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46화 (346/1,009)

〈그래서 그게 어쨌는데? 이번 경매가 영주 가문이랑 뭔가 관계가 있나?〉

〈있고 말고요. 루크레겐스에서 오셨으니까 그 도시에서 일어났던 소란은 아시죠?〉

〈암회끼리 분쟁을 일으키고, 그 틈에 숨어든 누군가를 찾겠다고 영주가 뿔이 나서 경비를 돌려댔던 거?〉

〈역시 아시는군요. 그 ‘누군가’라는 건 아르마알스 가문의 젊은 귀부인인데…… 지금 그녀가 이 레나폴리스에 방문했다는 첩보를 입수했어요.〉

응. 아는 거야.

나는 표정에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다 아는 얘기를 각 잡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전달 받으니까, 꼭 거짓말을 하며 연기를 해야 할 때처럼 등이 간질간질했다.

그래서일까? 저절로 찻잔에 손이 갔다. 그 왜, 연기할 때는 손을 가만히 두고 있기가 힘들지 않은가.

〈그리고 심지어는 루크레겐스의 영주도 레나폴리스로 오고 있다는 모양이에요. 경매까지 열리니까 앞으로도 귀족 가문이 수십 곳은 모여들지도 모르죠.〉

〈개판이군. 그리고 좋지 않은 소식이야.〉

〈네. 그만한 외부인이 모였다간 당연히 영주 저택의 감시와 경비도 강해질 거에요. 아무리 저희라도 그런 곳에 쳐들어가는 건 위험이 크죠.〉

그러면 티르시를 만나보는 것도 어려워진다.

이거 프리모르한테 접촉을 해 봐야 하나? 나는 인상을 쓰며 차를 마셨다.

〈대처법은 생각해 뒀어?〉

〈몇 개인가 생각은 해 봤는데요, 일단 제가 말한 이들의 목적을 생각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 하나에요.〉

〈목적이라. 루크레겐스 영주는 그 귀부인을 족치려고 쫓아온 거 아냐?〉

〈아니에요. 이번 경매에 올라오는 ‘어느 물품’을 노리고 온 거죠.〉

캐서린은 아까보다 더 목소리를 낮추면서 속삭였다.

〈──이번 경매에, ‘엘릭서’가 나온다는 소문이 있어요.〉

〈푸웁──!! 콜록, 콜록!!〉

아 씨팔, 사레 들렸어!

나는 뜬금없이 내 얘기가 튀어나와서 차를 뿜고 기침을 막 해댔다.

엘릭서.

내가 지저의 탑에서 이계까지 갔다오면서 겟또한 물건이다. 당연히 이걸 처분하고자 로마니아까지 들고 왔고, 지금은 우리 파티의 공용 인벤토리인 석판에 들어 있다.

〈네. 놀랄 만도 하죠. 무려 1병에 금화가 오가는 전설의 포션이니까요. 세간에 나도는 건 흔한 일이 아니잖아요? 안 그래도 최근에 물량도 줄었구요.〉

캐서린은 정면에서 내가 뿜은 차를 얻어맞았고 말았는데, 다 예상했다는 듯 바람의 실드로 막아낸 상태였다.

〈크흡, 크험……. 그, 그렇군.〉

나는 나처럼 당황했으면서도 티를 안 내려고 어색해 하는 다나한테서 손수건을 받고, 입가를 닦았다.

‘망령도시에서 인벤토리 석판을 주워오길 존나 잘 했네.’

안 그랬으면 성문에서 경비한테 찍혀서 이미 그 디아볼로 씨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니 말이다.

‘근데 쓰벌. 이거 밀수입죄에 걸리는 거 아닌가?’

아무래도 가져온 엘릭서를 경매에 출품하려면 따로 방법을 강구해야 쓰겄다.

나는 입 주변을 깔끔하게 닦고 물었다.

〈엘릭서 자체는 그렇게 귀하지도 않을 텐데…… 뭐 됐어. 아무튼 그 방법이란 게 정확히 뭐길래?〉

〈어느 고명한 상회에 접촉하는 거에요.〉

내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자, 캐서린은 쌉진지하게 검지를 세웠다.

〈무려 자체적으로 길드까지 가진 초대형 상회인데, 지금은 그 상회의 인사와 접촉할 방법을 구상하고 있죠. 헤르마이온 길드라고 하는 곳인데──〉

〈──헤르마이온 길드?〉

〈네? 아, 네. 왜 그러세요?〉

내가 이번에도 말을 끊자 캐서린은 얼빵하게 물었다.

나는 그녀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할지 생각하다가, 그냥 픽 웃었다.

〈……아니, 착한 일을 하면 복이 오는가보다 싶어서.〉

헤르마이온 상회라. 그거 또 익숙한 이름이군.

마침 또 내가, 그 집 아가씨랑 아는 사이거든.

일단은 가장 중요한 엘릭서부터 챙겨와야겠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베로니카랑 같이 사르가디스의 집으로 향했다.

이동방법은 당연히 〈공간이동〉이다. 집으로 돌아오자 내 발치에 고양이 테레사가 다가왔다.

“좆냥이 안녕?”

“느냥. (안녕.)”

집을 오래 비워도 살이 빠지긴 커녕 토실토실 군살이 올라 있는 우리집 좆냥이었다. 이 새끼 부하들 시켜서 어디 생선 가게라도 털어먹나?

“주변에 별 일은 없지?”

“냥느느냥~. (없어~.)”

나는 일단 냥냥 CCTV를 점검했다. 이상 무랜다.

내친 김에 얼스터 마을에서 얻은 진짜 카메라도 집 담벼락 근처에 숨겨놓았다. 시발 며칠 방치했다고 넝쿨 자랐네. 매우 좆 같은 거에요.

물론 처음에는 이 카메라를 들고 가면 증거 촬영에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말하자면 그것이 알고 싶다 이세계편인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조작이라고 잡아떼면 결국 권력 싸움으로 귀결된다.

21세기에서도 법원은 유전무죄였다.

발뺌도 못할 확실한 증거라면 몰라도, 이세계에 보편적이지 않은 동영상 증거만으론 무용지물이겠지.

“나의 그대여. 가져왔다.”

베로니카가 지하 창고에서 상자에 담은 엘릭서를 2병 들고 왔다.

우리가 가진 엘릭서는 3병이다.

원래 처음 지저의 탑에서 얻었을 때는 4병 있었다. 그걸 다나가 고용했던 팀에게 반 병 나눠주고, 예르나 시팔년이 입힌 상처를 치료하는데 나머지 반 병을 썼다.

‘그래서 지금 가진 건 3병.’

하지만 일을 하다가 다나의 힐로 못 고칠 부상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걸 생각하면, 1병은 남겨두고 싶다.

이런 경매가 아니면 팔기도 힘든 만큼 최대한 처리한다고 쳐도, 판매할 수 있는 분량은 2병이라고 생각해야 했다.

그게 우리가 당초에 세워뒀던 판매 계획이었다.

‘실제로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2병이면 부족하진 않겠지.’

엘릭서가 나온다는 소문은 아마 헤르마이온 길드에서부터 흘러나온 거겠지.

아마 그때 같이 탐사하던 호위들의 입에서 센 게 아닐까.

‘아무튼 기대치가 높여졌으니까 손해는 아니지.’

엘릭서를 챙기고서, 남한테 들키기 전에 레나폴리스로 복귀하는 우리들.

이제 가야 할 곳은 헤르마이온 길드장의 저택이다.

셀레나한테 받은 소개장을 주면 되겠지. 우르르 몰려가는 건 눈에 띄기 때문에 엘릭서는 가방 안에 넣어서 티 안나게 감추고, 다나랑 둘이서만 찾아가기로 했다.

“선배~. 왜 다나 언니에요~? 솔직히 같이 벌레지옥에서 고생했던 제가 더 적격 아닐까요!”

“루크레겐스 영주도 레나폴리스에 왔다잖아. 니가 여기에 있다는 소문 퍼지면 어쩌려고 그래.”

아쉽다는 듯 투덜대는 라리루라였지만, 이번만큼은 어쩔 수 없다.

이건 말로 하면 라리루라한테 미안하니까 속으로만 생각하는 건데, 알렉산드라 씨와의 대담을 떠올려 보면 아내가 많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았다. 아무리 이세계라도 말이다.

‘당당한 거랑 뻔뻔한 거랑은 다르니까.’

성인용품을 파는 회사의 CEO가 당당하게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갖는 건 분명 미덕일지 모른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도 없는 곳에서까지 자기네 상품을 자랑하고 다닌다? 그건 얘기의 결이 좀 다르지.

나도 아내가 4명인 건 부끄럽지 않지만, 우리집 가정사를 과시하려는 건 아니다. 적당히 사양할 필요는 있을 듯 했다.

“지랄하네. 적당히 사양해서 네 명이냐? 팔다리에 한 명씩 끼우게?”

“뭐임 시발? 난 그런 거 상상도 못 했는데? 5P가 하고 싶음을 암시?”

“염병도 정도껏 하렴. 아무리 맛집이어도 줄 서면 빡치는데 침대에 정좌해서 기다리라고?”

“존나 후루룩 뚝딱 해서 테이블 3분마다 순환하면 되는데? 손님들 입에 딱 맞는 크기로 만들어서 버무려주면 멀티태스킹 안 해도 줄 소화 씹가능.”

자고로 일류 초밥 장인이라면 손님의 입 크기도 계산해서 요리하는 거라고 했다.

양복도 맞춤 제작이 제일인 것은 주지의 사실. 낯 뜨거운 짓이라고 쓸데없이 사양만 하는 것도 안 좋지 않을까?

“개미친 누렁이 새끼는 발상부터가 다르구나. 아내들 갖고 빨리 먹기 대회하니, 씹놈아?”

“킹치만… 누나 보지 3분 컵라면인걸….”

“와, 이 염병할 새끼가 진짜! 니 프랑이랑 성별 떼고 붙어! 맨손 테크닉만 갖고 겨루면 몇 분이나 버티나 보게!”

“아니 거기서 대리랭을? 우리 누나 쫄렸죠? 자긴 이길 자신 없죠? 직접 붙으면 끓는 물에 붓고 몇 번 젓기만 해도 조리 끝 뚝딱 헤으응할 게 눈에 훤하죠?”

“웨 부정 안 하는 것. 묵비권 시전 존나 웃기네. 본인 방금 컵라면 되는 거 상상함?”

“씨… 발…. 좆 같은 새끼…….”

아무튼 그렇게 다나랑 둘이서만 있을 때는 하고 넘어가는 게 예의인 애정교류를 나누며, 우리는 사이 좋게 헤르마이온 가문의 저택에 도착했다.

잘 나가는 상회라던데 틀린 말이 없었다. 솔직히 헨네시스 영애네 집보다 커 보였다.

이런 저택을 세우려면 엘릭서가 몇 병 필요할까 몰라.

〈어떤 용무로 오셨나요?〉

저택에 직접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걸까? 정문에는 아예 방문자를 응접하는 담당 창구까지 있었다.

나는 초대장을 건네주면서 말했다.

〈셀레나 헤르마이온 양에게 초대장을 받았는데, 아우둠라 길드의 노르드가 왔다고 전해주시겠습니까?〉

〈노르드 님, 이십니까? 예. 알겠습니다.〉

이제는 영업 나온 영업사원처럼 남의 집에 실례하는 것도 익숙해져 버렸다.

얘기가 전해졌는지 프리패스로 응접실까지 안내된 우리들.

“생명의 은인께서 방문하셨다고 들었어요!”

기다리는 시간은 10분도 되지 않았다. 유창한 브리타니아 어로 외치며 나타난 아가씨는, 깔끔한 드레스를 입었단 것만 빼면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나는 다나랑 같이 일어서서 악수를 청했다.

“이거 오랜만에 뵙습니다, 셀레나 양. 직접 저택에 초대해 주신 것도 아닌데, 이렇게 찾아뵙게 되서 죄송합니다.”

“아뇨, 아뇨! 여러분이라면 언제든 환영하고 말고요!”

셀레나는 장갑을 벗으면서까지 내 악수를 받아줬다.

21세기 지구인인 내 관점에서 보면, 그런 사사로운 동작에 배인 예의범절까지도 이쪽의 긴장을 유발하는 느낌이었다.

화려한 백화점에 온 것처럼 은근히 옷 매무새 같은 것까지 신경이 쓰이는 기분.

“오히려 좀 더 일찍 찾아와 주시지 않으신 게 아쉬웠던 참이랍니다! 고작 며칠 전에 성대한 송년회가 있었으니,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하하하. 그거 정말 아쉽게 됐군요.”

미안, 하나도 안 아쉬워.

나는 사회생활 스위치를 ON으로 했다. 그렇게 적당히 서로 얼굴에 금칠을 해 준 끝에, 간신히 자리에 편하게 앉을 수가 있었다. 벌써 집에 가고 싶어지네 쓰벌.

“이렇게 저택까지 왕림해 주셨다는 건, 역시 엘릭서 판매 때문인가요?”

“그렇죠. 벌써 저잣거리에 소문이 돌 정도인데 안 팔 수는 없잖아요?”

적당히 얘기에 호응할 생각이었는데, 셀레나는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아아…… 죄송해요. 저의 불찰입니다. 상품의 소식이 미리 새어나가다니…….”

“아, 아뇨. 오히려 기대치가 높아져서 다행이던데요? 그런 소문 덕분에 마침 엘릭서의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들을 수 있었으니, 좋은 기회였죠.”

“그렇게 말해 주시면 감사하네요.”

셀레나는 가만히 말하고만 있어도 미안해 하고 있다는 게 전해진다는, 어떤 의미로 상인답다면 상인다운 기술을 펼치며 설명했다.

“노르드 씨와 저희 길드에게는 행운이게도, 작금의 로마니아에 보급되는 엘릭서의 품질은 전체적으로 낮아진 상태에요. 우연은 아니고, 몇 가지 요인이 겹친 탓이죠.”

“요인이라니요?”

“우선 비밀리에 제법을 전수하던 엘릭서 장인이 지병으로 사망한 거겠죠. 후인(後人)은 제대로 남겼지만, 경력이 조금 모자란 만큼 선대만큼의 실력은 보이지 못하고 있어요.”

기다란 검지를 세우는 셀레나.

“그럼…… 아.”

다나는 반사적으로 뭔가 말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는데, 난 괜찮다는 듯 손짓했다.

‘남자가 말하는데 여편네가 끼어드는 거 아니다’ 같은 구시대적인 마초이즘은 내 주의에 어긋난다. 이 자리의 예의에 뭐 문제가 되는 행위도 아니고 말이다.

잠깐 분위기를 살핀 다나는 헛기침을 하고 물었다.

“그러면 보급량 자체가 줄어든 건가요?”

“네. 바로 그래요. 포션은 열악한 품질의 2병보다 완벽한 품질의 1병이 더 가치가 있죠. 품질을 조절하려면 희석하면 그만이니까요.”

다시 말하자면 HP 1000을 치료할 수 있는 회복 아이템이 칼질을 당해서, 회복량이 700으로 준 것이다.

포션의 양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손실률은 커진다. 원래 품질과 비교해서 2:3 비율이니까. 과자 안에 들어가는 질소의 비중이 늘어난 거랑 비슷한 꼴이다.

“그리고 그 악재에 더해서, 어딘가에서 고품질의 엘릭서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는 게 엿보이는 사태에요. 디스뮤크?”

망부석처럼 서 있던 집사가 서류를 내밀자, 셀레나는 그걸 넘겨서 우리에게 보여줬다.

“보시면 알겠지만 엘릭서는 원체가 거래량이 적은 게 사실이에요. 비싸서가 아니라, 재료가 귀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정도로 시중에 유통이 되지 않는다는 건 2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답니다.”

“사재기, 혹은 소모로군요.”

셀레나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어쩐지 모르게 만족스럽다는 표정인데, 이 정도는 K-RPG에서 사재기충 새끼들이 한정 캐시템의 물량을 갖고 장난치는 걸 보다보면 누구든 알 수 있답니다.

“네, 바로 그렇죠. 사재기라면 거슬리긴 해도 별로 문제는 되지 않아요. 하지만.”

“……소모하고 있는 거라면 이번 경매에서 시장을 휩쓸고 있는 사람의 정체가 밝혀지겠군요.”

대답을 기다리는 것처럼 운을 띄우길래 호응해 줬다.

“사재기꾼은 막대한 손해를 보면서까지 고작 2병의 유통을 틀어막진 않겠지만, ‘고품질이 필요한 누군가’는 반드시 이걸 챙길 겁니다. 품귀 현상을 일으킬 정도라면 써도 써도 모자랄 게 자명하니까요.”

내가 엘릭서를 담은 상자를 두드리며 말하자, 셀레나는 두 눈을 빛내며 손뼉을 쳤다.

“그래요, 바로 그거에요!! 말이 통하네요!!”

“칭찬으로 듣고 감사히 여기겠습니다.”

나는 대충 대답하고 생각에 잠겼다.

‘이거 얘기가 좀 귀찮겠는데.’

캐서린이 내게 헤르마이온 길드와 접촉하길 바란 건, 이번 경매가 도시의 세력 판도에 크게 개입하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레나폴리스의 영주 가문도 여기에 나타날 것이다. 그 실세라는 뭐시기 디아볼로 씨가 흥미를 드러내는 물품을 알아내는 게 내가 맡은 일이었다.

그 다음은 괴도 자매의 일이 될 가능성이 크고 말이다.

‘엘릭서랑 초대장을 명분으로 경매장에 참석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면 그때까지는 자중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당장 캐서린을 시켜서 정보를 모으고 있는 한 중간이기도 하니까.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번 경매에 출품하는 방법에도 조금 가르침을 주셨으면──”

내가 그렇게 운을 띄우려고 했을 때였다. 누군가가 우리가 있는 방문을 두들겼고, 그 탓에 내가 말을 멈추자 셀레나는 눈썹이 V자로 치솟았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