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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 만큼 낳는 마왕이 되었다-81화 (81/342)

Chapter 81 - 사랑하는 나의 스승님.(1)

옷깃이 스치는 소리와 함께 시선이 마주한다.

마치 첫날밤을 함께하는 연인들처럼, 마왕과 용사는 서로를 마주보며 쭈뼛거리고 있었다.

"...만져도 될까?"

"...그래."

용사의 물음에 마왕이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자그마한 긍정에 손이 뻗어져, 큼직한 젖가슴을 한아름 움켜쥐었다.

"흣. 조, 조금만 살살..."

"미안..."

눈물을 찔끔 흘린 마왕이 제 가슴을 잡아챈 손을 툭툭 두들겼다.

어색한 동작으로 손을 떼어낸 용사가, 다시 한 번 그 탐스러운 봉우리에 손을 올렸다.

'이런 건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다른 사람의 흉부를 만져서 기분 좋게 하는 일 따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었다.

아프다는 듯 울상인 얼굴을 보면서 용사가 어떻게든 손을 움직였다.

"...나도 이런 건 처음이니까, 편하게 해라."

마왕이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중얼거렸다.

마치 이런 짓을 하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워 죽고 싶다고 외치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 표정이 어찌나 귀엽던지.

'이미 미친 김에, 더 미쳐버리지 뭐.'

용사의 손가락이 분홍빛의 끄트머리를 쓸어내리니, 마왕의 몸이 흠칫흠칫 떨려왔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자극에 몸의 신경이 깜짝 놀라는 듯 싶었다.

'...젖꼭지만 만져대다니, 이 변태 자식.'

집요할 정도로 젖꼭지만 만지작거리는 손길을 느끼며 신음을 삼킨다.

왜, 젖이라도 먹고 싶어?

...아기도 아니고, 왜 그렇게 젖꼭지에만 집착하는 건데.

"자, 잠깐... 이, 이제 거기는 그만 만져라."

"왜?

"..."

만지지 말라면 만지지 마.

우물쭈물하며 입을 다무니, 용사의 입꼬리가 비죽 솟아올랐다.

마치 좋은 놀림거리를 찾아낸 개구쟁이 같은 표정이었다.

"히얏?!"

주욱, 하고 늘어난다.

잔뜩 만져대서 민감해져 있던 첨단이 힘을 받아서는 길게 뻗어져 나갔다.

순간 느껴지는 괴상망측한 감각에 신음을 내뱉자, 용사의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벼, 변태 자식....."

한 마디를 내뱉고는 입을 꽉 틀어막는다.

신음 소리를 내뱉는게 문제가 아니라 본인의 신음 소리를 듣는게 괴로웠다.

내가 이런 암컷 같은 소리를 낼 리가 없잖아.

...그것도, 젖꼭지를 만져졌다고 해서!

"부드럽네."

"..."

빌어먹을 정도로 친절한 목소리였다.

...지금이라도 저 놈의 거시기를 발로 차고 도망칠까?

아무리 용사라도 급소 만큼은 단련시키지 못했겠지.

"가, 갑자기 이런 짓을 하는데 어색하지도 않느냐?!"

며칠 전까지만 해도 파국으로 대딛던 관계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겨우 상대쪽에서 사과를 했을 뿐인 그런 관계.

...그래, 우리가 이렇게 연인 마냥 행동할 사이가 아닌데 말이야.

"아리엘."

이름이 불려진다.

내가 마지막으로 지었던 마왕의 이름이, 이제는 내 이름이 되어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싫으면 그만둬도 좋아."

"...다른 이들을 살리기 위한 것이지 않나."

그래, 그랬지.

그런 합의 아닌 합의가 오갔더랬다.

반드시 낳겠다며 한 맹세를 지키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한거였다.

어쩌면 몇 번, 수십 번을 넘어 수만 번을 마련해야 할지도 몰랐지만서도.

"그렇, 지."

밉고, 또 미운 상대에게서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고 마음이 풀어진 걸지도 몰랐다.

아이를 잃고, 공허하고 피폐해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

...물론, 마법사와의 맹세를 지키야 한다는 것도 있었지만.

"대신, 약속 하나만 해다오."

용사는 침묵했다.

하지만 그것이 긍정의 뜻이란 걸 알았기에, 말을 멈추지 않고 이어나갔다.

"절대."

절대로.

"나를 떠나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옆에 있겠다고 약속해.

텅 빈 눈동자가 용사를 향했다.

언젠가 폐허가 된 마을에서 보았던 그 눈동자였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공허 그 자체.

"..."

하지만 처음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여전히 끔찍할 정도의 사이기는 했지만, 이전과 같이 서로가 증오를 쏟아내는 관계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한쪽이 일방족으로 미움 받는 관계였지.

상대의 말에 쉽사리 동의하지 못하는 것도 분명 그것 때문일 터였다.

"...나쁜 놈."

"......미안."

툭, 내뱉어지는 말에 용사가 사과를 입에 담았다.

그런 용사의 얼굴을 노려보던 마왕이 한숨을 푹 내뱉으며 제 젖가슴 위에 올려진 손가락을 꾹 붙잡았다.

"뭐, 일단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까."

반쯤 꾸며진 웃음이 얼굴 위를 덧칠한다.

마치 상대를 유혹하듯이 아름답게 그려진 표정이 용사를 향했다.

자, 나랑 하룻밤을 보내고 싶잖아.

그렇지?

"자, 이거 봐."

마왕이 손을 뻗어, 제 고간을 가리켰다.

지금까지 관계를 해오며 절대 젖지 않았던 그녀의 음부가 촉촉하게 물들어 있었다.

"준비가 끝났어."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상대의 눈동자는 용사를 가득 담아내고 있었지만, 정작 바라보고 있는 건 그가 아니었다.

아기.

지금까지 떠나보냈던 두 아이들의 얼굴.

"...천천히, 넣어다오."

그것은 자신 또한 마찬가지였다.

제 소꿉친구와 같은 이름을 가진 마왕을 보고 있었지만, 실상은 마왕이 아닌 다른 이를 바라보고 있었더랬지.

"큭..."

용사의 물건이 마왕의 안쪽으로 천천히 들어서기 시작했다.

언제나 느꼈던 저항감과는 다른 감각에, 용사는 신음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흣, 하..."

창백하게 물든 하복부가 마치 멍울이 진 것처럼 톡 튀어나왔다.

상대는 그것이 기껍다는 듯 천천히 쓰다듬었다.

묘한 감각에, 마왕의 손길이 제 물건 전체에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거칠게 맥박하는 음경과 잘게 떨리는 신체.

느린 호흡으로 떨리는 몸을 추스른 마왕이 그대로 용사의 등을 감싸안았다.

"네가, 나를 범하는게 아니야."

내가 멋대로 네 물건을 사용하는 거지.

그래, 그러니까 느낄 수 있는 거야.

이건 강간도, 섹스도 아닌 그저 너를 이용해서 하는 자위일 뿐이야.

...그냥, 그것 뿐이야.

"흑, 흣, 흐으..."

허리를 움직인다.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이는 그 동작에는, 마치 처음 하는 것과 같은 어색함이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아니, 처음 하는게 맞겠지.

지금까지의 모든 관계는 용사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강제적인 것들이었으니까.

"마왕, 괜찮ㅡ"

"움직이지마."

지금은 나 혼자 하게 해줘.

그렇게 말하는 마왕은 눈을 꾹 감고 있었다.

마치 용사의 얼굴을 보면 안 된다는 듯이 구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힉, 흣...♥"

참지 못한 신음이 굳게 닫힌 입술을 타고 흘러나왔다.

그 달콤한 교성에, 잔뜩 화가 난 물건이 더더욱 커다랗게 부풀어 올랐다.

"아, 안쪽에서 더 키우지 마..."

내장을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

순간적으로 몸을 굳힌 마왕이 용사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

대체 언제까지 키울 생각이야.

왜, 아주 내 배를 뚫어버리기리도 하려고?

"...윽."

용사의 물건이 부풀어 오른 만큼, 그가 느끼는 자극 또한 배가 되었다.

마치 극도로 부드러운 무언가가 제 좆을 꼭 감싸안은 것 같은 감각.

잠시라도 정신을 놓으면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참지 말고, 싸버려."

귓가에 속삭인다.

부들거리는 몸뚱이를 몸치지 않은 채,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던 마왕이 달뜬 목소리로 말해왔다.

어서 싸.

어서 싸버려.

"이 짓을 계속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 응?"

더 이상 한계였는지, 고개를 푹 숙인다.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사정감에 용사가 제 입술을 짓이겼다.

그래,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겠지.

"......흣."

사정이 끝나는 순간, 마왕의 몸이 침대 위로 널브러졌다.

겨우 몇 분 동안 모든 체력을 소모했는지 그녀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팔다리를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흐, 흐아... 하..."

용사의 커다란 물건에 꿰뚫어진 균열이, 완전히 닫히지 못한 채 새하얀 백탁액을 울컥울컥 쏟아냈다.

그 모습을 보며 용사의 좆이 다시 한 번 그 크기를 키웠지만, 딱히 상대를 덮칠 생각 따위는 없었다.

".....정말이지, 한 번으로는 모자랐던 건가?"

슬쩍 고개를 들어올린 마왕이, 우뚝 솟아오른 물건을 바라보며 혀를 차냈다.

...사실은 인간이 아니라 다른 종족인게 아닐까.

야겜 주인공 아니랄까봐, 절륜하기가 아주 호랑이 뺨 치는 녀석이었다.

'그렇다고 다시 박혀 줄 생각 따위는 없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저 얼굴을 다시 바라보니 속에서 구역질이 치미는 느낌이었다.

용사의 자지에 쾌락을 느꼈다는 것이 거짓말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그녀의 몸에 남아있던 열기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이만, 돌아가보마."

구석에 놓여있던 천조각으로 제 가랑이 사이를 닦아낸다.

짧은 통보와 함께 옷가지를 챙겨입고는 방 밖으로 빠져나가는 마왕에, 용사가 깊은 숨을 토해냈다.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 걸까."

꼭 자신이 아니어도 가능할지 몰랐다.

아이를 낳아야 한다면, 굳이 본인과 관계를 맺어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 세상에는 자신보다 훨씬 더 좋은 남자들이 널려있을 터였다.

마왕 스스로가 혐오하는 사람보다는 차라리 다른 이와 함께하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몰랐다.

'아서...'

하지만 용사는 제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놓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귓가에 맴도는 자신의 이름ㅡ 그리고 이름을 부르는 작은 목소리까지, 그 무엇 하나 다른 이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감정을 대체 무어라 표현하면 좋을까.

용사가 제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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