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8화 (108/1,009)

머리 뒤에서 직접 끈을 묶고 자신의 눈을 가린 것이었다.

“흐음.”

눈을 가리고도 완전히 잘 움직이는 프랑의 손. 그걸 보고 나는 불안감을 느꼈다.

인체에서 손은 특히 신경이 밀집된 부위다.

인간은 진화 트리에서 상반신의 파워를 포기하고 섬세한 손놀림을 손에 넣었지만, 드워프는 거기서 한술 더 뜨는 인종 아니던가.

프랑의 오감을 차단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시각보다 촉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손도 묶자, 프랑.”

“잠깐만, 노르! 아무리 그래도 이건 이상하지 않아?!”

손목을 묶인 프랑이 외쳤다. 어허. 묵언수행, 묵언수행.

“마음 같아서는 귀마개도 해 주고 싶은데, 가진 게 없네. 오늘은 이쯤이면 됐겠지.”

사실 이건 핑계였다.

본심은 내가 얼른 시작하고 싶어서 그런 거다.

‘시발 쥬지 터진닷!!’

프랑의 손목을 묶은 끈을 침대에 묶거나 등 뒤로 돌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프랑을 구속했다는 시츄에이션은 내 쥬지콘다가 히드라가 되게 만들기 충분했다.

“시작한다. 프랑? 깍지 끼고 <타오르는 손길> 써. 마나는 최소한으로 넣고.”

어차피 아직 마법의 레벨이 낮아서 화재 염려는 없겠지만 주의해서 나쁠 것은 없다.

“……<타오르는 손길>.”

프랑은 내 분위기가 장난이나 성희롱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기도하듯이 손을 모으고 마법을 켰다.

물론 마법에 마나를 쓰는 것과 체내에 마나를 돌리는 것은 원리가 상당히 다르다.

티르시랑 겐트릭이 하수도 레이스에서 죽을 둥 살 둥 뛰었던 것을 생각해 보자.

그들이 몸에 마나를 능숙하게 돌릴 줄 알았더라면 나보다 훨씬 빨리 뛸 수 있었을 것이었다.

마법을 배운 그들도 그랬을 정도다.

마법을 쓸 수 있다=마나 유저라는 공식은 비약이 크다.

‘마법은 술식이라는 총에 마나를 담는 것과 방식이니까.’

술식을 발동해도 자기 몸에다가 마나를 돌리지는 않으니, 육체를 강화하는 방법은 모를 수밖에 없다.

‘팔 힘이랑 사격 실력이 다른 것처럼 말이지.’

하지만 자신의 마나가 마법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마나의 존재를 감 잡는 것에도 보탬이 된다.

정작 나는 그걸 알고도 마법을 못 배워서─대학 시절에 다나가 가르쳐 줬지만 습득 못 했다─ 마나 각성은 뒤로 미뤄졌지만 말이다.

아무튼 지금은 프랑이다.

나는 긴장하고 있는 프랑의 이마에 룬을 새겼다.

이마에 새긴 역방향의 ᚲ(Kenaz)는 감각의 둔화를 낳는다. 프랑은 이제 마취라도 당한 것처럼 몸의 감각이 둔해졌을 것이었다.

준비를 끝낸 나는 티 없는 피부에 손을 올렸다.

“……흐읏!”

─움찔! 눈가리개를 한 프랑은 내 손이 닿자 몸을 튕겼다. 나도 프랑처럼 화력을 최대한 낮춘 <타오르는 손길>을 켰기 때문이다.

“프랑. 내 마나가 느껴져?”

핫팩 수준의 따듯함으로 달궈진 손으로 프랑의 배꼽 주위를 살살 훑었다.

“피부의 감각에 집중해. 내 손에서 퍼지는 마나랑, 네 손에 깃든 마나를 비교해 보는 거야.”

─톡톡톡톡톡톡.

프랑의 배꼽을 리듬감 있게 쳤다. ─부르르! 프랑은 다리를 꼬면서 숨을 헐떡였다.

“앗, 아읏……!”

“내가 묻는 말에는 대답해도 돼. 지금은 어때?”

“기, 기분이 이상해…. 뜨거운 물에 잠겨서 비몽사몽한 것 같은데, 노르의 손길만 느껴져….”

“잘 하고 있어. 좀 더 느껴 봐.”

내가 말했다. 성적인 쾌락과 마나는 직관적인 감각이었다.

우신숭배자, 이교도들이 광란의 섹스 파뤼를 즐기는 것은 인체의 쾌감과 마나가 직결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몇몇 종교단체나 바이킹들은 그에 따른 반발로 성행위를 터부시하기도 한다.

서로 불가분한 관계 정도는 아니어도, 불꽃과 화상 정도로는 밀접한 관계다.

마나를 쓴다고 기분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쾌락신경이 자극되면 체내의 마나도 움직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프랑의 감각을 둔화시킨 건 이게 순식간에 애무행위가 돼 버리지 않도록 대비한 거였다. 우리 여친님은 내가 가슴하고 보지를 만져주면 5분도 못 버티고 물을 뿜어대니까.

솔직히 민감한 부위를 피해도 프랑이 30분 넘게 버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룬의 디버프 없이는.

‘그렇게 치면 이건 절정을 참는 훈련도 되겠네.’

프랑의 절정 참기 훈련.

어감 봐라 씨발. 쥬지가 터질 것 같다. 절정 참기? 어림도 없지. 12시간 절정 지옥 딱 대라.

‘참자, 참아. 이것만 끝나면.’

나는 쿠퍼액을 침처럼 뚝뚝 흘리는 쥬지에게도 역방향의 ᚲ(Kenaz)를 새겼다. 님은 잠깐 조용히 하세욧!

─발깃!

그래봤자 쥬지에 새기는 역방향의 ᚲ(Kenaz)는 사정을 미뤄주는 효과밖에 없기에 별로 의미는 없었다.

님들도 조루에 좋은 룬 마법 배워 보싈?

“아으읏…? 흣?!”

프랑은 내가 손의 위치를 움직일 때마다 몸을 떨었다.

내 룬 마법으로 쾌락 0.5배 디버프를 먹었어도 눈을 가리고 있으니까 민감해진 건가? 나는 프랑의 핑크색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빙빙 돌렸다.

“우리 공주님, 마나를 느끼라니까 왜 그냥 느끼고 있지? 애타지 말고 쾌감이 아니라 마나에 집중해야지.”

“앗, 하앗……?!”

프랑의 묶인 손이 저도 모르게 움직인 것처럼 내 손을 치우려고 했다. ─터억! 나는 그 손목을 붙잡아서 프랑의 머리 위로 당겼다.

“힉?!”

“이건 성감 개발이 아니야. 설마 즐기고 있는 거야?”

“아, 아니야아……!”

짖궂게 묻는 나에게 프랑은 몸을 꼬면서 고개를 휘저었다.

나로서는 프랑이 즐겨줘도 전혀 상관은 없긴 한데 말이지. 오늘만 날인 것도 아니니까 마나 훈련은 다음에 해도 된다.

‘까놓고 말해서 프랑의 이런 반응을 기대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하지만 여기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은 집중이 깨진다.

무슨 집중인지는 묻지 마라. 물은 정답을 알고 있다. 내 육체의 쿠퍼액도 물의 일종이고.

“즐기고 있는 게 아니다? 그러면 이건 뭔데?”

─찔걱!

나는 프랑의 보지를 만졌다. 프랑이 입술을 깨물었다.

“읏…! 그, 그건…….”

성감 디버프가 효과가 있었는지 평소에 비해서 물이 훨씬 적었다. 그래도 속까지 손가락을 집어넣고 살살 긁자 애액은 내 손바닥에 고일 정도로 묻어나왔다.

“푹 젖었잖아. 너도 느껴지지?”

“읏……! 자, 잠깐 당황해서 그래!”

프랑은 부정할 수 없는 증거에 몸을 떨며 변명했다.

“5분! 5분만 쉬면…… 나아질 거야!”

“그래. 그럼 5분 휴식.”

“……어?”

나는 그 말에 냉큼 손을 뗐다. 프랑의 눈가리개는 내버려 뒀다. 매번 푸는 것도 귀찮다.

“원하지 않게 느끼는 거라면 가기 전에 멈추고 5분씩 쉬면 되지. 마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

프랑은 무심코 흘러나온 것처럼 애간장이 타는 신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걸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숨을 헐떡였다.

─째깍. 째깍.

여관방의 시계가 돌아간다. 나는 그렇게 5분 기다렸다가 다시 프랑의 몸을 만졌다.

“아아앗…!! 흐극…?!”

가슴이나 보지를 피해서 뜨거운 손으로 전신을 만졌다.

옆구리, 허벅지, 발바닥, 겨드랑이, 목을 애무하듯이 천천히 쓰다듬었다. 마사지처럼 힘을 주지는 않았다. 마나는 계속 내 손에서 방출되고 있으니까.

나는 프랑의 반응을 관찰하다가 프랑이 쾌락을 느끼는 것 같을 때마다 빠르게 손을 뗐다.

그리고 5분 휴식.

“……아아, 흐윽…!”

와, 프랑이 이렇게 허벅지 비비는 거 처음 본다. 나는 존나 신경써서 벡터-사무적으로 말하기를 사용했다.

“어때? 마나는 좀 느껴져?”

“……잘 모르겠어. 가슴 안쪽이 간질간질하기는 한데….”

“가슴이라. 정확히 어디야? 여기?”

─말캉. 나는 프랑의 가슴골 사이를 주물렀다.

가슴 계곡을 해치는 하이에나가 되는 나. 평소에는 계곡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는 프랑의 명치는 비급이 숨겨진 천해의 비경처럼 보였다.

“자, 손 댈게? 내 마나랑 다르게 움직이는 뭔가를 감지해 봐.”

“으응…….”

왼손으로 가슴을 벌리고 유륜 아래의 커다란 가슴을 주무르면서 프랑의 명치에 손바닥을 얹었다. ─두근! 두근! 프랑의 심장박동이 손에 전해졌다.

“우흐으읏…! 히으윽……!”

느낀다, 느낀다.

나는 히죽 웃었다. 프랑의 눈을 가리길 잘 했다. 안 그러면 나 자신도 알아차릴 정도로 즐거워하는 내 표정을 들키고 말았을 테니까.

─비비적.

나는 명치에 댄 손을 비비면서 가슴의 애무를 멈췄다.

프랑은 마나를 느끼려고 애쓰는 와중에도 내 손이 사라지자 표정이 무너졌다. 와, 눈을 가렸는데도 울 것 같은 얼굴이 딱 보이네.

‘이만 멈출까.’

애 태우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계속했다간 프랑이 프랑더스의 뷰지가 되어서 마나를 쓸 때마다 속옷을 적시는 변태가 돼 버릴지도 모른다.

─두근!

내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프랑의 명치에 댄 손바닥에서 심장박동과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졌다. 프랑도 그것을 깨달은 것처럼 몸을 떨었다.

“으, 응. 약간이지만 움직인 것 같아. 이게 마나야?”

“틀림없어. 잠깐이었지만 네 손에서 느껴지는 거랑 거의 비슷한 마나였거든.”

마나만 가지고 사람을 구분짓는 것은 쉽지 않다. 발바닥만 보고 정체를 알아맞추는 것보다 힘든 느낌이다.

그래도 이렇게 노골적이면 모를 수가 없다. 프랑의 안에서 마나가 움직인 것이었다.

“고생했어, 프랑.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하자.”

나는 프랑의 안대를 풀어줬다. 안대가 약간 젖은 것은 눈물 때문일까. 기분 좋아서 눈물까지 났다니. 쓰벌 대꼴.

“어때? 효과 있었지?”

“……그래. 조금 억울할 정도로.”

프랑도 삐진 얼굴이었지만 이 행위의 효과는 인정했다.

자신이 발동한 마법에서 마나를 느끼고, 내 마나를 몸으로 느끼면서, 성적인 쾌락에서 마나의 움직임을 깨닫는 훈련!

이것은 예엣날의 고대문명이나 그 이전 시대의 종교에서 창녀 역할을 맡았던 여신관들이 자주 쓰던 방법이었다.

고고학자라고 하면 개쩌는 발견만 하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일하다 보면 원시 고대 딜도나 야설 같은 것도 종종 나온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지 뭐.

“그, 그래서…… 노르?”

프랑은 내 눈치를 보면서 다리를 조금 열었다. 손목을 묶은 끈은 풀지 않고 말이다.

“이걸로…… 끝이야?”

“……옛말에 이런 말이 있지.”

나는 프랑의 다리를 잡아서 벌리고 위에 올라탔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프랑 마망.

나 참느라 정신 나갈 것 같애.

길었던 애무도 끝났겠다, 이제는 정말 섹스 뿐이다.

한계까지 발기된 좆을 프랑의 보지에 쑤셔박았다. ─쮸븁! 간격 조절의 깨달음을 얻은 내 쥬지는 이제는 눈을 감고도 어디까지 삽입하면 되는지 알 수 있었다.

“으, 응?”

프랑은 삽입에 대비하다가 약간 당황하는 소리를 냈다. 왜 저러는지 눈치챈 내가 설명했다.

“감각을 둔화시키는 룬, 아직 안 풀었어.”

“아, 정말?”

앞머리를 만지작대는 프랑. 거기에는 내가 새긴 룬이 빛을 뿜으면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 나는 허리를 튕기면서 말했다.

“평소보다 약간 쾌감이 둔하지? 이렇게 하면 좀 더 오래 버틸 것 같아서.”

“이거 좋다. 오늘은 기절 안 해도 되겠어.”

프랑은 나랑 맨정신으로 섹스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쁜 것인지 내 목에 팔을 둘렀다. 하지만 남자로서는 조금 아쉬운 느낌이다.

연인이 자기 좆에 쾌감을 못 느낀다니? 이건 존나 자존심의 문제였다.

그래서 나는 평소에는 참다 참다 폭발하는 성욕을 처음부터 풀어제끼기로 했다.

“흐흐흐. 오늘은 용서 없이 간다.”

일단 자지에 건 지루의 룬을 해제했다. 내가 사정을 참아야 할 이유는 좆도 없었기 때문이다.

구속에서 해방된 쥬지드라는 날개가 있으면 펼쳐서 날아오를 듯한 해방감을 느끼며 환호했다.

나는 좆을 질내의 절반까지 뽑았다가 쑤셔박았다.

“으긋.”

프랑이 질내를 희롱당하는 감촉에 신음했다. 나는 그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페이스를 올렸다.

다리를 목에 M자로 펼치고 그 위에 올라타서 허릿심만으로 좆을 쑤셔박았다. 프랑이 3분이면 하늘로 가버리는 진심 교배 프레스다.

찔걱찔걱찔걱찔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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