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57 당연히 T로 시작하는(1)
며칠에 걸친 여정이 드디어 끝이 났다.
처음에는 죽어나가는 모습이던 몇몇 사람들도 이즈음 되니 적응했는지 아무런 불평을 말하지 않았다.
어쩌면 적응보다는 체념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다들 도착할 즈음에는 평소와 비슷한 모습이 되었던 점에는 틀림없다.
'갑갑해 죽는 줄 알았네.'
최종적으로 보자면 오히려 제일 스트레스를 받았던 건 콜린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나머지 일행들과는 다르게 사흘이면 지구 반대편을 다녀오고도 남는 세상을 알고 있는 그였다.
제아무리 간간히 도시에 머물면서라곤 해도, 이동에만 며칠이 걸리는 여행은그에게 너무나도 가혹했다.
그나마 다른 사람들이 같이 있어줘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지루함에 미쳐버렸으리라.
이럴 줄 알았으면 책이라도 들고올 걸 그랬다.
지금 갖고 있는 책이라곤 저기 둥둥 떠있는 시꺼먼 책뿐인데, 원전에 따르면 저건 읽는 것만으로 정신에 피해를 입고 저주를 받는 물건이었다.
그 이야기가 얼마나 진짜일지는 몰랐으나 괜히 자신의 평안을 걸고 싶지는 않았다.
스릴 있는 도박은 싫지 않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의 메리트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아무튼 겨우 이 여정이 끝이 났고, 마차에서 탈출할 수 있을 때가 찾아온 것이었다.
"엄청 화려하네요."
마차 안쪽을 가린 천막을 살짝 들춰 바깥을 살펴보고서 콜린은 중얼거렸다.
"와… 저게 제후님이 사는 궁전이라고?"
"너무 촌년 티 내지 말아줬음 하는데."
시안도 고개를 바깥으로 슥 내밀더니 감탄사를 내뱉었고, 백설은 그런 그녀에게 핀잔을 주었다.
변방 도시의 병사 A 정도 되는 인물과, 제후 대리의 신임을 받던 감찰관의 차이였다.
"진짜 어쩌다가 여기까지 온 거지…?"
그리고 한나에 이르러서는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일행 중에서 권력과 연이 없는 인생을 살아오기로는 제일인 그녀였다.
까놓고 말해 영주니 길드장이니 하는 것도 높은데 제후쯤 되면 평생 볼 일 없는 존재였다.
"…돌아왔네요."
마치 헤어는, 그저 중얼거릴 뿐이었다.
동생을 잃었던 장소. 입막음 때문에 목숨을 위협받다 도망친 장소.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원인인 원수가 지내고 있는 장소.
마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여기까지 왔으니까 어디 한 번 해보죠."
"…그래요, 콜린."
그런 자신의 손을 곁에 있던 소년이 감싸쥔다. 콜린의 온기가 천천히 전해져왔다.
팔을 한 번 휘두르면 그대로 으깨질 정도로 약한 사내인데도, 그 모습이 너무나 믿음직스러워 무심코 미소를 짓고 만다.
이내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다.
십이 제후의 일각, 보병관(寶甁冠)의 주인, 이제는 병든 하얀 여왕 쥬브가 다스리는 도시에 그들은 도착했다.
×
마차가 뜰에 멈춰선다.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그 넓이와 정갈함을 유지하려면 어지간한 사치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본래 귀족이라 함은 어느 정도 사치를 부릴 필요가 있다.
소비는 곧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가장보편적인 수단이었다.
적당한 사치─아무리 생각해도 모순적인 말 같지만─는 상대에게 격을 맞추는 행위이기도 했다.
오히려 너무 검소한, 혹은 초라한 차림새라면 상대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품위유지비'라는 표현이 존재할까?
물론 이건 지구에서의 지식을 기반으로 이끌어낸 결론이었을 뿐이다.
정말로 이 세상에서도 그런지, 이 정원이 그런 목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콜린은 잡생각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누구보다도 먼저 마차에서 내려 다음 사람이 나오기 쉽도록 천막을살포시 잡아두었다.
그것은 마치 우수한 시종과도 같은 움직임이었다.
힐끔. 콜린은 눈알을 굴려 근처에 서있는 낯선 인물을 바라보았다.
마차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로브를 뒤집어쓴 여자가 있었다.
그 너머에서 드러난 자글자글한 피부가 그녀의 연령을 짐작케 했다.
콜린이 이런 행동을 취한 것 역시 그녀 때문이었다.
확인해볼 것도 없이 그녀는 일행을 안내하러 온 제후 대리 쪽의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마치 헤어는 제후 대리를 상대하러 온 사람이다.
어딜 그런 귀빈이 이 두꺼운 천막을 직접 젖혀가며 마차에서 내린단 말인가?
처음부터 기싸움에서 밀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그런 이유가 전부는 아니었다.
제후 대리는 적이다. 그러니 카드는 숨길수록 좋다.
콜린이라는 인물에게 일개 시종에 불과하다는 이미지를 심어둔다면 더할 나위 없었다.
"──카티 선생님."
그리고 우아한 자세로 마차에서 내려온 마치는 로브를 쓴 여성을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그녀가 입에 담은 이름을 듣고서 콜린은 이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당연하게도 이미 마치가 저쪽의 주요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해준 상태였다.
카티. 하얀 여왕의 고문이었고 모자 장수가 제후 대리를 맡게 된 이후로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여자.
그리고체셔와마찬가지로 길잡이의 권능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카티에게는 체셔처럼 길잡이 이외에 또 하나의 권능이 있다.
'내뿜은 연기를 들이마신 상대의 생각을 일부 읽을 수 있다고 했지.'
거기까지 떠올리고서 콜린은 조금 긴장하여 침을 삼켰다.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당연히 몸에서 연기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그렇기에 담배든 뭐든 간에 일단 본인이 연기를 마셔둘 필요가 있었고, 그걸 또 상대가 들이마시게 해야 발동되는 권능이었다.
그러나 그런 복잡한 조건들에도 불구하고 콜린은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조건부라곤 해도 그녀의 힘은 모든 참모의 천적이나 다름없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전투력이 없는 거나 다름없어 그나마 머리로 상황을 헤쳐 나가는 콜린에게 있어선 몹시 껄끄러운 상대였다.
"오랜만이야, 헤이어."
"잘 지내셨어요?"
"나야 언제든 잘 지내지."
노파는 마치와 인사를 주고받더니 낄낄 웃었다.
마치의 말로는 예전부터 '선생님'이라 부를 정도로 존경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왜 그런사람이 모자 장수에게 협력하는 거지?'
콜린은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굳이 그걸 입에 담지는 않았다.
"부점 길드의 체셔 캣입니다."
체셔 역시 어느새 마차에 내려선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가슴께에 손을 얹고는 카티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마치의 옛 지인으로서, 같은 길잡이로서, 혹은 연장자에 대한 예우로서. 어느 쪽이든 그녀에게는 예의를 갖추려는 듯 했다.
"그리고 그쪽은… 재미있는 상황이 되었구나."
체셔의 인사를 받아준 뒤 노파는 시선을 옮기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니 그 자리에는 백설이 서있었다.
"내가 분명히 말했지. 자만하고 있다가 분명히 넘어질 거라고 말이야."
"흥, 이쪽은 이제야 제삶의 자리를 찾았거든?"
두 사람 모두 제후 대리 휘하에 있었으니 서로 아는 사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잘난 척 해대던 이전의 백설을 알고있다면 지금의 처지는 몹시 우스꽝스러울 테고 말이다.
…정작 본인은 지금 상황에 만족하고여전히 으스대고 있다는 점은 그대로였지만.
"어쩐지 예상과 다르게 침울해 보이진 않는다만… 뭐, 그건 좋아. 한동안 묵게 될 별궁으로 안내하지."
아무렴 길잡이인 카티라 하여도 백설이 복종하는 쾌감에 눈을 떠버렸다는 것까지 간파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잠시 짓다가 몸을 돌려 일행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내 도착한 별궁이라는 건물에서는 궁전이라는 그 이름에 어울리게 위압감이 느껴졌다.
별도로 붙어 있다는 그 건물 하나가 체셔의 저택보다도 클 지경이었다.
제후라는 이름값에 대해 생각하자면당연한 알이었지만 말이다.
"헤이어, 그리고체셔 군. 그쪽 둘은 따라와."
입구 근처에는 시종들이 있었다.
카티가 말하는 바를 들어선 아마도 내부 안내는그들에게 맡기려는 듯 했다.
그리고는 마치와 체셔 두 사람을 불러내는 것이다.
무슨 일 때문인지는 예상이 갔다.
그들이 여기까지 온 목적인 제후 대리와의 만남. 하필 저 두 사람만 데려가는 이유를 대자면 그 정도밖에 없었다.
카티의말에 마치는 아주 조금 생각에 잠기는가 싶다가 콜린의 팔을 확 끌어당겨 팔짱을 꼈다.
"남자는 두고가는 편이 낫지 않아?"
"원래 저는 남자를 좀 끼고 있어야 머리가 잘 돌아가거든요!"
"…조금은 옛날로 돌아온 줄 알았더니만."
당연하지만 정말로 회의하는 동안 남자를 곁에 놔두고 주무르겠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저 자연스럽게 콜린을 협상 테이블로 끌고들어올 수 있는 변명이었을 뿐이다.
'…변명 맞겠지?'
다만 상대가 그 마치 헤어라서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 마치의 발언에 카티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저 노인의 생각도 정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마치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녀는 이미 모자 장수와 마치 사이에 있었던 진실을 알고 있는 듯 했다.
또한 어째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모자 장수에게 협력하면서도 마치에 대해 동정심을 품고 있던 모양이었다.
그런 와중에 마치가 변방에서 방탕한 생활에 빠졌다는 소문이 들려오면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러다가 최근에 있던부점 길드의 행적을 보며 그게 전부 계획을 숨기기 위한 헛소문이었다고 생각하게되었으리라.
자신이 돕고 있는 모자 장수에게 위협이 되는 일인 동시에, 마치 헤어가 충격을 받은 나머지 타락한 게 아니었다는 자그마한 기쁨.
아마도 정말로 미묘한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 그녀였는데… 정작 초장부터 남자를 달고 다니는 모습을 보이니 조금은 낙담할 만도 했다.
"자, 카티 선생님. 어서 가요."
"…하아, 그래. 알았다."
연거푸 한숨을 쉬다가 노파는 몸을 돌려 나아가기 시작했다.
"알아서 해라. 대신 하타 녀석이 뭐라 해도 내 책임은 아니야."
"어차피 그놈이 무슨 소리를 하든 전혀 신경 안 써요."
그것은 안도와 체념이 뒤섞인 숨결이었다.
최근의 행보를보면마치가소문처럼 실의에 빠져 망가진 건 아닌 듯 했지만, 소문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방탕한 생활에 빠져버린것은 사실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대체로 그게 진실이긴 했다.
체셔와 마치는 그녀를 따라가기 시작했고, 팔짱을 끼고 있던 콜린 역시 덩달아 뒤따르게 되었다.
"그래서, 어쩔 생각이냐."
그렇게 네 사람이 복도를 나아가던 와중, 카티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질문했다.
"정확히 어떤 의미로 질문하신 건가요?"
"하타 말하는 거다."
모자 장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 온 목적이 무엇인지 감안한다면, 이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나 마찬가지였다.
"싸울 거예요.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작게."
"그렇구만."
마치의 대답에 노파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저… 마치와 아는 사이라고 들었습니다."
또다시 잠시 침묵이 이어지다가 이번에는 체셔가 입을 열었다.
"어째서 제후 대리… 모자 장수에게 협력하시는 겁니까?"
콜린도 마찬가지로 품고 있었으나 혹시 지뢰를 밟을까 싶어 넘어갔던 의문이었다.
하지만 체셔 쪽은 하도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는지 결국 물어보고야 만 것이다.
"하타가 무엇을 했는지는 알고 있을까?"
"괴물을 풀고 마치의 동생을 희생시킨 다음… 괴물의 힘을 이용해 제후님을 봉인시켰다고 들었습니다."
"잘 알고 있네. 헤이어가 말해준 모양이야."
카티는 체셔의 말을 듣곤 낄낄 웃었다.
그러다가 그 자리에 멈춰서서 고개를 돌려 보랏빛 고양이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제후 정도 되는 녀석들을 묶어두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 그렇기에 괴물의 힘을 일부 내려받은 마틸다를 족쇄로 이용한 거야."
마틸다. 들은 적 있는 이름이었기에 콜린은 눈을 꿈뻑였다.
분명 마치가 이야기했던 여동생의 이름이었다.
적합한 신체를 갖고 있던 그녀가 폭주하는 괴물의 힘을 억누르고자 그것을 일부 내려받았다고 한다.
"쥬브는 마틸다를 삼키고, 마틸다는 쥬브를 삼킨다.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으면서 상대가 깨어나지 않도록 봉인하는 거지."
쥬브라는 것은 아마 본래 제후였던 하얀 여왕을 이르는 것이리라.
거기까지 말하고서 카티는 잠깐 호흡을 들이켰다.
"그렇다면 한쪽이 완전히 깨어나려면?"
"…다른 쪽을 집어삼켜야 된다?"
"정답이야."
노인은 낄낄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에는 어쩐지 모를 우울함이 담겨있는 듯 했다.
"쥬브를 깨우면 마틸다가 죽어. 마틸다를 깨우면 쥬브가 죽고."
제후나 되는 존재를 허물없이 이름으로 부르는 그녀는, 과연 제후와 어떤 관계였던 것일까.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에게 꽤 소중한 존재였음은 그 표정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일종의 인질 같은 느낌이군요."
마치는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말을 잇는다.
"그렇다면 도와주세요. 모자 장수를 쓰러뜨린 뒤 어떻게든 둘 다 살려낼 방법을……."
"늦었어."
카티는 한숨을 쉬었다.
"하타 녀석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 온힘을 다해 협력하겠다는 계약을 맺었거든."
"……."
"어쩔 수 없지. 그렇지 않으면 쥬브를 죽여버리겠다고 했으니까."
하얀 여왕을 죽인다.
그것은 모자 장수에게 있어서도 꽤 큰 결단일 것이다.
제후가 아예 죽어버리는 경우 정세가 어떻게 돌아갈지도 의문이었고, 또한그는 봉인한 제후 대리의 힘을 이용하고 있기도 했다.
예를 들어 백설은 이전에 자신의 게임에서 사용했던 아공간을 '제후의 권능을 빌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법은 몰라도 모자 장수에게는 여왕의 권능을 일부나마 이용할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하얀 여왕이 아예 죽어버린다면 그로서도 꽤 손해가 있으리라.
하지만 눈앞에 있는 이 노인이라고 그걸 몰랐을까?
어차피 죽이면 그쪽에게도 손해라며, 배째라는 식으로 나가는 방법도 분명 생각했으리라.
그러나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한, 소중한 사람의 목숨을 그런 식으로 처형대 위에 올려놓을 수는 없었겠지.
그녀가 어깨에 지고 있는 무게를 알아버린 탓인지, 무거운 침묵이 복도에 감돌았다.
어느새 그들은 문 앞에 서있었다. 아마도 이 앞에 제후 대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카티 선생님."
노파가 문으로 손을 뻗으려는 순간, 마치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니까 당신의 방해를 뚫고 그 망할 놈을 깨부수면 전부 해결이라는 거잖아요?"
"……허."
"후후, 기대하고 있으세요."
그리 말하며 마치는 콜린의 팔을 붙잡고 있는 손에 조용히 힘을 주었다.
그녀가 이토록 당당할 수 있는 이유가 자신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아차리고서 콜린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노인은 갑작스런 그녀의 선언에 잠시 멍하니 마치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린다.
"헤이어.무모함이라는 건 역시 자연치유되지 않는 병인가 봐."
"…선생님?"
카티는 킥킥대며 문을열고 옆으로 살짝 물러났다.
안쪽으로 들어가라는 의미였다.
"알아서 해. 그리고 협상하다 말 더듬지나 마셔."
하지만 어째선지 그 목소리에는 아주 작지만, 분명한 기대가 깃들어 있는 것 같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