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4화 (234/1,009)

“뒤져 씨발아!! 헤벌쭉 하니 그렇게 좋냐!! 미안하게 됐다, 젖이 좆만해서!!”

─어푸어푸! 나는 숨 쉴 틈 없이 날아오는 물장구에 아무 반박도 할 수가 없었다. 누가 오지 부족 출신 아니랄까 봐, 뭔 물총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물을 쏴대는 다나였다.

나는 숨을 참고 수면에 몸을 담궜다. 그리고 보트 위를 노리는 청새치처럼 물 속을 질주해서 다나의 뒤를 점했다. 다나는 내 팔을 잡고 버둥거렸다.

“앗, 이 씨팔!! 이거 안 놔?!

“누나, 누나.”

“왜 새끼야!!”

“가만히 있어 봐.”

“가만히는 지랄이──”

성을 내던 다나는 허리에 닿는 딱딱한 감촉에 입을 다물었다. 맨날 만지고 빨던 건데 못 알아차릴 리가 있나.

“왜? 내가 누나한테는 안 꼴리는 줄 알았어? 누나가 이런 야한 옷을 입었는데 내가 어떻게 참아. 아까 침울해 할 때도 붙잡아서 키스하려다가 못 참을 것 같아서 포기했구만.”

“아, 아니, 그…….”

“사과해도 늦었음.”

─촤악! 나는 다나의 팔을 잡고 수면 밑으로 갔다. 맑은 바다라 수면 안이 훤히 보였는데, 거기서 다나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했다.

물살 때문에 혀를 넣지는 못했지만 정신이 없어질 정도로 깊게 끌어안고 입술을 포갰다.

헤롱거리는 다나를 위로 데리고 나왔다.

다나가 입술을 손등으로 닦으면서 분한 표정을 짓길래 그 귀에 대고 속삭였다.

“우리 마누라, 자기가 꼴리는 줄도 모르고 입술을 삐죽대고 있으면 내 자지가 화가 나, 안 나?”

“……좆 같은 남편 새끼. 니는 이제 부부싸움 할 때 키스 금지야.”

“다음에는 키스는 생략하고 섹스부터 해 달라는 뜻이군요. 우리 누나 자지 넣어주면 얌전해지나? 젖병 쪽쪽 빠는 갓난애처럼?”

“이이익!! 꺼져, 씨발롬아!!”

“틀린 말 안 했다잉~.”

꺼지라길래 엉덩이를 주물러주고 튀었다. 물에 잠겼는데도 쥬지가 가라앉을 생각을 안 하네. 헤엄을 쳐서 표류 중인 프랑한테로 갔다.

커다란 가슴을 수면에 띄우고 파도를 즐기던 프랑은 나를 보고 웃었다.

“헤헤. 왜 그래?”

“왜긴. 보고 싶어서 왔지. 우리 프랑, 헤엄도 잘 치네.”

물에 젖은 마이크로 비키니 빅 찌찌 최고다. 프랑이랑 꽁냥대고 있자 해변으로 도망친 베로니카가 머리카락을 터는 게 보였다. 나를 노려보길래 프랑 뒤로 숨었다.

베로니카를 뭍까지 그녀를 바래다준 라리루라가 이쪽으로 헤엄쳐 왔다.

“선배~ 언니~. 여기 햇볕 무지 센데 선 오일 안 바르실래요~?”

“……선 오일?”

“네. 아, 선 오일이라는 건 말이죠. 포션처럼 피부에다가 바르면 피부 타는 걸 막아주는 거래요. 로마니아에 있을 때는 못 봤는데 수영복 가게에서 알려줬어요~.”

이세계에도 그런 게 있다니. 사람 생각은 다 거기서 거기인 모양이었다.

나는 프랑과 다나를 눕혀놓고 오일로 마사지하는 광경을 상상해 보았다. 햇볕 아래에서 반짝거리는 우리 아내님들의 등이랑 옆가슴이라.

‘유광 찌찌 딱 대.’

이건 안 하고 넘어가면 범죄지 시발.

나는 후딱 헤엄쳐서 해변에 돗자리를 깔았다. 따라 나온 다나는 못마땅한 것처럼 수영복 어깨끈을 잡았다.

“오일이라니, 포션이잖아. 그거 꼭 발라야 돼?”

“안 바르면 누나 피부 황돔처럼 익는다.”

멜라닌 색소가 이세계인들한테도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 자외선을 마나로 강화된 피부가 버틸 수 있을까 확인하자니 무모한 짓 같았다.

그러다가 만약 태양광에는 이길 수 없었어요! 하면 아내들 피부에 트러블 생긴다. 내가 엄하게 말하자 아내들은 군말 않고 돗자리에 누웠다.

일단 그 위에 <물 생성>으로 물을 뿌렸다.

‘히히.’

─챱챱! 선 오일을 손바닥에 칠한 나는 아내들의 수영복을 내리고 등허리에 오일을 발랐다. 차가운 오일 포션의 감촉에 프랑이 몸을 떨었다.

“응, 읏…….”

“프랑. 이상한 소리 내지 마. 나까지 부끄럽…… 히잇!”

“쉬잇. 둘 다 조용히 해. 오일 좀 바르는 건데 변태처럼 그러면 못 써.”

“니, 니가 이상하게 만지니까…… 흐읏….”

양쪽에 아내들을 눕히고 오일을 문댔다.

─움찔, 움찔.

─부르르.

섹스 전후로 해 주는 전희에 익숙해진 아내들은 내 손길에 몸을 움찔거렸다.

그녀들의 성적 쾌감이라는 자물쇠는 내 손 모양에 딱 맞게 길들여졌기에, 남편의 손이라는 걸 알자마자 자동적으로 열려버린 것이었다.

존나 지문 인식인가.

우리 아내들은 내가 만져주면 장소를 불문하고 발정나 버리는 건가.

남편 한정으로 절조를 모르는 몸뚱이들 같으니.

─톡톡.

나는 프랑를 뒤치기해 줄 때 건드리는 쇄골 부분을 살살 손가락으로 문댔다.

“오흣…….”

즉각 반응이 있었다. 정말 내기 싫어하는 타입의 신음이었기에 프랑은 아예 입을 팔뚝에 묻었다.

‘이 선 오일을 만든 새끼도 존나 씹변태 새끼로군.’

포션인데 마시는 게 아니고 꼭 몸에 발라야 한다니? 약간 좋은 냄새가 나는 것도 성욕을 자극했다. 아마 제작자 새끼는 가성비 제작비 드립을 치면서 자기 욕망을 이 포션에 담았을 것이다.

‘훌륭합니다 선생.’

나는 뉘신지 모를 선 오일의 제작자에게 기도를 올렸다.

점성 있는 미끄러운 액체를 몸에 비벼대다니. 이건 거의 뭐 섹스와 다를 게 없다.

“자, 다음. 다리도 바른다? 프랑, 몸 떨지 마.”

“흐으응…… 읏. 차, 참아 볼…… 게….”

“……하아, 흐, 야…… 다리는 직접 발라도 되지 않냐?”

“다나……. 그렇게 치면 우리 둘이서 서로 발라줘도 돼…….”

손바닥으로 프랑과 다나의 피부 감촉을 비교하며 즐기자, 프랑은 내 손길에 녹아내리는 것처럼 몸에 힘을 뺐다.

마사지는 고된 작업이지만 마나 버프를 받는 나한테는 간단한 소일거리에 불과했다.

“흐으…… 씨발……. 결국 이거 우리 남편 새끼만 즐기는 거잖아…….”

“어허. 사랑하는 아내들한테 봉사하는데 말투가 왜 그래?”

나는 일부러 짖궂게 낄낄댔다. 게르마니아에 와서 섹스를 한 번도 못 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아내님들 이상한 생각 하고 그러지 마라? 이건 그냥 마사지 겸 건강 증진이니까. 말하자면 봉사 같은 거라고.”

“호오? 그렇다면 내가 빠질 수 없겠구나.”

후방 20cm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베로니카였다.

이 씨팔? 어떻게 일케 숨이 닿을 정도까지 가까워지는 걸 눈치 못 챘지? 얘 룬으로 인기척 감추고 왔나?

“가만히 있거라. 주인님도 피부가 익으면 곤란하겠지? 내 시종의 본분을 다하마.”

복수심과 장난끼에 불타는 베로니카는 존나 저돌적이었다.

─치덕치덕. 아내들한테 오일을 발라주고 있는 내 등에 손바닥을 문대기 시작하는 베로니카.

“이건 결코 강제 채식과 바다에 던져진 것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고? 주인님의 편의를 위한 봉사라면 엄연한 시종의 일이로다.”

프랑&다나-나-베로니카로 이어지는 오일의 연쇄.

그야말로 오일 기차놀이……!!

“으아씹팔! 야! 목에 손 넣지 마! 간지러!!”

“후후후후. 움직이지 말아라. 내가 잡아먹기라도 하느냐? 자, 나의 주인님이라면 체통 있게 굴도록.”

─살살. 내 근육의 우둘투둘한 부분을 섬세하게 쓰다듬는 손가락!

근육의 밑부분에 손바닥이 싸아악 하고 미끄러지니까 절로 허리가 벌떡 섰다. 이게…… 궁신탄영(弓身彈影)……?

“앗! 저도 껴 주세요~♥!”

흥겹게 다가온 라리루라가 베로니카 옆에 앉았다. 시발 잘 됐다. 이제 베로니카의 뒷자석을 라리루라가 점하면 좀 나을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몸에 힘을 뺐는데, 돌연 내 옆구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2개 늘어나는 게 아닌가?

“아니 좀, 라리루라야? 손 치우렴. 지금 타이밍에서는 내가 아니라 베로니카한테 오일을 칠해줘야 맞지 않겠니?”

“네? 베로니카 언니, 선 오일 필요해요?”

“전혀. 우리 주인님께서 발라주신다면야 어쩔 수 없이 몸을 뉘이겠다만, 신족의 육체를 태우려면 이 정도 빛으로는 모자라다.”

ᛊ(Sowulo)의 룬으로 태양 만세 빔을 쏴대던 바이콘 답다.

“……흐응. 주인님, 주인님이라?”

베로니카의 그런 대답에 라리루라는 낮게 콧소리를 냈다.

“선배애~♡? 왜 선배가 언니 주인님이에요~?”

옆구리에 손 넣으면서 그런 거 묻지 마 시발.

‘애1미 씹…… 좆 됐다!!’

나도 유부남이지만 남자이고, 라리루라나 베로니카는 어딜 어떻게 뜯어봐도 미인이다.

평소에는 의식해서 그런 쪽으로 생각을 안 하려는 나지만 이렇게 몸을 직접 만져지는데 무반응일 수는 없었다. 게다가 지금은 나도 아내들을 만지는 상황 아닌가!

‘만지고 만져지는데 쥬지가 얌전하면 그게 발기부전이지!’

나는 젊디 젊은 28세의 마초헬스남 노르드.

로이더도 아닌데 해면체에 이상은 없는 몸이었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이 발기를 종용하니 쥬지드라가 고간 계곡에서 움찔대기 시작했다.

반바지처럼 큰 수영복에서 제 본분을 다하기 시작하는 나의 파트너!

여기서 전혀 무반응으로 일관하려면 동성애자처럼 ‘아내성애자’가 되야 하는데, 나는 아직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보다 씨발 아내 페티쉬라니 그건 거의 정신병 아닌가!

안 되겠다. 나는 마지막 기력을 짜내서 아내들의 다리에 재빨리 오일을 칠했다.

“오일 바르기 끝! 야리끼리 쳐 씨팔!!”

벌써 등은 다 칠해놓았기에 금방 끝낼 수 있었고, 그대로 나는 넓은 돗자리 위에 몸을 던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라리루라나 베로니카의 손길에 움찔대는 쥬지드라를 들키고 말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그런데 그게 실수였는가 보다.

“그으래? 끝났다고?”

나는 내 코앞에 누운 다나가 사악하게 웃는 걸 보고 싸한 느낌이 들었다.

“눕는다는 건 니도 발라달란 뜻이지?”

─휘익! 다나는 수영복 어깨끈을 1초만에 걸더니 내 뒤통수에 올라탔다.

다나는 내 목을 엉덩이로 깔고 앉아서는 어깨를 눌렀다. 목 부러지지 않게 조심하고는 있지만, 일어설 수가 없다!

“새애끼, 등판 넓은 것 봐. 한두 명이서 덤비면 하루 죙일 걸리겠다?”

“갸아아악!! 누나 이거 놔!! 누나 남편 성희롱 당한다!!”

“지랄. 오일 좀 바르는 게 왜 성희롱이야? 변태가 아니면 신경 안 써도 된다매?”

세상에! 누나가 나를 배신하다니! 이런 건 현실이 아니야!

“흐음. 그렇다면 나는 다리에 바르마.”

그리 말한 베로니카는 아예 내 허벅지를 깔고 앉아버렸다.

당연하게 다리에 닿는 베로니카의 이하생략.

“예전에 본 적이 인간의 책에서 본 적이 있느니라. 모험가처럼 많이 걸어야 하는 자들은 다리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더군. 내게 맡겨다오.”

얘 정말로 꿈에서 나한테 알몸을 보여주고 자살 마려워 하던 애가 맞는 걸까?

걔가 맞군. 태연한 척 하지만 귀가 빨갛네.

그런데 얼굴이 하나도 빨갛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라리루라다. 그 녀석은 다나에게 목을 깔린 내게 익살맞은 미소를 날렸다.

“안마라면 저도 자신 있다구요~? 즐겨주세요? ‘주인님’.”

물론 눈은 웃고 있지 않다.

“……라리루라야? 후배님아? 베로니카가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건 걍 식객 노릇 하면서 농담 하는 거야.”

“……호오? 내 진심이 그렇게 들렸나? 그건 내 불찰이군.”

씨발 가불기네. 3대 1은 너무 불리한 거 아니냐?

라리루라도 내 다리에 올라탔다. 최소한의 수치심이나 저항감은 남았는지 베로니카처럼 몸을 대지는 않았지만, 내가 느끼는 혼란은 거기서 거기였다.

나는 처음 보는 시골에서 미아가 된 아이가 어미를 찾듯이 프랑을 쳐다봤다.

프랑은 새 오일 병에 손가락을 넣고 있었다.

마나에 각성한 이후 한층 극한의 영역에 도달한 드워프의 손재주! 프랑은 선 오일을 한 방울조차 흘리지 않으며 나의 허리에 올라탔다.

─찰팍찰팍. 그렇게 손을 쥐었다 펴더니 웃는다.

“마사지 방법, 예전에 노르가 해 줬던 대로 하면 되지?”

그리하여 나는 오일 지옥에서 10분 동안 번민하게 됐다.

그 10분 동안에 애국가를 4절까지 풀 코스로 3번 부르고 토이 스토리 마지막 엔딩부터 코코 리멤버 미까지 몇 개의 눈물 치트키를 재생했는지 모르겠다.

─쥬르륵. 선 오일 포션은 지구의 것과는 달라서 기다리자 몸에 흡수가 됐다. 이제 부여 마법처럼 일광을 차단해 줄 것이었다.

“……프랑이랑 다나는, 뭐 그럴 수 있어.”

돗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비틀거리며 손가락을 세웠다.

그리고 그 손가락으로 염치 없는 두 파티원들을 가리켰다.

“근데 시팔, 니들은 좀 선 넘은 거 알지?”

“아닌데요~? 저는 다리에 오일을 발랐을 뿐인데요~?”

“그대가 가족들끼리만 노닥대는 게 나쁜 것이니라.”

눈을 피하는 두 사람. 그래,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나는 앞머리를 쓸어넘기고 흡수되지 않은 선 오일로 번들거리는 돗자리를 가리켰다.

“누워.”

““…………아.””

나와 다나는 두 사람의 어깨를 눌렀고, 프랑이 10분 사이 마스터한 마사지 스킬을 펼쳤다.

바다의 마력은 이토록 사람을 적극적으로 만들지만.

그 대가는 본인이 치뤄야 하는 것이었다.

해수욕장에 진을 친 장사치들과 일부 선량한 상인 분들한텐 미안한 말이지만.

솔직히 바다에 와서 들뜨는 기분은 3시간을 넘기지 못하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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