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화 〉85 빛나는 가축떼(3)
"흐그읏…♥"
밀려드는 쾌감에 어금니를 깨물었다.
절정 도중에 또다시 절정이 덮쳐온다.
몸이 오슬오슬 떨리며 위험을 알리고 있었다.
"하읏, 으♥ 흐으으응…♥"
연속해서 절정에 내몰리는 것에는 익숙해져 있던 백설이었지만 지금의 이것은 차원이 달랐다.
문자 그대로 겹쳐진 절정이 오싹한 쾌락을 가져왔다.
시작은 콜린의 실험이었다.
하얀 여왕에게서 넘겨받은, 포탈을 여는 권능이 어떤 식으로 적용되는가 테스트하려던 것이었다.
그리고 조금 전 실시했던 것이 백설의 하반신만을 포탈에 집어넣고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었다.
덕분에 백설은 상체와 하체가 분리된 기이한 모습이 되었다.
이 상황의 부작용을 말하자면 어쩐지 몸이 조금 갑갑하다는 것, 그리고 '저쪽'에 딜레이가 있다는 점이었다.
뇌가 다리에 명령을 내릴 때, 혹은 다리의 감각이 뇌로 전달될 때까지 간극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훨씬 나아져서 이제는 5초 정도의 격차만 있을 뿐이었다.
"하으응… 왜 내 주변에는 레즈 년들만 있… 히잇…♥"
그리고 그상체는 난쟁이 페올에게 끌어안겨 파묻혀 있었다.
백설의 등에 그녀와는 대조적으로 체구에 비해풍만한 가슴의 감촉이 느껴졌다.
"흐야앗…♥"
귀를 살짝 깨무는 감촉에 백설은 무심코 가냘픈 목소리를 흘렸다. 페올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녀의 귀를 끈적하게 핥았다.
그러면서도 백설의 가슴을 애무해대었다.
아주 약간 봉긋하게 솟은 둔덕에 대조적으로 핑크빛 유두가 빳빳하게 발기해서 그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돌기를 손톱으로 살살 긁을 때마다 목에서 가르릉대는 소리가 새어나오고 만다.
"아, 아아……."
그리고 애무는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콜린이 그녀의 음부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마구 쑤셔대고 있었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출납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명백히 기교가 느껴지는 움직임이었다.
이내 찌걱찌걱 소리를 내던 보지에서 푸슛 하고 조수가 뿜어져나왔다.
"아, 흐읏♥ 온다… 온다앗…♥"
그 장면을 목격한 순간 백설의 몸에 열기가 끓어올랐다.
백설의 경험으로 평소에도 행위 중에 절정에 이르리라는 걸 미리 짐작할 수 있던 경우는 드물지 않게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경우는 또 달랐다.
이제 그녀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100% 절정하고야 마는 것이다.
그러한 확증을 때려박아진 것은 사실상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서 몸뚱이가 멋대로 앞으로 찾아올 쾌락을 준비해버리고 만다.
"히으읏♥ 앗, 앗, 앗…♥"
또한 페올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백설을 더욱 한계로 몰아세웠다.
백설의 유두를 꼬집듯이 엄지와 검지로 쥐고는 꽈악 누른 채 연신 문질러대기 시작했다.
밀려드는 쾌락에 무심코 입술이 벌어지고 달뜬 한숨이 새었다.
또다시 와버린다. 뇌가 미처 받아들일 수 없는 쾌락의 물결이 양쪽에서 덮쳐든다.
"흐엑♥ 엑♥ 으그읏♥"
결국 백설은 전신을 파르르 경련하며 폭력적인 절정에 휩쓸리고야 만다.
감각이 교란된 상황에서 더욱이 머릿속이 아찔해진다.
반쯤 눈을 까뒤집은 백설의 입가로 침이 줄줄 흘러나왔다.
"실험은 이쯤 해둘까요."
그 모습을 보고서 콜린은 싱긋 웃었다.
나름 결과가 좋았기 때문이기도 했고,이젠 뭘 해도 좋아할 것만 같던 백설을 괴롭혀줄 방법도 어쩌다보니 찾았다.
물론 이것도 반복하면 익숙해지기야 하겠지만…….
"백설. 이제 끝이니까 나와도 돼."
"흐에…?"
그의 목소리를 듣더니 백설은 쾌락에 젖어 녹아내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왜, 싫어? 그러면 한 시간 정도 더 해주고."
"흐윽?! 아니, 아니에요! 아닙니다!"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되묻자 이내 기겁하며 도망치는 백설이었다.
지친 팔만으로 어떻게든 기어서 다급히 포탈 바깥으로 빠져나온다.
"하아, 으…… 윽?!"
그리고 침대에 엎드린 채 거칠게 숨을 고르고 있는 그녀의 등을, 콜린은 다가가서 살짝 억눌렀다.
"코, 콜린 님…? 실험은 끝이라고……."
"실험은 끝이지. 그런데 너는 내가 이 권능을 얻기 전에도 범해지는 건 일상이었잖아?"
"히익……."
백설은 거의 울상이 되어서 콜린을 돌아본다.
"적어, 적어도 조금만 휴식을……."
"엉덩이 들어."
"아아아아……♥"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자 백설은 엎드린 채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몸에 각인된 복종이 생존본능을 이겨내는 모습을 백설은 원망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도망쳐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설의 신체는 야속하게도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수컷을 유혹하고 있었다.
"흐기이이이이이잇──♥"
그리고 이내 그녀의 보지에 양물이 쑤셔박히는 건 아주 당연한 수순이었다.
백설은 질내의 요철을 훑으며 자궁에 꽂히는 그 충격만으로도 분수를 내뿜으며 절정했다.
"힉♥ 흐이익♥ 크흑…♥"
쯔걱쯔걱.
물론이지만 수컷이 한 번 찌른 것만으로 만족하고 떠날 리가 없었다.
페니스가 끈적한 고기구멍을 마구 헤집으며 욕망을 탐했다.
"헤으으윽…♥"
교미는 이제 막 시작된 참이었다.
×
미간을 찌푸리고, 길게 하품을 내쉬었다.
역시 잠이 부족하다 싶어 루살카는이마를 짚었다.
모처럼 푹 잘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어제 콜린이라는소년에게 농락당했던 게 화근이었다.
조금만 마음이 풀어지면 그때의 모습이 떠올라 멋대로 몸이 흥분해버리고 만다.
루살카는 결국 그 음란한 상상에 번민하다가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다시 돌아가야 하니 또 제대로 못 잘 텐데…….'
비공식이긴 했지만 나름 사절의 역할을 맡을 수 있을 정도의 지위 정도는 가지고 있던 루살카였다.
어느 정도 얼굴이 팔려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신이 이쪽에 왔다는 건 최대한 알리고 싶지 않았다.
루살카, 그리고 그녀가 섬기는 주인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생각하면 이번 만남은 대외적으로 숨기는 편이 낫다.
그러니 혹여나 하는 가능성을 대비해서라도 기본적으로 도시 밖에서 노숙을 한다고 여겨둬야 한다.
…물론 루살카 본인이 여기까지 떠올릴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다만 이쪽에도 물론 책사니 참모니 하는 인종은 존재했고, 그저 그렇게 지령이 내려왔을 뿐이다.
'그 미치광이만 아니었어도, 남들 앞에서 그런 추태를 보일 일은 없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아랍 녀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말재주가 조금 뛰어나고 머리가 조금 잘 돌아가는 걸 제외하면 무엇 하나할 수 있는것도 없는 주제에.
루살카는속으로 그에 대한 욕설을 퍼부어준 뒤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노크 소리가 들려오고 문이 열린 것은 그 직후의 일이었다.
"콜린 님?"
"아, 이제 떠나실 준비를 하시는군요."
방으로 들어온 붉은 머리칼의 소년은 '그럴 줄 알았어요.'라고 덧붙이며배시시 웃는다.
거기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끌림이 느껴졌다.
살면서 보았던 남자들 가운데 가장 미모가 빼어나냐 묻는다면 그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야 미형이고, 평균보다 위에 있기는 했으나절세의 미인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홀린 듯 시선을 향하게 되어버린다.
거기에다 어제의 추잡한 기억까지 떠올라버리니 도통 평범하게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런 루살카의 마음을 아는 것일까 모르는것일까.
콜린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어제는 죄송해요. 루살카 씨가 귀여워서 그만."
"그… 아니, 귀엽다니……."
거리를 좁히는 그의 모습에 조금 당황하며 루살카는 시선을 돌렸다.
심장은 대체 왜 멋대로 뛰기 시작하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이 소년은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을 희롱하던 자였다.
'아니, 그래도 나름 기분 좋긴 했지만…….'
다만 돌이켜보니 콜린이 마냥 나빴다고 할 수는 없을지도…?
물론 마지막에 그런 식으로 휙 떠나버린 것 때문에 고생하긴 했지만…….
어느새 루살카는 무의식중에 그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제 일은 명백히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루살카는 굳이 따지자면 조금 우둔한 축에 속했다.
그런 그녀가 이런 때에 제대로 된 가치 판단이 이뤄질 리가 없었다.
방금 사과까지 했으니 사실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닐까? 무심코 그런 생각을 품어버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여기까지 와서 그걸 물고 넘어지면 괜히 치졸한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을까싶기도 했다.
"저, 혹시 괜찮으시면 문을 열어드릴까요?"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어느새 다른 화제가 튀어나와버렸다.
자연스럽게 조금 전의 이야기를 뭉개고 넘어간 것이었지만 루살카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문을 열어요…?"
"아, 그게 말이죠. 실은 여왕님께서 권능을 내려주셨거든요."
콜린은 자신이 받은 권능이 무엇인지 가볍게 설명을 해주었다.
"돌아가시느라 피곤하실 테고… 수단도 있으니 곧장 보내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요."
그러더니 콜린은 어떻게 안 되겠냐는 듯한, 조금 애틋하게까지 느껴지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 물론 괜찮고 말고요! 오히려 그렇게 해주시면 고마운걸요!"
호의를 베풀어줬는데 거절할 수야 없는 법이었다.
특히나 저런 표정을 하고 있는데 어찌 내칠 수 있을까.
루살카는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소년의 표정이 순식간에 환해진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루살카는 어쩐지 정화되는 기분이 드는 것도 같았다.
"대신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질문이라니, 뭔가요?"
이내 콜린은 조금 머뭇거리면서도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저는 어떠한 존재인가요?"
그의 말을 들은순간 루살카는 자신도 모르게 잠깐 얼굴을 찌푸렸다.
"말하기 곤란한 거면 그냥 무시하셔도……."
"앗, 아니에요! 그냥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 생각나서 그랬을 뿐이에요!"
무언가 말실수를 했나 싶어 어두워지는 그의 표정을 보더니, 루살카는 손짓을 해가며 자기가 오히려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 녀석이 말한 대로 되었다는 건 마음에 안 들지만……."
그리 중얼거리며 루살카는 주머니에서 밀봉된 편지를 꺼내어 콜린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뭔가요?"
"방금 말했던 녀석이, 콜린 님이 자신의 기원을 궁금해하면 드리라고 했던 물건이에요."
콜린은 그것을 바라보더니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아무튼 이만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지금 문을 열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네. 물론이죠."
아마 콜린도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러면 최대한 빨리 자리를 비켜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기에 루살카는 미소를 지으며 그리 말했다.
이내 콜린이 손을 뻗자, 천천히시꺼먼 구멍이 허공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럼 안녕히……."
마지막으로 작별인사를 남긴 뒤 떠나려고 했던 루살카였다.
그러나 그 순간 콜린이 성큼 한 걸음 다가오며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붙잡았다.
뒤이어 루살카의 뺨에 무언가 부드러운 촉감과 온기가 느껴졌다.
"다음에 봐요, 루살카 씨."
그것이 그의 입술이라는 걸 깨닫는 데에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뒤늦게 귀가 붉게 달아오르는 루살카를, 콜린은 장난기 어린 웃음으로 바라보았다.
"그때는 끝까지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수, 수고하셨습니다…!"
'끝까지'라고 하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제아무리 루살카라 하여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녀는 완전히 부끄러움에 가득 찬 얼굴이 되어선 기운찬 인사와 함께포탈 너머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콜린은 피식 웃고는 다시 문을 닫았다.
이어서 편지의 봉인을 떼어내고 내용물을 살폈다.
"…아랍어잖아."
그리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여기까지 오면 루살카가 싫어한다는 '그 녀석'도 누구인지는 감이 잡혔다.
알하자드. 그 미치광이 아랍인이겠지.
콜린은 한숨을 내쉬고는 곁에 난쟁이를 한 사람 소환했다.
"흐아암… 대체 무슨 일이야…?"
그녀는 나오자마자 전신으로 피곤함을 표현하며 항의했다.
물론 그것은 콜린의 생각이었을 뿐, 실제로 그런 마음을 품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척 보기에도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라는 건 확실했다.
"아이템을 쓸 일이 있어서요."
그녀의 이름은 아마이몬.
이전에 백설의 난쟁이였던 존재들 중 하나로, 현재는 '귀중품 보관'이라는 명목 하에 무기한 휴가를 받은 인물이었다.
아마이몬은 또다시 하품을 한 다음 목에 걸고 있던 펜던트를 콜린에게 넘겨줬다.
험프티 덤프티. 그녀가 보관하기로 한 아이템이라 해봐야 아직은 그것뿐이었다.
"그나저나 콜린 님. 이제 요술 모자도 생겼으니 나는 영원히 소환하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닐까…?"
"모자를 통째로 도둑맞으면 어쩌려고요?"
"으음… 그런가……."
안 그래도 적은 노동량을 더욱 줄이려고 하는 아마이몬의 제안에 콜린은 고개를 내저었다.
"나중에 싹 정리할 테니 준비는 해두세요."
"으잉… 귀찮은데."
지금의 콜린에게는 두 종류의 귀중품 보관 수단이 있었다.
하나는 난쟁이에게 맡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자에 담아두는 것이다.
전자는 거의 100% 안전한 반면, 후자는 꺼내고 넣는 게 효율적이다.
마치가 제후의 자리에 오르며 여러 아이템들을 얻기도 했으니 언제 한 번 확실히 분류를 해둘 필요가 있었다.
아무튼 그건 나중의 일이었다.
콜린은 펜던트의 체인을 목에 걸고 매달린 루비를 살짝 쥐었다.
손끝에 전해지는 루비의 감촉에 의식을 집중하며 글을 읽어나간다.
[다마스쿠스. 738년.
그대는 악몽이다.
벙어리가 대체로 옳다.
회임에 대한 염려는 당장은 불필요.
어떤 경우에도 남색은 불필요.
더욱 자세한 이야기는 원탁에서.
정치에 있어선 모든 존재가 잠재적 적. 각오해둘 것.]
"……."
"…콜린 님?"
그 글을 끝까지 읽고서 콜린은 잠시 침묵에 잠겼다.
"이거 참, 친절하셔라……."
그러더니 홀로 킥킥대며 웃었다.
"뭐, 뭐하는 거야?!"
하지만 이내 콜린이 취한 행동에는 항상 나른한 모습을 하고 있던 아마이몬조차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종이를 갈기갈기 찢은 뒤 입에 털어넣더니 꿀꺽 삼켜버린 것이다.
"증거인멸이에요."
"그럼 차라리 불로 태운다거나……."
"글쎄요… 불이 정말로 안전할지."
종이에 적혀있던 내용을 감안하면 불태우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당장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인멸 방식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보다 증거인멸이라니… 누구에게?"
뒤이은 아마이몬의 질문에 콜린은 그저 빙그레 웃으며 창문으로 다가갔다.
감시가 있으리라는 확신은 없지만 최대한 조심하는 게 좋겠지.
창문에 커튼을 치고 콜린은 몸을 빙그르 돌렸다.
"──전능하신 태양왕 전하."
이 세상에서가장 존귀하고 강대한 인물을, 콜린은 나지막히 불렀다.
콜린은 웃었다.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이유는 모른다. 계기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해졌다.
열두 제후의 일각, 바다마녀가 이 세계의 존엄에게 반기를 들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