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7화 〉27 폭풍전야(2) (27/89)



〈 27화 〉27 폭풍전야(2)

천천히 날이 저물고 도시에 밤이 찾아온다.

어둑해지기 시작하는 거리를 콜린은 등불 하나만 들고서 나아가고 있었다.

물론 등을  정도로 어둡지는 않았고 혹시나 하여 챙겨왔을 뿐이었다.

"야."

그러다가 문득 입을 여는 콜린이었다.

"너는 대체 뭐냐?"

주위에는 아무도 없어서 얼핏 보면 혼잣말을 하는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그의 뒤에는 검은색 책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콜린의 말에 호응하듯이  책은 포르르 날아서 그의 눈앞에 자신의 표지를 들이밀었다.

"아니, 아랍어는 못 읽는다니까."

하지만 거기 적힌 제목을 보고도 콜린은 미간을 찌푸릴 뿐이었다.

"…좋아. 그러면 이렇게 하자."

그러다 무언가 떠올렸는지 콜린은 책을 붙잡아 중간 지점을 펼쳤다. 역시 안쪽도 죄다 아랍어로 적혀 있었다.

"내말은 이해할  있는 거지? 그러면 질문할 테니까 긍정이면 왼쪽, 부정이면 오른쪽으로 넘겨. 알겠지?"

펄럭. 책장이 왼쪽으로 한 장 넘어갔다. 아마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좋아. 그러면 너는 처음부터 자아가있었던 거야?"

책장이 오른쪽으로 넘어가 처음 펼쳤던 페이지로 돌아왔다. 부정의 의미였다.

"그럼 내가 들고 다니는 동안에 의식이 생긴 거라고?"

대답은 긍정이었다.

아무래도 정말 도깨비니 츠쿠모가미니 하는 계통의 존재인  했다. 옛날부터 소중한 물건에 혼이 깃든다는 설화는 많이 있긴 했다.

이런 세계라면 그런 게 실존한다 해도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다.

"그럼 의식이 생기기 전까지의 기억은 있어?"

이번에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왼쪽으로 넘어갔다. 단순히 긍정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기억이 있긴 한데 확실하진 않은 거야?"

그렇게 질문하니 주저 없이 페이지가 넘어가 긍정을 표했다.

"내가 어떻게 이 세계에 왔는지는 기억해? 혹시 누가 의도적으로 나를 여기 부른 거야?"

책은 둘 모두를 긍정했다.

"누구인지는 기억해?"

이번에는 책장이 오른쪽으로 넘어갔다. 모른다는 소리일 테다.

그것을 보고서 콜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가 목적을 갖고 이 책을 이용해 나를 이 세계로 불렀다. 하지만 왜?'

콜린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굳이 다른 세계에서까지 자신을 불러다놓고 방치하고 있는 이유가 대체 뭐란 말인가.

'뭐, 부분은 고민해봐도 정보가 부족하니 답이 안 나오겠지.'

하지만 이내 콜린은 고개를 내저으며 잡생각을 치웠다.

생각해보면 자신을 구속하는 것보다야 방임해주는 편이 그의 입장에서는 훨씬 나았다.

목적은 몰라도 당장에 자신을 방해할 생각만 없다면 일단 그러려니 하고 넘겨두는  좋을것이다.

그런생각을 하고 있자니 그는 어느덧 영주 저택 앞에 와있었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콜린은 적당한 수풀에 책을 감춰두며 그리 말했다.

 책은 백설을 공격한 전과가 있었다. 또한 결코 콜린의 의도가 아니었지만 백설은 완전히 그의 소행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책을 가지고 들어간다면 좋은 시선으로 봐줄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콜린은 맨손으로안으로 들어섰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전에 들어두었던 방으로 향했다.

이야기를 들은 바로는 귀빈이 묵는 침실이라는 모양이었다.

"콜린입니다."

그는 한 차례 심호흡을 하고서 문을 노크했다.

"들어와."

안쪽에서 들린 것은 거들먹거리는 듯한 여성의 목소리. 오늘 들었던 백설의 목소리였다.

대답을 듣고서 콜린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띈 것은 분홍빛 머리칼의 난쟁이 두 사람이었다.

난쟁이라고 해도 단순히 키가 작은 걸로 그치는 게 아니라, 성인 여성의 비율 그대로 크기만을 축소한 느낌이었다.

아니, 오히려 어지간한 여성들보다도 육감적인 몸매를 하고 있었다.

몸에 착 달라붙는 흰색 원피스는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의 곡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페올이라고 합니다. 이쪽으로 와주시길."
"아, 자기소개 시간인가요? 아이쉬마에요. 오늘은 잘 부탁해요."

왼쪽은 비교적 무기질적인 표정을, 다른 하나는 요염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분위기나 목에 걸린 초커를 보면 페올이라고 소개한 그녀는 응접실에서 호위를 맡던 난쟁이 중 하나였던 모양이었다.

 난쟁이는 곧바로 콜린의 팔을 붙잡아 침대로 이끌었다.

힘을 줘서 강제로 끌어당기지는 않았지만 무심코 이끄는 대로 따라가게 만드는 위압감이 있었다.

콜린이 침대에 걸터앉으면 정면에 있던 백설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곁에는  두 사람의 난쟁이가 있었다.

"조금 늦은 것 같지만… 뭐, 좋아. 밤은 아주 기니까."

소파에 등을 기대어 비릿한 웃음을 짓는 백설이었다. 그러면서도 음흉한 눈길은 콜린을 위아래로 훑었다.

"그럼 계약부터 할까?"
"계약이요?"
"그래. 밤 동안은 내게 저항하지 않는다는 걸로."

그러면서 백설이 손가락을 튕기자 콜린의 눈앞에 네모난 종이가 나타났다.

거기에는 오로지 한 문장만이 적혀있었다.

─콜린은 내일 동이 트기까지 백설의 모든 명령을 따르도록 한다.

"싫어요."
"뭐?"

하지만 콜린은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백설은 눈썹을 씰룩이더니 그를 노려보았다.

"뭔가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여차하면 나는 너를 힘으로 억누르고 범할 수도 있어. 난 그냥 괜히 반항하는 꼴이 거슬릴 뿐이라고."
"그래도 싫어요."
"그럼 계약을 안 하고 범해지겠다?"
"아뇨. 그건 아니에요."

연이은 추궁에도 콜린은 고개를 내저을 뿐이었다.

"내용을 조금만 바꿔주세요. 이대로면 자살하라는 명령을 해도 저항할 수가 없잖아요."
"그건… 틀린 말은 아닌가. 좋아, 그럼 성적인 명령만 따르는 걸로 수정하지."
"그거로도 부족해요."

백설은 납득하고서 계약을 취소했다. 콜린의 눈앞에 있던 계약서가 스르륵 사라진다.

하지만 콜린은 한 번 더 백설의 제안을 거부했다.

"만약 당신이 살인에 흥분하는 변태라면요? 감찰관님이 저를 칼로 찌르는 게 성적인 명령으로 인정되면 어떻게 하죠?"
"그럼  어쩌라는 거야? 설마 상대를 다치게 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한다는 헛소리를 할 건 아니지?"

거기까지 오니 백설도 꽤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예 다치면  된다는 건 얼토당토않은 이야기였다.

행위가 조금 격해지다보면 여기저기 쓸리기도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음…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떤가요?"

뒤이어 콜린은 좋은 생각이 났다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성적인 명령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단, 전치 3일 이상의 부상이 남는 행위는 할 수 없다.

─본 계약은 내일 동이 틀 때까지로 한한다.

"…전치 3일이라는 건?"
"멍이 들지 않을 정도까지는 괜찮다는 거죠."

콜린이 읊어준 것을 곧이곧대로 받아적으면서도 백설은 무언가 의아한 게 생겼는지 질문해왔다.

콜린 역시도 모든 폭력이 금지라는 건 말이  된다고 생각했다. 하다못해 억지로 범하는 것부터가 성폭력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가.

'물론 나는 반쯤 좋아서 이러고 있는 거지만.'

그런 면에서  정도면 얼추 타협할  있는 수준이었다.

"으음, 그렇단 말이지."

이쪽 세계의 주민인 백설에게 '전치'라는 표현이 제대로 통할지는 의문이었으나 반응을 보면 그래도 알아듣긴 했던 모양이었다.

이내 백설은 눈앞에 있던 계약서에 손을 뻗었고, 손가락이 닿은 순간 빛의 입자가되어 파스스 흩어졌다. 콜린 역시 마찬가지로 계약서를 거머쥐어 계약을 성사시켰다.

"자, 그러면 어디 한 번 벗어봐."

백설은 그것을 보더니 히죽 웃곤 턱짓했다.

'계약은 이렇게 적용되는 건가.'

과연 거부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가만히 있으려 했더니 몸이 멋대로 움직여서  꺼풀씩 벗어나가기시작했다.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것은 썩 기분좋은 경험이 아니었기에 실험은 거기까지 해두기로 하고 콜린은 스스로 옷을 벗었다.

"와… 대박."

그리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가 되자 저쪽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백설의 뒤에 서있던 난쟁이가 콜린의 양물을 바라보더니 무심코 소리를 내고 만 것이었다.

"…너희도 가서 놀아줘라."

그 모습에 백설은 피식 웃더니 난쟁이들을 흘끗 바라보며 그리 말했다.

"진짜 괜찮은 거죠? 자, 레브! 어서!"
"바하무트 씨?!"

조금 전에 목소리를 내었던 난쟁이는 백설의 허가를 받자 신이 나서 침대로 달려들었다.

그러면서 곁에 있던, 레브라고 불린 난쟁이를 끌고 왔는데 이쪽은 비교적 유약한 모습이었다.

어느새 침대에 눕혀진 콜린은 네 명의 쌍둥이 난쟁이들에게 둘러싸였다. 어느 쪽을 바라봐도 폭력적인 몸매였다.

"츄읍……."

그리고 다음 순간 누군가가 콜린의 페니스를 어루만지며 핥았다. 그 감각에 늘어져 있던 양물은 금세 부풀어올랐다.

그녀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더니 이번에는 그 풍만한 가슴 사이에 페니스를 끼웠다.

"바하무트, 혼자서만 즐기기에요?"
"그럼 아이쉬마도 같이 할래?"

거기에 지지 않겠다는 듯이  다른 난쟁이가 끼어들었다. 순식간에 네 개의 가슴에 감싸진 형태가 되었다.

"윽……."
"어때요.효과는 괜찮나요?"

그걸로 그치지 않고 분홍색 병에서 무언가 끈적한 액체를 자지에 늘어뜨렸다.

처음에는 그저 윤활유라고 생각했지만 피부에 닿는 순간 따뜻하면서도 저릿한 쾌감이 내달렸다.

"그럼 움직인다?"

적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 두 사람은 파이즈리를 시작했다. 쫀득한 가슴의 감촉은 자비 없이 쾌감을 내리꽂았다.

퍽퍽.  가슴의 중량감 때문에 마치섹스를 하는 것만 같은 소리가 울려퍼졌다.

"저도 실례하겠습니다."

뒤이어 또 다른 여성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비교적 냉정해보이는 페올이라 불렸던 난쟁이였다.

"저항하지 말고 얌전히 입을 벌려주세요."

그리고 페올의 혀가 콜린의 입술을  번 핥고는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진득하게 혀를 섞으면서도 손을 뻗어 콜린의 유두를 가볍게 만지작거렸다.

"으읍?!"

쥬르릅!

거기까지만 해도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는 쾌감이었는데 아래쪽에서 추잡한 물소리와 함께 섬뜩한 감각이 내달렸다.

콜린의 시야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레브라고 불렸던 마지막 난쟁이가 불알을 게걸스럽게 빨고 있는  분명했다.

"아, 엄청 움찔거리기 시작했어요. 쌀  같으면 언제든지 싸지르셔도 괜찮아요."
"기분 좋지? 응? 기분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지?"

파이즈리를 하고 있는  사람은 서로 신호도 주지 않고 속도를 높여가면서도 집요하게 페니스를 괴롭혔다. 역시 권능으로 소환된 쌍둥이의 호흡이었다.

"읍…!"

네 명에게 동시에 격한 애무를 받고 있으니 오래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콜린은 입이 막혀서 제대로 신음을 흘리지도 못한 채 사정에 이르고 말았다. 흩뿌려진 정액이 두 사람의 풍만한 가슴을 적셨다.

"푸하… 어떠셨습니까?"
"와, 역시 크기가 크니까 양도 많은 건가?"
"저기… 이제  못 참겠어요……."
"으음, 제가 먼저 하고 싶은데요."

사정의 여운에 아직 꿈틀대고 있는콜린의 페니스를 바라보며 난쟁이들은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게 휴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단 것을 증명하려는 듯, 떠들면서도 그녀들은 순식간에 자리를 바꾸었다.

한 명이 콜린의 위에 올라탔고, 두 명은 그의 옆에 붙어서 유두를 핥아대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그치만 참을 수가 없어서……."

다른 한 명은 어디로 갔는가 생각하고 있을 즈음 갑자기 시야가 가려졌다. 호흡이 살짝 먹먹해지고 입에 끈적한 액체가 뚝뚝 떨어졌다.

레브가 콜린의 얼굴 위에 올라탄 것이었다.

"뭐해? 봉사하기로 했으면 빨아줘야지."

그리고 저편에서 백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으… 핫……."

명령을 받은 이상 그에게 거부권은 없었다. 콜린은 눈앞에 있는 보지를 핥아대기 시작했다.

"앞이 안 보이니까 피부로 느껴봐. 지금부터 들어갈 테니까."

거기에 그치지 않고 페니스에 또 쾌감이 내달렸다.

이번에는 방금과 다른 끈적함과 조임이 있었다. 만약 바하무트가 설명해주지 않았다 하더라도 페니스가 질내에 삽입되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이다.

"아아♥ 이거 진짜… 위험한데…♥"

찌걱찌걱.

질척거리는 물소리가 들려오고 암컷의 교성이 뒤섞였다.

그녀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콜린 역시 강한 흥분에 휩싸였다. 외견도 그렇고 내부도 그렇고 그녀들은 남자를 쥐어짜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만 같았다.

"하응♥ 잠깐만요, 조금만 살살… 아흣♥"

그리고 그 흥분의 파도가 향한 곳은 그에게 직접 애무를 받고 있던레브였다. 점차 격해지고 깊어지는 콜린의 혀놀림에 그녀는 허리를 움찔거리며 신음을 내뱉었다.

"하아♥ 앗♥ 아아앗♥"

이내 콜린은 두 번째 정액을 질내에 토해내었다.  감각에 바하무트는 전신을 경련하며 함께 절정에 달했다.

"진짜… 최고야 이거…♥"

바하무트는 거세게 숨을 몰아쉬며 페니스를 뽑아내었다. 퐁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흘러나온 정액이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흘렀다.

"아아아앗♥"

하지만 물론 이걸로 끝날 리가 없었다. 쉴 틈도 주지 않고 다음 사람이 페니스를 삽입했다.

팡팡팡!

정액과 애액으로 질척해진 자지가 들어갔다 나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왔다.

난쟁이들은 타인의 체액이 묻은 것에도 아랑곳 않고 돌아가며 콜린을 범했다.

그뿐 아니라 오히려 윤활유가 생겨서 더 좋다는 듯이 훨씬 격하게 엉덩이를 내리찍었다.

"페올은 이렇게 하는 걸 좋아했죠?"
"그, 그렇습니다만. 문제라도 있습니까?"

 명에게 연이어 질내사정을 하고 나서는 난쟁이들이 그의 몸을 일으켜 세워주었다.

이내 침대에는 비교적 냉정한 모습을 하고 있던 페올이  발로 엎드려 있었다. 원래 세계였다면 후배위라고 불렀을 체위였다.

"뭘 쉬고 있는거야? 얼른 박아."

매혹적인 그 엉덩이를 잠시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콜린이었으나, 저쪽에서부터 백설의 명령이 들려왔다.

이제야 시야가 트인 탓에 그녀 쪽을 보니 어느새 속옷까지 벗고 소파에 앉아 자신의비부를 문질러대고있었다.

백설은 부드럽게 스스로를 애무했다. 아무래도 그녀는 자기 부하들이 남자를 범하는 걸 보며 즐기는 타입인 듯 했다.

아무튼 콜린은 그녀에게서신경을 끄고 눈앞에 있는 암컷의 허리를 붙잡았다. 명령을 받은 이상 콜린은 그것을 수행해야만 했다.

"그러면 넣… 으윽?!"
"페올이 기다리고 있으니 뜸들이지 말아줘──."

그리고 콜린이 천천히 삽입하려고 했던 찰나 누군가 그의 허리를 붙잡고 쑤욱 밀어버렸다. 순식간에 꽃잎을 헤치고 그의 페니스가 안쪽에 틀이박힌다.

"아, 아앗♥"

전조도 없이 파고들어서 자궁구를 두드리는 감각에 페올은 입을 벌리고 움찔거렸다.

"흐윽♥"

 야릇한 모습에 콜린은 허리를 세차게 흔들기 시작했다. 퍽퍽 소리를 내며 페니스가 질내를 헤집었다.

"츄릅……."

허리를 붙잡고 있던 난쟁이는 그가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 만족했는지 손을 떼어내고 그의 유두에 달라붙었다.

가슴에서부터 간질간질한 쾌감이 퍼져나갔다.

"윽?!"

그리고 거기에 겨우 적응했을 무렵 엉덩이 쪽에 숨결이 느껴지는가 싶더니 항문에 끈적한 혀가 파고들었다.

그 섬뜩한 감촉에 무심코 힘을 주며 굳어버리는 콜린이었지만, 난쟁이는 아랑곳 않고 그의 허리를 붙잡아 얼굴을 단단히 고정시키곤 더욱 깊이 혀를 집어넣어 애무했다.

팡팡팡팡!

"흐윽♥ 아♥ 하으응♥"

피스톤질이 멈추질 않고 계속 철썩이는 소리를 내었다.

조금 전에 받은 명령이 아직 유효한 것인지, 쾌감을 갈망하는 몸이 멋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 알  없었다.

"아흐으으으응!"

이내 콜린은 페올의 엉덩이를 감싸쥐고서 허리를 세차게 파묻었다. 그의 페니스는 자궁구를 꽉 누른  정액을 토해내었다.

그 쾌감에 그녀는 침대 시트를 쥐고 교성을 내질렀다. 입가에서 침이 흘러나와 뚝뚝 떨어졌다.

"후우… 정말 좋았습니다."

잠시 그렇게 여운을 즐기다가 페올은 엉금엉금기어 자리를 옮겼다. 그 탓에 저절로 콜린의 페니스가 뽑혀나왔다.

끝에 맺힌 정액이 아래로 주욱 늘어졌다.

"…끝인가요?"
"그럴 리가. 그냥 잠시 쉬는 거야."

소강상태에 접어든 난쟁이들을 바라보며 콜린이 물었다.

그러자 해맑은 표정의 난쟁이가 답해주었다. 아마 바하무트라는 이름이었을 터였다.

"밤새 달리려면 휴식도 중요한 법이거든."
"그러면 이제  차례라는 거라 생각해도 괜찮죠?"
"어?"

그러나 갑자기 콜린이 입꼬리를 올리자 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야, 백설."
"…뭐?"

갑자기 콜린이 건방진 태도로 나오자 저쪽에 앉아 자위를 즐기고 있던 백설은 순간 굳어버렸다. 자기가 방금 들은  맞는지 의심하는 표정이었다.

"어차피 계약도  끝났고 앞으로는 싸울 일만 있으니 공손하게 말할 필요는 없잖아?"

그냥 싸움 상대도 아니다. 부점 길드 전체, 콜린의 주변을 박살내려는 쓰레기였다.

지금까지야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굽신거렸지만 이쯤 오면 그럴 필요도 없었다.

"얘들아? 저 친구가 아직 체력이 남아도는 모양인데."

그런 콜린의 모습에 코웃음을 치는 백설이었다.

이미 계약을 한 상태니까 아부할 필요는 없다? 저 소년은지금 지속되는 계약이 뭔지 까먹기라도 했나보다.

지금의 콜린은 자신이 다리를 벌리라고 하면 곧바로 벌려야만 하는 인형에 불과했는데 말이다.

'아니, 너무 범해진 탓에 정신줄을 놓은 건가?'

백설은 그런 결론을 내렸다. 꽤나 그럴싸한 가설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면 정신을 돌려놓는 수밖에. 예로부터 미치광이에게는 매가 약이라고 했다.

물론 지금은 끈적하고 음란한 사랑의 매가 되겠지만 말이다.

"더 범해지고 싶다는 같으니까 원하는 대로…"
"너 일단 얌전히 여기 와서 나한테 박혀라."

그러나 그 다음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

갑자기 백설의 몸이 소파에서 벌떡 일어난 탓이었다.

그리고 이상현상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뭐,뭐야?!"
"너 바보지? 모르겠으면 계약서 좀 다시 읽어보지 그러냐."

백설의 몸이 멋대로 침대로 향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것도 입고 있던 옷을 훌훌 벗으며 말이다.

"이게… 무슨?!"
"모르겠으면 그냥 여기 와서 얌전히 박히면 돼."

풀썩. 백설은 침대에 눕는 순간까지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최종적으로 성사된 계약에는 주어가 존재하지 않았다.

즉, 성적 명령을 반드시수행해야만 하는 것은 백설에게도 마찬가지였다는 소리였다.

'어차피 폭력을 써봐야 최대가 스팽킹 정도인 거 아는데 뭐.'

만약 백설이 정말로 피를 보며 흥분하는 변태였다면 그런 소문 정도는 들렸어야 정상이었다.

이번에는 어쩌다 계약에 콜린과의 섹스가 포함되었을 뿐이지, 여기저기서 만행을 부렸다던 백설이 설마 한 사람도 범하지 않았겠는가.

그렇다면 대체 어째서 콜린은 사실상 폭력 금지의 조항을 추가했는가.

'초기안을 갈아엎으면서 주도권을 가져온다.'

결과적으로 그가 계약에 태클을 건 것은 두 번이었지만, 실은 '그렇게 불만이면 그쪽에서 제안해봐라'라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작정이었다.

그리고 은근슬쩍 주어가 없는 계약을 성사시켜서 지금과 같이 그녀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 그것이 콜린의 목적이었다.

"자, 잠깐만. 멈춰…!"

콜린은 씨익 웃으며 그녀 위로 올라탔다. 백설이 멈추라고 말했지만 이건 성적인 명령이 아니니 강제성이 없다. 오히려 성적행위를 막는 명령이었다.

"네 부하들은 밤새 달리려면 쉬어줘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거든. 어디 각오해."

분풀이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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