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화 〉제2화 두번째 시간
"사전조사를 한 이유가 있어요."
안애사 선생님이 말했다.
"뭔데요?"
학생들이 물었다.
"보통 고등학교 되기까지는, 섹스보단 자위를 많이 하게 돼요. 오늘 배울 내용이 자위인 건 알고 있죠? 자위. 자기 위로라고 하며,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행위에요."
이어서 안애사 선생님은 설명을 이어가려 하는데, 어떤 한 학생이 질문을 했다.
"선생님! 선생님도 평소 자위를 즐기시나요? 아니면 섹스를 더 선호하시나요?"
예리한 질문이였다. 우리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질문. 저 친구는 앞으로 반장이 될 아이이다. 그 친구에 이름은 4글자인 오바살살이였다.
어머님이 한국인이시고, 아버지가 외국분이셨다. 어릴적 어머님이 인생을 방황하다가 호주워킹홀리데이를 가셨다고 한다.
거기 쉐어하우스에서 만난 외국인과 외로운 마음에 잠자리를 하다 자기가 생겨버렸다고 한다. 어머님은 아버님에게 늘 하던 말이 떠올라, 자기의 이름을 그리 지었다고 한다. 바살살은 항상 자신의 이름을 대해 자긍심을 보였다.
"음..어려운 질문이네? 섹스와 자위. 자위는 섹스에 대체재라고 많이 알고 있죠?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섹스와 자위는 서로 다른 행위입니다. 섹스를 해도 자위가 그리울 때가 있어요. 그래서 선생님은 섹스와 자위 7대 3의 비율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해요."
"그럼 섹스를 더 많이 하신다는거죠?"
바살살은 좀 더 확실한 결론을 듣고 싶어했다. 정말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는 친구였다. 나 역시 애매한 답변 때문에, 어제 먹었던 치킨이 얹힌 기분이였었다.
"지금은 자위를 더 많이해요. 저번주에 루똥 전동자위기구를 샀거든요. 여러분들도 나중에 자위기구를 산다면 꼭 명품을 사세요. 비싼데에는 이유가 있답니다."
안애사 선생님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이거 뒷광고는 아니죠?"
한 학생이 의심에 눈초리로 말했다.
"아니에요. 일개 교사가 무슨.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들에게 소개해드리는 시간을 갖도록 할게요."
"선생님. 근데 선생님 남친 없으시다고 들었는데 누구랑 대체 섹스하는거죠?"
바살살은 정말 집요한 아이였다. 수업에 방해가 될 정도로 개인적인 호기심을 해결하려 애쓰는 아이였다.이정도면 자위를 하면서 수업을 듣는게 아닐까 의심했지만, 두 손은 책상 위에 있었다.
"학생 이름이 뭐죠? 참 짓궃은 아이군요. 하지만 이것또한 수업의 일부라고 생각하겠어요. 저는 주로 채팅어플을 이용해서 잠자리를 가져요. 가끔 이상한 애들이 나올때도 있지만 말이죠. 그렇지만 일회용으로 즐기기엔 이만한게 없어요. 아 물론 뒷광고 아니에요."
엘리트 선생답게 안애사 선생님이 그리 말하니깐, 굉장히 있어보였다. 채팅어플만남. 어지간한 자존감이 높지 않고서야, 이용할 수 없는 어플이였다. 꼭 커서 안애사 선생님처럼 되야겠다 생각했다.
"바살살 학생때문에 진도를 나가질 못했어요. 이론수업은 집에서 각자 읽어오도록 하고, 준비물들을 들어볼까요?
안애사 선생님이 말했다.
학생들은 각자 가지고 온 준비물들을 들어 보여주었다. 그 와중에 리얼돌을 가지고 온 재벌집 아들이 있었다.
"학생? 리얼돌을 가지고 오다니. 친구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행동이에요."
선생님은 재벌에게 주의를 주었다.
"죄송해요 선생님. 저희 부모님들은 이것밖에 가지고 계시질 않아서요. 전동기구가 없냐고 물으니 그딴건 하층민들이나 사용하거라 말씀하셔서요."
재벌친구들은 이렇게 눈치라는 것들이 없다. 미움받기 딱 좋은 친구였다. 하지만 그는 나쁜 의도가 있어서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였다. 훗날 이 친구에게 리얼돌을 많이 빌려썼다.
"친구들아 미안해. 혹시 리얼돌을 쓰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성병검사지를 떼오도록해. 그렇다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줄게. 우리집에는 리얼돌만 100개 넘어."
이 친구는 책상 위를 올라가더니 크게 소리쳤다. 이렇게 우리들의 자위를 책임져준 친구의 이름은 룸사롱이였다.
"우와와와아!! 룸사롱 짱!!"
룸사롱은 으쓱해하며 자리에 앉았다.
"사롱 학생. 조용히 하세요. 다들 조용. 그런데 사롱아 여성용은 없니?"
안애사 선생님이 비굴하게 말했다.
"아 여자성별의 동생이 하나 있어서, 여성용도 많아요."
사롱이는 자랑하듯 말했다. 생각해보니 전동기구가 없다는 건 거짓말이였다. 그러나 굳이 태클을 걸진 않았다. 사롱이는 좋은 아이기 때문이다.
"그래. 사롱이는 특별히 플러스를 줄게. 다들 불만없죠? 이렇게 후원해주는 사롱이에게 박수!"
다들 환호성을 질렀다. 사롱이가 가지고 있는 자위기구들은, 평생에 한번 볼까말까한 기구였다.
사롱이가 가져온 리얼돌은 정말 사람처럼 생겼다. 다들 사롱이의 리얼돌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들 자리에 앉으세요. 이따가 자위시간이 되면 구경하도록 해요.다들 먼저 소독을 해야해요. 앞줄에 학생들은 나와서 소독약을 받아가세요."
앞줄에 학생들은 인원수만큼 소독약을 받아왔다. 우리는 차례대로 소독약을 뿌려서 자위기구를 소독했다. 그와중에 어떤 학생의 기구에서는 찌린내가 너무 심해, 교실안이 온통 찌린내로 가득했다.
"학생. 항상 자위기구를 사용하면 세척을 해야죠! 저 친구꺼는 소독약을 다 부어줘요."
안애사 선생님은 코를 막으며 소독약 한통을 건네주었다. 그 학생은 굉장히 멋쩍어하며, 홀로 기구를 소독했다.
"소독을 마쳤으면 5명씩 조를 맞춰서 자위를 진행해볼꺼에요. 5명이서 5조를 만들고, 한조만 6명이서 진행할 거에요. 다들 책상 이동하세요!"
우리들은 분주하게 짜여진 조대로 책상을 움직였다. 책상을 이동시키고 조원들을 확인했다.
우리 조가 된 사람은 나를 포함해 오바살살, 김좌지, 룸사롱, 조 루, 지 루라는 친구가 배치되었다.
*
"앞으로 1학기 동안은 지금 조로 수업을 진행할거에요. 실습에 앞서서 조 이름을 정해볼까요?"
안애사 선생님이 말했다.
"선생님 조 이름은 제한이 없나요? 섹스에 관련된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 건가요?"
한 학생이 물었다.
"아무래도 섹스수업이니깐, 섹스와 관련된 단어로 하는 게 좋겠네요. 대신 법에 어긋나는건 쓰지 않도록 해요. 그럼 벌점을 받을 수도 있으니깐!"
선생님이 말했다.
우리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분주해졌다.
"좋은 조이름 없을까?"
내가말했다.
"씹질 어때?"
사롱이가 말했다.
"씹질 나쁘지 않아. 저렴하고 천박하고, 재벌 뇌에서 생각할만한 단어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아. 다른의견은?"
오바살살이 말했다. 딱히 마음에 들어하진 않아 보였다.
"토끼는 어때? 귀여우면서, 중의적인 표현이자나."
지루가 말했다. 양손으로 토끼 귀모양을 표현하면서 말하자, 조루가 지루를 보며, 엿을 날렸다.
"음..토끼 나쁘지 않아. 귀여우면서도, 임팩트 없는 이름. 나쁘지 않아. 다른의견은?"
나쁘다는 말이다. 오바살살은 조금도 영혼이 실리지 않았다.
"어...비아그라는 어떨까? 지치지않고, 1학기 모두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자는 의미로."
조루는 해맑게 얘기했다.
"너와 어울리는 말인걸?"
룸사롱이 말했다.
"뭐라고? 뒤질래?"
조루는 기분이 나빴는지 룸사롱을 쏘아붙혔다. 룸사롱은 나쁜 의도가 있어서 말한 게 아니다. 그저 장난이였을뿐.
우리는 조 이름을 정하지 못한채 방황하고 있다. 딱히 와닿는 조이름을 찾지 못했다. 조이름을 정하느라 조루, 지루, 룸사롱은 서로 티격태격했다. 상처만 남은 조짓기였다.
"오르가슴은 어때?"
내가 말했다.
"음..나쁘진 않아. 어떤 의미가 있는거야?"
오바살살이 말했다
"딱히 의미는 없어. 그냥 단순히 우리 6명이서, 1학기동안 절정까지 도달해보자 그런 가벼운 의미?"
내가 말했다. 김좌지는 내 말에 굉장한 호응을 보냈다.
"괜찮은데? 난 항상 절정에 다다르고 싶어하잖아. 조루에겐 일상이겠지만, 지루는 절정에 도달해본적 별로 없을걸? 우리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네"
김좌지가 신나서 말했다. 아무도 그의 말에 호응하지 않았다. 다들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뭐, 이해는 안가지만. 나쁘진 않네. 반대 의견이 없으면 오르가슴으로 정하는거다."
오바살살이 말했다.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다들 조 이름을 정했나요?"
안애사 선생님이 물었다.
"네~!"
"그렇다면 이제 조 자위일지를 나눠줄거에요. 이거는 1학기 동안 사용할 거니깐, 분실하면 안되겠죠? 각자 조 이름을 적고 조원들의 이름을 적어주세요!"
"네~!"
학생들이 대답했다.
"선생님 질문이요! 섹스는 어떤식으로 점수가 책정되나요?"
학구열이 높은 오바살살이 물었다.
"좋은 질문이에요! 안그래도 설명하려 했어요. 우선적으로 중간고사 40%, 기말고사 40%, 실습일지가 20%로 점수 반영이 이루어질거에요. 그만큼 실습일지를 잘 적어야겠죠?? 실습일지를 제외하고, 필기 실기는 각각 50프로씩 반영돼요. 중요한거니 어서 메모하세요!"
섹스 과목은 시험 성적과는 별개로 모든 학생들이 사랑하는 과목이였다. 그래서 이 과목의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려웠고, 그만큼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 취업까지 보장 받을 수 있었다.
"일지를 다 썼으면, 오늘 날짜를 적고 모두 탈의를 시작하세요."
안애사 선생님은 실습용 교탁에 올라가셨다. 실습용 교탁은 작은 간이 침구류로, 각 반에 한개씩 구비되어 있었다.
우리들은 첫 수업이라 탈의를 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운 감정이 남아있었다.
제일 먼저 오바살살이 탈의를 시작했다.
"오..오바살살 학생은 모든 열정적이군요. 제일 먼저 탈의한 학생이므로 플러스 1점을 드리겠어요."
이자식은 예상했다는 듯 웃었다. 사전조사를 하고 온게 틀림없었다.
뒤를 이어, 룸사롱과 우리 조원들 모두 탈의를 했다. 우리 조에서 남성 성별을 가진 친구는 오바살살, 룸사롱, 나 세명이였다.
"너는 부끄러움이란 감정이 없나보다. 어떻게 그리 쉽게 탈의를 했지?"
내가 바살살에게 물었다.
"훗. 그건 기본이지. 이미 누나에게 선행학습을 하고 왔지. 오늘 실습일지에는 내가 만점자로 기록될거다."
바살살은 철두철미한 녀석이였다.
"근데 바살살아."
내가 말했다.
"왜?"
"혹시 네 누나 이름은 뭐야?"
"우리누나? 우리누나는 이름 이뻐. 랄이야."
"랄? 잠만 너가 성이 뭐였더라?"
"나 오씨지."
"아..오랄? 이름 이쁘네.."
21세기에서 제일 흔한 남자이름은 지훈, 민수, 재현 등등이였고, 흔한 여자이름은 민지, 지은, 은지 등이였다.
24세기에서는 트렌드가 변화했다. 제일 흔한 남자이름은 자지, 좌지, 발기, 사정 등이였고, 흔한 여자이름은 보지, 잠지, 클리 등 이였다.
우리조는 다른 조와는 비교도 안될 속도로 탈의를 마쳤다. 바살살은 내게 말했다.
"일지에 너 이름만 안 적었어. 이름이 뭐야?"
바살살이 물었다.
"아.. 내 이름은 이애널이야."
"애널? 뜻깊은 이름 같애."
바살살은 감동스런 표정을 지었다.
"뜻깊지. 우리 아빠의 페티쉬거든."
나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우와. 굉장히 의미있는 이름이구나. 아버지의 의지를 이어받는 듯 해. 그럼 너도 애널의 흥미가 있는거야?"
바살살이 물었다.
"아직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어. 넌?"
바살살에게 물었다.
"나는 아직 애널자위밖에 해보질 않았어. 그렇지만 흥미가 생길 것 같애."
바살살은 내게 흥미를 보였다. 누군가가 나에게 흥미를 가진다는 건 좋은 일이다.
"모두 탈의를 마쳤으면, 각자 책상 옆에빨간색 버튼을 누르고 올라가세요."
안애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책상 옆에는 빨간색 버튼과 초록색 버튼이 있었다. 초록색 버튼은 아직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 지 알 수 없었지만, 빨간색 버튼을 누르자 책상이 자동으로 바꼈다.
선생님이 쓰시는 교탁침대와 비슷한 모양의 침대로 바꼈다. 책상침대라 해야할까. 편한자세로 자위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 책상이였다.
"소독약으로 손도 깨끗히 소독했죠? 그럼 다들 침대에 올라가 제일 편한 자세를 잡으세요."
그리곤 안애사 선생님은 입고 있던 옷을 벗어던지셨다.
"우오오오오!! 선생님 가슴 이뻐욧!!"
제일 먼저 오바살살이 열광했다. 이녀석은 항상 모든지 빠른 놈이다.
몇몇 학생들은 안애사 선생님의 알몸을 보자 빨딱 서버렸다.
"선생님을 따라, 올바른 자위에 대해 배워볼거에요. 준비됐죠?"
"네에!"
우리는 처음으로 전문 선생님에게 올바른 자위를 배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