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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척척석사 노루-478화 (478/1,009)

─꾸욱, 꾸욱!

그래도 의외로 티르시도 라리루라도 진지하게 마나를 불어넣으면서 마사지를 하고 있었다.

─오로롱. 오로로롱!

성수라는 필터링을 거친 마나가 내 몸에 스며들자, 포션의 힘으로 억지로 메꿔진 상처에서 사악한 마나가 용트림을 부려댔다. 나는 그 감촉에 집중하면서 나를 주무르는 4개의 손을 구경했다.

마나의 영향일까. 두 사람의 손이 닿는 곳에 은은한 빛이 서렸다.

한쪽은 하얀색, 다른 한쪽은 핑크색이다.

하지만 차지하는 면적은 핑크색 쪽이 압도적이다.

“……아핫♡?”

“……………….”

내 다리를 주무르던 라리루라는 그것을 눈치챈 듯 웃었고, 티르시는 묵묵하게 팔뚝을 마사지했다.

사람의 몸은, 당연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나를 거부한다.

거절하지 않고 순순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그만큼 익숙해진 마나가 상대일 때나 그렇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티르시의 눈치를 살폈다.

그 왜, 예전에 내 창이 가진 파마의 힘을 확인하러 갔다가 만난 중년 마법사도 그랬잖은가. 섹스를 하면 1~2시간 정도 마나의 궁합이 좋아지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이다.

‘그 공명 현상이 반복되면 몸의 반발도 없어지는 거지.’

한껏 집중하면 은근히 다르게 느껴지는 2개의 마나.

따듯하면서 정 많은 듯한 핑크색 마나는 친숙하지만, 품위 있고 약간 차가운 하얀색 마나에는 등골이 저절로 바짝 섰다.

다시 말해서, 이 거부 반응의 차이는 그것이다.

내 아내인가, 생판 남인가의 차이.

‘그게 아니면 나랑 섹스를 해 봤는가, 아닌가의 차이지.’

아다인가 후다인가의 차이, 라는 건 조금 핀트가 엇나갔나.

아무튼 이 사실은 아마 티르시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나랑 다르게 찐 마법사니까 모를 리 있나.

‘그치만 이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발 생리현상인데 나더러 어쩌란 말인가.

그건 나더러 추위에 떨지 말라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런 게 어떻게 사람 맘대로 되겠냐고.

“……후우, 후으아아?”

그런데 이번에는 약간 우쭐해 하며 열심히 마사지를 하던 라리루라가 숨이 거칠어졌다. 내가 놀라서 쳐다보자 우리 후배님의 몸에서 마나 고갈의 징조가 보였다.

라리루라의 입이 멍하니 벌어졌다.

“버, 벌써…?”

“노르드는 제가 아는 전사 중에 가장 강한 사람이니까요.”

티르시는 마치 당연하다는 것처럼 말했다. 그 손가락이 내 겨드랑이 밑부분을 문지르듯 주물렀다.

“그런 그의 생리현상을 방해할 만큼 강력한 마나가 주입된 상황이잖아요. 저희가 성수의 효과를 높이는데 드는 마나도 많아질 수밖에 없죠. 잠깐 쉬다 오세요.”

“아…….”

때 아닌 칭찬에 낯뜨거워 하는 나와, 자기 손을 바라보는 라리루라.

물론, 우리 라리루라도 재능은 충만하다.

아직 나이도 어리다. 성장의 여지는 차고도 넘치겠지.

실제로 증명된 사실로서, 우리 후배님은 1년도 안 되는 이 잠깐의 교류 동안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지 않던가.

‘처음 만났을 때는 잘 쳐줘도 실버 클래스였는데, 지금은 풀 장비라면 골드 클래스에 지지 않을 수준까지 올라왔지.’

암만 실전을 겪을 수록 성장이 빨라진다지만 상당한 재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

지금 비교 상대이 된 이들의 라인업을 봐 주길 바란다.

한쪽은 고대 문명 시절 마법의 신으로 추앙받았던 선조의 힘에 눈을 떠 가는 귀족의 혈통.

그리고 다른 한쪽은 치트빨로 매일 경험치 128배 치트가 발동 중인 오딘의 후계자다.

우리랑 비교하자면 평범하게 재능이 높을 뿐인 미소녀로는 손색이 있을 수밖에.

‘……것보다 혈통빨 이세계에서 이 라인업에 혈통으로 비벼볼 만한 파티원은 베로니카 정도 아닌가?’

그만큼이나 내 마나통은 정력 못지 않게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었다.

‘저주받은 신족’ 쯤 되는 타이틀을 가져와야 나와 티르시, 두 사람의 ‘여신의 후계자’에게 꿀리지 않을 것이었다.

내가 아내들에게 강함을 바라는 건 아니니까 별 상관이야 없겠다만……

“……알았어요. 잠깐 쉴게요.”

라리루라는 못내 납득하기 힘든 것처럼 볼을 부풀리다가도 순순히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나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눈빛으로 서 있는 위치를 옮기는 티르시를 쳐다봤다.

사람들 말로는, 여자가 여자에게 받아도 잘못하면 쾌감을 느낄지도 모른다는 게 마사지랜다.

동성끼리도 그런데, 이성끼리는 오죽할까.

─질퍽, 찔퍽.

점성 있는 물소리를 내며 티르시의 손이 내 허벅지 안쪽을 감싸안듯 주물렀다.

자지가 들어 있는 쪽의 반대편이다. 이성끼리 만지면 어떤 변명이 있어도 빼박 성추행이 될 듯한 부위다. 부랄에서 고작 5~6cm 거리밖에 안 되는 위치니까.

─움찔.

그리고,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팬티에 숨은 내 쥬지드라가 웨이크닝 사운드를 내며 짧은 잠에서 깨어날 듯 움직였다. 티르시의 손이 움직여대는 곳의 근처에서 팬티가 조금씩 부풀기 시작했다.

─힐끔. 티르시가 텐트를 치기 시작하는 자지를 살짝 쳐다보았다.

“진척이 빠르네요. 저는 없는 사람 취급해도 좋으니, 마음 놓고 감각에 집중하세요.”

점점 내 자지를 세우기 시작한 티르시는 무슨 로봇 음성이라도 되는 것처럼 무던하게 말 했지만, 그걸 지켜보는 라리루라는 그러지 못했다.

“어, 으? 에? 헤?”

라리루라는 어쩔 줄을 몰라하면서 발을 구르다가 허겁지겁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뽕! 마나 포션의 뚜껑을 따는 듯한 소리가 났지만, 티르시의 몸에 가려져서 보이지는 않았다.

꾸우우욱…! 내 무릎을 세우고 오금을 누르던 티르시는 눈 위에 난 땀을 닦으며 말했다.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으니, 이만 다음으로 넘어갈까요.”

“……다음이요?”

“네. 속옷도 벗어 주세요.”

눈만 드러낸 티르시는 잠깐 장갑을 벗고, 차갑게 만든 손을 마스크 밑에 넣어서 열이 차오른 얼굴을 식혔다.

하지만 나는 그 찰나, 차갑게 식힌 손으로도 완전히 진정시키지 못하고 새빨갛게 달아올랐던 티르시의 얼굴을 발견했다. 선명하던 홍조는 백일몽이었던 것처럼 금방 사라졌다.

남은 것은 차분한 얼굴로 눈을 가린 간호사복의 미녀 뿐.

─질끈.

그러고서 가져 왔던 끈으로 자기 눈을 묶었다.

“자, 이렇게 하면 부끄럽지 않죠?”

아니, 이건 부끄럽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닌데.

“……앞이 안 보여도 됩니까?”

“그렇다고 제가 볼 수는 없잖아요? ……아직은요.”

티르시는 잠깐 텀을 두고 말했다.

아직, 이라. 나는 숨을 골랐다.

저게 내가 다시 옷을 입고 난 뒤를 가리키는 건지, 아니면 다른 의미에서의 ‘나중’을 가리키는 건지는 모른다.

단지, 내가 알 수 있는 것도 있다.

나는 머뭇거리다가 팬티를 벗었다. 마스크를 벗은 티르시가 조심스럽게 무릎을 꿇었다.

일어서서 자지를 내민 나와, 그 앞에 무릎 꿇은 그녀.

거기다가 눈까지 가리자 뭔가 마니악한 플레이의 일환으로밖에 안 보였다. 뭐라고 말하기 힘든 배덕감이 속옷이라는 동굴에 숨은 쥬지드라의 심미관을 자극했다.

“타, 타임!! 잠깐 타임이요!! 저도!! 저도 마나 회복했어요!!”

부랴부랴 약빨을 받아온 라리루라가 포션 병을 내팽개치며 말했다. 티르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잘 하셨어요. 마침 잘 됐네요. 여기서부터는 저로서는 만지기 힘든 부위라서.”

“어, 어디…… 인데요?”

라리루라는 무언가를 직감한 듯 물었고, 나는 비뇨기과 썰 등으로 들었던 내용을 떠올리며 반쯤 본능적으로 눈을 질끔 감아버리고 말았다.

“전립선── 이라고 책에는 적혀 있던데, 그렇게 안쪽까지 건드릴 건 없고요.”

하지만 눈을 가린 티르시는 보이지 않으면 알 수도 없다는 듯, 툭 내뱉듯이 2차 폭탄 발언을 뱉었다.

“그냥 성기를 만져 드리면서 항문 주변을 애무하듯 건드려 주세요. 발기에 도움이 될 거에요.”

“…………네, 에?”

라리루라는 뺨을 맞은 듯 멍해졌다가 입을 뻥긋댔다.

인류의 배덕적인 성행위의 역사를 전혀 알지 못하던 순진무구한 소녀의 반응이었다.

“거, 그, 그게,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그런 치료법이 세상에 어디 있다고……”

“제가 사온 책에도 적혀 있어요. 치료의 진척도를 점검할 방법 중에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죠.”

얼음 마법사답게 냉정한 즉답이었다.

분명 지구에서도 전립선염이나 그런 걸 치료할 때도 그냥 후장에 손가락을 넣고 전립선 자극을 해버리곤 한댔지.

이것은 말년병장처럼 기상이 느려터진 쥬지를 발기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미역국과 쏘야처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물리치료다.

“어둠의 마나의 악영향은 죽음부터 시작해서 심근경색, 호흡곤란, 근육약화, 식물인간 증세 등 심각한 게 많죠. 발기부전은 아주 약하고 치료하기 쉬운 증세에요. 이것도 다 노르드의 몸이 튼튼한 덕이겠지만요.”

“아으, 으, 아우아으…….”

조목조목 하는 말에 라리루라는 차마 뭐라고 하지 못하고, 티르시가 가져왔던 책을 뒤졌다.

“정력적인 발기에 효과적인 애무… 손가락이나…… 혀? 지, 진짜네요?”

─촤라라라락!! 엄청난 속도로 목차를 보고 페이지를 읽던 라리루라는 그 사실에 조금 가슴이 놓인 듯 했다.

나는 뭔가 말해주려고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선배? 어른들한테는 이게 보통이에요? 다른 언니들이랑도 이런 거 해 보셨어요?”

약간 안심한 라리루라가 작게 속닥이는 질문에 나는 눈을 돌렸다.

“……프랑한테 해 줘 봤어. 도구도 사 왔었거든.”

프랑이랑 했다가 부끄럽다고 혼났었지.

그리고 하필 그 도구를 판 사람이 내 앞에서 정좌를 하고 계신다.

‘프랑이 왜 그렇게 질색했는지도 좀 알겠군…….’

시발. 이것도 역지사지인가.

선조의 지혜도 이번만큼은 받아들이기 싫어지는군. 의사를 상대로 ‘성경험 없읍니다’ 하고 고회성사를 했을 때만큼이나 수치스럽다.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됐지.

“의, 의외로 평범한 거였네요☆! 처음 알았어요!”

라리루라는 이제는 완전히 마음을 놓고 빙그레 웃었다.

“티르시 언니, 티르시 언니. 자리 교대해요♡”

“네. ……저는 나가 있을까요?”

“……아까 전에 이미 훨씬 부끄러운 장면을 들켰는데 이제 와서요? 저는 별로 상관 없어요. 치료도 중요하잖아요?”

이번에도 내 의견은 묻지 않는 둘이었다. 혹시 물을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녀들이 위치를 바꾸는 걸 외면하듯 천장을 쳐다봤다. 내 자지는 이 광기에 잠식된 서큐버스 서스펜스의 한복판에서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양심선언을 하겠다.

지금 나는 여기서 여러 이유를 대면서 거부할 수 있었다.

당연한 것 아닌가.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하고 말만 꺼내도 이 음란한 의료행위는 멈출 것이다.

사실 여기까지 온 것만도 나랑 티르시가 암묵적으로 그어 놨던 선을 넘은 상황이었다.

의료행위? 핑계에 불과하다.

티르시의 말은 다 맞는 얘기다. 이런 치료법도 실존하는 건 맞다.

하지만 티르시가 해 줄 필요는 없다.

내가 당장 발기를 못 한다고 뒤지는 것도 아니다. 힐로는 고치기 힘든 증세인 건 확실하지만, 비슷한 방법으로 치료해 줄 사제나 의사도 찾아보면 분명 있겠지.

“하, 할게요…?”

하지만 그건 내 앞에 무릎 꿇은 라리루라가 자지를 감싸며 엉덩이 골에 손을 넣은 순간…… ‘한 번 쯤은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과 함께 싹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인정할 수밖에 없군. 내 젊음에 의한 잘못이라는 것을…….’

나는 성욕에 패배한 짐승 새끼였다.

어째 아내를 늘릴 수록 지조가 없어지냐, 강북호야…….

─스윽, 스윽.

라리루라는 조심스럽게 내 항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내가 뭐 개발을 받은 것도 아니고 쾌감이 바로 올라오는 건 아니었지만, 난생 처음 겪는 음란함의 극한 같은 애무에 내 쥬지드라는 좋은 꿈을 꾸듯 뒤치락댔다.

“……아핫♡ 선배, 기분 좋으세요?”

묻지 마 시발. 서는 거 보면 알잖아.

라리루라는 왠지 즐거워 하는 것처럼 내 항문을 애무했다. 만약 안쪽에 손가락을 넣으려 한다면 내 안의 꼴마초가 엄격하게 금지하겠지만, 주변을 간지럽힐 뿐이라면 색다른 느낌이 나름 괜찮았다.

아르마 슈나스 사건 이후로 마나로 몸을 강화하는 능력을 습득한 티르시는 눈을 감고도 내 뒤로 이동했다. 그러고서는 손을 들어서 어깨를 주물렀다.

맨들맨들한 손가락이 온몸을 애무하자 나는 반응이 상당히 곤란해졌다. 들끓는 생명력과 약해진 어둠과 음의 마나가 내 자지가 기운을 차리는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쿠퍼액이 끈적하게 떨어졌다.

라리루라는 어깨를 주무르는 티르시를 확인하고서 짖궂게 요도구멍을 핥았다.

“츕…♡”

─꿈틀.

티르시의 손에 반응이 있었다. 눈만 가렸을 뿐, 귀까지 먼 건 아니니까.

은밀하게 한답시고 핥는 소리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눈을 가린 티르시가 숨도 멈춘 가운데, 라리루라는 항문을 문지르며 귀두를 물고 고개를 앞뒤로 흔들었다.

“쮸봅… 쮸우우웁….”

라리루라가 고개를 뒤로 당길 때마다 좆기둥에 흰 거품이 일었다. 입술을 오므리고 혀를 움직이는 솜씨가 잔망스럽다.

“……으큿.”

문제는 이번에도 라리루라의 마나였다.

약빨로 가득 채운 마나도 오래 가지 못했던 것이다. 한창 열심히 애무하던 라리루라는 진심으로 분한 것처럼, 자지를 입에서 빼내고서는 티르시를 쳐다봤다.

여러 가지 감정이 담긴 눈빛에 티르시는 조금 움츠러들며 마사지를 멈췄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어도, 직접 보고 나서부터는 점점 마음만 급해지죠.”

라리루라는 작게 한숨을 쉬며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는, 하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급한 일도 아닌데, 저도 모르게 몸이 달아오르게 되더라구요. 그렇죠? 티르시 언니.”

“……환자라면 병은 빨리 고치고 싶어하기 마련이니까요. 노르드도 그렇겠죠.”

통하는 듯, 통하지 않는 대화였다.

“……그러게요. 언니나 선배가 어떤 기분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여기서 떼를 쓰면 저만 나쁜 애겠네요.”

라리루라는 은근히 삐진 티를 내며 나를 째려봤다. 할 말이 없군. 검은 머리 짐승 새끼는 뺨을 긁었다.

눈을 치켜뜨던 라리루라는 누굴 말리겠냐는 듯 고개를 저어댔다.

“언니, 저 대신 좀 부탁드릴게요.”

“……마, 마사지 얘기 맞죠?”

“아핫♡ 그럼 뭐겠어요? 오늘로 진료 다 끝내시게요?”

라리루라의 미소에 나랑 티르시는 사이 좋게 입을 싸맸다.

그러자 라리루라는 언제고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는 듯, 그러면서도 조금 아쉽다는 듯 자기 손가락을 핥았다.

“……휴으. 저는 피곤하니까 잠깐 방에 가서 쉴게요. 대신 조만간 답례해 주시기에요?”

우리가 끄덕이자 라리루라는 옷을 정돈하고 방을 나갔다.

이제 이 방에는 우리 둘 뿐.

맞다. 남의 눈치를 볼 것 없이, 환자와 간호사 뿐이다.

고맙다고 하기엔 염치가 없고, 미안하다고 하자니 너무나 쓰레기 같군. 나는 죄책감에 한숨을 쉬고 말했다.

“……티르시. 불편하면 눈가리개 벗어도 되요.”

“…………으.”

눈을 가린 채라면 진찰하기 힘들다.

그밖에 다른 뜻은 없다.

그러니까 괜찮다.

그런 권유이고, 그런 핑계였다.

“치료…… 이건 어디까지나, 치료. 치료니까…….”

오늘 선을 넘지는 않겠다는 듯, 이런 걸로 시작하는 것도 끝내는 것도 싫다는 듯, 티르시는 자신에게 말을 들려주려는 사람처럼 계속 되뇌였다.

그리고── 그녀 자신의 뜻으로 눈가리개를 벗었다.

“……아.”

우뚝 선 자지가 티르시의 눈 앞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꿀꺽.

태어나서 처음 본 남자의 자지에, 티르시의 목울대가 크게 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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