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3화 (233/1,009)

“베로니카. 무슨 마법진이야?”

“인간족의 마법을 흉내내는 것이다. 망령도시의 유적은 상반되는 마나를 오리할콘에 모으지 않았더냐? 그걸 모사해서 나침반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는지 베로니카의 마법진은 삐뚤빼뚤하고 어색했다. 그래도 눈 깜짝할 사이에 복잡한 마법진을 그려낸 베로니카는 합장을 했다.

“이걸로 됐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느니라.”

마법진을 볼 줄 모르는 나였는데, 그래도 이게 오리할콘을 기점으로 만든 술식이라는 것만은 눈치챌 수 있었다.

오레이칼코스의 결계.

아니, 오리할콘의 결계다.

“돌아다니지 말고 놀고만 있어도 된다는 건 좋은데요~. 이 마법진은 결국 뭔가요?”

“섬의 기온을 올리는 특수환경의 요인을 찾는 것이다. 타오르는 가지는 어떤 특수한 나무의 품종이기에, 온도가 높은 곳에서 자생(自生)하지.”

마법진을 피하며 내쪽으로 점프한 라리루라의 질문. 베로니카는 오리할콘 기둥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리할콘은 산의 구리라고 불린다만, 가장 적합한 마나는 물의 마나다. 섬을 덮은 불의 마나가 어느 방향에서 가장 강하게 뻗어나오는지 알 수 있지. 그렇다면 위치를 특정하는 건 일도 아니니라.”

“그래서 나침반이군.”

말하자면 사철을 뿌린 종이에 자석을 올려두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 더운 섬을 돌아댕기면서 지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좋았다.

“더 조사해 봤자 시간 낭비일 것 같은데, 해안가에 돌아가 보자.”

다나의 그런 말에 우리는 일단 우르실라와 선원들과 합류를 했다.

그녀들(아주 가끔 남자)의 표정은 아주 밝았으며 딱히 사상자나 조난자도 없는 듯 했다.

【왔군. 어땠지?】

【몬스터는 물론이고 다른 생물의 흔적도 없다는군요.】

【우리 배의 선원들도 같은 의견이야. 생물학자가 말하길, 이 섬의 생태계는 너무 기이하다더라. 벌레조차 없다니 보통 섬이 아니지. 인공적으로 만든 낙원 같은 느낌마저 들어.】

조금 뜨끔하는군. 낙원인지는 몰라도 인공적으로 만들었단 생각은 핵심을 찌르고 있었다. 식물만 있는 섬이기에 벌레가 수분해 줘야 하는 식물은 못 자라난 모양이지만.

우르실라는 담배를 꺼내려다가 대화 중이라는 생각에 참은 듯 했다. 자기 얼굴에 바람 마법으로 찬 바람을 뿜으며 혀를 내두르는 그녀.

【보수에 입막음 비가 포함돼 있으니 질문은 않을게. 대신 섬 여기저기에 열대기후에서만 자라는 식물이 보이던데, 그건 채취해도 돼?】

【남획만 안 하면 될 겁니다.】

기후가 특이할 뿐이지 미지의 바이러스나 독극물이 서식할 것 같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그보다는 저희가 몸에 묻혀 왔을지도 모를 바이러스나, 배에서 내린 벌레와 쥐 같은게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군요.】

【생태계? 인가 하는 그거 얘기지? 성실하긴. 주의시킬게.】

【부탁드립니다.】

동물이 없는 섬에 쥐나 벌레가 1종류 1쌍만 발호하면 어찌 되겠는가.

다음에 찾아온 후세대의 바이콘들이 바퀴벌레 왕국을 보고 거품을 물며 섬을 불태우지 않도록 조심할 의무가 있었다. 섬 전체에 미생물 말살 결계 같은 게 덮여 있는 것도 아닌 모양이니까.

【우리는 좀 더 탐색해 볼 건데, 너희는 어쩔래?】

【돈 될 만한 것도 안 보이니 바캉스 기분으로 수영이나 하려고요.】

【……물어보지 않기로 한 직후에 미안한데, 너희 진짜 이 섬에 놀러 온 거야?】

【흐흐. 어떨까요? 나쁜 짓은 안 할 테니 걱정 마십쇼. 아, 근데 저희가 온 쪽에서 마법진을 찾아도 건드리지 마세요. 그 마법진으로 섬의 기후를 측정하는 중이라서요.】

【의심하는 건 아니니까 걱정 붙들어 매.】

그리 말한 우르실라는 선원들을 방역시키고 섬을 탐험하러 가버렸다.

‘크게 돈 될 만한 건 없을 텐데.’

아니, 과일 같은 걸 따 가면 호사품으로 팔리긴 하겠네.

금방 상하는 과일이라면 냉장고가 있어도 열대기후 지방에서부터 예까지 갖고 오기 힘들 테니 말이다. 그게 아니어도 저들은 모험을 즐기는 모양이니까 헛걸음이어도 실망은 않을 것이었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베로니카에게 물었다.

“마법진은 언제 쯤에 작업 끝나냐?”

“해가 지기 전에 방향은 파악이 될 것이니라. 가깝다면 오늘 안에 채취할 수 공산도 크다.”

“알았어. 지금이 8시니까, 3시 쯤에 가 보자.”

작은 섬이라서 테두리를 한 바퀴 도는데도 2~3시간이면 될 것이었다. 미지의 섬에서 우리가 밤 늦게 안 오면 우르실라도 걱정할 테니 밤에는 얌전히 있도록 하자.

그렇게 대망의 해수욕 타임이 되었다.

“두근두근레후.”

초인의 스피드로 1분만에 환복을 시마이치고 나온 나.

군 시절에 일과 시간 땡 치고 바로 옷을 갈아입던 경험을 살린 초스피드 환복이다. 배가 정박한 해안에서 500미터 넘게 떨어진 해안가에서 기대감 빵빵레후 중이었다.

여성진이 옷을 입으러 간 곳에 등을 돌리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나.

“두비 두, 덤 덤, 덤 두 오비 두♪ 두비 두, 덤 덤, 덤 두 오비 두, 덤 덤, 덤 두 오비 두, 담, 담~♬”

“또 무슨 이상한 노래를 부르고 계신 거에요~?”

그리 말을 건 것은 가장 먼저 옷을 갈아입은 라리루라와 베로니카였다. 아니, 베로니카 얘는 수영에 관심 없다더니 왜 또 수영복으로 변신해 있대.

“자, 장소의 분위기를 눈치껏 살폈느니라.”

그리 말하며 부끄러운 듯 머리카락을 묶는 베로니카였다.

검은색 비키니는 다른 일행의 것을 흉내내서 변신한 걸로 보였는데, 성격이 성격인지 꾸밈이나 장식이 없는 천이었다.

그래도 햇빛에 빛나는 목덜미를 드러내면서 머리를 하나로 묶고 있으니까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딘가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고개를 홱 돌리려다가 아다 같은 반응을 보이는 건 남자의 자존심에 거슬린다는 생각에 차분하게 움직였다. 그러자 그 차분한 무빙에 라리루라가 샐쭉댔다.

“아핫♥! 선배도 참~.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세요~?”

라리루나는 저번에 축하연에서 입었던 드레스처럼 빨간색 비키니를 입었는데, 안감을 검은 걸로 덧대 놔서 그런지 좀 속옷 같은 느낌도 들었다.

수영복 팬티에서 나온 끈이 골반에 걸쳐있거나 해서, 아마 가족여행에서 바다에 입고 가면 부모가 기겁해서 위에 뭐라도 입힐 것 같은 수영복이었다.

“저기요, 저기요~♡? 감상은 없나요~? ‘잘 어울려’ 같은 건 빼고 칭찬 부탁드릴게요~?”

“흐음. 그거라면 나도 듣고 싶구나. 인간의 옷은 좋고 나쁨을 모르겠으니.”

윙크를 하며 섹도시발을 거는 라리루라와 진지하게 고개를 모로 꼬는 베로니카.

“이 옷차림이 속옷보다 나을 게 무엇이지? 어인 일로 속옷은 부끄러워 하면서 수영복에는 당당한 것이냐?”

“언니~? 섹시 어필 타임을 갑자기 철학 토론으로 바꾸지 말아 주실래요~?”

“아, 미안하다. 수영복이라길래 나는 좀 더 면적이 넓을 줄 알았느니라. ……그대여. 천의 표면적을 조금 더 줄이는 게 나을까? 어딘가 이상하진 않으냐?”

“존나 그걸 왜 나한테 묻는 것이지.”

“그대 외에는 보여줄 사람도 없다만? 이 필요 이상의 노출은 이성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 아니더냐. 다시 말하면 나는 그대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이 옷을 입은 게 되겠군.”

아니 그건 그렇긴 한데.

분명 따지면 그렇긴 한데.

“지금도 충분히 예쁘니까 고칠 것 없어. 원래 수영복은 물장구 칠 때 입는 옷이고, 노출이 많은 옷은 몸매가 좋으면 다 어울리는 법이라고. 봐 봐.”

─불끈. 헬창 포징을 취하며 그리 말하는 나였다.

여자들이 수영복을 입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듯 남자는 쇠질을 하는 법.

다행히 내 근육은 퇴화하지 않았기에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었다. 여기가 거의 개인 해변인 게 아쉬울 정도다.

원래 헬창의 바다 여행은 배에 힘 주고 다니는 좆부랄 놈들을 보며 자기 근육에 자부심을 느끼는 게 즐거움 중 하나인데 말이다.

음습한 취미라고 하지 마라. 지구도 이세계도 쇠질이랑 힘 자랑은 결국 자기만족이니까. 나야 모험가 일에 쓰는 실전용 근육이지만.

“선배~? 저는요? 저는요♡?”

“란제리 입은 고등학생 같아.”

“와아~! 무슨 뜻인지 몰라도 칭찬이 아니란 건 알겠네요! 선배 진짜 너무하신다~.”

그런 대답이 돌아올 거라고 예상했던 걸까. 라리루라는 나한테 머리를 들이밀며 장난스럽게 입을 삐쭉거렸다. 나는 라리루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농담이고, 너도 진짜 예뻐. 그니까 너무 붙지 마라. 우리 아내들이 질투하겠다.”

“…………네? 아, 그…… 네.”

라리루라는 합죽이가 되서는 고개만 쬐끔 끄덕였다.

그렇게 몸을 숙이고 앉았지만 귀가 빨간 건 잘 보였다. 자기 쪽에서 먼저 도발해 놓고 칭찬해 주니까 이런다. 나는 베로니카에게 물었다.

“프랑이랑 다나는 왤케 늦냐?”

“프랑의 몸에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이상한 수영복이 됐다더구나. 뭐가 이상한지 내 눈으로는 구분이 안 갔다만, 지금 조정 중이다.”

“이상한 수영복?”

그게 무슨 뜻인지는 5분 정도 지나자 알 수 있었다.

“인생 씨발……. 나는 픽트 인의 흑역사…… 사는 게 수치야…….”

존나 바다에 들어가기도 전인데 패배감에 흠뻑 젖은 다나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그 예쁜 라인에 숨이 턱 막혔다.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음란물이었다.

얼스터 인은 피부가 하얗기로도 유명했는데, 햇빛 아래에서 반짝거리는 하얀 피부를 검은 모노키니로 감춘 다나는 평소 털털한 모습이랑 상반되게 존나 야했던 것이다.

꼴림의 진수는 가렸을 때 나온다고 했던가.

본인이 싫어하는 슬랜더한 몸매를 장점으로 만들어 주는 옷이었다. 우리 누나 찌찌 점 밑으로 갈비뼈 나온 것 봐.

존나 내가 고자도 아니고, 아까부터 발기 참기도 고역이다.

이러다 해변에 오벨리스크 거신병이 일어서겠다.

“아니 근데, 누나 왜 그래? 존나 예뻐서 남편 새끼는 누나 모습 그림으로 남겨두고 싶을 정돈데, 왜 글케 시무룩해 있어?”

“지금 즐겨나 두셔……. 니 프랑 오면 기절할 거다.”

“데에에?”

어떤 수영복을 샀길래 이렇게 예쁜데 자신감이 없어졌담.나는 무심코 다나를 위로해 주려다가 울적해 하는 모습이 존나 꼴리길래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지금 여기서 내가 다나한테 손을 댔다간 절대로 발기를 못 참을 것이었다. 라리루라나 베로니카 앞에서 발딱 세울 수는 없다!

“아하하, 아하하하. 아하하하하…….”

그리고 그때.

빨간 얼굴로 웃음을 터트리는 프랑이 해변에 나타났다.

“……허미 씹펄.”

참고 참던 남자의 욕망이 기어코 폭발해 버리고 말았다.

나는 입을 딱 벌리고 애국가를 입속으로 열창했다. 프랑은 삼각형의 천을 끈으로 이어붙인 비키니를 입고 왔는데, 그 탓에 진짜 걸어다니는 음란물 수준이었던 것이다.

저걸 뭐라고 하더라? 마이크로 비키니?

내 손바닥보다 쬐애끔 더 큰 천으로 위도 아래도 간신히 가리는 비키니라니! 나는 넋이 나가 버리고야 말았다.

솔직히 프랑 성격에 모노키니를 입고 와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프, 프랑아? 기쁘기는 한데, 좀 무리한 거 아니냐?”

“아, 아하하하……. 내 사이즈에 맞는 게 이런 것밖에, 어, 없대서. 아하하하하. 어떡하지? 부끄러워서 막 웃음이 나와.”

의문의 텐션이 된 프랑은 얼굴이 터질락 말락해져서는 막 아무 말이나 주워섬겼다.

그 왜, 그런 게 있지 않은가. 수치심도 너무 지나치면 별 이유도 없는데 웃겨지는 거.

누드로 내 위에 올라타도 태연하던 프랑이 저럴 정도니까, 이건 진짜 장난이 아니었다. 나는 당황스러움과 감격과 혼란 속에서 말을 더듬었다.

“프랑……. 와. 진짜 이 기분을 뭐라고 해야 되지? 고맙다? 미안하다? 아무튼 말이 안 나온다. 나 얼굴 빨개졌지?”

“으, 응. 맘에 들어 보여서 다행이다. 그런데 이거, 뒤에가 더 엄청나.”

프랑은 그렇게 말하면서 등을 보여줬다. 심장 마비에 걸릴 뻔 했다.

“아, 아하하……. 나 말고 이런 거 입는 여자가 정말 있긴 할까?”

부끄러운 듯이 손으로 뒤를 가리는 프랑.

골짜기를 손바닥 만 한 천으로 가린 옷이니 말 다 했다. 이게 씨발 수영복이라고? 컨셉 플레이할 때 입는 코스프레 섹스 복장보다 야한데?

─배시시. 프랑은 자기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웃었다.

“……노르. 혹시 야한 옷이라서 싫어?”

“않이오.”

─붕붕붕!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씨발 전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솔직히 존나 야해도 된다. 나만 사랑하는 야한 신부라니! 싫어할 이유가 어딨겠는가. 이게 인생이지 씨발.

‘근데 이건 진짜로 남들 앞에서는 못 입겠다.’

다음에 바다 갈 때는 다른 걸로 사자.

남들한테 프랑의 몸을 보여주기 싫은 건 물론이고, 우리 프랑이 수치사 하겠다.

프랑은 폭력과 같은 몸매를 감추며 웃었다.

“노르도 수영복 멋지다. 역시 다나가 안목이 있다니까.”

“후후후…… 띄워주지 않아도 돼……. 나 같은 년은 바다에 빠트리면 유선형이라서 심해까지 가라앉을 걸…….”

우리 3인 가족은 존나 혼란 상태였다. 차라리 우리끼리만 있었으면 내가 아내들을 물고 빨고 했을 건데, 파티원들의 앞이라서 더 어색했다.

─쏴아아.

그 순간 들려오는 파도 소리.

바다다. 바다가 우리를 부른다! 찬 물에 들어가면 머리가 좀 냉정해질 것이었다! 기책을 짜낸 나는 아내들을 번쩍 들어서 어깨에 태웠다.

“1번 훈련병, 2번 훈련병!! 입수합니다!! 숨 딱 참어!!”

“꺄아아아아앗──?!”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

바다까지 5미터 정도 있던 거리는 없는 것과 같았다.

─풍덩!

나는 공중에서 1회전을 하며 아내들과 등으로 바닥에 몸을 던졌다. 열대 섬이라서 그런지 겨울이 가까워도 물은 그렇게 차지 않았다. 프랑은 찬 물을 쓰고도 계속 웃어댔고 다나는 기침을 했다.

“켈록, 켈록! 이 씨발!! 코에 물 들어갔잖아!!”

“그러게 누가 조심 안 하래? 나는 숨 참으라고 경고 했음!!”

그리 말하면서 수면을 걷어차서 백 덤블링. 달인의 기술을 뽐내는 뒤구르기 5연발로 벙찌고 있는 다른 두 사람에게 도착했다.

“어? 서, 선배?! 저희는 또 왜 들어올리세요?!”

“라리루라야. 나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어쩔 도리가 없구나.”

그 예감, 빙고다. 과연 선지자의 대리로군.

나는 라리루라와 베로니카도 똑같이 어깨에 태우고 달렸다. 평소에는 이런 신체 접촉을 피하던 나였는데, 이게 그 바다의 마력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보다.

생명이 태어난 만물의 어머니, 바다!

그녀 앞에서 인간은 문명화된 법률에 의한 허례허식을 버리고서, 원초적인 욕망이나 충동에 지배당하고 마는 것이다!

“바다는 잔혹한 밤의 여왕──!!”

“선배?! 저 발 있으니까요?! 제 발로 들어갈 거니까요?!”

“주인님. 말해두는데 나는 수영을 해 본 적이──.”

─풍덩! 나는 잡소리를 무시했다. 전원 입수 완료다. 몸을 일으키며 얼굴의 물을 닦고 있자니 열불이 난 다나가 해수를 뿌려왔다.

“갸아아아아악!! 누나 나 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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