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들이 침대를 둘러싸며 서서 날 바라봤다.
뒤지게 혼나는 상황인데도 꼴림을 금할 수 없는 장관이다. 내가 손도 발도 시선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갈피를 못 잡고 있자, 라리루라가 말했다.
“오늘치 벌은 이거에요~.”
쪼오옥…♡
무릎을 꿇더니 자지에 키스를 하는 라리루라.
치켜뜬 눈으로 날 보며 귀두와 좆기둥, 그리고 불알에도 정성스럽게 입을 맞춘다. 차갑기만 했던 눈동자가 시린 칼날처럼 휘었다.
내가 오늘내일 할 만큼 고령의 노인이 된 뒤에 받아도 발기할 듯한 요염한 자지 키스였다. 대체 이게 왜 벌이지? 내 호기심은 금방 해결됐다.
“아핫♡”
라리루라가 입을 뗀 곳에 마나가 깃들었다.
…우뚝!
내 몸은 굳은 것처럼 멈췄다. 시발, 권능이네?
“뭘 한 건가요?”
귀엽게 뒷짐을 진 티르시가 몸을 숙이면서 나를 들여다봤다.
그 소녀스러운 몸짓과 노출된 가슴의 부조화가 아름다웠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에게 손길을 뻗고 싶은 욕망이 들었지만 몸은 꿈쩍도 않았다.
“권능으로 선배의 몸을 꽈악~♡ 하고 묶었어요.”
만질만질….
라리루라는 내 몸을 훑으면서 어깨에 턱을 살짝 올렸다.
“아프진 않죠? 앗…♡ 대답은 못하시려나?”
─키득키득. 소녀 모습의 악마처럼 웃던 라리루라가 내 유두를 건드렸다.
그녀 말대로 아프지는 않았다. VR 게임에서 내 캐릭터가 멈춘 걸 보고 있는 듯한 느낌. 그런데도 간지러운 감촉 등은 그대로 느껴지니까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오늘은 저도 마음 독하게 먹을 거에요~? 이건 선배가 자초한 벌이랍니다?”
날 묶은 라리루라는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기면서 입술에 정열적으로 키스했다.
정열적이라는 표현은 주관적이다. 말하자면 맘 내키는대로 덮쳤다는 느낌에 가깝다. 라리루라는 키스를 하면서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촤륵.
아내들의 새끼 손가락에 핑크색 실이 걸렸다.
“프우…♡ 이걸로 언니들도 마음대로 움직이실 수 있을 거에요.”
“……얍.”
네페르티티는 제일 거침이 없었다. 내 팔은 휙 움직이면서 그녀의 다리 사이를 훑었다. 나는 뭐 힘들거나 한 것도 없이 가만히만 있었는데 말이다.
“재밌네. 리모콘 같은 건가.”
“컨트롤이 엉키지만 않게 해 주세요?”
“걱정 마. 당장 급한 일도 없으니까.”
느긋하게 돌려가면서 놀겠다는 뜻이었다.
이건 좀 곤란했다. 나는 아무 것도 안 하고 푹 누워만 있어도 아내들이 날 가지고 자위하듯 갖고 놀면 기분이 좋아지는 주지육림 아닌가.
쾌락이야 넘치겠지만 나는 지켜만 봐야 한다는 게 영 갑갑했다. 조종자가 아내들이 아니었으면 꽤 싫었을지도 모른다.
‘풀 수 있나?’
힘을 줘 봤지만 힘싸움으로 풀리는 게 아닐 성 싶었다.
오딘의 눈을 발동시켰다. 놀랍게도 해석은 된다.
이제는 권능까지 읽을 수 있게 된 걸까. 흉내는 어려워도 분석은 가능할지도 몰랐다.
“어딜 잡생각에 빠져 있어? 건방지게.”
내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다나가 고간에 얼굴을 쳐박는 것처럼 내 불알에 잘 모를 액체를 치덕거리며 감았다.
“우리가 놀아주고 있는데 아주 잘나셨다?”
서늘한 손길이 끝내줬다. 다나의 손가락 모양이 촘촘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베로니카가 어느샌가 놓여져 있던 화장품을 집어들었다.
“제모 크림?”
“어. 구슬 핥는데 방해돼서. 안 아픈 거야.”
“……흐응. 그게 좋은 거거늘.”
털이 있는 편이 좋았던 듯 베로니카는 눈빛이 좀 가라앉았다. 취향이 아닌 듯 했지만 그녀는 곧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듯 크림을 내려놓았다.
제모 크림이라길래 쫙 뜯어내는 건 줄 알고 좀 쫄 뻔 했는데, 다나가 가져온 크림은 귀신처럼 내 부랄 털만 녹여버렸다. 지구로 가져가서 팔면 대박나겠군.
하지만 쬐까 수치스러운 건 사실이었다. 여체에 둘러싸여서 극락의 행복이긴 했지만 진짜로 신체 곳곳까지 관리당하는 것 같지 않은가.
“맨들맨들해졌네?”
하지만 그런 거부감도 깨끗하게 닦아낸 자지를 붙잡는 다나를 보자 싹 사라졌다.
눈매가 가느다래진, 놀리는 듯한 웃음.
뭐지. 평소라면 절대 안 지을 듯한 표정이라서 그런가? 존나 꼴리는데.
“…………♡”
음란하다. 아내들이 하나같이 날 삭막하면서도 흥분한 걸 숨길 생각이 없는 눈으로 쳐다보는 게 또 색다른 맛이 있었다.
츄르르릅…♡!
다나는 그대로 요도를 괴롭히는 것처럼 혀끝을 내밀어서 귀두를 빨고 콕콕 찔렀다. 자지를 잡은 라리루라는 다나의 침을 좆기둥에 쳐발랐다.
라리루라의 키스가 불알에 닿자 등골이 떨렸다.
“……노르드, 추워?”
─꽈아악! 보드라우면서 적당하게 탄탄한, 안는 베개로 최고일 듯한 허벅지가 내 목과 머리를 뒤에서부터 끌어안았다.
레슬링 기술처럼 내 목을 조이는 건 네페르티티였다.
“사람 몸, 여기가 제일 따듯해.”
얼굴을 압박하는 허벅지.
잡티 하나 없이 매끈매끈한 발가락이 양옆에서 까딱거렸다. 뒤통수에 닿는 게 뭐인지는 뻔했다. 이 압박감은 딱 여성과의 레슬링이나 유도를 보면서 상상하는 쾌감이었다.
조임과 암컷 냄새는 남자를 흥분시키는 것들이 아니던가. 백치미가 느껴질 정도로 맹한 네페르티티가 고간으로 내 뒤통수를 조이다니?
‘큭.’
예상 밖의 쾌감과 음탕한 눈빛을 보내며 자지를 빠는 두 여인들 탓일까. 나는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사정해버렸다.
“베─♡”
다나는 메롱─ 하며 입을 벌렸다. 정액을 채운 입 안을 보여주던 그녀가 자지를 훑기가 무섭게, 빈 자리를 채우듯 라리루라가 자지를 핥았다.
“찔끔찔끔~♡ 정액이 새고 있다구요, 선배?”
귀두 뒤를 낼름거리면서 사정 직후의 민감하기 짝이 없는 자지를 괴롭힌다.
차라리 거칠게 빨면 모를까, 귀두의 줄을 핥고 새끼 햄스터가 입질하듯이 깨물자 죽을 맛이었다. 발음이 좋은 긴 혀가 정액을 핥고 과시하듯 보여주었다.
“괴로워, 노르?”
허벅지에 조여지고 있자 프랑이 걱정스러운 듯 얼굴을 내밀었다. 평소와 같은 프랑이었지만 전혀 도와줄 생각은 없는 듯 했다.
“괴롭기는? 나의 그대가 고작 이 정도로 앓는 소리를 할 리 있나. 그렇지?”
베로니카도 얼굴을 내밀었다.
목소리에 그녀답게 자부심 넘치는 느낌이 없다. 마치 대본을 읽는 것처럼 건성이다. 그녀의 예쁘게 다듬어진 손가락이 내 배꼽 주변을 간지럽혔다.
“……포지션 체인지.”
네페르티티는 조금 낯간지러워진 듯 슬쩍 몸을 뺐다. 나는 사라진 포근함을 아쉬워하다가 콧잔등을 집게 손가락에 잡혔다. 베로니카였다.
“기분이 좋기만 하면 벌이 아니잖느냐? 굉장히 괘씸하구나. 몹쓸 주인님이야.”
“그치만 너무 괴롭히기만 하면 못 써.”
“……그러면 이렇게 하자꾸나.”
베로니카는 모피로 만든 비키니 같은 것과 동물 귀를 쓰고는, 그걸 프랑에게도 입혔다. 물 흐르는 듯한 변신 마법. 그것도 남에게까지 적용시켰다.
그 마법실력에 놀라는 프랑. 베로니카가 말했다.
“놀고 있는 다나와 라리루라에게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맡기는 건 미안하잖느냐. 나의 그대에게는 우리의 몸을 보는 걸로 만족하도록 바라자꾸나.”
베로니카는 프랑의 팔을 가볍게 당겨서는 목도 돌리지 못하는 내가 보고 있던 다나와 라리루라의 펠라 장면을 가려버렸다.
아쉽지만, 아쉽지 않았다. 그녀들을 가린 건 내 시야를 가득 메울 가슴들이었기에.
프랑과 가슴을 맞댄 베로니카가 가슴 커텐을 내 얼굴 위에 드리웠다.
“실컷 구경하거라. 애초에 전부 그대의 것이니.”
베로니카는 보기 좋으라는 듯 가슴 밑에 팔짱을 끼면서 계속을 강조했다. 동물 털 무늬가 들어간 가슴들이 말캉거리면서 내 성욕을 자극했다.
“……에헤헤. 어쩐지 부끄럽네. 냥냥.”
낯뜨거워하는 프랑의 겸연쩍은 미소도 꼴렸다. 프랑은 인형옷 장갑 같은 걸 머리 위에 가져가며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까딱거렸다.
귀여우면서도 야해서 머리가 터질 듯 했다.
“역할분담 좋죠. 그러고 보면 저, 맨날 이 나쁜 자지에 푹푹푹 찔리기만 했지, 제대로 구경해 본 적은 없었어요~♬”
“나는 자고 있을 때 잠깐 구경했었어. 중간에 저 바보가 깨서 다 망쳤지만.”
아예 내가 보지 않게 되자 라리루라나 다나는 내 자지를 관찰하는 것처럼 양옆에서 쿡쿡 찌르거나 냄새를 맡으며, 교보재를 갖고 장난치는 여학생들처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젠장, 존나 꼴리는 대화가 들리는데 하나도 안 보여.
자지가 좌우로 흔들리면서 뱉다가 만 정액을 싸질러댔다. 움찔대는 게 귀여운지 누군가가 후─♡ 하고 입김까지 불었다.
“보고 싶으냐?”
역광으로 그늘진 베로니카의 눈.
“아니면…… 만지고 싶으냐?”
베로니카는 속옷이나 마찬가지인 비키니를 살짝 내렸다. 가슴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선명한 유륜이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은근한 노출이 더 야했다.
내 손은 조종당하며 저절로 올라갔다. 그녀들의 2쌍 4개의 탐스러운 과실을 향해서.
“……하지만 안 되느니라. 안 되고 말고.”
올라갔지만, 닿지 않았다.
그늘과 커텐을 드리운 여인들의, 오직 섹스만을 위해서 만든 옷으로 보일락말락 가려진 그 가슴에 닿기 직전에 내 손은 멈춰버렸다. 베로니카가 멈춘 것이다.
내가 아쉬워하는 게 느껴진 듯 베로니카는 살짝 미소지었다. 진심 어린 미소였다.
“이건 벌이다.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버린 벌.”
베로니카는 또 배꼽을 간지럽혔다. 그냥 일상의 한중간에라면 기분 좋은 스킨쉽이었겠지만 강렬한 자극이 사방에 가득한 지금은 애가 탈 뿐이다.
“후후. 우후후……. 안 되는데. 무엄하게도 주인님을, 그대를 상대로 이러면 못 쓰는데.”
또박또박 속삭이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 그녀.
“그런데도 즐거워서 어쩔 수가 없구나. 그대가 귀여워서 참을 수가 없어.”
베로니카의 눈에 살짝 열망이 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