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173화 (173/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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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아침에도 한편 올렸습니다.(171편) 그리고 자정에 두편을 올렸습니다.(172, 173화) 회차 확인바랍니다. 제가 정기적으로 연참을 안하다보니 두편을 올린날은 먼저 올린 편수의 조회수가 200분쯤은 빠집니다.(167화 ㅠㅠ) 안 읽고 건너 뛰면서 읽는 분들 의외로 많아요. 건너뛰면 스토리가 이상하고 느껴지지 않나요. ㅠㅠ (삭제 예정)

선작, 댓글, 추천 감사드립니다. 쿠폰 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고난이도 이화 미션!

이화는 마치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와 날개가 없어진 것을 깨달은 천사처럼 본인의 처지를 자각하고 말았다. 이제는 당분간 날개 없이 지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말이다.

자신의 얼굴의 흉터는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었다. 강전기에게는 특히나 더했다. 그녀는 벗겨진 자신의 상의를 되찾으려 하는 게 아니라 마스크를 철저히 사수했다.

“이, 이화야. 나는 괜찮아. 나한테 흉터쯤은 아무것도 아니야.”

“싫, 싫어.”

그녀는 겁에 질린 사람처럼 보였다. 심지어 지금의 자신의 처지로는 남자와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어. 정말이야.”

“거짓말! 오빤 내 얼굴을 보면 놀라서 도망갈지도 몰라.”

“아니야, 절대 아니야!”

강전기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최대한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해 그녀를 설득해 보려고 했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이러다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연기는 영화배우 귀싸대기를 칠 정도로 능숙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점점 부풀어있던 그의 거시기에서 피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아… 안 돼.’

이화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항상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 속에서 살고 있었다. 항상 자신을 따라다니는 언론과 초고화질 카메라로 몸을 구석구석까지, 일거수일투족을 찍어대는 찍덕, 방송국에 가더라도 언제나 자신의 외모와 몸매에 관해 이야기했다. 모든 방송의 첫마디가 예쁘다, 몸매가 어쩜 그렇게 좋으냐는 질문으로 시작하곤 했으니까.

그래서 그녀는 외모에 대해서 철저하고 민감할 정도로 관리하는 게 습관이 된 사람이었다. 심지어 얼굴 수술을 하고도 운동으로 몸매 관리를 해서 병원 의사들조차 혀를 차게 만든 이가 바로 이화였다.

그녀는 강전기와 음란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다가 자신의 처지를 깜빡 잊고 있었는데, 그가 자신의 마스크를 벗기려 하자 다시 자신의 상태를 자각한 것이다.

“오빠, 미안해.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 그, 그런 문자를 보내는 게 아닌데…….”

‘…안 돼. 이화야, 안 돼. 제정신이 들며언!! 제발…….’

강전기는 상황이 무척이나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가다간 양평까지 와서 헛물만 들이켠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이화야, 미안해. 내가 괜히 그랬나 봐. 그냥 마스크 안 벗어도 돼. 까짓 거… 우리 하던 거 다시 하자.”

이화는 강전기의 말을 듣고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과연 마스크를 끼고 애정 행각을 벌이는 게 맞는지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화도 경험이 없는 건 아니었다. 두 명 정도 사귄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관계 중 어떠한 행위가 일어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얼마 안 되는 경험이긴 하지만 삽입 섹스에서 그리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던 그녀는 키스와 패딩같이 서로 물고 빠는 것을 통해 쾌락을 느끼는 스타일이었다.

“오빠, 이건 아닌 거 같아. 미안.”

그녀는 드디어 결심했는지 이건 아닌 거 같다며 전기를 밀어냈다.

“넌… 어떻게 너, 너만 생각하니. 그날 새벽도 그렇고 너만 좋으면 다야?”

“정말 미안해.”

강전기도 이화의 급작스러운 변화에 빡이 쳤는지 좋은 말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만큼 그가 느낀 박탈감은 상상외로 컸다.

어떻게 보면 매달리는 신세가 된 강전기였다. 한 발을 빼고 난 뒤 느끼는 현자 타임, 현타가 있다면, 지금 그가 느끼는 현재 감정은 분노 타임, 분타였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자신의 빰을 후려갈기기 시작했다.

짝! 짝!

“오빠! 갑자기 왜 그래요?”

“아, 아무것도 아냐.”

강전기는 걱정하는 이화를 보고 괜찮다며 손을 들었다.

‘강전기, 이 머저리 같은 자식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이거늘. 넌 어쩌자고 화부터 내는 거냐. 네가 아마추어야? 머리는 장식이냐고! 너는 해답을 찾을 거야. 좀 냉정해지라고!’

“이화야, 오빠한테 5분만 생각할 시간을 줄래? 잠깐 방에 들어가 있어봐.”

“응? 알았어. 5분이면 돼?”

“그래, 5분만.”

“그, 그럼 내 옷 좀…….”

이화가 강전기가 손에 쥐고 있는 자신의 상의를 가리켰다. 그러자 강전기는 얼른 방에 들어가라며 말없이 손가락으로 방문을 가리켰다.

“알았어. 5분 있다가 나오면 줘야 해?”

그는 이화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화는 자신을 보지도 않고 생각에 빠져있는 강전기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다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방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그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생각해 봐! 이화의 모든 걸 다 떠올려보라고! 강전기 이 빌어먹을 자식아! 답은 분명히 있어!”

그는 자학해 가며 자신을 극한으로 몰고 가고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 진정한 영웅이 탄생하는 법이며, 최악의 상황에서 극적으로 살길이 보이는 법이었다. 이른바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였다.

강전기의 슈퍼컴퓨터(?)가 맹렬히 가동되기 시작했다. 그는 이화의 어릴 적 기억, 그녀가 나왔던 방송,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미튜브에서 봤던 브이로그까지 모조리 떠올리기 시작했다.

가동 3분 만에 그는 가느다란 실마리 하나를 발견했다. 눈을 감은 그의 표정에서 미미한 변화가 감지됐다. 이화의 손바닥만 한 흰색 스판기가 있는 상의를 손에 꼭 쥐고 그것을 놓지 않고 있었다.

갑자기 그의 손이 미미하게 떨려왔다. 칠흑 같은 어둠의 끝에서 희미한 한 줄기의 빛이 비치고 있었다.

‘찾, 찾았다. 바로 그거야. 유레카!’

눈을 번쩍 뜬 강전기의 눈에서 10년은 늙어버린 사내의 담담한 눈빛이 흘러나왔다.

그는 식탁 메모지에 무언가 글을 써놓고 아까 1층을 둘러볼 때 발견한 간이 서재로 들어갔다.

한편, 작은 방에서 초조하게 시간을 기다리던 이화가 강전기의 문자를 받았다.

[나와도 돼. 식탁 위 메모지를 읽어봐.]

이화는 메시지를 읽고 고개를 갸웃했다.

그녀는 강전기의 메시지대로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 식탁 위에 있는 메모지를 집어 들었다. 그 종이에는 세 마디의 말이 적혀있었다.

[‘서재’, ’천재 작가와 나’, ‘신들린 연기’]

‘응? 이게 무슨…….’

이화는 순간적으로 이 메모를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현재 전기 오빠가 서재로 이동했다는 사실만 짐작할 뿐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서재로 걸어갔다. 그리고 방문을 열었을 때 그가 써놓았던 메모의 ‘천재 작가와 나’, ‘신들린 연기’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이화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아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강전기는 책상 옆 의자에 앉아 허공을 보며 손으로 책을 짚어가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아까 자신이 입고 있었던 스판 상의를 이용해 끈처럼 늘려서 뒤로 묶어 두 눈을 가리고 있었다.

문 여는 소리를 들었는지 강전기가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짓고 있었다.

“미소 왔니?”

이화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연기 모드로 진입하고 있었다.

“네. 저 왔어요, 아저씨.”

이것은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 「천재 작가와 나」의 한 장면이었다.

「천재 작가와 나」는 한창 드라마 촬영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던 이화가 노개런티로 주연을 맡은 독립 영화였는데, 딱 3일간 촬영하고 각종 독립영화제를 휩쓴 명작이었다. 그녀는 그 작품으로 여우주연상을 받고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당당히 영화계까지 입성할 수 있었다.

「천재 작가와 나」는 시각 장애인인 20대 후반의 천재 작가와 그를 돌봐주는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하는 어린 여대생의 우정과 플라토닉 러브를 그린 영화였다. 마지막에는 작가가 망막을 이식받고 눈을 뜨면서 영화가 끝난다.

사람들은 그 영화에 출연을 허락해 준 다인기획 대표의 혜안을 칭송했지만, 사실은 이화가 시나리오를 보고 3일간 태업하며 고집부리면서 출연하게 된 작품이었다. 결국 그 독립영화가 대박 나면서 이화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게 만든 작품이었다.

그녀는 「천재 작가와 나」에서 신들린 연기력을 펼치며 연기돌로 입지를 다지게 되었는데, 이 간이 서재에서 강전기가 그 천재 작가의 연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화는 강전기가 눈을 가리고 시각 장애인 역할을 하고 있으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 게 사실이었다. 어쩜 이런 생각을 해내다니! 흉터에 민감한 자신을 위해 시각 장애인 연기를 하고 있는 그의 놀라운 상상력에 어이없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사실대로 말하자면, 강전기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머리가 빠개질 정도로 치열한 사고를 해서 생각해 낸 기적 같은 결과물이었을 뿐이었다.

“오늘은 왜 이렇게 늦었어?”

강전기의 평타 이상의 연기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그의 연기력은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준수해지고 있는 상황!

“어제 술을 좀 많이 마셨어요. 동아리 선배가 자꾸 술을 먹이는 바람에…….”

“풋! 남자들은 예쁜 여자만 술을 먹인다는데 너는 해당 안 되잖아.”

“네에… 저는 못생겨서 술도 못 얻어먹는 여자애거든요… 그런데 안 줘도 제가 알아서 먹거든요…….”

그녀는 약간 건들거리면서 장난스럽게 말하며 작가 선생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말과는 반대로 아주 예쁜 편이었다.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하는데 하도 남자들이 추근대는 바람에 질려서, 한 달 전부터 이 시각 장애인 아저씨의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자신이 장난삼아 못생겼다고 한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작가였다.

‘이 오빠는 천재 작가님하고는 좀 다르네? 너무 잘생겼다.’

이화는 전기의 앞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책상에 턱을 괴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작가님, 머리 길었다. 좀 잘라야겠어요.”

이화는 대사를 치는 게 답답한지 마스크를 벗어서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는 강전기가 눈을 꼭꼭 가리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그래? 어디가 머리를 잘하지? 난 동네 미용실에서만 잘라봐서 잘 몰라. 아는 데 있어?”

“치… 작가님은 눈도 안 보이면서 멋있게 자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큰 의미는 없지만, 남들이 괜찮다고 칭찬해 주면 나는 잘 모르더라도 기분은 좋지.”

“겨우 그런 거였어요? 그냥 기분상 좋은?”

“겨우 그런 거라니. 내 모습은 남들이 평가해 주는 것으로 결정 나는 거야. 남들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내 외모가 결정되니 멋지게 자르면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되는 거야. 비록 내 눈으로 보지는 못하지만…….”

“흐음… 뭐,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네요.”

“넌 오자마자 못생겼다고 나한테 고백했으니 단번에 못생긴 여자애가 됐지.”

“그럼 처음에 거짓말로 예쁘다고 말했으면 저는 미인이 되는 거였네요?”

“그렇지. 나는 볼 수 없으니까. 예쁘다, 아름답다는 것은 나에게 추상적인 관념이야. 누군가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지.”

“에이… 아쉽다. 미인이 될 수 있었는데…….”

“하하… 이제는 네가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속을 수가 없지.”

“그렇게 생각해 보면 어쩌면 아름답고 추한 것은 그냥 단순히 주관적인 평가에 불과한 걸까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똥인지, 된장인지.”

“넌 여자애가 말하는 게 그게 뭐니?”

“못생겨서 그렇거든요. 돼지에 추녀라…….”

“후후… 못생긴 것치고는 꽤 친절하고 마음씨가 고와.”

미소 역을 연기하고 있는 이화는 강전기의 애드립을 듣고 뭔지 모르지만, 생각에 금이 가는 것 같았다.

“개, 객관적인 건 뭐고, 주관적인 건 뭐예요?”

“객관적인 것은 통계적인 평가고 주관적인 것은 개인의 평가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여러 사람이 예쁘다고 하는 건 객관적으로 예쁘다고 보면 되는데, 어떤 개인은 객관적으로 못생겼다 하더라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 일종의 취향 차이랄까? 그런 게 주관적인 거야.”

“아하… 남들이 못생겼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나를 예쁘다고 해주는 주관적인 평가를 하는 사람이 있겠네요?”

이화는 강전기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다가 손가락을 이동시키며 그의 얼굴과 귀를 살살 어루만졌다. 강전기는 이화의 손놀림 때문에 호흡이 가빠지고 있었다.

“작가님, 어디 불편하세요? 아니, 방 안이 답답한가? 왜 그렇게 숨을 쉬시는 거예요?”

그녀는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가린 채 얼굴이 상기된 강전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 맞아. 아까부터 차, 창문을 닫아놔서 그런지 방 안의 공기가 답답한 거 같아.”

“흐음… 아닌 거 같은데, 공기 청정기도 잘 돌아가고 있는데요?”

“그, 그럴 리가…….”

얼굴이 벌게진 그가 당황한 표정으로 무척이나 허둥지둥하고 있었다.

“작가님, 혹시요. 제가 못생겼다고 처음에 말하긴 했지만 주관적으로는 작가님한테 예쁘게 느껴질 수도 있을까요?”

그녀의 손이 점점 대담해지고 있었다. 이화는 이제 강전기의 날카로운 턱선을 매만지고 있었다. 새벽이라 그런지 수염이 돋아나 약간은 까칠까칠한 감촉을 느낄 수 있었다.

“저, 절대로 그럴 리가 어, 없어. 난 못생긴 여자는 지, 질색이야.”

강전기도 연기력 어빌이 크게 오른 듯 미친 듯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작가님, 솔직해지시면 안 돼요? 못생겼다고 하시면서 왜 여기는 이렇게 커져버린 건가요?”

이화는 묵직하게 부풀어있는 강전기의 대물을 손으로 부드럽게 움켜쥐었다.

“아, 안 돼. 미소야, 이, 이러지 마.”

그는 얼마나 흥분했는지 신축성 있는 청바지가 뚫릴 정도였다.

“작가님의 이곳은 너무 주관적인데요?”

‘큭…….’

눈을 가리고 있던 강전기는 너무 강렬한 자극에 그만 입술을 꽉 깨물고 말았다.

“미, 미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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