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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겜 능력이 현실로-76화 (76/126)

〈 76화 〉 복학

* * *

박이현의 쓰레기 남친 참교육 이후.

판타지 세계의 용사에서 아직 마족들이 침공하지 않아 성장을 하며 시간을 보내자 어느덧 복학의 날이 찾아왔다.

‘복학하기 전에 튜토리얼을 끝내고 싶었는데.’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간단하게 스킵하면 되겠지만 안타깝게도 스킵하는 순간 초반 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침공을 막아볼 생각인 나에게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생각을 대충 정리한 후 오늘 학교 갈 준비를 위해 샤워를 하고 밖을 나서며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한울아 오늘 강당에서 OT하는 날이지?”

­맞지?

“저번이랑 똑같나?”

­내가 알기로는 똑같은 걸로 아는데

“알았어, 그럼 이따 보자.”

­어엉

한울이에게 별다른 점이 없는지 물어본 나는 그냥 간단하게 몸만 가지고 차를 몰아 학교에 도착했다.

“여어!”

차에서 내려 OT를 하는 강당으로 가자 가장 뒷자리에서 한울이와 지우가 나를 반겨줬다.

“일찍 왔네?”

“이번에 새내기들 봐야하니까 당연히 일찍 와야지.”

“야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못 끊었냐?”

“아니, 왜 예쁜 애들 보는 게 죄야?!”

항상 새내기들 중에 예쁜 애들이 나타났다하면 관심을 가지는 한울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맨 뒷자리에서 눈을 굴리고 있었다.

“오랜만이다.”

“그러게 오랜만이네.”

몇 년이 흘러도 같은 짓을 하는 한울이를 무시한 나는 그때 일 이후로 보지 못한 지우에게 인사를 했다.

“그동안 뭐하고 지냈냐?”

“알바하면서 지냈지.”

“방학 동안 어디 안 갔다 왔어?”

“갔다 올 시간이 없었다. 등록금 벌어야해서.”

우리는 암묵적으로 그때의 일을 언급하지 않으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이 강당에 꽉 차 있을 무렵 각 과마다 대표 교수와 조교가 들어와 학년 별로 학생들을 나눴다.

“경영학과 2학년 학생들은 여기로 오세요!”

“야 나 부른다.”

“그래, 먼저 가라 이따 볼 거면 보고.”

“오키.”

내가 속한 과를 부르는 소리에 친구들에게 OT이후에 만나기로 하고 그곳으로 이동했다.

조교 앞으로 다가가자 다들 2학년이라 그런지 서로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이름을 말해 출석을 확인받고 있었다.

“이진석이요.”

“네, 이진석 확인했어요.”

학년이 정해진 자리 중 가장 뒤에서 끝자리로 이동한 나는 그녀가 왔는지 살펴봤다.

‘아직 안 온 건가?’

그 정도 외모가 강당 안으로 들어오면 분명 사람들의 시선이 모일 텐데 아직 그런 낌새가 없는 걸 보니 아직 안 온 것 같았다.

시간이 흘러 OT가 5분 정도 남았을 때 옆에서 조교가 통화하고 있는 중 익숙한 이름이 들렸다.

“네, 한예령 학생 지금 어딘가요?”

­…….

“본관에 있다고요? 강당이 어딘지 알려드렸잖아요.”

‘기회다!’

조교가 통화음량을 작게 하고 있어서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대충 그녀가 길을 잃은 상황인 것 같자.

나는 한예령에게 접근 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깨닫고 자리에서 일어나 조교에게 말했다.

“조교님 무슨 일 있나요?”

“이번에 편입한 학생이 있는데 길을 잃었다고 해서요.”

“지금 그 학생 있는 위치만 알려주시면 제가 갔다 올게요.”

“그렇게 해주실 수 있나요?”

“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조교는 내 말에 감사하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더니 곧바로 한예령에게 말했다.

“지금 다른 학생이 데리러 갈 테니까 본관 정문에 기다리고 있을래요?”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할게요.”

“네, 금방 다녀올게요.”

전화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그녀가 확실하다고 생각한 나는 위치를 듣자마자 강당을 나섰다.

“야! 어디 가냐!”

나가는 중간에 한울이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대로 무시하며 본관 정문에 도착했다.

본관 정문 쪽을 도착해 위에 의자가 있는 곳으로 가자 그곳에서 한예령이 휴대폰을 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저번에 봤던 짧은 원피스와는 다르게 청바지에 흰티를 입고 있었는데.

흰티는 안에 속옷이 비쳐 보여 그녀의 풍만한 가슴부분이 그대로 보였고.

아래 청바지는 한국에서 절대 볼 수 없는 빵빵한 골반의 형태가 그대로 드러나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한예령씨?”

한 번 스캔을 싹 완료한 후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 이름을 불렀다.

“네?”

“강당으로 같이 가시죠.”

“아...감사합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한예령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내 옆에 섰다.

“학교는 그때 말고 처음 오시는 건가요?”

“그때요?”

2주전 그러니까 방학 중에 복학신청을 하러 갔을 때 한 번 마주쳤던 그녀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지 되물었다.

“복학 기간이었을 때 한 번 행정실에서 만났는데 기억 안 나시나 보네요.”

그런 내 말에 잠깐 고민하던 그녀는 기억이 났는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 그때 로비에서.”

“네, 그때는 친구가 실례가 많았습니다.”

살짝 고개 숙여 사과하자 그녀도 고개를 끄덕이며 사과를 받아주었는데.

살짝 고개를 숙이느라 긴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자 살짝 손으로 걷어내는 모습을 나는 그저 바라만 봤다.

‘외모 진짜 개사기 아니냐?’

TV에서 나오는 연예인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그녀의 외모는 그저 머리를 뒤로 넘기는 모습만 봐도 너무 아름다웠다.

‘N사에서 나오는 최고 티어 히로인이랑 비교해도 비빌 수 있을 정도의 외모다.’

마치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그녀의 외모를 잠시 바라본 나는 곧 정신을 차리고 그녀와 함께 강당에 도착했다.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습니다.”

강당 안으로 들어가기 전 그녀가 나에게 감사인사를 전했고 그녀의 인사에 대꾸해준 나는 곧바로 조교에게 갔다.

“조교님.”

“왔어요?”

“네, 방금 도착했습니다.”

“고생했어요. 내가 다음에 뭐라도 하나 사줄게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네, 이제 자리에 앉아주시겠어요?”

사람들을 앞자리부터 순서대로 채웠는지 남는 좌석이 이어져 있어 나는 한예령의 바로 옆에 앉을 수 있었다.

한예령을 사이에 두고 나와 같은 학년의 덩치가 좀 작은 남자애가 앉아있었다.

그 남자애는 자신의 옆에 한예령이 앉는 것을 보더니 계속 흘끔흘끔 곁눈질로 그녀의 가슴과 얼굴을 훔쳐보고 있었는데.

옆에 앉은 한예령은 무심한척 하지만 실상은 좀 불쾌한지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팔짱을 껴 자신의 가슴을 가려버렸다.

‘저 새끼 보려면 티 안 나게 보던지.’

자기 딴에는 슬쩍 훔쳐보는 거겠지만 그 훔쳐보는 텀이 워낙 짧아 그냥 대놓고 보고 있구나라고 느낄 정도였다.

옆에 세상 살면서 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봐서 몰래 보는 것 정도야 이해하려고 했는데.

너무 노골적으로 그러자 도저히 참을 수 없던 내가 한예령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죄송한데 저랑 자리 좀 바꿔주실 수 있나요?”

“왜요?”

“이쪽 방향으로 찬바람이 부는데 제가 추위를 좀 많이 타서요. 괜찮을까요?”

대충 추위를 핑계로 둘러말한 나는 그녀의 승낙을 기다렸다.

“알겠어요.”

잠깐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나와 자리를 바꿔주었다.

“훨씬 좋네요, 감사합니다.”

내 말에 살짝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팔짱을 푼 채 앞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나는 편하게 앉아 잠깐 옆에 앉은 초짜를 흘겨봤다.

초짜는 내가 자리를 바꾼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나를 흘겨보고 있었는데.

시선이 마주치자 곧바로 눈에 힘을 풀고 저 멀리 강당 천장을 바라봤다.

‘병신.’

그런 찌질한 모습에 속으로 욕을 해준 나는 놈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총장이 연설하고 있는 강당을 바라봤다.

시간이 흘러 연설이 끝나고 OT가 마무리 되자 전공교수가 와서 말했다.

“자, 오늘 다들 고생 많았고 다음 주에 우리 뭐하는지 알죠? 장소랑 시간은 문자로 알려줄 테니까 될 수 있으면 빠지지 말고 오세요. 이만 해산!”

그렇게 자기 할 말만 하고 교수가 떠나자 한 학생이 술 마시러 갈 사람을 모집했다.

“OT도 끝났는데 술 마시러 갈 사람!!”

“나!”

“나도 간다!”

서로 술을 마시러 가겠다고 친목을 도모할 때 다른 동기들보다 늦게 군대를 간 탓에

같은 학년 중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친구들이나 만나러 가려던 찰나 한예령이 나를 붙잡았다.

“저기요!”

“네?”

갑작스런 부름에 당황했지만 자연스럽게 대답한 나는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교수님이 말씀하신 다음 주에 하는 일이 뭐죠?”

“아...!”

우리 학교 경영학과는 예전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이상한 전통이 하나 있었다.

1학기 중 OT가 끝난 첫 주에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자기소개만 하고 수업을 끝내는 반면

경영학과는 첫 주에 진도를 나가고 그 다음 주에 1박 2일로 학생들끼리 모임을 떠난다.

언제부터 생긴 전통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입학하기 전에도 있었으니 꽤 오래되기는 했다.

“꼭 나가야 하나요?”

그렇게 모든 설명을 해주자 한예령이 꼭 나가야 하는지 내게 물었다.

“음...제가 지금까지 들은 바로는 많이 아픈 사람 제외하고는 다들 온 걸로 알고 있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네.”

한예령은 모임을 별로 가고 싶지 않은지 살짝 찡그린 얼굴로 강당을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빵빵한 엉덩이를 바라보고 있던 나는 길 안내를 핑계로 더 있고 싶었지만 참았다.

‘일단은 여기까지.’

일단 이 과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정도로만 안면을 튼 다음

그녀가 모임에 나온다면 천천히 공략을 시작할 생각을 해둔 나는 이제 친구들을 만나러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야! 여기야 여기!”

강당 밖을 나오자 다들 기다리고 있었는지 앞에서 편의점에서 손을 흔들며 나를 불렀다.

“왜 이렇게 늦게 나왔어?”

“아 잠깐 조교랑 얘기하느라고.”

대충 거짓말을 해서 넘길 때 고한울이 내게 말을 걸었다.

“너 그런데 오늘 그 사람봤냐?”

“누구?”

“누구긴! 복학 신청하는 날에 봤던 그 사람!”

“아니, 못 봤는데?”

“그래? 오늘 안 나온 건가?”

한예령이 길을 잃어 늦게 들어오고 나와 대화하느라 늦게 나가서 그런지 다행히 한울이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은 것 같았다.

‘발견하는 순간 수습하기 힘드니까...’

그때만 봐도 이성을 잃고 그냥 주인만난 개처럼 꼬리를 흔들고 있던 한울이의 모습을 떠올리다 끔찍한 광경에 곧바로 지웠다.

“그래서 우리 뭐하려고 모였냐?”

“OT끝났으니까 당연히 술 마셔야지.”

“인원은?”

“오랜만에 우리끼리 마시자.”

그렇게 다른 사람들 없이 그냥 지금 동기들끼리 마시자고 정해 술 마실 곳을 찾을 무렵 뒤에서 누군가가 한울이 이름을 불렀다.

“한울이 오빠!!”

사람들이 워낙 많아 소리가 묻혀 한울이는 못 들었는지 그대로 앞을 향해 걸었지만

청각이 많이 예민한 나는 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야 한울아.”

“응 뭔데.”

“저기 수정이 아니야?”

“수정이? 어디 있는데?”

“지금 저기서 손 흔들면서 이현이랑 걸어오잖아.”

“오! 찾았다."

한울이를 붙잡아 수정이가 있는 위치를 알려주자 한울이는 반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우리 둘의 얘기를 듣고 있던 지우가 나에게 물었다.

“누구길래?”

“한울이가 아는 후배 애들.”

“예뻐?”

“평타 이상임.”

“오키, 오늘은 걔들이랑 마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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