웨인 씨!!”
피와 흙으로 인해 마치 좀비와 같이 추해진 몰골이다. 이 씹새끼의 인성과 외모가 매치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가 다 죄송합니다! 잠깐 화가 나서 제 눈이 멀었었나 봅니다!! 이렇게 사과드리겠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우리 쌍놈 지랄 자제해.”
두 번 죄송하면 내 묫자리에다가 술 붓겠다 시팔럼아.
존나 자기가 미안하면 뭐 어쩌자는 것인가. 우리는 벌써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카론에게 뱃삵을 주었으며 진기한 변호사랑 같이 삼도천행 배에 올라탔다. 죽은 자와 빠진 머리가 돌아오지 않는 것과 같았다. 한차례 파국을 맞이한 우리는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남지 않은 것이었다.
─저벅저벅.
“그, 그아아악!!!! 오지마! 나한테 다가오지 말란 말이다!!!”
어스레이트는 영창도 포기하고 벽에 달라붙어 떨었다. 영창을 해 봤자 내가 바로 달려들어 조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저 놈에게 영창이란 크라우칭 스타트를 한 치타 앞에서 육포를 꺼내는 것보다 어리석은 행위였다.
그러나 어스레이트가 무엇을 하든… 나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었다.
─처억.
나는 어스레이트의 코앞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 주먹을 말아쥐며 말했다.
“──정수리를 볼 때마다 나를 떠올려라.”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레이시스트 탈모어(脫毛er)는 자신의 머리를 붙들고 밴시와 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나는 그 비명을 BGM 삼아 거세게 진각(震脚)을 밟았다!!
──필살(必殺).
“벡터-월화수목금금금(月火水木金金金)!!!”
벡터-월화수목금금금(月火水木金金金)! 그것은 지구용사의 용력(勇力)에다 한발 한발 대학원생의 애환을 담아 때리는 희대의 연격이었다!
최대 108콤보까지 가능한 절기(絶技)이자 다 끝날 때까지는 절대로 끝난 게 아닌 필살의 기술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이것은 상대가 교수나 그에 준하는 생명체일 때 더욱 위력을 강화하는 기술!!
이는 죄없는 제자를 부려먹고 이용하며, 성추행까지 하는 쓰레기 놈에게 내리는 나의 천벌일지니!!!
퍼버버버버버버벅!!
두두두두두두두두!!
마나 사용자로서 강화된 어스레이트의 몸은 강인했다. 그 덕에 나도 야수회귀의 힘을 끌어올려 놈의 전신을 빠진 곳 없이 계속 두들겼다!!
“빌런이여!!!!!! 이런 말을 알고 있는가!!!!!!!!”
“으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나는 어스레이트의 전신을 연속해서 두들겨 패며 외쳤다!!
“제발 딴 곳으로!!!!!!!!! 정년 권고퇴직!!!!!!!!!!!!!!!!!!!”
콰과과아아앙!!!!!!!!!!!!!!
피니쉬 어퍼컷이 녹색의 마나를 뿜어내며 어스레이트의 턱주가리를 올려쳤다!!!
──풀썩.
날아오르는(昇) 용(龍)과 같은 주먹(拳)에 맞은 정년퇴직 적합자 늙은이는 코피를 뿜으며 그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증발한 이성을 열심히 긁어모아 힘조절은 했지만 턱을 강하게 얻어맞았으니 뻗어버린 것이었다.
쉬이이익──.
굳게 쥔 내 두 주먹에서 야수회귀의 녹색 마나가 초연(硝煙)처럼 피어올랐다.
─빅토리.
승리의 실감이 두 손에 잡히는 듯 했다. 애초에 이 기술이 끝났다는 것은 적이 더 이상 재기 불가능할 정도로 쳐맞았음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나는 잔심의 호흡을 내쉬며 태권도처럼 두 주먹을 허리춤에 갖다댔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시발. 조금 지나쳤나?”
관절이 부숴진 마네킹처럼 뻗어버린 어스레이트의 모습에 나는 내심 후회했다. 뒷생각 없이 너무 밟았다. 시발 적당한 선에서 브레이크도 밟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그런 자책과는 별개로 가슴은 시원했다.
상쾌한 청량감이 탁 막힌 위장 속을 뻥 뚫어주는 것만 같은 이 기분!
“──아아. 이것이 ‘사이다’인가.”
…는 지랄이고.
사이다는 분명 사이다인데 링겔로다가 혈관에 직접주입한 느낌이다. 약물 오남용의 정형적인 패턴이었다.
‘이거 진짜 뒷감당 어쩌지.’
카르미네 소속 고고학 석사가 마법사 길드의 7성급 연금술사를 조지게 팬 것이다. 이게 개인 대 개인의 문제로 끝날까? 아니, 절대 그럴 리가 없었다.
마법사 길드한테도 가오가 있다. 자기 길드 소속의 병신이 존나 쳐맞았는데 그냥 니 알아서 하세요 하고 퉁쳐서는 다른 집단에게 본보기가 서질 않을 것이었다.
반면 카르미네 대학은 나를 손절해버릴 것이다. 석사따리 석사따 한 명을 위해서 마법사 길드랑 앙금을 남기는 것은 큰 안목으로 봤을 때 개손해니까 말이다.
“저, 저기…”
내가 아서 웨인으로서의 신분을 버리고 튀어버릴까 하고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 티르시가 내게 말을 걸었다. 글고 보니 이 사람도 있었지 참.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티르시 아르마슈나스에요.”
“…아서 웨인이오.”
잘 아는 내용이었지만나는 모른 척 고개를 끄덕였다. 심혈을 기울인 벡터-근엄하게 말하기였다.
티르시는 고작 하루 같이 일했던 남자의 목소리 따위 진작에 잊어버렸을 테지만, 그래도 조심하기로 했던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티르시는 내 정체를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말을 계속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웨인 씨가 아니었다면 저도 저 인간의 독니에 걸려서 큰일이 났을지도 몰라요.”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지나가다 말씀하시는 걸 우연히 들었습니다. …다른 피해자들도 계시는 듯 합니다만.”
“…네. 저랑 친하게 지내던 동료랑 그 연인분이 저 인간 때문에 곤욕을 치뤘죠.”
티르시는 간호모를 벗으며 침울하게 말했다. 나는 쓸데없는 말을 꺼냈다고 자책했지만 그녀는 금세 감정을 떨쳐내었다.
“하지만 웨인 씨야말로 괜찮으신가요? 저 인간이야 죽도록 맞아도 싼 작자입니다만… 분명 웨인 씨에게도 보복하려 들 거에요.”
걱정기가 느껴지는 시선으로 티르시가 말했다.
“저 인간한테 이야기는 들었어요. 마법 분석을 의뢰하러 오신 카르미네 대학 소속의 현장직 석사 분이 웨인 씨 맞죠?”
“예? 아, 맞습니다. 그럼 멕로이버가 대신 불러온다던 제자라는 분이….”
“저예요. 부전공이 마법역사학이거든요. 그치만 지금 중요한 건 제 전공이 아니죠.”
기절해서 굴러다니는 멕로이버를 보며 티르시는 인상을 찡그렸다.
“저 인간, 정신을 차렸다간 반드시 웨인 씨의 대학에 고발하려 들 거예요. 뭔가 생각해 놓은 방도라도 있으세요?”
“…지금 생각 중입니다.”
뾰족한 답은 안 나오지만 말이다.
나는 필사적으로 대갈통을 혹사시켰다. 두네 3000% 풀가동이다. 내가 그러는 모습을 지켜보던 티르시가 말했다.
“혹시 적절한 방도가 없으신 거라면── 저희에게 맡겨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맡겨 달라니요?”
“저 인간이 벌을 받기를 바란 사람은 저만이 아니에요.”
티르시가 말했다. 그러고 보면 아까 전에 들은 이야기에서도 뭔가 뒤에서 꾸미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저 외에도 저자의 폭거에 피해를 입었던 사람은 많아요. 저는 그 분들의 증언과 증거를 통합해서 저 자를 길드에서 축출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멕로이버는 자기가 인맥을 쓰면 저지할 수 있다는 양 떠들었습니다만, 그건 괜찮겠습니까?”
“인맥이라 봤자 별 것 없어요. 그냥 다른 마법사 길드의 간부에게 필사적으로 알랑방귀를 뀌어서 만든 커넥션이죠. 하지만 기절한 상태에서는 체포나 심의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그들에게 연락을 취해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잖아요?”
티르시는 냉정하게 손을 꼽아가며 말했다.
“그러니 저 인간이 기절해 있는 지금이야말로 적기랍니다. 원래는 저 인간이 세미나에 간 틈을 타서 계획을 실행할 생각이었는데, 최근에는 바깥으로 나돌지를 않더라고요.”
“여러분의 계획을 눈치채고 대처하려던 거군요.”
“그럴 공산이 크다고 봐요. 저에게 굳이 사실을 밝혔던 걸 보면 벌써 반격할 준비는 거의 다 진행 되었던 거겠죠. 저 인간이 전서구를 1마리 더 샀을 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한숨을 쉰 티르시는 다시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가능해요. 무슨 수작을 부리려 했는지는 몰라도 딱 반나절만 있으면 저희 선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거든요.”
티르시가 호기를 붙잡은 것처럼 눈을 빛냈다.
“기절한 저 인간을 숨기고 길드장님께 보고를 드리면 증인 출석을 시킬 수도 없을 테니까, 변명도 불가능할 테죠.”
“…과연. 잘 알겠습니다. 지금으로서는 그게 최선의 방법일 듯 하군요.”
나는 납득을 했다. 이런 일이 다 그렇듯이 어차피 일을 벌일 거라면 판을 크게 만드는 편이 유리하다.
군대 부조리도 마음의 편지함이 아니라 휴가 때나 연대 단위로 써야 하고, 청와대 청원 같은 것도 제대로 이목을 모아야만 의미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기서 몰래 도망쳐봤자 딱히 의미도 없겠고.’
만에 하나 내가 여기서 아서 웨인의 신분을 버리고 닷지하더라도 내 뒤를 쫓는 사람은 생길 것이었다.
시발 내가 살인범도 아니고 추적자를 신경 쓰느라 늘 배후를 두려워하며 사는 것은 에바참치였다. 프랑도 있는 마당에 평생 누군가한테 쫓기면서 도망쳐 다녀야 한다니? 그건 절대로 논외였다.
그런 의미에서 티르시의 제안은 꽤 시의적절했다.
나 혼자 어떻게 해 보겠다고 빼액대다 씹창을 낼 바에는 남이 미리 짜 둔 계획에 편승하는 편이 신변에 이롭다. 그리 생각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부탁합니다. …아, 그래도 하나만 부탁드리죠.”
그렇게 말하며 나는 쓰러진 어스레이트를 가리켰다.
“저 인간이 저의 얼스터인 친구를 모욕하고, 제 명예까지 더럽히려 들었다는 것도 증언에 추가해 주시겠습니까?”
“후후. 고작 그걸로 되시겠어요?”
간호사복을 입은 티르시는 검지를 까딱이면서 말했다.
“저한테까지 손을 대려는 비열한 모습에 참지 못하고 기사도를 발휘해 맞서 싸우셨다── 는 미담은 필요 없으신가요?”
“흐흐. 좋지요. 이왕 이렇게 된 거, 그것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저녁이 되기 전에 인간 쓰레기 인종차별자 새끼를 마법사 길드에서 제명하고, 감옥에 쳐넣었다.
이 부조리 가득한 마법사 길드에 정의가 집행된 것이었다.
단지 나로서는 조금 불만사항도 있었다.
“하, 시발. 그래서 내 꼬추는 언제 검사해 주는 건데.”
나는 한동안의 증언 끝에 무혐의로 풀려나서 중얼거렸다.
우리 동네의 매지컬 비뇨기과는 진료 대기 시간이 뒤지게 긴 모양이었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뒤처리를 끝낸 티르시는 해가 서쪽으로 기울었을 쯤 되서 돌아왔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여전히 분홍색 간호사복에 의사 가운을 입은 모습이었다. 무척 잘 어울리기는 한데 안 갈아입는 건가? 내 가면 아래의 시선을 깨달은 티르시가 가운을 만지작댔다.
“이 옷이 신경 쓰이시나요?”
“용도가 궁금하기는 하군요.”
솔직하게 긍정하자 티르시는 가운을 벗어보이며 말했다. 간호사복은 미니스커트 원피스인데도 상의는 긴팔이었다.
“실험복이에요. 살균 마법으로 깨끗하게 하고 연금술 시약 제조나 실험에 쓰죠. 포션에는 절대로 수용액이랑 재료 외의 다른 이물질이 들어가서는 안 되거든요.”
위생복 같은 용도일까. 티르시는 간호모를 벗더니 그것을 만져서 펼쳤다. 그러자 꼭 영양사가 쓸 것 같은 분홍색의 모자가 되었다.
“이건 머리카락 한 올 안 빠지도록 쓰는 용도랍니다. 머리를 틀어올려서 묶고 쓰는 거예요.”
“엄청 엄중하네요.”
“이물질이 들어갔다가는 포션이 상하거나 품질이 떨어지기 십상이에요. 그래서 아주 신중하게 만들어야 하죠. 어느 망할 연금술사는 감당 못 할 양을 발주받고 그걸 제자한테 그대로 토스하지만요.”
말하다가 빡친 것처럼 이를 가는 티르시였다. 직업과 직장은 달라도 티르시도 일종의 대학원생 비슷한 거였다. 논문도 쓰고 스승한테 짬처리도 맞고 말이다.
100% 공감이 가는 동질감에 나는 공통점이라고는 거의 없던 저 사람에게 친밀감이 치솟았다.
‘연금술사인지는 몰랐지만.’
나는 저번 의뢰를 떠올려보고 앞뒤가 맞는 것을 느꼈다. 하수도에서 보였던 티르시의 행적은 치열한 전투를 겪으며 살아온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다.
연금술사라서 마법을 싸움에 써 본 경험이 적었던 것이 원인이겠지. 어스레이트와 비슷한 케이스다.
마법사로 불렸던 이유는 모험가 일을 할 때는 마법사로 활동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른 모험가들도 길드에 등록하면서 전사(전직 농부)라고 적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실제로 마법사이기도 하고.
그럼 모험가 일은 어스레이트의 밑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시도한 거였을까?
아마 마법사 길드-모험가 길드-다른 직장으로 회사를 옮기듯이 테크트리를 탈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빡세게 일하는 와중에 딴 알바를 나갈 체력이 된다는 것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나는 딴생각을 하던 것을 멈추고 소파를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