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182화 (182/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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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사실은 마지막 부분을 쓰기 위해 설정충 흉내를...

선추코 감사합니다. 쿠폰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첫 방송 걸그룹 4차 대전!

클로버즈의 멤버 소개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디씨아웃사이드를 필두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황당하다는 의견이 주르륵 올라오고 있었다.

―이거 갑자기 기대감 확 내려가네. 프로듀서 강 박사가 넘 붕 뜨네.

―아놔. 애들 장난도 아니고…….

―과한 컨셉질!! 뮤직넷 이거 괜찮은 거냐?

―1순위로 탈락 예정. 밑밥 깔이용 같은데?

―구색 맞추기, 듣보잡 기획사!!

―영 나올 팀이 없어서 급히 끼워놓은 애들인 듯.

―일부러 이렇게 연출하는 건 뭔가 있을 것 같은데…….

―어째 퀄리티가 지하를 뚫고 들어가냐? 사무실 실화임?

―신장머니 무엇? 대표가 사채업자 아니냐? 사무실에 신체 포기 각서 같은 거 있을 듯.

―짐 싸고 있네. 인수당해서 이사하는 게 아니라 임대료 못 내서 쫓겨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전대물 콘셉트가 나름 괜찮은데?

―출연하는 애들이 연기자라 그런지 귀엽고 깔끔하게 생겼음. 일단 춤이나 노래는 모르겠고.

―덩치 좀 있어 보이는 애 내 타입이다. 뭔가 국내에선 드문 타입 아니냐?

―응, 중2. 철컹철컹.

―대박이네. 대한민국 미래가 진짜 밝다.

―나인테일은 프로듀서가 흙수저지 기획사 자체는 그나마 꾸준한 대원기획인데, 얘들은 진짜 똥수저다.

―금수저 vs 흙수저 vs 똥수저

―이거 ‘걸그룹 수저 전쟁’으로 이름 바꿔라. 경연 형식이 현실 반영 룰 같은데? 부모가 부자면 유리한 것처럼 대형 기획사가 무조건 유리한 거 아님?

―아무튼, 얘네는 됐고 얼른 일렉케이 좀… 현기증 난다.

―원래 최고 화제는 라스트에 나오는 게 국룰임.

―일렉케이 궁금하다!! 컴온!

클로버즈는 여러 게시판에서 어그로 밑밥용 그룹이라는 평가가 내려지며, 때아닌 수저 전쟁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었다.

[리부트 엔터]

카메라를 들고 있는 한정석 피디가 리부트 엔터 정문을 열고 건물 안쪽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는 이름은 모르지만, 어디에서 많이 본 배우들의 얼굴들이 보였다. 조연 배우 박지석과 김해진 그리고 기타 등등이었다.

[으응? 조연 배우 전문 회사?]

‘정수 형이 다들 그날 출근하라고 했나 보네.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는 양반들인데…….’

강전기가 이정수의 행동에 피식 웃었다.

바로 화면이 바뀌며 이정수 대표가 근엄한 표정으로 핑크엔진 멤버 맞은편 테이블에 앉아있는 게 보였다.

[개그맨 이정수 (X) 작곡가 이정수 (O)]

“데뷔가 결정됐다. 너희는 경연에 참가하게 될 거야.”

굳은 얼굴의 이정수가 프로그램 참여를 알리자 네 명의 핑크엔진 멤버들이 이를 꽉 깨물고 고개를 묵묵히 끄덕였다. 이미 강전기가 몰래 말해줘서 알고 있는 모양.

곧바로 네 명의 소개가 이어졌다. 김인하, 레이카, 이다미, 최시유로 이어지는 비주얼 폭격이었다. 전원 1티어로 구성된 핑크엔진의 멤버가 화면에 4분할되었다.

‘와우… 화면발 지리네. 역시나 외모는 최고구만!’

강전기가 흐뭇한 표정으로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핑크엔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나, 둘, 셋, 핑크엔진은 만능입니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

그녀들이 깔깔대며 인터뷰를 하는 동안, 디씨아웃사이드에서는 핑크엔진에 대한 캡처 사진과 감상평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었다.

―얘네들이 빌보드 1, 2위를 동시에 석권한 남자 일렉케이가 키우고 있는 비밀 병기란 말인가!

―외모 미쳤다. 최상타치 네 명이다. 그것도 네 명 전원이 느낌과 개성이 달라.

―아니! 어떻게 이런 애들이 듣보잡 기획사에 있는 거지? 이해가 안 가네. 카메라가 JB Ent.로 잘못 간 거 아님?

―야! 이런 듣보잡 회사에 빌보드 1위 작곡가가 있다는 건 이해가 가냐? 그게 더 이상해, 인마.

―어라? 생각해 보니 그러네. 리부트 엔터 뭔데?

―아까 레이카인가? 진짜 일본인 맞나? 발음이 완전 한국 사람인데?

―교포인가 보지.

―아… 그럴 수도 있겠군.

―레이카 얼굴 진짜 하악하악… 천상계 미소녀네.

―어? 예전 미튜브에 나와서 화제가 됐던 애 같은데? 얼굴 화장하는 거 계속 보게 되는 영상 있어. 시간 순삭되는 공포의 영상.

―와, 진짜 얼굴 천재다.

―얼다라는데? 얼굴이 다했다네?

―난 시유가 맘에 든다. 사과 머리 개 귀엽네. 얼굴도 귀엽게 생김.

―이 애송이들. 딱 보면 모르냐? 얼굴? 노노! 몸매? 예스! 이다미가 에이스네. 몸매가 거의 걸그룹 끝판왕 이화급 아니냐?

―비율 오지는데? 얼굴부터 색기가 줄줄 흘러내린다.

―얘네들이 라라걸즈나 G파워보다 외모가 더 좋은 거 같은데? 레이카 뭐냐? 진짜 신스틸러다.

―핑크엔진! 뭔가 그룹명도 맘에 든다. 애들도 외모도 괜찮고 곧바로 기대주 등극이네.

이런 식으로 외모에 관한 이야기가 엄청나게 많이 올라오고 있었다.

[핑크엔진이 우승을 자신하는 이유는?]

“이렇게 우승을 자신하는 이유는 바로 저희 피디님 때문입니다.”

[아… 세간의 화제인 그분!]

그 후 멤버들이 준비한 댄스 영상이 짧게 지나갔다. 군무 영상이 끝난 뒤에는 빠른 스피드로 녹음실로 향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녹음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 사내의 뒷모습이 떡하니 보였다. 드디어 그가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는 바로 빌보드를 제패한 화제의 작곡가 일렉케이였다. 화면이 잠시 멈추고 템포가 빠른 록 음악이 나오며, 스틸 샷 같은 화면이 자세를 바꿔가며 휙휙 멋들어지게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하얀 피부에 우수에 찬 눈동자.

우뚝 솟은 콧날과 날카로운 턱선.

살짝 목까지 내려오는 찰랑거리는 긴 머리.

긴 머리를 흔들자 살짝 보이는 동그란 링 귀걸이.

명품으로 추정되는 고급스럽고 도톰한 흰색 라운드 티에 은빛 장식의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핏이 살아있는 유광 블랙진을 입고 있었다. 손등까지 내려온 소매가 뭔가 언밸런스하면서 에지 있는 느낌이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프로듀서 일렉케이라고 합니다.”

강전기의 공손한 인사가 이어지고 화면 오른쪽에서 일렉케이가 만들었던 곡들과 자료 화면이 주르륵 위로 올라갔다. .EXE와 에밀리 로버츠의 뮤직비디오가 나오니 확실히 무게감이 남달랐다.

[크윽… 너무 잘생기셨어요. 말이 안 나오네요.]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EXE 에릭의 형이신가요?]

[제가 아끼는 동생이지만, 친형은 아닙니다.]

빙긋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팩트체크 : 슈퍼 케이팝 그룹인 에릭하고 너무나 닮은꼴. 하지만 그는 모델 강소라 씨의 친동생이다.]

연예계 소식의 본진인 Enstiz에 일렉케이의 외모에 대한 반응들이 뜨거웠다. 그리고 SSJ 루키즈 팬페이지에도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었다.

―와! 외모 미쳤어요. 아까 나온 핑크엔진보다 더 충격적입니다.

―만찢남의 등장이다. 날 막 유린해 줄 것 같은 마성의 남자 일렉케이 님.

―위의 분 로맨스 판타지 너무 보신 듯.

―그런데 진짜 배우상이네요. 이런 얼굴을 하고 왜 작곡가를 하는… 아, 빌보드 1위였지. 쩝.

―SSJ 연습생 출신이라더니… 그게 사실이었네요.

―저 정도면 SSJ에서도 센터급 외모 아님?

―센터를 찢어발기는 수듄.

―얼굴 보니 SSJ 루키즈 출신 강전기가 맞네요. 3년 정도 연습생이었고 4년 전 회사를 나갔다고 합니다.

―SSJ가 대어를 놓쳤네. 빌보드까지 점령했는데 배 아프겠다.

―진짜 에릭하고 너무 닮았다. 진짜 잘생김.

―인정. 일렉케이가 형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그런데 왜 나갔지? 아는 사람 있어요?

―그건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때도 너무 외모가 뛰어나서 연습생인데도 팬이 있었는데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작곡 공부를 하려고 했나 보죠.

―굳이? 아냐, 내가 봤을 땐 뭔가 사건이 있었을 거야.

―그게 무슨 상관임. 이제 딥블랙도 자리 잡고, 일렉케이도 작곡가로 성공했는데…….

―그나저나 진짜 외모가 너무 아쉽다. 작곡가를 할 외모가 아냐.

―누나가 모델 강소라라고? 안 닮았네.

―생각해 보니 「왜 혼자 살고 있니?」에 출연했었네. 살짝 기억나려고 함.

―그때 막내로 나왔잖아요. 갓 제대한 대학생이라고 했는데… 와,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빠르게 넘어가지 않고 인터뷰가 계속되고 있었다. 아마도 시청률을 의식하고 있는 듯 보였다.

[빌보드 1, 2위 동시 석권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강전기가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그의 얼굴은 뭔가 너무도 완벽한 인형 같은 느낌이었다.

[운요? 그렇다면 에밀리 로버츠와는 어떤 인연이…….]

[제가 미국에 유학 갔다가 만난 친한 친구입니다. 아… 물론 일로는 케이 라임 님의 미국 음반 회사와 연결돼 있습니다.]

[그렇군요. SSJ 연습생 출신이 맞나요?]

[네, 사실입니다. 3년 정도 연습생이었습니다. 그 시절은 제게 소중한 추억입니다. 회사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같이 연습했던 멤버들도 잘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네요.]

[아… 그냥 같이 데뷔하시지. 블루비 수아 씨와 동네 친구 맞나요?]

[네, 오래 알고 지냈던 친구고 제가 곡도 줬었죠.]

[「세뇨리따」! 아 참, 이화 씨가 무대 추락 사고를 당해 활동이 무기한 연기됐는데…….]

[그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음원 1위였거든요. 그래도 어쩔 수 없죠. 건강이 무조건 우선입니다. 이화 씨, 개인적으로 팬입니다. 얼른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항간에 인맥, 가수발로 1위 했다는 소리가 있던데, 이 논란에 대해서는?]

강전기는 짜증이 확 밀려왔으나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런 의견이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가수 덕을 크게 본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강전기는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더니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자신의 턱을 살살 만지기 시작했다. 소매가 쓱 내려가며 섬세하고 섹시한 팔 근육이 드러났다. 왠지 모를 퇴폐미가 철철 흘러넘쳤다.

[이 프로그램에서 꼭 증명하겠습니다. 왜! 제가 빌보드 1위 작곡가인지를…….]

그와 동시에 우수에 찬 눈에서 강렬한 안광이 폭사되었다. 억누르고 있던 내면의 분노가 마침내 눈빛으로 분출된 것이다. 패왕색기가 화면을 뚫고 시청자들에게 전해지는 듯했다.

시커먼 화면에 강전기의 날카로운 얼굴이 줌업되며, 큼지막한 자막이 날아와 쾅쾅 박히고 있었다.

전 대 미 문 (前 代 未 聞) !!

선 전 포 고 (宣 戰 布 告) !!

‘크윽… 흐미, 낯 뜨거워. 내가 저기에서 진짜로 저랬나? 인맥 어쩌고 듣다가 화났었던가? 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강전기였다. 하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우앙… 피디님! 너무 멋었어용…….”

“카리스마 강!”

“편집 뭐야, 약 빨았어.”

“얘들아, 피디님이 저 정도로 전력을 다하시는데 우리도 힘내자!”

“알았어, 언니.”

여초 게시판은 강전기의 캡처 사진이 올라오며 게시물로 홍수를 이뤘다.

―일렉케이 님, 날 가져요… 엉엉.

―나의 주인님! 당신에게 저를 바칩니다.

―저 방금 침대에서 일렉케이랑 뒹구는 상상함.

―저도요…….

―저도 마찬가지인데.

―외모가 완전 내 취향임.

―침실에서 차가운 눈으로 벗어! 라고 명령해 줬으면 좋겠네요.

―님 M이심?

―저 정도의 남자라면 무조건 쌉가능. 어떤 것이라도 다 들어줄 용의가 있음.

―완벽한 얼굴에… 큰 키에… 머리도 좋고… 혹시 그거도…….

―그거? 아항…….

―만약 그거도 크다면… 그는 인간이 아니무니다.

한편, 남초 에프엠꼬레아 게시판은 강전기를 성토하는 글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일렉케이 존나 재수 없다.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냐?

―나 지금 모니터 부실 뻔…….

―자괴감 오지고요.

―하아… 얼굴, 키, 재산, 능력, 머리… 빠지는 게 없네, 미친. 그런데 아마 고추는 작을 거야.

―이거 맞다. 고추는 작을 거다.

―앗! 일렉케이 예전 영상 찾았다. 지금 폐지된 「우리 마을 예체능」에 나왔었어.

―헉… 설마… 그때 강 다이크?

―그때 갓갓 강 다이크에게 이광현이 탈탈 털렸잖아. 우리가 일주일간 놀려먹었는데…….

―강 다이크가 일렉케이였네. 대박, 대박.

―씨X, 축구까지 잘하네. 어떻게 이런 인간이 있을 수 있나?

―충격! 강 다이크 전신 캡처 사진 입수. 반바지 중앙 부근을 유심히 보길 바란다.

―컥컥…….

―서, 설마 저 굴곡이 저, 전부?

누군가 축구 유니폼을 입은 강전기의 모습을 고화질로 캡처했다. 시합 중 점프하며 볼을 다투는 모습이었다. 이광현이 강 다이크의 하의를 손으로 꽉 잡아서 늘어난 사진이었는데 거기에 굵디굵은 무언가가 선명하게 드러난 상태였다.

―띠릭! 분석 중… 특대형으로 판명!

―제기랄, 사이즈 실화냐?

―미쳤자너. 돌았자너.

―강 다이크, 인간계에서 신계로 가버렷!

―고추 작다고 한 놈 대가리 박아.

―죄송합니다. 지금 한강으로 투신 갑니다.

한편, 레몬캔디의 응원방으로 둔갑한 MLB 커뮤니티는 강전기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왜 레몬캔디가 제일 뒤에 나오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분명 최고 이슈인 일렉케이가 왜 레몬캔디가 나오기도 전에 등장했는지 다들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아재들은 분석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기 시작했다.

―여러분, 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왜 레몬캔디가 제일 뒤에 나오는 거죠?

―그나저나 레몬캔디 프로듀서는 누구냐! 얼른 나와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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