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 복학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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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오면서 뭘 먹을지 정한 우리는 학교 근처 덮밥집에 도착했다.
“오늘은 내가 살 테니까 다들 편하게 먹고 싶은 걸로 골라.”
“정말 선배님이 사주시는 거예요?”
“응, 오늘 처음 만난 기념으로 사줄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후배 둘이서 고개 숙이며 하는 인사를 받은 후 내가 먹을 음식을 고르려던 찰나 옆에 앉아 있는 한울이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왜.”
“당연히 저도 사주시는 거겠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세요.”
“선배님! 저도 꼭 사주시길 바랍니다!”
“알아서 사드세요, 돈도 많은 놈이 뭘 사달래.”
“돈은 너도 많잖아!”
옆에서 사달라고 칭얼거리는 놈을 무시한 나는 오랜만에 제대로 단백질을 섭취하고 싶어 스테이크 덮밥을 골랐다.
앞에서 내가 뭘 먹는지 눈치 보던 하수정과 박이현은 가게에서 가장 비싼 스테이크 덮밥을 시키는 것을 보고 서로서로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골랐다.
“다들 골랐어?”
“““네.”””
앞에 앉아 있는 둘에게 먹을 음식을 골랐는지 물었는데 옆에 있는 한울이까지 같이 대답하자
한숨을 내쉰 나는 같이 행정실까지 가줬던 노력을 생각해 그냥 사주기로 했다.
“…알아서 골라라.”
“감사합니다. 선배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고개를 숙인 한울이는 곧바로 벨을 눌러 나와 같은 스테이크 덮밥을 시켰다.
“스테이크 덮밥 두 개에 스팸마요 덮밥 날치알 덮밥 맞으신가요?”
“네.”
“알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벨소리를 듣고 다가온 종업원에게 주문을 하자 메뉴를 모두 적은 종업원은 그대로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진석 오빠는 언제 군대에 가신 거예요?”
“나? 재작년 6월쯤에 갔지.”
“엄청 더울 때 가셨네요.”
“응, 괜히 더울 때 가서 고생만 하다왔어.”
이제 막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를 배려해주기 위해서인지 후배들은 내게 군대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럼 오빠는 어디로 갔어요? 한울이 오빠는 의정부로 갔다던데.”
“나는 인천으로 갔어.”
“와! 인천이면 그래도 도시 아니에요?”
“그것도 부대마다 다르긴 한데 나는 강화도로 가서 촌 동네에서 근무했어.”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낼 때 종업원이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왔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을게요 오빠.”
“응 다들 맛있게 먹어.”
앞에 앉은 둘이 나에게 잘 먹겠다고 인사해 잘 먹으라 말해준 나는 옆에서 감사인사도 없이 밥이 나오자마자
바로 고개를 그릇에 처박고 먹고 있는 짐승 같은 놈의 뒤통수가 얄미워 한 대 후려치려다 진화된 육체를 생각해 그냥 참았다.
‘사람을 때려본 적이 없어서 잘못 때리면 큰일 난다.’
진화된 육체를 얻은 이후 간단한 운동만 했지 제대로 힘을 확인해 본 적은 없어
생각 없이 후려쳤다가는 한울이의 머리가 그대로 펑하고 터질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
“진석 오빠는 어디 과에요?”
“나는 한울이랑 같은 과지. 너희는?”
“저랑 이현이는 사회복지학과요!”
서로 밥을 먹으며 교수에 대한 이야기 과제에 대한 이야기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질문에만 답을 하며 조용히 있던 박이현이 드디어 내게 질문을 했다.
“오빠는 여자 친구 있으세요?”
“없는데?”
“네?! 오빠 정말 여자 친구 없어요??”
“응, 없어.”
내가 여자 친구가 없다는 말이 믿기지 않는지 하수정이 깜작 놀라며 말했고.
그녀의 옆에 앉아 무표정한 표정의 박이현도 의외라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밖을 나와야 여자 친구가 생기지 저런 얼굴 가지고도 쟤 밖에 거의 안 나와.”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울이가 왜 여자 친구가 없는지 설명해줬다.
“얼마나 밖을 안 나오길래 그래요?”
“방학 때 우리 동기들 사이에서 진석이 부르는 별명이 뭔지 알아?”
“뭐에요?”
“전설의 포켓몬이야 정말 극악의 확률로 볼 수 있어서.”
한울이가 나에 대해서 분위기를 띄우며 말하기를 잠시 대충 대화가 끝날 것 같자 곧바로 새로운 주제를 꺼냈다.
“너희는 남자 친구 있어?”
“저는 아직 없어요...”
“저는 있어요.”
남자 친구가 있냐는 물음에 하수정이 시무룩해하며 말을 했고 박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학과야?”
“아니요,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군데 지금 의경이에요.”
“그럼 고등학교 때부터 쭉 사귀었겠네?”
고등학교 때부터 쭉 사귀었냐는 질문에 갑자기 옆에 있던 하수정이 열을 내며 의자에서 일어나 말했다.
“아니, 오빠 쟤 남자 친구가 군대 가기 한 달 전에 고백했다니까요? 그것도 비밀로!”
“그게 말이 돼?”
“그러니까요! 그런데 답답하게 아직도 사귀고 있어요.”
“군대 간지 얼마나 됐는데?”
“작년 12월에 갔어요.”
얼마나 답답했는지 하수정은 자신의 가슴을 쿵쿵 두드리며 내게 말했고.
남자 친구를 흉보는 말을 듣고 있던 박이현이 그녀의 팔을 잡아 의자에 다시 앉혔다.
“나는 괜찮아, 처음 사귀어 보는 거기도 하고 개인 시간도 많아서 별로 불편하지는 않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자 친군데 널 속였잖아!”
이대로 있으면 식당에서 언성을 높일까봐 중재하기로 했다.
“수정아 좀 진정해, 이현이도 좋으니까 사귄 거겠지.”
“그건 아는데… 옆에서 보고 있으면 너무 답답하단 말이에요.”
이후 어두워진 분위기에 조용히 밥을 먹은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나는 이제 복학 신청하러 가볼 생각인데 너희는 따로 할 거 있어?”
“저희는 아직 수업 하나가 남아서 들어가 봐야 해요.”
“그래 그럼 개강하고 나서 보자.”
“네 오늘 밥 잘 먹었어요, 오빠!”
기분이 벌써 풀렸는지 다시 밝은 모습으로 돌아온 하수정은 내게 고개 숙이며 인사했다.
“이현이 너도 다음에 보자.”
“네, 오빠 잠시만요.”
옆에 무뚝뚝하게 있는 박이현에게도 인사하자 그녀가 갑자기 내게 다가와 옷에 묻은 먼지를 떼어주며 내 가디건 주머니에 슬쩍 손을 넣었다.
“저도 오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응, 다음에 보자.”
가디건 주머니에 손을 넣었음에도 모르는 척하는 박이현에게 인사를 하고 그녀와 하수정이 뒤로 돌아 강의실로 향할 때 성욕의 눈으로 박이현을 살폈다.
이름: 박이현
나이: 21세
신장:167cm 몸무게: 56kg
가슴: C컵
성감대: 가슴, 혀, 보지
처녀유무: 유
성 취향: 자신이 주도적인 섹스
성욕: 중
상태: 처음 만나본 잘생긴 사람에게 호기심이 생김.
“야 오늘 애들 어땠냐?”
“괜찮았는데? 다들 착한 애들이더라.”
“그치? 진짜 좋은 애들이니까 만나면 좀 잘 대해줘라.”
“다른 과라 어차피 볼일 많이 없잖아.”
“그래도 학교에서 볼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내가 박이현의 상태를 살피고 있을 때 둘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해주던
한울이 내게 말을 걸어 가디건 주머니에 손을 넣은 나는 복학신청을 마무리하기 위해 다시 행정실로 향했다.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행정실에 도착한 우리는 문을 열어 그곳에 들어갔다.
들어간 행정실의 분위기는 상당히 이상했는데 다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들의 시선이 몰려 있는 곳을 바라본 우리는 동시에 왜 사람들이 그러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게 맞냐?”
“나도 잘 모르겠는데...?”
복학 신청을 신청하는 창구 옆 편입 신청하는 창구에 어떤 한 여성이 앉아 있었는데.
그 여성의 미모는 길을 걸어다니다 보면 누구든지 한 번쯤 시선을 돌릴 만큼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미인이었다.
밝은 갈색 빛의 갈비뼈 끝까지 내려와 윤기 나는 머리.
한 번 보면 사람을 홀릴 수도 있을 것 같은 여우상의 매혹적인 얼굴.
한국의 평균 여성 크기를 훨씬 상회해 보이는 육감적인 느낌의 큰 미드.
한 팔로 감싸면 다 감싸질 것 같은 얇은 허리에 그와 반대되어 더욱 커 보이는 골반.
마지막으로 짧은 미니원피스를 입고 있어 훤히 보이는 매끈한 각선미까지.
누가 보든 완벽한 비율의 몸매와 얼굴을 가졌다고 할 만큼 살면서 처음 보는 미인이었다.
완벽한 미모를 가지고 있는 그녀의 단점을 하나 꼽아보라면 무뚝뚝해 보이는 표정이었는데.
박이현 같이 그냥 감정 변화가 적은 그런 표정이 아니라 상당히 차가워 보이는 표정이었다.
‘이세연도 저 정도는 아닌데.’
한국에서 보기 힘든 비율의 미인인 이세연보다도 아름다운 그녀의 외모에 나는 반사적으로 성욕의 눈을 사용했다.
이름: 한예령
나이: 21세
신장: 172cm 몸무게: 58kg
가슴: E컵
성감대: 보지, 가슴, 항문
처녀유무: 유
성 취향: 강인한 남성의 체취를 맡는 것, 자각하지 못하지만 야한 몸을 뽐내고 싶어 하는 노출증
상태: 사람들의 시선에 스트레스를 받는 중
‘완벽하다.’
그녀의 성 취향을 보자 순간 머릿속에 수컷의 체취 스킬이 떠올랐지만 어차피 가지고 있지도 않은 거 괜히 아쉬워하지 않도록 머릿속에서 지웠다.
‘진화된 육체와 각인사의 중독 스킬로도 충분하다.’
물론 각인사 스킬에는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숫하게 이 스킬을 사용해보고.
여기저기 커뮤니티에서도 찾아본 나는 어느 정도 강도가 적합한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를 어떻게 공략해야 될지 멍하니 생각의 나라에 빠져있을 때 갑자기 무표정한 얼굴로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뭐지?’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눈을 피할 뻔했으나 그러기에는 뭔가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빤히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그렇게 서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잠깐 눈씨름을 하고 있을 때 창구에 있던 직원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한예령 학생 마지막으로 서류 좀 확인해 주세요.”
직원이 부르는 목소리에 나와 눈을 마주치다 고개를 돌린 그녀는 다시 한 번 나를 바라보더니 그대로 창구로 갔다.
“야 지금 저 사람 나 본 거 아니냐?”
“지랄 좀 하지 마 제발.”
“아니라니까? 분명히 나랑 눈을 마주쳤어.”
“아 이 새끼 또 이 지랄이네?”
항상 여자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즐겨하는 고한울은 예쁜 여자들만 보면 항상 자기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다,
그 오해 때문에 고백해서 허다하게 차였는데 살면서 지금까지 본 여성들 중 가장 예쁜 여자를 발견하자 그 병이 또 도진 것 같았다.
“이건 운명이야.”
“미친놈.”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 무지개빛 꿈을 꾸고 있는 녀석을 무시하고 지나친 나는 곧바로 창구로 가 직원에게 말을 걸었다.
“복학 신청서 확인하려고 왔는데요.”
“아!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내가 찾아간 직원은 옆 창구에 서 있는 한예령을 바라보며 넋을 놓고 있다가 내 말에 화들짝 놀라며 급히 서류를 꺼내 보여줬다.
“여기 있습니다. 한 번 확인해 보시고 맞으면 다시 돌려주세요.”
“네.”
혹시 잘못되면 나만 손해라 꼼꼼하게 서류를 읽어본 나는 다시 그에게 서류를 건네줬다.
“다 확인하셨습니까?”
“네 꼼꼼하게 확인했습니다.”
“그럼 이제 가보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직원에게 인사를 한 후 옆에서 아직 편입을 담당하는 직원과 한예령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이번에 편입하시면 2학년으로 편입하게 되실 거예요.”
“네, 알고 있어요.”
“그리고 과는 신청하신 대로 경영학과에 편입되실 겁니다.”
“네.”
얼굴만큼 목소리도 상당히 아름다웠는데 그녀와 직원이 나누고 있는 대화내용을 듣자 그녀의 목소리에 대한 생각이 새하얗게 지워졌다.
‘2학년? 경영학과?’
현재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하는 내 학년? 2학년.
1학년부터 내가 수업을 듣고 있는 과는? 경영학과.
잭팟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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