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척척석사 노루-916화 (914/1,009)

상의한 결과, 대화는 브리타니아 어로 진행하게 되었다.

“소개가 늦었네요. 명예귀족인 티르시 리터 아르마슈나스에요.”

“……아낙수나문.”

“이모텝이에오.”

내가 알려준 이름을 밝힌 네페르티티는 양해를 구하고 티르시와 떨어졌다.

“요청이 있으실 시는 본 개체에게 말씀 바랍─”

“앉아! 기다려! 손!”

티르시가 붙여준 발퀴리에를 오딘의 눈 파워로 해킹해서 일시정지했다.

─파앗!

그 다음에는 메달에서 더럽게 큼직한 워프 매직 아이템을 꺼내서 로마니아로.

“!”

부엌에서 어제 시킨 스튜의 고기를 빼먹고 있던 베로니카는 화들짝 놀라서 정좌하며 두 손을 높이 쳐들었다.

“자, 잠시 허기를 좀 달랬을 뿐이다! 먹고 나면 다시 벌을 서려 했느니라!”

“됐고. 빨리 와 봐.”

사람 나이로 중2니까 한창 선생님이 안 볼 때는 슬쩍 손을 내릴 시기긴 하지. 나는 베로니카한테 바로 사정을 요약해서 전했다.

“내가 나설 차례로구나?! 그렇지?! 그렇지?!”

“바이콘 몇 명만 데려와 줘.”

나름 지체 있는 사람으로 위장해야 하는데 둘만 돌아다닐 수도 없잖은가?

그렇다고 이런 짓에 동원할 만한 직원도 몇 명 없다. 이럴 때는 만만한 바이콘들이 답이지. 내가 부탁하자 바이콘들은 펄쩍 뛰며 참여했다.

“협력적인 건 좋은데 왜들 그러십니까?”

“베로니카…… 사모님께 들었습니다! 다나 사모님께서 저희들과의 판매량 승부에서 이기시려고 또 어떤 홍보를 준비하는 듯 하다고요!”

아직 그런 쪽으로 확정된 것도 아닌데.

굳이 말해서 뭣하겠어. 나는 걍 넘어가고 다음 스텝으로 진행했다.

“로키! 거래를 하러 왔다!”

“또?! 제발 그만 좀 해! 아주 만만한 게 나지?!”

“어차피 신앙심 빼내느라 빡세잖아? 네 손자의 손자들 좀 변신시켜 줘.”

거 쓰벌 할매요, 나한테 신세진 게 얼만데 불평불만을 말하면 쓰나.

나는 뭐든 받은 만큼 주고, 준만큼 받걸랑.

“너도 마나 쓸 데가 생기면 좋잖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 아님?”

“니 누이랑 니 매부만 좋겠지!!”

“싫으면 계속 누에 하던가. 그거 아냐? 누에는 실타래를 다 뿜고 번데기가 되면 삶아버린다더라.”

“뭐하면 될까요? 뭐하면 될까요? 뭐하면 될──”

살짝 맛이 갔군. 역시 과로는 몸에 해로와.

어쨌든 그리하여 대마법사 티르시도 깜빡 속을 로키 변신술이 더해지자 눈 깜짝할 새에 나르메르-나일 남부 아스트레완 연맹의 귀족 영애 일행이 태어났다.

그러니 티르시가 ‘큰 거 왔나?’ 하는 얼굴로 환영한 것도 당연한 이치.

“조촐한 응대밖에 해 드리지 못하는 점, 송구합니다만 양해해 주시길.”

“상관없어.”

티르시의 안내를 받아서 급조 숙소로 안내받는 우리.

그런 우리를 잼민이 강북호를 실시간 관람 가능하게 돼서 행복해진 베로니카가 따랐다. 딱 원래 얼굴에 뿔을 치우고 피부만 태닝했다.

‘본바탕이 되니까 뭘 해도 어울리는군.’

옷까지 챙겨입자 씹덕 창작물에서 아누비스라느 이름으로 등장할 것처럼 변한 그녀였다. 이래놓고 시종처럼 한 발 물러나 있으니까 위화감이 존나게 쌉오지는 게 살짝 옥에 티다.

─풀썩.

의자에 앉은 태닝 네페르티티는 나를 무릎에다 앉혔다.

초등학교 초년생 정도의 소년이 어머니 무릎에 앉는 게 보통 일은 아니란 걸 알아서일까? 티르시는 조금 신기해하는 듯 하다가 표정을 간수했다.

“아드님과 사이가 돈독하시네요. 부러워요.”

“사랑하니까 당연.”

“마망!”

머리를 쓰다듬는 네페르티티에게 매달리는 나. 안아줘요 테에엥.

꼴마초의 자존심? 잊었나 본데, 나는 프랑하고 연인일 무렵부터 모성을 갈구하는 남자였다. 갈색 피부의 네페르티티는 내 어머니가 돼 줄 수 있는 여성이었다.

“후후, 확실히. 아드님이 장성하시면 여자 여럿 울리겠어요.”

울리고 있긴 하지. 주로 침대에서.

“이 마을의 이름은 샤를로비스에요.”

티르시는 차를 내놓고 영업 토크를 시작했다.

“아실 거라 생각하지만, 일전의 전쟁으로 국내 여러 지방에서 인구의 유동이 있었어요. 피해 복구, 재흥 같은 일로 인력이 고픈 도시는 많았죠.”

“마을 사람들, 이주했어?”

태닝 네페르티티가 내가 심념으로 전해준 말을 그대로 읊자 티르시가 미소지었다. 남편-센스로 보건대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걸 눈치챈 것 같았다.

“네. 피난은 했다지만 측면의 몬스터 범람으로 폐허가 된 샤를로비스 주민들은 생활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죠. 그렇기에 임시집권 원로원의 재흥 계획 후보에 꼽혔어요.”

티르시의 말은 대략 이러했다.

1. 전란으로 생활이 불가능해진 시민들 중 희망하는 사람들을 선출한다.

2. 원로원은 토지 값을 지불하고 이들을 그밖의 도시로 이주시킨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없도록 새 주민을 받을 여지가 많은 곳 위주로.

3. 샤를로비스는 그 과정에서 주민에게 버려진 터가 된 마을이다.

태닝 네페르티티가 고개를 모로 꼬았다. 그녀도 자세한 건 못 들었던 모양.

“이제는 원로원 소유의 토지?”

“일단은요. 그리고 제가 총 책임자로서 재개발 후보지를 도맡게 해 달라고 원로원의 인가를 받아냈죠. 어떤 개발인지는 알고 오셨을 거에요.”

아니, 모르는데.

다행히 티르시는 계속 설명을 해줬다.

“저희는 샤를로비스를 일종의 관광업의 메카로 만들고자 해요.”

“자세한 얘기를 듣고 싶어.”

“네. 우선 여기서 마차로 이틀 정도 걸리는 아즈위시아는 게르마니아와의 국경이면서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해요. 문제는 몬스터들의 위협이죠.”

국경 상의 최단거리.

하지만 저 길을 지나는 건 비행기 값을 아끼고 싶어서 분쟁지역을 거치는 것보다 무모한 짓이다. 그래서 행상인들 정도나 목숨을 걸고 지나가는 길 쯤 된다던가.

굳이 지구로 비유하자면 조우=즉사인 해적들이 바글대는 대항해시대의 바다다.

“하지만 그 몬스터를 박멸할 기회가 생겼어요. 위국전쟁에서 범람한 몬스터들이 대부분 토벌되고 그로인해 협곡, 숲, 늪지대의 토벌 위험도가 꽤나 내려갔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뿌리 뽑긴 어려워.”

미스릴 클래스의 모험가이기도 한 네페르티티의 냉철한 평가였다.

당연하다. 군대가 아무리 강해도 자연을 이기는 건 어려우니까.

아니라고? 폭염주의보 터진 날에 행군해 보싈?

푸른 별 지구의 보급 패왕 미국도 산악과 정글 같은 환경에선 피똥을 쌌다잖나.

이세계에서도 환경의 위험은 병사들의 전투력과 별개였다.

‘아즈테카가 대표적이지.’

유일하게 상륙 가능했던 정글에 네페르티티조차 한 번 물렸다가는 요단강에서 개헤엄을 쳐야 하는 독충, 기생충들이 바글대는 곳이 아즈테카였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지만 저긴 이승에 강림한 피똥밭 지옥이다.

‘아즈테카는 예외로 쳐도, 몬스터를 박멸하기가 존나 빡센 이유지.’

그래서 이세계 인류는 몬스의 서식지를 밀어버리려는 시도를 삼간다.

정확하게 말하면 밀어버릴 만한 곳은 다 밀었다.

그렇게 밀고 나서 나라를 세운 것이지. 몬스터 박멸을 꿈 꾸다가 군사력 좆박고 멸망 테크 탔던 나라가 황금시대 직전에 많았거든.

‘아니면 화폐 개혁처럼 99% 개같이 실패하던가.’

영주끼리의 알력 다툼, 의심암귀, 국내의 여건과 같은 정치 요인들도 있다.

그런데도 자기 권력과 치세를 전부 걸고 몬스터 박멸이라는 치적을 노린다?

그런 개씹 상남자 놈들은 NFT나 코인 시장을 알지 못하고 살다 죽은 걸 행운으로 알아야 할 것. 행여나 건설적인 시장이어도 저 지능으론 한강물 온도를 확인하러 갈 확률이 더 높겠어.

차마 손을 대지 못하는 지역은 모든 나라마다 1~2씩 있고, 그런 미개척 지역을 커버해주는 게 모험가 길드였다.

‘그리고 그 지역에 터를 잡은 사람들이 선하면 암묵적인 동반자가 되고, 아니면 나라를 좀먹는 기생충 및 테러리스트가 되는 거지 뭐.’

전자가 얼스터 인들이라면 후자는 흑마법사다.

생각해 보길 바란다. 픽트 인 마을만 해도 트롤하고 오우거가 튀어나오고 훌드폴크의 유적이 뙇 하고 있던 곳이잖아?

로마니아의 얼스터 군락은? 누켈라비가 있었지.

‘님들 왜 그런 데서 삼?’이라고 묻는 건 서민의 삶을 모르는 금수저가 ‘왜 반지하에서 삼? 아파트에서 사는 게 낫지 않나?’라고 묻는 거랑 똑같다.

물론 그 반지하에 사는 새끼들의 스펙이 이세계 기준으로도 국대급이긴 한데.

“맞아요. 나르메르-나일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죠.”

태닝 네페르티티의 지적을 선뜻 인정하면서도 티르시는 차분하게 반론했다.

“그래도 쉽지 않다는 말은 조건에 따라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해요. 아즈위시아는 그럴 가치가 있는 목에 있고요.”

“군비는?”

내가 마망의 입을 빌려서 한 질문이었다.

스타에서 어택 땅 찍어뒀더니 마린이 ‘위생병도 여럿 필요하고 식량이랑 연료값을 계산하면 대충 미네랄 500, 가스 300쯤 주셔야겠는디요’ 거리면 얼마나 빡치겠는가?

근데 현실에선 저게 상식이다. 역시 모니터 밖 세상은 뭔가 잘못됐어.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만 하겠는가. 내 뻔한 질문을 들은 티르시는 귀부인답게 다소곳한 가슴에 손을 얹었다.

“세상에는 빵 몇 덩이로 군대에 필적하는 일을 소화해내는 사람도 있답니다.”

바로 그렇다. 답은 리틀찌찌와 팻찌찌에 있다.

티르시+우리 가족 1명이면 끝날 문제지. 암요.

아즈위시아가 합당한 보수를 지불할 수 있는진 의문이지만 말이다.

“개척에 성공하면 성새도시 아즈위시아는 장차 교통의 중심지가 돼요.”

그래도 티르시는 할 생각인 듯 했다.

암. 꿈이 확고하다는 건 좋은 일이지.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국경은 국경. 자체 방위기능을 포기할 수는 없죠. 성벽이 있으면 더 발전할 수도 없고, 허무는 것도 공짜는 아니에요.”

“그래서 샤를로비스를 재개발?”

“네. 제대로 이해하셨어요.”

아즈위시아는 교통의 중심이지만 그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하는 환경.

그러니 우리 마법사님─와 그녀에게 콜 사인을 내린 원로원의 황제 대리님들─은 같은 지역구로 묶일 옛 아르마슈나스 령의 토지를 개발하는 거다.

“제반사항은 이걸로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하니, 중요한 얘기로 넘어갈까요.”

티르시는 우리가 이해할 시간을 주고, 스스로도 목을 축일 겸 잠시 차를 마셨다.

“얘기가 좀 바뀌지만, 서커스단이 어째서 여러 도시를 유람하는지 아시나요?”

“같은 도시의 시민들은 몇 번이고 공연을 보러 오지 않으니까.”

내가 말해주지 않아도 네페르티티가 대답했다.

그럴 수밖에. 스타워즈도 10번 20번 보면 질리는데 아무리 끝장나게 뽑은 서커스라도 시발 보다 잠들겠다.

무과금 게임 유저처럼 가성비 뒤지게 따져대는 새끼들도 많을 거고.

“네, 맞아요. 많아봤자 5~7번이죠. 그러니 서커스단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일주일을 간격으로 도시를 전전해요.”

티르시가 손짓하자 발퀴리에가 어떤 도면을 팍 펼쳤다.

개발이 끝난 후의 샤를로비스를 그린 듯 했다. 꽤나 듬성듬성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만약 그러지 않아도 된다면요? 발상을 바꿔서, 서커스단이 먼저 찾아가지 않아도 시민이 그들을 찾아온다면요?”

오늘 도시에 있는 사람들이 내일과는 전부 다른 사람이라면?

한 번 본 거 뭐하러 같은 돈 내고 또 보냐면서 돈 쓰기 꺼려하는 양반들도 2번, 3번 보고 싶도록 만들 수 있다면?

연인이랑 한 번 오고, 결혼 전에 친구들이랑 한 번 오고, 신혼여행으로도 오고 아들딸 낳으면 또 오고 손주를 낳으면 또 오게 유혹한다면?

‘……이거 왠지 익숙한데.’

나는 그런 모토 아래 만든 유흥의 총본산을 몇 개인가 알고 있다.

“저희는 이 유동인구를 소화할 수 있는 도시를 몇 개인가 개발할 계획이고, 샤를로비스는 그 첫 타자가 될 예정이에요.”

슥─. 티르시가 지시봉으로 지도를 찍었다.

그녀가 가리키는 넓은 지도에 빼곡하게 적혀진 글씨, 글씨, 글씨.

─놀이기구. 계산 및 안전 실험 필수!

─공연장! 서커스단 상시 대기 중♡!

─극장. ※: 얼스터 중심. 게르마니아 신화 X.

다 아는 글씨체로구만.

가슴 크기 순으로 프라다 3인조잖아.

“다른 도시에는 카지노도 배치하겠지만, 건전한 시설로서의 얼굴 마담은 역시 이곳 샤를로비스가 될 거에요.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기획이니까요.

그저 지나가는 길목에 그치지 않고, 이 지역을 목표로 국내외의 관광객을 유치할 시설. 한곳에서 이 세상의 모든 즐길거리를 누리는 곳──”

티르시는 약간 뻗대는 것처럼 말했다.

“가칭 〈네버랜드〉. 프리실라 백작 부인께서는 그렇게 이름 붙이셨어요.”

“……그렇대, 이모텝.”

씨발, 놀이동산이잖아.

‘전례가 없긴 개뿔. 벤치마킹 아녀.’

예림이, 그 패 봐 봐. 파쿠리여? 나는 부아를 못 참고 길길이 날뛰었다.

“이 사기꾼 아줌마들 같으니!! 날 빼놓고 이런 재밌는 짓을 하고 있었다니!! 세상에 어떡게 그럴 수가 있어!! 이건 남편한테 죄를 짓는 거야!!”

“어? 네? 어, 어어?! 잠깐, 설마 노르ㄷ──”

“조용히 하세욧!!!!!!! 끼요요요욧!!!!!!!”

─휘릭휘릭!

나는 네페르티티의 찌찌를 딛고 도약해서 탁자 위에 착지했다.

초1의 갈 데 없는 몽키 에너지가 피부 아래에서 들끓는다!

이 감정, 틀림없는 사랑이다!

“다나, 이 요망한 것이!! 잘도 나랑 주인님에게 비밀로 이런 뒷공작을 저질러 줬구나?! 내기에서 좀 졌다고 어떻게 우리 사이에 그럴 수 있더냐!!”

태닝 베로니카도 가슴을 출렁대며 폴짝거렸다. 우리는 두 마리의 부부 악귀단이 되어서는 연기에 속아넘어가고 만 불쌍한 대마법사를 포위했다.

“배, 배신했군요! 배신했군요, 네페르티티! 제가 차도 대접해 드렸는데!!!!”

“배신한 게 아냐. 남편에게 충성을 바쳤을 뿐.”

태닝 네페르티티는 태연했다. 우정보다 사랑인 여자 같으니. 아주 칭찬해.

우당탕─! 티르시는 가녀리게 넘어졌다.

“저, 자, 잠시만요!! 일부러 숨긴 거 아니에요!! 저는 말씀드리려고 했어요!!”

“갈(喝)!!!! 문답은 무용이니라!!!!”

“지랄 NO!!!! 변명이 티하다 추르시야!!!!”

“지랄이라뇨! 지랄이라뇨! 위병, 위병! 와 봤자 도움 안 되겠구나! 프랑──!!”

그 와중에 높은 지능을 뽐내며 도주하려는 티르시의 발목을 베로니카가 붙잡았다. 배신감에 몸부림치는 여신의 집착엔 대마법사도 장사없다.

내가 손가락을 내밀자 티르시는 압도적 공포에 전율하며 울먹거렸다. 지나친 두려움에 손이 떨리지만 않았어도 입에 주먹을 쑤셔넣고 벌벌 떨었을 것이었다.

“무, 무승부……! 무승부로 하지 않으실래요?!”

“응, 안 돼요.”

“저, 절대로 안 걸릴 거거든요?! 더 이상 최면 따위에 지지 않을 거거든요!!”

그러시군요. 나는 지엄하게 선언했다.

“수겔라.”

“히약♡”

─휙! 티르시는 눈이 풀려서 바닥에 쓰러졌다.

손가락만 내밀어도 개같이 복종.

변함없이 순애 최면에 혜자로운 우리 대마법사 님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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