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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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리는 의자에서 일어나서 양손을 자연스럽게 몸 옆에 놓고 이쪽을 줄곧 응시하고 있었다. 신장 155cm 왜소하면서도 언발란스한 부풀어오른 가슴이 복장안에서부터 섹스어필을 하고 있었다. 

카메라가 카오리의 표정을 줌으로 잡았다. 보통보다 조금 진한 화장때문인지 어딘지 모르게 빨간입술의 색깔도 빛나게 보였다.

카메라가 카오리의 시선에서 밑쪽으로 향한다고 생각했을 때 턱을 찍으면서 거기에서 뒤쪽으로 돌아 등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목덜미를 핥듯이 찍으면서 등, 엉덩이쪽으로 향하여 그 커다란 엉덩이를 줌하고 나서 다리쪽으로 이동하여 마지막에는 허리옆에 놓여있는 왼손을 찍었다.

왼손 약지가 줌이 되는것과 동시에 나의 두눈도 무언가를 깨달았다.

나의 양눈은 확실히 약지에 끼어져있는 반지를 발견한 것이다.

( 이 반지... 그렇다면 그 사진속 여성은... 역시...)

수년전부터 사이즈가 맞지않는다고 결혼반지를 언제나 빼놓았던 아내...

그러나 비디오 속 내는 내가 본적이 없는 반지를 하고 있었다.

( ... 이것도 K로부터 받은 것인가...)

입술을 깨물면서 침통해하는 나의 기분과는 상관없이 화면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카메라가 원래의 위치... 정면에서 카오리를 찍고 다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그럼 신체 사이즈는...”

“... 가슴은 89cm, 허리는 ...60cm  엉덩이는 88cm입니다...”

“ 좋아하는 섹스체위는...”

“ 조, 좋아하는 체위는... 저 후배위...입니다... 네.“

“ 성감대는...”

“ ...성, 성감대는... 클리토리스... 그리고... 저.. 저.. 저기 아날...입니다...“

“ 뭐, 뭐라는거야~”

입에서 저절로 그 말이 튀어나왔고 나는 서서 비디오에 들러붙어있었다, 지금까지 아내의 말에도 충격을 받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설마 나에게도 허락해준 일이 없는 장소를 입에 담는 것은...

그러나 놀란 나와는 상관없이 비디오는 계속되었다.

“ 그럼 슬슬 벗어볼까...”

남자의 말에 잠시 침묵이 이어지고 카오리는 일단 아래를 본후 다시 얼굴을 들어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양손을 세타-밑단을 잡고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

( 설마...)

그러나 나의 그 놀라움은 안타까울정도로 간단하게 부정되어 버렸다.

카오리는 세타를 벗고 검정 브래지어로 가려진 큰가슴을 드러내고 이번에는 스커트에 손을 대었다. 스커트가 바닥에 떨어지자 브래지어와 세트인 검정색 팬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침을 삼키고 아내의 검은색 속옷과 하얀색 살결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의자에 떨어지듯이 안고 머리를 감싸안았다.

( 무엇 때문에, 왜,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하얀색과 핑크색 평범한 속옷만 가지고 있었던 아내가...

나는 두려움에 빠진 얼굴을 들어올렸다.

화면에서는 아내가 양손을 등쪽으로 돌려 브래지어 후크를 벗기려고 하고 있었다.

나의 눈앞에서 브라를 벗은 아내는 그 큰젖가슴을 안으면서 가리려고 했지만 그 타이밍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손을 치워라... 손은 뒤로해...”

그 소리에 아내는 양손을 허리뒤로 돌려 가볍게 가슴을 폈다.

눈앞에 나타난 큰가슴을 카메라로 줌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위축되기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사랑함에 틀림없는 그 유방이 화면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다소 검은색의 띠를 두르고 있는 작은 젖꼭지, 그것을 지탱해주는 거대한 유륜, 그리고 솜털까지도 선명하게 비추어지고 있었다, 아내는 고개를 숙이거나 천장을 본다거나 때로 주위를 둘러보면서도 완전히 그 큰가슴만은 계속 펴고 있었다.

“ 다음...”

그 소리에 작게 ‘네’라고 대답하고 비디오안의 아내는 일단 팬티의 양끝단에 손을 대었다. 그리고 등을 돌려 다리를 어깨폭보다 조금 적게 벌리고 그 보폭인채로 허벅지에서 무릎과 무릎을 맞대고 그 무릎큰뼈에 양손을 대면서 가볍게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자연히 엉덩이가 이쪽을 향해서 쳐드는 모습이 되어 그것을 카메라가 밑에서 찍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찍는 것이 잠시동안 이어지고 카오리는 천천히 허리를 펴면서 팬티를 벗기시작했다. 나는 이미 이 장면을 각오하고 있는 지 모르지만 화면에 비쳐져 나오는 것을 다만 쳐다보는 것 이외에 할 것이 없었다.

이윽고 나의 눈에 커다란 엉덩이가 얼굴을 드러냈다. 그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화면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이제 아내의 배신은 확실한 것이다.

비디오 속에서 뱉어내는 아내의 말...

『 결혼후 남성경험은 네명입니다.』... 그 말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비다오속에서는 ‘협박과 위협’이라는 단어는 연상되지 않았다.

‘K"라고 생각되어진 남자와의 애정관계와 신뢰관계야조차 들여다보지 못하지만 두사람 사이에는 주종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것은 상상할수 있었다.

( 아내가... 카오리가... 왜... 무엇 때문에... 도대체...)

나의 머릿속에서는 그 말이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울려퍼져나가고 있었다.

전근지로부터 돌아온 날 밤에 보여준 아내의 펠라치오기술... 그것도 ‘K"에게 전수 받은것일까.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이 역시 "K"인 것인가...

어디선가 들었던 적이 있는 것 같은, 안들은 것 같기도 한 목소리... 생각해보면 음색을 변형할 가능성이 있다...

머릿속에 몇 개인가의 망상의 검은 구름이 용솟음치고 코사카이의 얼굴과 하나오카의 얼굴이 교차되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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