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도 팔자셔.”
고작 이 정도로 미워할 리가 있겠는가. 내가 순순히 대답을 하자 라리루라는 안심한 것처럼 웃었다. 그러고서 조바심이 난 것처럼 앞장을 섰다.
“선배~ 빨리 가요? 저는 추운 걸 싫어하거든요!”
“존나 동감이야.”
나는 주머니에 손을 쑤셔넣고 라리루라를 쫓아갔다.
집에 돌아오자 고양이가 현관에서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냐앙.”
“냐앙은 지랄이.”
프로-냥냥어의 마스터인 노르드 님을 감히 그따위 저급한 고양이 흉내로 속이려 들다니. 내가 일갈하자 고양이는 사람처럼 웃었다.
“ᛒ(Berkanan).”
─파앗! 윤기 나는 털의 고양이는 워프 진화로 바이콘 신족으로 폼 체인지를 했다. 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베로니카였다.
“왜 또 고양이 모습이냐? 말 형태 외에는 계속 저주 부작용 받는다며.”
“왜냐니? 그대가 좋아하는 동물 아니더냐. ……맞지?”
당당하게 대답해 놓고서 자신이 없다는 것처럼 묻는 베로니카였다.
“아니, 맞기는 맞는데 내가 좋아하는 걸로 변신해서 뭣하게. 니 편한대로 있지.”
“후후. 귀엽다면 되었다. 아니면 강아지가 더 좋으냐?”
“니 맘대로 하세요. 오늘은 개 취급 받기도 질렸어.”
베로니카는 웃으며 드레스 자락을 털었다. 그러고 보면 저 옷은 변신 상태에는 없는 건데, 취급이 어떻게 되지? 마법의 일종인가?
─톡톡. 그때 라리루라는 남의 집 문을 노크하는 것처럼 내 등을 두들겼다.
“아뇨, 그, 선배? 저도 아는 분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완전 처음 뵙는 분인데요?”
“기억 안 나? 그 왜, 서커스단에서 탈출할 때 데리고 왔던 녀석 있잖아.”
“서커스단?”
─콰과광!! 사이키델릭한 분홍색의 머리 뒤로 번개가 치는 것만 같았다. 기함을 한 라리루라는 입을 틀어막고 외쳤다.
“로지나! 벌써 이렇게 어엿해지다니!”
“……그대여?”
야, 바이콘. 이 아이는 머리에 병을 앓고 있냐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지 마.
우리가 그러자 라리루라는 정색을 하며 말했다.
“농담 좀 받아 주시면 안 되나요? 여러분이 그렇게 정색을 하시니까 제가 꼭 머리가 무척 유감스러운 애 같아졌잖아요.”
“네 농담 재주가 심각하게 유감스럽다는 건 알겠구나.”
“아핫♡! 두고 보세요! 강해져서 돌아오겠어요.”
베로니카의 말이 광대의 자존심을 건드렸는지 진지하게 대답하는 라리루라였다. 저 녀석은 서커스 걸이지, 개그맨은 아닐 텐데 말이다.
“그나저나 놀랐어요☆! 선배한테 저번에 쓰러트렸던 흑마법사가 사람으로 변신한 유니콘이었다고는 들었는데, 그때 그 바이콘 씨도 변신 마법을 쓸 수 있으신 건가요~?”
라리루라는 신기한 것처럼 말하며 베로니카한테 다가갔다.
그때였다. 내 매의 눈은 베로니카의 솜털이 부스스 서는 것을 간파했다.
당사자+라리루라의 따따블 알레르기 어택! 저주의 중첩에 베로니카가 비명을 질렀다.
“기, 기다리거라! 나한테 다가오지 말란 말이다!!”
새된 비명에 바이콘들의 (비)처녀 레이더를 떠올린 라리루라도 마네킹처럼 굳어졌다.
“죄, 죄송해요. 그만 깜빡했어요.”
“크, 크흠. 괜찮으니라. 나도 이 저주에 견딜 수 있게 적응해야 하니 미안해 할 것 없다. 가끔씩 이렇게 도와주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도와준다뇨?”
사정을 제대로 설명 하지 않았기에 라리루라는 베로니카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베로니카가 눈빛으로 어디까지 말 할 거냐며 묻는 듯 했다.
“일단 들어가자. 앉아서 얘기하고 있으면 프랑도 오겠지.”
나는 라리루라를 데리고 가서 바이콘족에 대해서 설명했다.
내 비밀이나 오딘의 후계자가 어쩌니 하는 것은 전부 빼고 얘기했기에 금방 끝났다.
“으음…? 그러니까, 유니콘도 바이콘도 원래는 사람 같은 모습인데, 저주를 받아서 말의 모습으로 변하신 거네요? 그걸 선배가 풀어줄 수 있으시다고 생각해서 여기에 신세를 지고 계신 거고요?”
“그렇다. 여기 묵는 대신에 노르드를 돕거나 내가 가지고 있던 룬 스톤을 증여했지.”
내가 설명의 보탬이 되게 창 눈나의 룬 스톤을 꺼냈다. 라리루라는 고개를 모로 꼬았다.
“대충 알겠어요. 베로니카…… 씨? 라고 불러도 돼요?”
“편할대로 부르거라.”
“네. 베로니카 씨가 게르마니아에 같이 가신다는 것도 그것 때문인가요?”
“그러하다. 해주법을 찾을 때까지 신세를 질 생각이니라. 일족의 저주가 해주된 뒤의 일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다만.”
“이해했어요. 선뜻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리루라는 산뜻하게 자기 종족의 사정을 까발린 베로니카에게 감사를 했다. 종족의 명운을 건 이야기를 말해줬으니까 예의를 표한 것이었다.
‘딱히 그렇게 큰 비밀은 아닌 것 같았는데.’
나는 바이콘의 성지에서 생각보다 나를 상대로 쿨하게 굴던 뿔 달린 말들을 떠올렸다.
다른 종족에게 말을 못 전했거나 해주법을 찾기를 포기했을 뿐이지, 바이콘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밝히는 건 금기가 아니었던 느낌이었다. 성지의 위치를 까발리는 짓은 암만 그래도 아웃이겠지만 말이다.
“다녀왔어. 아, 얘기 하고 있었구나?”
그때 프랑도 집으로 돌아왔다. 가구를 주문하고 돌아온 것이었다.
우리가 실로 꿰멘 방울처럼 동시에 일어나자 쓴웃음을 짓는 프랑.
“왜들 그래. 편하게 앉아 있어. 내가 집에 돌아올 때마다 그렇게 일어나 버리면 나는 무서워서 외출도 못 하겠다.”
“어허. 집 주인이 왔는데 일어서야지.”
“언제부터 내가 이 집 주인이었어?”
“처음부터 여긴 프랑네 집이지. 내가 니 거니까.”
“……그대는 낯뜨거워지는 말을 쉽게도 내뱉는군.”
베로니카가 탄식했다. 킹치만 프랑은 좋아하는걸? 프랑이 싫어했으면 절대 안 했다.
“헤헤. 가구는 점심에나 온데.”
프랑은 내 느끼한 멘트에도 세상 행복해 하며 말했다. 우리 프랑의 얼굴에 미소가 가시는 날이 없으니 나도 행복했다. 신혼 생활이 평생 가면 좋겠군.
“점심 때까지는 시간이 비겠네.”
내가 중얼거렸다. 할 일이 없다든가 한가할 틈은 없었다. 룬 스톤 특강에도 도전해야 했으며 베로니카한테 꿈을 조작하는 마법도 배우지 않으면 안 됐으니까.
급한 건 아니어도 할 일은 썩어넘쳤다. 시간이 남아도는 것보다는 좋았다.
“……아, 얘기 끝난 거에요? 저는 이제 돌아가면 되나요?”
─우물쭈물. 라리루라는 분위기를 살피며 물었다. 하고 싶은 말을 참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런 라리루라를 보고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라리루라. 저번에 부탁했던 거 말인데, 모르는 단어는 정리해 뒀어?”
“넷? 아, 네, 네! 여기, 이렇게 적어 왔어요!”
─파라라락! 내가 쓰는 거랑 똑같은 노트를 꺼내서 메모를 보여주는 라리루라였다. 크라운 크라운의 책 원본에서 해석 못한 고대 로마니아 어를 베껴둔 것이었다.
“원본도 들고 있어? 고대 로마니아 어 알려달라고 했던 거, 시간 괜찮으면 오늘 하자.”
여관에 묵던 시절에 라리루라가 그런 부탁을 했었다. 그때 이후에 집을 구하고 1달 동안 먼저 얘기를 꺼내지를 않아서 유야무야 됐었던 것이다.
라리루라는 내 눈치를 보며 물었다.
“……바쁘신데 방해하는 거 아니에요?”
“너 가르치는데 몇 시간이나 쓴다고 그런 걸 신경 써. 좀 늦었지만 그 작은 책이면 번역하는데 일주일이면 차고 남지.”
“그, 그러면 부탁드릴게요.”
─꾸벅. 라리루라가 고개를 숙이자 프랑도 말했다.
“베로니카? 너는 나랑 같이 내 방으로 가자. 이것저것 배우고 싶으니까.”
“아아, 그러자꾸나. 잘 말해 주었다. 당장 무료해서 곤란한 참이었으니.”
“응. 노르, 우리 필요하면 부르러 와?”
둘은 그렇게 2층으로 올라갔다. 이세계 흥부가 살던 집은 2층에만 방이 무려 6개! 장수돌집안이라서 손님방에 세 사람 몫을 두고도 방이 2개나 남았다.
“……선배? 혹시 저희는 선배 방에서 해요?”
라리루라는 복도 청소 당번에 자원하는 아싸 여자애처럼 거수하며 물었다.
‘에반데.’
나는 예전에 나랑 프랑의 사랑의 즙이 묻은 침대에 얘를 눕혔던 때를 떠올렸다.
안방에는 어젯밤의 흔적이 시카고 피자에 들어가는 치즈처럼 농후하게 남아 있다.마법이 있어도 혹시 모른다. 내 쥬지드라의 브레스는 벽까지 닿으니까.
그런 곳에 미성년자를 데려가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당연히 즉답이 튀어나왔다.
“내 방은 번잡해서 안 돼. 여기서 하자. 추워지면 벽난로에 불 지피고.”
“벽난로요? 푸후후. 아직 가을이라구요, 선배?”
내 임기응변에 라리루라는 우습다는 것처럼 말했다.
내가 생각해도 웃기기는 했다. 외투를 입는 날씨지만 벽난로는 진짜 난방 레벨이 존나 쎄서 한겨울이 아니면 땀이 뻘뻘 나거든.
“네 멍청함이 내 상상 이상이라면 소름 돋아서 추워질 수 있지.”
“와아! 완전 열받아☆!”
그래도 놀림받기만 하는 것은 배알이 꼴렸으므로 대충 반격을 해 두기로 했다. 라리루라는 화난 건지 기쁜 건지 구분이 안 가는 얼굴로 크라운 크라운의 책과 메모장을 꺼냈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된 멍청함 테스트(문과판)의 결과는 내 예상이랑 존나 달랐다. 라리루라가 내 생각보다 머리가 좋았던 것이다.
‘데뎃?’
단어를 외우게 하고 본문을 해석시키는 전통적인 K-주입식 교육법이었는데, 라리루라의 암기력은 리즈 시절 수능입시생 강북호보다 나은 것 같았다.
“흐흥♡! 어때요? 놀라셨죠?”
내가 놀라서 쳐다보자 라리루라는 V자 손가락를 얼굴에 갖다댔다.
“부러우신가요? 질투나신가요? 귀엽고 똑똑한 후배의 완전무결함에 손톱을 깨 물으셔도 된다구요? 저는 마음이 넓으니까요! 다 눈감아 드릴게요!”
“니 머리가 좋다고 내가 꼬울 건 없다만, 똑똑한 건 인정.”
하긴 징조는 있었다. 라리루라는 마법의 습득 속도나 응용력부터 대단했으니까.
마나 컨트롤도 타고난 센스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라리루라는 똑똑한 게 맞았다. 아마 우리 파티 중에서도 두뇌의 종합 성능은 순위를 다툴 것이었다.
“이 정도면 1달 전에 시작했어도 됐겠는데? 일찍 부탁하지 그랬어. 나 승급 시험 기다릴 때 부탁했으면 벌써 공부 다 했겠다.”
“네, 네? 아, 그, 뭐, 선배도 시간이 없으셨구, 말했잖아요? 신혼집에 시시한 용무로 찾아뵙는 것도 죄송해서요.”
라리루라는 내가 불쑥 묻자 횡설수설하며 말을 흐렸다. 내 엘리트 머갈통이 눈치 빠르게 회전했다. 3000%의 트램잠 눈칫밥이 라리루라의 생각을 분석했다.
‘번역 공부라는 건 핑계였나.’
내가 아까 농담으로 이역만리에서 죽는다는 개드립을 치긴 했는데, 진짜로 이역만리에서 혼자 밥 벌어먹고 사는 녀석이 여기에 있지 않은가.
로마니아 출신에서 세상을 유람하던 라리루라.
익숙하다면 익숙하겠지만 연고 없는 땅에 아는 사람도 없이 살고 있는 것이었다. 미성년자한테는 심적으로 지치는 일일지도 몰랐다.
알렉산드라 씨가 무슨 생각으로 라리루라를 두고 가신 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라리루라도 돈은 많으니까 로마니아에 돌아갈 수는 있을 것이었다.
물론 라리루라는 오기로라도 남았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편안할까?
‘그건 아니겠지.’
유학생활의 고충은 해 본 사람만이 안다고 한다.
나도 감이 전혀 안 오긴 했는데, 감이 안 와도 팩트는 잘 보인다.
‘사르가디스에서 라리루라가 믿고 의지할 상대는 우리 뿐이니까.’
그런데 우리는 부부라는 틀로 뭉쳐 버렸다.
자기가 낄 곳이 없어져서 따돌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불안할 만도 했다. 물론 내 지나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아무렴 어떤가. 나는 라리루라의 등을 가볍게 쳤다.
“라리루라. 일 없는 날엔 종종 우리 집에 얼굴 비치러 와.”
느닷없이 말했기 때문일까? 노트에 분주하게 필기를 하던 라리루라는 내 말을 원큐에 알아먹지를 못 했다. 그렇다면 2~3번 말해주면 되겠지. ─툭툭. 나는 노트를 손가락으로 두들겼다.
“우리 집에 놀러오는데 이유는 없어도 된다고. 그냥 심심해서 왔다면서 뻔뻔하게 현관문 두들겨 버려. 프랑이나 다나도 너 왔다고 싫은 티는 안 낼 걸?"
중요한 건 이거였다. 아내들이 라리루라를 거부하지 않을 거라는 확답! 이 확답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차이가 존나 클 것이니 말이다.
우리는 3인 부부라서 한 사람한테만 미움 받아도 나가리 되는 거 순식간이다.
다나나 프랑이 싫다는데 내가 손님을 어찌 부르겠는가! 라리루라가 걱정하는 것도 그런 거겠지. 신혼생활을 즐기는데 외간 여자가 찾아왔다간 미움 받기 딱 좋으니까.
“으…….”
라리루라는 입을 뻥끗대다가 얼굴을 붉혔다. 아무래도 내 생각이 맞았던 모양.
“……저기요, 선배? 저 혹시 생각하는 게 얼굴에 티 많이 나고 그래요? 솔직히 선배한테 이렇게 휘둘리기 전까지는 저 표정 관리엔 자신 있었는데요.”
“어른들 눈에는 다 보인단다.”
니 같은 애들이 커서 된 게 나다, 이 꼬맹아.
“이 씨, 왜 또 애라고 그래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 라리루라는 토라져버렸다.
내가 대꾸도 않고 낄낄대자 화난 것처럼 내 등을 밀어대는 라리루라. 아빠가 지 방에 들어와 있는 걸 본 사춘기 여자애 같은 반응이다. 대충 비슷한 기분이긴 하겠다.
“남은 건 저 혼자 할 테니까 선배는 그냥 방에 가셔서 볼 일 보세요! 공부하다가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나중에 몰아서 물어볼게요!!”
“우리 라리루라 삐졌니? 존나 자기 마음이 넓다면서 다 눈감아 준다던 애는 어디로 갔지? 진짜 라리루라를 돌려놔, 이 가짜야.”
“선배는 진짜 물에 담궈도 입만 뜨게 생기셨네요♥!”
─쾅! 등을 떠밀려서 거실 문 밖으로 쫓겨났다. 이젠 진짜 나도 누가 이 집 주인인지 모르겠다. 나는 이 집 주인이 아니었던 데스? 집 문서가 휴지조각이 된 데스.
‘질풍노도의 18살이라. 다난한 시기구만.’
그래도 나 같은 어른이 애들 편의를 봐 주는데 이유 같은 건 필요가 없었다.
내가 코찔찔이 잼민이였던 시절에는 놀이터에서 놀다가 동네 슈퍼 아저씨한테 찾아 가면 공짜로 하드를 나눠받고 그랬단 말이지.
그 슈퍼 아재랑 아버지랑은 낚시 친구여서 내가 아버지 술 심부름을 가면 10살도 안 먹은 꼬맹이한테 쐬주를 검정 봉다리에 담아 주시고 그랬었다.
그게 20세기 한국인의 정이었다.
재개발에 휩쓸려 사라진 지난 시절의 향수 말이다.
따라서 그 시절을 기억하는 나는, 틀딱과 화석 사이 그 어딘가의 존재인 강북호에게는 숭고한 의무가 있는 것이었다. 여기 이 몸만 다 큰 핑크 잼민이를 인도할 의무가.
받은 만큼 베푸는 사회는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옥에서 레닌과 마르크스가 보고 선인장에 공산주의가 피었다며 오열하겠네.
“야,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어. 열어줘.”
나는 사과하고 다시 거실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라리루라가 먼저 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절대 나를 들어보내기는 싫다는 것처럼 문 틈으로 눈만 내미는 라리루라였다.
뭐지 씨발? 진리의 문인가? 엿보기 구멍 시즌 2?
“……언니들은 술이죠? 선배는 뭐에요?”
“뜬금없이 뭔 소리?”
라리루라가 문틈으로 질문을 발사했다. 묻는 말에 이해를 못 하고 되묻자 쫑알대며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