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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엑스트라 등장!
2부 미국편은 강전기가 미국에서 빌드업하는 모습과
핑크엔진의 SNS 활약 위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반응 구리면 최대한 앞당겨 3부 데뷔편으로 급발진? ㅋㅋ
사실 이번편은 그냥 쓰다가 저도 모르게 막 써재낀 이야기입니다.
가끔 쓸때 삼천포로 빠지면서 글이 저절로 써질때가 있어요. 참고로
네임드로즈는 원래 등장시키려 하지 않았던 그룹입니다.
항상 선작, 댓글, 추천 감사드립니다.^^
뉴욕 가는 길 (2부 시작)
“꺄아악~ 초향아! 무슨 짓이야.”
박 터지는 소리에 놀란 신디가 비명을 질렀다.
“언니, 괜찮아? 이 자식이 무슨 짓 한 거야? 혹시 스토커야?”
신디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괜찮으냐고 물어보는 초향을 두 팔로 밀쳐내고 좌석 위에 그대로 쓰러진 강전기에게 다가갔다.
“언니, 미쳤어? 왜 그러는 거야. 조심하라고!”
“쉿! 너 조용히 안 해? 왜 생사람을 때리고 난리야? 그리고 누가 스토커래?”
기내에서 난데없이 오가는 고성에 무슨 일인지 주위 사람들까지 웅성대기 시작했다. 다행히 주위에는 네임드로즈 멤버와 그들의 스태프뿐이었는지라 아직 무슨 일이 생겼는지 승무원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승무원이 빠르게 다가오더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강전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 고객님, 괜찮으세요? 고객님?”
한빛나는 코에서 피를 흘리며 좌석에 그대로 뻗어있는 그 잘생긴 청년을 살펴보고 있었다. 피가 좀 나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긴 한데 크게 다친 건 아닌 듯했다. 그녀는 흐르는 피를 휴지로 닦았다.
“어… 어때요? 괜찮은 건가요?”
강전기의 안위를 묻는 신디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고객님… 진정하세요. 괜찮으신 것 같습니다. 코의 단순 출혈이에요.”
“심각한 소리가 났었는데요?”
한편, 어처구니없게도 안면에 강력한 킥을 한 방 먹은 강전기는 두 눈앞에 진짜로 번쩍이는 별이 보였다.
‘크허헉…….’
치료 나노 머신이 가동되자 정신을 급속도로 차리게 되었다. 그나마 레이카 때처럼 뼈에 금이 가거나 한 게 아닌 경미한 부상인 것 같았다.
‘크으윽… 이… 이런 게 바로 UFC식 타격인가? 정말 타이밍이 예술이었다. 진짜 완벽하게 맞았어. KO 일보 직전이었다고!’
가만히 있었으면 단단한 머리에 맞았을 텐데 괜히 일어서다가 마치 크로스 카운터처럼 안면에 킥을 먹고 뇌가 흔들린 것이다.
강전기가 제정신을 차리자 그의 시야에 승무원 한빛나와 신디의 걱정스러운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으, 아으……. 응?”
코가 뭐에 막힌 것처럼 아주 답답한 것 같자 힘을 주어 콧속을 뚫었다. 퐁 하는 소리가 들리며 그의 콧속에 껴있던 휴지 뭉치 두 개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어 정신을 차렸다.
“괜찮으세요?”
“괜… 괜찮습니다.”
“미안해요. 저희 멤버가 오해해서 그만…….”
강전기가 신디의 옆에서 두 손을 모으고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초향을 보았다. 다시 코가 간질간질한 것 같자 손등으로 코 밑을 스윽 닦았다.
“어… 시발… 피…….”
코피가 인제야 멈췄다. 강전기는 자신의 코에서 빼낸 시뻘건 휴지 뭉치를 작은 봉지에 조심스럽게 담았다.
“정말 죄송합니닷…….”
매니저와 네임드로즈 멤버 전원이 비즈니스석 통로에 서서 강전기에게 사죄했다. 하지만 짜증으로 강전기의 표정이 펴질 줄을 몰랐다. 그의 표정에 짜증이 감돌았다.
“아… 예…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뭐. 원래 사람 사는 세상이 그렇잖아요. 오해로 사람도 죽이고…….”
“큭…….”
이 사건의 시발점이었던 초향의 얼굴이 급격히 썩어들어 갔다.
초향은 네임드로즈의 중국인 멤버로 8등신 몸으로 추는 강력한 댄스가 일품인 멤버였다.
하지만 예능에서는 약간 어눌한 모습으로 웃음을 주는 예능 캐릭터이기도 했다. 그녀의 댄스 실력과 아름다운 춤 선은 정평이 나있으며 한국인 멤버 재은과 더불어 네임드로즈의 댄스를 쌍끌이하는 멤버였다.
“죄… 죄송합니닷!”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초향의 얼굴을 보자 어느 정도 화가 누그러지는 강전기였다.
“일단 알았고요. 주세요, 제 거 무선 이어폰.”
신디는 두 손에 꼭 쥐고 있던 이어폰을 강전기에게 건네주었다. 조심스럽게 건네는 그 모습이 꼭 죄를 지은 사람 같아 보였다.
그는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휴… 너희가 무슨 죄가 있겠니. 죄가 있다면 그런 식으로 미친 곡을 뽑아낸 내가 잘못이지.’
약간 반장난식으로 만든 곡이지만 사람의 감정을 마음대로 조절해 버리는 엄청난 흐름의 곡이었다.
‘솔직히 일반인에게는 아무런 이상이 없을 그런 곡들인데… 하필 신디가 감성이 그렇게 풍부할 줄이야. 난 하도 강하게 랩하길래 진짜 무슨 백합물(GL)에 나오는 캐릭터인 줄 알았다고…….’
“하… 나름 유명하신 분들인데 그냥 제가 참고 넘어가겠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매니저 이하 멤버 전원이 90도로 인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네임드로즈는 항상 악의적인 소문에 시달렸다. 싸가지가 없다, 일진이다, 팬들을 우습게 안다 등등……. 사소한 일, 우연히 찍힌 사진으로도 모함과 사실 호도가 끊이질 않았던 것이다.
만약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면 국내 신문은 물론 해외 언론 매체에까지 대문짝만 하게 ‘네임드로즈 폭행 시비, 네임드로즈 폭행, 일반인 중상’ 이런 식으로 자극적인 기사들이 쏟아질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대인배스러운 결정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약소하나마 선물로 M케이콘 1등석 좌석 두 장을 드릴 테니 요긴하게 쓰시길 바랍니다.”
“뭐… 별로 관심은 없긴 한데… 주신다고 하니 받긴 할게요.”
강전기는 매니저의 말에 관심 없는 척 고개를 살살 끄덕였다. 실제로도 그의 머릿속엔 온통 그 짓(?) 생각으로 가득 차있었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건 팩트긴 했다.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는 충격을 수습하려는 듯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기내식을 먹기 시작했다.
‘으음… 에너지를 써서 그런가. 기내식 따위가 이렇게 꿀맛이라니… 역시 시장이 반찬이야. 제일 맛있는 음식이란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이 맞는 듯…….’
마치 외갓집 할머니가 상을 차려주며 해주는 것 같은 소리를 서슴없이 지껄이는 강전기였다.
‘젠장… 걸그룹 멤버한테 얻어맞다니 굴욕이다. 강전기…….’
얼굴을 계속 찌푸리고 있자 옆에서 같이 식사하고 있던 신디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정말 괜찮으신 거죠?”
“괜찮습니다.”
“안 괜찮으신 거 같은데요.”
“거참… 제 몸 보시면 모르세요? 저 엄청 튼튼한 통뼈입니다. 아무리 초향 씨가 쿵푸를 배웠다지만 저는 진짜 아무렇지도 않아요. 여자 발차기는 진짜 별것도 아니라고요.”
“하… 하지만 뭐가 깨지는 소리가 났는데…….”
“잘못 들으신 거겠죠.”
솔직히 말하면 웬만한 남자도 거의 골로 보내버릴 만한 가공할 킥이었다. 하지만 역시 탈인간급 근력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는 그다지 위협적이진 않았다.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신디가 이제야 안도하는 듯했다.
“죄송한데요. 그쪽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강전기라고 합니다. 강전기.”
“아… 전기 씨구나. 이름 한번 특이하시네요.”
“별명이 감전사입니다. 오늘은 폭행치사고요.”
“…….”
강전기의 차가운 말에 다시금 둘 사이엔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강전기는 문득 이 사건의 원인이었던 그의 음악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곡 좋았나요?”
강전기가 한층 누그러진 음정으로 신디에게 질문했다.
“좋았느냐고요? 아니요. 마지막 곡을 듣는 순간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너무 외롭고 마치 모든 게 사라지고 아무것도 없는 그런 느낌이랄까. 요즘에 약간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저도 모르게 정말로 눈물이 막 쏟아지더라고요.”
‘당연하지. 제대로 현타 오고 나서 쓴 대작이거든. 범우주적 고독을 표현한…….’
“미안합니다. 신디 씨가 그렇게 감성이 풍부하신 분인 줄 몰랐어요. 일반인들은 들어도 전혀 상관없거든요.”
“하아… 혹시 두 번째 곡 제가 흥얼거리는 거 기억나세요? 그걸 꼭 되살리고 싶은데 마지막 곡 때문에 기억이 도저히 나질 않아요.”
신디는 뭔가 새로운 악상이 떠오른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아… 그거요? 그거라면 제 머릿속에 다 들어있습니다.”
“에? 정말요?”
“왜요. 또 아까처럼 못 믿으시는 거예요?”
“아… 아뇨… 절대 아니에요. 어떻게 사람이 그걸 한번 듣고 외울 수가 있나 싶어서요.”
“그야 전 사람이 아니니까요.”
‘신디야, 오빤 그냥 사람이 아니야. 작곡 천재 리얼돌 프로듀서라고!’
“네? 푸흣… 큭큭……. 갑자기 뭐예요.”
신디는 아주 멀쩡한 표정으로 농담하는 강전기를 보자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저 지금 개그 친 거 아닙니다. 진짜예요.”
“알았어요, 알았어요. 제가 이해할게요.”
“지금 저 머리에 충격받고 이상해졌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시죠?”
“헙… 아… 너무 웃겨. 아하하하하…….”
신디는 뭐가 그리 웃긴지 한참을 깔깔거렸다.
‘웃어? 어이없네, 이 아가씨야… 나라서 다행이지 살인 병기 레이카한테 이랬으면 너희는 다들 사망 각이라고! 병풍 뒤 향내 각!’
그는 묵묵히 기내식을 싹싹 핥아 먹다시피 싹 비웠다. 자기도 모르게 옆에 앉은 신디의 기내식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강전기였다.
“드릴까요? 저는 입맛이 없어요.”
신디가 숟가락을 플레이트에 내려놓으며 자신의 기내식을 가리켰다.
“아… 혹시 다이어트? 남기시려면 저 주시든가요. 한 방 맞고 나니 배가 엄청 고프네요.”
“훗… 여기요…….”
강전기는 음식을 다 비운 뒤 한빛나 승무원에게 달달한 커피 한 잔을 달라고 했다. 한빛나는 커피를 가져다준 뒤 강전기를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괜찮으신 거 맞으시죠?”
“아, 예……. 이제는 좀 괜찮은 거 같습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뭘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
한빛나의 얼굴에서 눈부신 미소가 흘러나왔다.
‘어우… 얘도 얼굴에서 빛이 나네. 단아하고… 말하는 것도 사근사근하고…….’
“어? 잠시만요. 턱에 피가 좀 묻으셨어요.”
한빛나가 허리를 숙이더니 물티슈를 쥔 하얀 손이 강전기의 얼굴 근처로 접근했다. 그녀의 몸이 강전기에게 밀착되자 향수 냄새가 강전기의 코로 훅 들어왔다.
‘으음… 이 향기… 커허헉… 제복 라인 보소. 미쳤다. 한빛나 승무원과 파일럿 놀이하고 싶다.’
“됐습니다. 지워졌어요.”
“가… 감사합니다.”
그 순간 한빛나의 눈이 강전기의 하체를 쓰윽 하고 훑어보는 게 아닌가?
‘흠… 허벅지가 탄탄하네.’
강전기의 거시기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듯 살짝 부풀어 올랐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가 잘 늘어나지 않는 바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열네 시간 동안 뉴욕으로 가는 직항 비행기에서 두 여인의 케어를 받게 되었다.
강전기와 네임드로즈를 태운 비행기가 JFK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그는 그 일행과 다시 인사하며 헤어졌다. 그녀들과의 인연은 짧았고, 그다지 좋은 일도 아니었지만 걸그룹과 헤어지는 것은 역시 슬픈 일이었다.
“시간 나시면 꼭 두 번째 곡 좀 보내주세요. 꼭이요!”
“글쎄요… 그럼…….”
신디가 냅킨에 적은 전화번호를 쥐여주었지만, 강전기는 미소만 지은 채 대답하지 않고 몸을 돌려 그들과 멀어졌다.
신디는 그의 넓은 등판을 묵묵히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언니, 그 남자 이제 안 보여.”
“그래.”
“왜? 맘에 들었어? 대시라도 해보지? 엄청 잘생겼던데…….”
“아… 아냐…….”
“아니긴… 언니 얼굴 빨개졌어. 푸훗…….”
네임드로즈의 메인 보컬인 라미가 처음 보는 신디의 모습에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게… 우리 리다, 얼굴이 불타는 고구마다. 버닝! 파이어…….”
“야! 초향이 너 죽을래? 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 아냐……. 내가 진짜 못 살아.”
“나중에 연락 올 거야.”
“정말 연락이 올까?”
“언니가 누군지 잊었어? 세계 최강 걸그룹! 리더 신디라고!”
“후후…….”
라미의 칭찬에 신디의 얼굴에 자신감이 피어났다.
“그렇지. 우리는 네임드로즈라고…….”
“언니, 그런데 나 아까 그 사람 보고 진짜 깜짝 놀랐잖아. .EXE의 에릭이 같은 비행기에 탔나 했다니까?”
그 말을 한 건 네임드로즈의 메인 댄서 재은이었다.
“에이, 얼굴이 좀 닮은 거지… 에릭보다 덩치가 훨씬 좋은데 어떻게 그걸 헷갈리냐…….”
“그냥 재미로 하는 소리야. 살짝 잘못 봤지. 얼굴은 닮긴 닮았잖아. 솔직히…….”
* * *
한편, 강전기는 미국에 입국 절차를 끝내고 한국에서 공수해 온 짐을 찾았다. 그는 짐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겼다.
‘네임드로즈. 앞으로 핑크엔진이 반드시 척결해야 하는 대상이야. 걸그룹계의 적폐 같은 존재…….’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강전기에게 걸크러시란 적폐에 불과했다.
‘너희는 조만간 그 자리를 우리 애들에게 내줘야 할 거야. 흐흐흐…….’
강전기는 러블리한 코드가 없는 걸크러시 계열에 유독 엄격하고 냉정했다. 물론 노래는 열심히 듣는지라 다 알고는 있었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뿐.
당연히 네임드로즈도 예외가 아니었다. 강전기의 취향은 러블리, 청순, 혹은 씹덕 계열이었으니까.
컨베이어를 따라 전기의 여행용 캐리어가 멀리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 이거 비싼 게 기스가 다 났잖아. 뭐야… 삼손나이트. 이거 메이드 인 차이나야? 썅…….”
강전기가 어디에서 긁혔는지 정체 모를 캐리어의 자국에 신경질을 내고 있었다.
“에이… 오늘은 일진이 진짜 사납네. 짜증 나.”
강전기는 캐리어의 스크래치가 마치 자신의 자존심 같다는 생각을 했다. 걸그룹 멤버에게 그림 같은 킥을 허용하고 쌍코피가 터진 것은 인간계 최강 야수(?)에게 수치이자 오점이었으니까.
* * *
현재 뉴욕은 저녁이었다.
“쓰읍… 어우… 코야. 일단은 가까운 호텔로 갈까? 오늘은 거기서 묵고 나서 한 달 정도 빌린 숙소는 내일부터 쓰면 된다고 했지? 젠장… 돈 거덜 나네. 뉴욕 숙소 장기 렌털비도 더럽게 비싸던데…….”
강전기는 짐을 들고 출구를 찾아 터덜터덜 걸어갔다.
공항을 나오자 싸늘한 겨울바람이 그를 맞이했다.
“오우… 쌀쌀하네. 이곳이 뉴욕인가? 흠흠… 공기는 서울보다 낫네? 오오… 드디어 내가 미국에 왔구나. 크하하… 출세했네, 출세했어… 좋아. 꿈은 크게 가져야지. 앞으론 글로벌하게 좀 놀아보자. 어으으… 그런데 너무 춥다. 얼른 호텔로 가서 저녁이나 먹어야겠어. 후…….”
그의 입가에서 허연 김이 나왔다. 그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Kstream 미디어에서 잡아준 힐튼 호텔의 무료 셔틀버스를 겨우 찾았다.
그는 짐을 싣고 버스에 올라탔다. 가는 길에 음악이나 듣기 위해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으려는 순간,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요…….”
그 여인은 버스 앞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허겁지겁 강전기를 쫓아온 코리아 에어의 한빛나 승무원이었다. 그녀는 숨이 차는지 가슴을 헐떡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