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앉으시죠. 제가 권하는 것도 우습긴 합니다만.”
“멕로이버가 구금 절차를 밟고 있으니까 어차피 빈 방이나 다름 없어요. 조만간 길드 사람들이 압류하러 나오겠죠.”
“길드에 설명하고 다니시느라 고생하셨겠습니다. 제가 신세를 졌군요.”
“아니에요. 오히려 저희가 도움을 받았죠.”
목소리를 깔면서 고개를 숙이자 티르시는 내 감사인사를 만류했다. 부드러운 분홍색 간호복 덕분에 얼핏 냉정해 보이는 하얀 머리와 피부마저 따스한 색으로 느껴졌다.
“저희야말로 감사합니다. 웨인 씨 덕에 원수 같던 스승이 합당한 벌을 받게 만들 수 있었어요. 사태가 진정되면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찾아뵈서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신분을 숨기셔야 하니 안 되겠네요.”
아쉽다는 듯이 말하는 그녀에게 나는 손사레를 쳐 보였다.
“놈의 파멸은 다 자업자득에 불과합니다. 이기적으로 굴며 남들을 깔보고 험하게 대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아니었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저 꼴이 났을 겁니다. 그게 마침 오늘이었을 따름이고요.”
어스레이트는 사방팔방에 어그로를 끌고 다니는 새끼였다.내가 보기에 저 새끼는 냅둬도 언젠가는 인실좆을 당했을 것이었다. 악플러들이 자기 본성을 못 버리고 깝치다가 경찰서 정모를 겪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저 새끼가 티르시, 나, 그리고 그밖의 다른 사람들 중에 단 한 명한테라도 지랄을 하지 않았더라면 여기까지 참교육 당하는 일은 없었으리라.
“웨인 씨는 겸손하시네요.”
티르시는 소파에 앉으면서 웃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석사는 오만할 수가 없답니다. 다들 자신의 멍청함을 깨닫고서 쥐구멍을 찾기도 바쁘죠.”
“후후. 박사를 넘어가면 다른가요?”
“다르죠. 교수까지 올라간 다음에는 어스레이트와 똑같은 사람이 되더랍니다. 저는 학생을 위하는 교수를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나의 워너비 브람마톤 교수님 말고는 모조리 다 씹새끼와 그레이트 씹새끼였다. 정말이지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대부분의 교수한테도 대학원생 시절이 있었을진대.
이것은 모든 군대에서 부조리가 대물림되는 것과 필적하는 세상의 미스테리라고 할 수 있겠다.
“끔찍한 일이네요.”
“정말이지 그렇습니다. 세상사가 다 그런 모양이지요.”
우리는 랩실 노예와 길드 노예의 애환을 교환하며 한숨을 쉬고서 본제로 들어갔다.
“자, 그러면 꿀꿀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 슬슬 부탁하셨던 설명을 시작할까요?”
내가 동의하자 티르시는 모자를 접어서 간호모처럼 만들어 쓰면서 물었다.
“대략적인 이야기는 그 인간한테 들었습니다만, 제대로 웨인 씨로부터 다시 설명을 듣고 싶네요.”
“어음….”
나는 그 질문에 내가 이제부터 티르시에게 해야 할 말을 떠올리게 되었다.
─제 좆이 좆되게 커졌어요! 정액도 막 콸콸 나와요! 계속 이럴까요? 여친이랑 섹스하기도 힘들어요!
나처럼 델리케이트하며 페미니즘과 마초이즘을 겸비한 사내에게는 쬐끔 빡센 질문이었다.
아니, 여자 의사를 상대로 저런 얘기를 할 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 어스레이트 새끼처럼 성희롱 성추행을 일삼는 새끼가 아니고서는 힘들 것이다.
“그게… 크흠. 그러니까 말이죠?”
그치만 여기서 넘어갈 수도 없었다. 그랬다가는 존나 여기 와서 본전도 못 찾고 고생만 하다가 돌아갈 테니까. 나는 용기를 짜내어 말했다.
“성기가 커졌습니다.”
“────.”
티르시는 웃는 얼굴인 채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웃는 얼굴인 채로 굳어버렸다.
“……성기… 요?”
“미리말씀드립니다만 이건절대로성희롱이 아닙니다.”
하수도에서의 티르시를 본받아 빠르게 해명했다. 그때의 티르시만큼 빠르지는 않았지만 절박함은 거기에 필적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나는 어스레이트에게 말했던 내용과 그 놈의 대답을 기억나는대로 읊었다.
반나절 가까이 지난 탓에 기억에 약간 공백이 존재했지만 대략적인 부분은 다 얘기했다고 생각한다.
“아, 알겠습니다. 마법의 부작용이 그… 성기 쪽에.”
티르시는 말하면서 무심코 내 하반신 쪽에 눈이 이동했다. 남자가 쳐다볼 때는 빡치는데 여성이 상대여도 부끄러워서 딱히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크흠.”
“…앗! 죄, 죄송합니다!”
급하게 사과하는 티르시였다. 나는 매일 가슴을 쳐다봐지는 프랑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어떻게 숨길 수 있는 쥬지랑은 다르게 프랑의 거유는 판초 아래에서도 확연히 눈에 띄지 않는가.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프랑이 소심해지는 것도 피치 못할 일이었다. 다들 자기 가슴만 쳐다볼 테니까.
“그, 그러면 우선 이쪽으로 따라와 주시겠어요? 제 소견을 말하기 전에, 증세를 보기 위해서 정밀검사부터 할게요.”
“…정밀검사요?”
환부 탓에 묘하게 야한 뉘앙스로 들린다. 시발 쥬지 정밀 검사라니 뭘 어떻게 검사하는 거지. 티르시 앞에서 바지를 벗고 옐로 스킨 아나콘다를 특수소환 해야 되나.
“…앗?! 이, 이상한 착각은 마세요! 마도구로 마법의 구조를 분석할 뿐이니니까요?!”
티르시가 다급하게 정정했다. 나는 안심하면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검사비용은….”
“아, 그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 멕로이버한테 피해를 입은 사람들 중에 이쪽 분야의 전문가가 있거든요. 걔한테 부탁하면 무료로 해 줄 거예요.”
새 마스크를 꺼내 쓴─부끄러운 것을 감추려나 보다─ 티르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나는 공짜라는 말에 신이 나서 그 뒤를 쫓아갔다.
다른 사람들을 도운 일이 이렇게 복으로 돌아오다니. 역시 사람은 착한 일을 하고 봐야 되는 것이었다.
‘이쪽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람은 도저히 그렇게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Hi~ 네가 그 백마 탄 기사님? 생긴 모습은 까맣네?”
그녀는 노출 많은 로브를 입은 사람이었다. 곱슬머리 금발이 심히 인상적이다. 아이섀도를 그린 눈매는 관능적이기까지 했다.
“안녕? 나는 루시 애버라인이야. 잘 왔어~!”
“아서 웨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말투가 꽤 독특하다. 외국 사람인가. 내 눈에는 하얀 피부 사람들은 죄다 외국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구분은 잘 가지 않았다. 말투로부터 로마니아 출신일 거라는 짐작은 가지만.
“루시. 부탁해도 될까?”
“물론~. 그 개자식 얼굴을 묵사발을 내 놨더라? 나도 보고 실컷 웃었어! 그런 멋진 남자라면 얼마든지 도와줘야지!”
티르시에게 대답하면서 나한테도 은근히 눈짓을 한다. 난 가면 아래에서 쓴웃음을 지었다.
“검사용 마도구는 저거야! 당신은 저 안에 얌전히 들어가 있기만 하면 돼!”
루시가 가리킨 것은 철로 된 통 같은 기계였다. 이세계 MRI라고 보면 될까. 세상이 달라도 사람 생각은 다 엇비슷하게 귀결되는 모양이었다.
“옷은 입은 채여도 상관 없습니까?”
“Hu? …아항! 미안, 말하는 걸 깜빡했네! 저 안에서는 옷을 전부 벗어야─”
“루시. 장난치지 마. 웨인 씨? 그냥 들어가셔도 돼요.”
티르시가 얼굴이 확 펴진 루시를 꼬집으며 말했다. 루시는 익숙한 것인지 꼬집혀도 전혀 아파하지 않았다.
“아앙~ 아깝네! 티르시는 맨날 고지식해~.”
“하나도 안 아깝거든?”
“아깝잖아~ 눈 호강할 기회였는데~! 우리 같은 마법사는 남들보다 더 인생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하는 거야! 연구만 하는 인생은 너무너무 지루하잖아!”
“흥. 네가 걱정 안 해도 나는 충분히 즐겁게 살고 있어.”
“나이 스물셋이 넘도록 보이프렌드 한 번 없었으면서~?”
“………….”
“아아앗! 뺨은 당기지 마, 뺨은! 아프다니까~!”
즐거워 보이는 대화를 들으면서 관 안에 들어갔다. 내가 준비를 마치자 여성진의 왁자지껄함도 멈추었다.
“그럼 곧바로 스타트~!”
기운찬 루시의 목소리가 들리고, 통 안의 마법진이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웨인 씨. 그 야수회귀라는 마법을 써 보시겠어요?”
티르시의 말에 나는 눈을 감고 집중했다.
어스레이트를 줘패주기 위해 건물에서 뛰어내렸을 때였다. 그때 나는 주문 없이도 마법을 발동했다. 평소 반복해 온 일상적인 작업을 무의식적으로 처리하는 느낌이었다.
문을 열 때마다 문고리를 잡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 감각을 되살려서 마나 카테터를 움직였다. 나는 전신의 혈관에서 녹색의 마나가 넘쳐나 세포를 투과하고 몸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상상했다.
‘마셔라, 노르드. 마나를 손에 넣어라….’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마법을 발동했다. 주문을 완창한 것과 같은 감각이 몸을 내달리자── 마법이 발동했다.
슈와아아악!!
힐끔 눈을 뜨자 내 몸에서 녹색의 마나가 넘쳐나는 모습이 보였다. 마도구의 마법진은 마나를 빨아들이더니 색깔이 녹색으로 변했다.
그때 야수회귀로 예민해진 청각이 기계의 소음 사이에서 두 여성의 대화를 캐치해냈다.
“흐응~. 이거 오래된 강화마법이지? 몇 번 봤던 또라이 바이킹들 주술이랑 파형이 쫌 비슷하네.”
“BSK이야?”
“응. 파형은 비슷하네. BSK의 파생계통 마법 아닐까?”
“역시 그래? 여파 잔흔 코마니(After effects Residual -Comanie)는 어떻게 찍혀?”
“자지랑 불알에 가득해!”
“대, 대놓고 말하지 마….”
“뭐 어때. 아무튼 크고 멋지다…. 형태가 그대로 나와서 반해버릴 것만 같아….”
시발.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 고유명사인지 번역능력으로도 해석이 안 됐다. 내 몸 괜찮은 거 맞나. 내 자지랑 불알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
위이잉….
─슈우웅.
그렇게 불안한 시간을 견디다 보니까 마도구의 전원이 뚝 꺼졌다. 아니, 전기로 돌아가는 건 아니니까 전원(電源)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존나 꺼졌다.
“웨인 씨. 이만 나오셔도 돼요.”
내가 통에서 나오자 두 여성은 어째선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루시는 음흉하게 쳐다보고 티르시는 시선을 피한다. 시발 뭔 일이에요. 나한테도 말 좀 해 봐. 불안해 죽겠다.
“검사 결과, 야수회귀는 변이마법의 마나 파형이 말기에 들어가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티르시는 헛기침을 하면서 말했다.
“웨인 씨의 몸에 발생한 신체변이는 이미 최대치의 변화를 맞이한 상태에요.”
아니 시발 내 대갈통이 알아듣게 말해줘. 나는 말기라는 표현에 암을 떠올리고서 심히 불안해졌다.
“…죄송합니다만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제가 마법에는 조예가 없어서 알아듣기가 어렵군요.”
“아, 실례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웨인 씨의 몸에 이 이상 추가적인 변이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뜻이었습니다.”
추가적인 변이가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그 말을 속으로 곱씹다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건 즉 내 쥬지가 더 이상 길어지거나 줄어들 일이 없을 거라는 뜻이었다!!
‘시발!! 꼬츄야 안심해!!! 너 괜찮대!!!!’
내 꼬츄는 살아 있다!! 살아 있다고 니미 씨부랄 것들아!! 나는 지나치게 감동한 나머지 가면 아래에서 마음의 쿠퍼액을 흘릴 뻔 했다.
프랑과 나의 결혼식은 오순도순한 웨딩 메리지다! 웨딩 드레스X2 레즈뷰빔 결혼식이 악몽 속으로 사라졌다! 이것은 이세계 마초이즘의 승리였다!
‘──아아. 만족했다.’
내 꼬츄는 괜찮다. 그 말을 들은 것만으로도 오늘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어스레이트에게 트라우마를 자극당한 것도 이제 용서해줄 수 있었다. 나한테 뒤지게 쳐맞은 어스레이트는 내 진료비를 할인해주기 위해 태어난 이세계 보물 잼민이였던 것이다.
유리창 밖으로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이세계의 해질녘이 보였다. 이세계에 온 뒤로 내가 저녁노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아니, 결단코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 하늘을 올려다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빅 쥬지의 눈에 비치는 세상은 이리도 아름다웠기에.
“문제가 없을 거라고 판단한 근거는 이거야~.”
그때 루시가 종이를 몇 장 들어보이면서 말했다. 감격한 내가 말을 잇지 못하자 의심이라도 하는 줄 알았는가 보다.
“변이마법은 심도(Depth)가 높아지면 출력이 올라가. 그치만 변이현상을 일으키는 마나의 파형은 심도에 따라 최대 4단계로 나뉘지. 초기, 심화기, 휴면기, 말기의 4단계야.”
내게 보여준 종이는 여러 장이었다. 여러 색의 물감으로 그려진 초음파 이미지 같다. 약간 조악한 느낌이 드는 현대미술로도 보였다.
“하지만 변이마법이란 기본적으로 목표… 아니, 한계랄 것이 있어. 신체변이가 일어나는 최대치 말이야. 몸이 완전히 변화를 끝냈다면 추가적인 변화를 일으킬 필요가 없잖아? 그거랑 비슷한 이유라고 생각하면 돼~.”
“흠. 말기라는 표현은 그런 뜻이었습니까?”
“네. 이게 웨인 씨의 야수회귀 마법이 보이는 마나 파형입니다. 루시가 든 종이는 다른 변이마법의 파형이고요. 두 그림의 공통점이 짐작 가시나요?”
티르시가 그리 말하면서 아직 물감이 흐르는 종이를 들어서 보여주었다. 나는 그것을 유심히 보다가 말했다.
“…둘 다 차분한 느낌이 드는군요.”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렇게밖에 말할 수가 없었다.
야수회귀의 마나 패턴과 다른 그림들은 데칼코마니처럼 좌우가 거의 대칭이고 물감의 튄 모습도 얌전했다. 나는 종이 위에 그려진 녹색 물감을 보면서 어딘가 기시감을 느꼈다.
“단지, 제가 야수회귀를 사용할 때의 마나의 움직임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딱 이럴 것 같습니다.”
“정답~! 이건 마도구가 관측한 마나를 그대로 잉크에다가 적용시킨 그림이야! 공통점은 둘 다 변이를 일으키는 마나가 말기에 있다는 거고.”
루시는 다른 종이를 들었다. 그쪽은 마치 작은 요정이 붓을 들고 종이 위에서 춤을 춘 것처럼 물감의 종류도 그림도 난장판인 그림이었다.
“이건 한창 신체에 변이가 일어나는 심화기의 마나 파형. 누가 봐도 확연하게 느낌이 다르지? 당신의 마법은 변이를 일으키는 마나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아서 그래.”
“아아,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알겠습니다.”
나는 두 여성이 하려는 말의 결론을 눈치깠다.
“변이마법은 몸에 일어나는 변화의 ‘최대치’가 존재하고, 그 단계는 이 마도구로 판별할 수 있으며──”
철로 된 통을 통통 두들기고서 추리를 계속 읊었다.
“야수회귀가 다른 변이마법들이 ‘변이를 멈춘 이후’와 같은 증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더 이상 제 몸에 변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대충 그런 뜻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맞아요. 정확히 이해하셨네요.”
긍정의 뜻을 담은 대답에 나는 침착함을 되찾았다.
야수회귀로 인한 쥬지 확장 업그레이드 패치는 100% 완료되었고, 더 이상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소리였다.
변이 마법이라고 신체가 막 끝없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마법마다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고 멈춘다는 건가. 실제 사례를 총합해서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이니 확실할 것이다.
“우리 길드에 있는 마도구는 최고급은 아니지만 정밀함은 확실하니까 믿어도 돼.”
루시가 마나 파형을 담은 화상을 정리하며 말했다.
“특히 당신의 그림은 정말 알아보기 쉬운 깔끔한 그림이 나왔거든.”
정리를 하던 그녀는 어느 종이를 들어 후후 불더니 내게 보여주었다. 그것은 남자의 쥬지와 부랄의 형태를 그대로 베껴 그린 듯한 그림이었다.
아니 근데 저거 왠지 익숙한 형태인데.
“짜잔~! 이건 당신의 물건에 남은 마나의 흔적을 투사한 그림이야! 여파 잔흔 코마니라고도 한다?”
존나 내 좆 맞네. 내가 시발 어이가 없어서.
“…흔적이 그렇게 노골적으로 남습니까?”
“남은 마력을 투사한 거라서 얼마 안 가. 며칠 후에 다시 검진받으면 이렇게는 안 되겠지. 그래서 말인데… 나 이 그림의 형태를 본떠서 뭣 좀 만들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