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선호작, 댓글, 추천 감사드립니다.
스트리머 유하리
이다미는 게임은 전혀 모르는지 뚱한 표정으로 술만 들이켜고 있었다. 그녀가 특히 혐오하는 스타일이 바로 게임하는 남자였다. 도대체 그런 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 그런 면에서 게임 안 하는 강전기는 자기 이상형에 딱 부합하는 남자였다.
전기는 이쯤에서 다미도 좀 관리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왠지 대화에서 그녀가 겉돌고 있었다.
“다미는 술 잘 마시는구나?”
전기가 그녀에게 말을 건네자 다미가 도전적인 눈빛으로 그를 향해 술잔을 내밀었다.
“뭐 하세요? 한 잔 주시든가요.”
“그래. 자, 받아. 반갑다.”
이다미가 곧바로 한 잔을 쭉 들이켰다.
“너무 빨리 마시는 거 아냐?”
“선배, 저 술 세거든요. 걱정하지 마세요. 재미있는 게임 이야기나 마저 하세요.”
‘되게 까칠하네. 그런데 그게 또 매력이지. 유하리가 강아지라면 얘는 앙칼진 고양이네.’
드르르륵―
말을 마친 그녀가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 들어간 다미가 자신의 머리를 콩콩 쥐어박았다. 그녀는 거울로 붉어진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아이 씨… 오늘 내가 왜 이러지? 미치겠네.”
최근에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이상형을 만나서 그런 것 같았다. 평소에 참석도 안 하는 어색한 자리에 억지로 왔건만, 그 남자는 라이벌(?)에게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어휴. 짜증 나, 정말!! 게임 오타쿠들 등골이나 빼먹는 저런 가식적인 년이 뭐가 좋다고?!”
그녀가 상당히 열 받았는지 속에 있는 말을 직설적으로 내뱉었다.
“왜 나한테 관심이 별로 없는 거지? 내가 유하리 고년보다 못한 게 뭔데? 얼굴이 못생겼어? 키가 작아? 아니면 몸매가 별로야? 어이없네! 진짜!”
‘어디 한번 안 넘어오는가 보자. 언제 한번 따로 만나서 진지하게 꼬셔봐야겠어.’
오늘은 선수를 빼앗겼다고 생각했는지 다음 기회를 노려보는 다미였다.
‘조만간 체육교육과 오빠는 정리해야겠네. 그 오빠는 너무 근육 덩어리야. 자세히 보니 몸도 전기 오빠 쪽이 내 취향 같아. 흐음…….’
그러면서도 화장을 고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술자리가 끝나고 다들 집에 가는 길이었다. 사는 방향에 맞게 하나둘씩 흩어지고 있었다.
“형은 어느 방향이에요?”
“난 마포 쪽이야. 정우 너는?”
“전 집이 불광동이에요. 야… 이다미 너도 그쪽 방향 아니냐? 같이 가자.”
“아이 씨… 난 알아서 갈 거야.”
“잠깐… 야, 같이 가… 형, 들어가세요. 저 먼저 갈게요.”
한정우가 전기에게 꾸벅 인사하며 이다미를 따라갔다. 박찬영은 이미 꽐라가 되서 후배들이 둘러업고 있었다.
“하리는 집이 어느 쪽이야?”
“저 홍대 근방에서 자취해요, 오빠.”
“어? 나랑 같은 방향이네. 내가 데려다줄게. 같이 가자.”
유하리랑 방향이 같다니 상황이 술술 풀려나갔다. 둘은 서로 다정하게 이야기하며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얼마 후, 그녀의 집 앞에 도착했다. 그녀는 상태가 꽤 괜찮은 빌라에 사는 듯했다.
“오빠… 데려다주셔서 고마워요. 저 때문에 멀리 오셔서 어떻게 해요?”
“아니야, 내가 자취하는 곳도 여기서 얼마 안 걸려.”
“그럼…….”
‘어떡하지? 오늘 처음 만난 건데 벌써 들이대면 좀 이상하려나? 하리는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니 나한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구나.’
‘잠깐! 특정 호르몬 감지 기능이 있었지. 그런데 터치를 해야 나노 로봇이 침투하는데… 미친 척하고, 에잇…….’
“하리야, 오늘 즐거웠다. 잘 들어가고… 이제 우리 친하게 지내자.”
강전기가 유하리를 향해 오른손을 쓰윽 내밀었다. 지금 상황에 악수라니? 그가 생각하기에도 상당히 뜬금없었다. 뭐가 묻었다며 살짝 터치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스쳐 갔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에? 갑자기?”
“하하… 좀 어색한가?”
“킥킥, 그러니까요. 오빠, 갑자기 악수가 뭐예요… 초딩도 아니고.”
전기가 손을 거두고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강전기가 일단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찰나였다.
“오빠, 시간도 이른데 우리 집에서 커피나 한잔하고 가실래요? 저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 있어요. 별다방 캡슐도 있구요.”
“그, 그럴까?”
저녁을 일찍 먹어서 그런지 아직도 밤 9시 30분밖에 되지 않았다.
“에이… 괜찮아요. 오빠가 뭐 나쁜 사람도 아니고… 그렇죠?”
유하리가 강전기를 보며 방긋 미소 지었다. 새하얀 치아가 매력적이었다.
“으응? 물론 당연하지.”
전기는 전혀 경계를 안 하는 그녀를 따라 빌라에 들어섰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방에서 기분 좋은 향기가 났다. 따로 치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집 안이 깔끔했다. 복층 구조의 원룸으로 평수가 넉넉해서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 집 안이 깔끔하네. 원래 부지런한 스타일인가? 음… 좋은 냄새! 이게 바로 여자 방에서 나는 향기로구나.’
36년 만에 처음으로 여자방에 들어와 본 전기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심장이 쿵쿵 뛰고 있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혼자 흥분한 꼴이라니… 그는 가까스로 정신 줄을 잡고 있었다.
“오빠… 집이 좀 좁죠?”
“아니… 복층이라 그런지 괜찮은데? 저기 위에서 자나 봐?”
오자마자 침대의 위치부터 체크하는 강전기였다. 그의 눈이 소년 탐정 김전일처럼 예리하게 빛나고 있었다.
“맞아요. 거기서 자요. 그리고 방송은 저쪽 책상에서 하구요.”
그가 옆을 보니 컴퓨터와 모니터들이 복잡하게 책상 위에 설치되어 있었다.
“컴퓨터가 두 대네? 여기서 게임하고 방송하면서 리액션도 하고 그러는구나?”
“네, 아직은 방송하는 게 재미있어요. 제가 어느 정도 게임을 잘하기도 하구요.”
“그거 대단하네. 그런데 진짜 카메라가 없네?”
“아… 캠요? 아직은 약간 부담스러워서요. 시청자들 실망할까 봐.”
“엥? 방금 한 말 좆크지?”
“조크요?”
“시청자들 실망할까 봐 얼굴 공개를 못 한다며? 그게 농담 아니고 뭐야.”
“아니, 진짠데요. 저 외모에 그다지 자신이…….”
“에이… 너 얼굴 공개하면 천 명이 뭐야. 시청자 수 엄청 떡상할걸?”
“아니에요. 제가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 자신도 없고… 지금도 충분해요.”
‘응? 그러니까 뭐야. 지금도 돈을 충분히 벌고 있다는 건가?’
“한 달에 수익이 얼마나 되는 거야? 그냥 궁금해서 그래.”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오빠한테만 알려드릴게요. 한 오… 오백 정도.”
“와… 너 대단하구나? 방송 시작한 지 얼마나 됐어?”
“이제 8개월 정도 됐는데요. 수익이 나기 시작한 건 한 6개월 전쯤부터? 제가 인천이 집인데 아무래도 집에 가족들이 있어서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겸사겸사 2학기부터 독립하게 됐어요.”
‘뭐야… 그럼 벌써 한 2천만 원 정도는 모았겠는데? 만약 얼굴 공개하면? 시청자 수 몇 배로 떡상할 것 같은데 한 달에 몇천만 원은 우습게 당기겠는걸? 와… 요즘은 목소리 좋고 얼굴 예쁘면 이렇게 쉽게 큰돈을 버는구나. 괜히 힘들게 걸그룹 같은 거 안 해도 되겠는데?’
“시청자들이 얼굴 왜 공개 안 하냐고 안 그래?”
“방송할 때 외모 이야기는 금지예요. 그걸로 어그로 끌면 강퇴한다고 공지해도 계속 말이 나오더라구요. 그나마 채팅 창은 매니저가 계속 지우긴 하는데 게시판에서 분탕질 치거나 악플을 달기도 하고 메시지로 욕을 잔뜩 보낼 때도 있어요.”
“그건 나름 스트레스겠네.”
“요즘 그거 때문에 고민이에요.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래, 보기보다 네가 멘탈이 꽤 강하구나.”
“강하긴요. 뭐, 어쩔 수 있나요. 남의 돈 벌기가 쉬울 리가 없죠.”
“암… 어렵지.”
강전기가 유하리의 말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생에 두 번의 주식 투자로 30억을 벌었지만, 그건 20년 이상 연예계와 걸그룹을 분석한 결과다. 절대 쉽게 번 게 아니야.’
자신은 결코 운으로 돈을 번 게 아니라고 정신 승리 중인 전기였다.
“아이, 참. 내 정신 좀 봐. 오빠 혹시 커피 어떻게 드세요?”
“그냥 난 시럽 넣어서 달달하게 라테로 먹어.”
“킥… 오빠 좀 초딩 입맛이구나. 잠깐만 앉아서 기다리세요. 제가 맛있게 만들어 드릴게요.”
그녀가 기계에 커피 캡슐을 넣고 커피를 내렸다. 그리고 텀블러에 우유를 타고 라테를 만들어 그에게 가져왔다.
“오빠, 여기 커피 드세요. 어맛…….”
유하리가 커피를 든 상태에서 갑자기 휘청하더니 강전기 쪽으로 넘어지는 게 아닌가! 뜨거운 커피가 그의 상의와 청바지에 쏟아졌다.
“으악… 앗뜨뜨뜨…….”
“어머머… 이걸 어떡해요… 오빠, 괜찮으세요?”
안절부절못하던 유하리가 후다닥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을 묻혀 수건을 가져왔고 전기의 옷을 들어 커피를 닦아내었다.
“괜, 괜찮아.”
“잉… 어떡해… 오빠 배가 빨개졌어요.”
유하리가 붉어진 강전기의 배를 손가락으로 눌러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걱정 마. 펄펄 끓는 물도 아니었는데, 뭐… 청바지는 두꺼워서 괜찮고 배만 좀 그러네.”
갑자기 머릿속에 공지가 떴다.
[띠링… 나노 로봇 침투 중… 특정 호르몬 분석을 시작합니다. 도파민 85/100, 아드레날린 95/100.]
[해당 개체는 현재 호감도가 높고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입니다. 언제든 섹스가 가능합니다. 정확도 85%.]
‘응? 대체 뭐야?’
그는 황당함을 느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유하리의 얼굴을 쳐다봤다. 하지만 그녀의 당황한 얼굴에서 어떤 이상한 점도 느낄 수 없었다.
‘뭐지? 분석이 사실이라면 완전 이거 연말 연기대상감이잖아? 그렇다면…….’
“하리야, 미안한데 남는 옷 좀 있어? 좀 벗어야 하겠는데…….”
“아… 맞다. 오빠, 얼른 벗으세요. 제가 빨아서 말려드릴게요. 우리 집 세탁기 건조 기능까지 있는 모델이에요.”
그녀가 옷장을 뒤졌고 강전기는 천천히 젖어버린 폴로 티와 청바지를 벗었다.
“오빠, 어쩌죠? 맞는 옷이 없는 것… 꺄아…….”
드로어즈 팬티만 입고 서있는 강전기가 유하리의 시야에 들어왔다. 눈을 가린다고 가렸는데 이미 강전기의 벗은 몸을 다 보게 되었다.
“오, 오빠. 갑자기 그렇게 서있으면 어떡해요. 깜짝 놀랐잖아요.”
“어쩔 수 없었어. 좀 있으면 팬티까지 젖게 생겼거든.”
강전기는 매끈하게 잘빠진 몸매를 자랑이라도 하듯 당당하게 서있었다. 유하리가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 강전기의 옷을 수거해 갔다.
세탁실에서 하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키가 너무 커서 맞는 옷이 없을 거 같아요. 제가 좀 키가 작아서요…….”
‘키가 작긴 뭐가 작아, 나한테 딱 맞지. 이 앙큼한 것. 후후후. 이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까나?’
“응, 괜찮아. 그냥 벗고 있지, 뭐. 너만 괜찮다면…….”
그녀가 쭈뼛쭈뼛하며 전기에게 다가왔다.
“오빠, 건조까지 2시간 30분 정도 걸릴 거 같아요. 어떡하죠?”
“뭘 어떡해. 옷 다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야지.”
“화 안 나셨죠?”
“아냐, 내가 화낼 게 뭐가 있어. 그냥 실수인데.”
“그게요. 오빠가 그러고 있으니까… 창피할까 봐 그러는 거죠.”
그녀의 그 말에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아드레날린 수치가 95%에 육박하면서도 지능적으로 연기하는 하리를 보니 귀엽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귀요미인데 말이다. 아무래도 먼저 본인의 입으로 말하는 타입은 아닌 모양이었다.
‘말로만 듣던 내숭파인가? 그렇다면…….’
“창피하긴? 나 몸에 자부심 있는 남자야.”
“네?”
“너 이런 몸 어디서 본 적 있어? 이런 몸을 가진 사람이 창피함이란 게 있을까?”
강전기가 흡사 다비드상처럼 포즈를 취했다.
“꺄악… 오빠, 왜 그래요. 징그럽게…….”
“핫핫…….”
갑자기 엎드려 푸시업까지 하는 강전기였다.
“오빠 너무 웃겨요. 킥킥…….”
“그래? 그럼 이걸 보고도 웃을 수 있을까?”
전기가 벌떡 일어나더니 허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나름 몸에 밀착되는 드로어즈 팬티라 일반 트렁크형 사각팬티와는 다른 야릇한 분위기였다. 흥분으로 다소간 팽창한 그의 분신의 굴곡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마치 전기뱀장어가 똬리를 튼 것처럼 말이다.
“오, 오빠.”
“왜? 이거 봐. 허벅지 굉장하지? 이게 바로 말 근육이라고 하거든?”
“에?”
“하리야, 너 지금 어딜 보고 있는 거니? 설마?”
강전기가 홀딱 벗고 있는 상태 그대로 뚜벅뚜벅 그녀에게 걸어갔다. 유하리는 깜짝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왜, 왜 그래요, 오빠.”
뒷걸음질 치던 그녀의 몸이 벽에 닿았다. 마치 「가을의 동화」에서 남주인공인 원반이 성해교에게 고백할 때와 같은 포즈가 연출되었다. 물론 강전기가 홀딱 벗고 있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그야말로 「가을의 동화」 성인용 버전!
“보고 싶으면 당당하게 봐. 본다고 닳아 없어지지 않아.”
오글거리는 멘트가 뇌를 거치지 않은 채 입 밖으로 튀어 나갔다. 말하고도 부끄러웠지만, 그의 몸은 진실했다. 그의 대물이 신축성 있는 팬티를 찢어버릴 정도로 솟구쳐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유하리의 눈이 부릅떠졌다. 마치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카페X네 음악이 나오는 듯한 느낌은 그의 착각이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