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
세 사람 모두 오늘 수업에는 이미 늦었다.
술에서 깬 그들은 어젯밤에 있었던 음탕한 일에 대해서 서로 얼굴을 붉혔는데, 특히 해선과 현만은 어젯밤과는 달리 서로 말을 아꼈다.
인혜도 두 사람이 자신 앞에서 벌거벗고서 한바탕 격렬하게 뒹굴고, 자신도 난생처음으로 자신의 가슴을 빨리고,또한 현 만의 남근을 입에 넣고 빨아주었던 일이 생각났다.
세 사람은 짐짓 얼굴을 붉히고는 불편하게 앉아있다가 옷을 차려입었다.
현만은 인혜와 함께 해선의 집에서 나와서 오토바이에 그녀를 태워서 학교 앞으로 가서 해장국을 사주었다.
"어제 일은 미안해. 인혜 앞에서 내가 많이 잘못한 거 같아."
식사를 하면서 현만이 먼저 인혜에게 말을 걸었다.
"아니야. 뭘 그래. 우리 어제 날짜로 모든 서운한 감정은 묻 어두기로 했잖아."
인혜는 현만의 말을 듣고는 잠시 후에 괜찮다는 의사를 전했 다.
어제 있었던 일을 자세히 파고들면 역시 그녀도 부끄럽기 짝 이 없었다.
더군다나 처음부터 해선이 자신을 놀려줄 생각에 객기를 부리 다가 발생한 일이지 생각하는 그녀였다.
두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는 커피를 마시며 다시 학교 이곳 저 곳을 둘러보았다.
원래 애틋한 감정이 싹트고 있었고, 어제 또 친밀한 관계를 반쯤은 겪은 사이라 두 사람은 완연한 커플이 되어 있었다.
"저기.. 현만아..."
산책로를 거닐고 있물 때,인혜가 현만에게 어깨를 기대며 말 했다.
"응? 왜?"
현만이 자신에게 기대오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어제... 내가 널 받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아니야. 당연히 네가 준비가 되었을 때 하는 게 맞는 거지."
"그래? 정말 그렇게 생각해? 정말 고마운데?"
고개를 돌려 현만물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에 감동이 어려있었 다.
"당연한 거지. 네가 원하지 않는데도 내가 한다면 그건 강간 이잖아. 내가 왜 여자친구를 강간하겠어."
현만은 짐짓 사내다운 척을 하면서 말했다.
그리고 그런 말을 하는 동안 그동안 자신이 저질렀던 나쁜 짓 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정말 고마워."
인혜는 현만의 손을 잡은 자신의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아직 채 보름이 지나지 않았으나,현만의 2학년 생활은 아주 행복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사고를 당할 때만 해도 우울한 날이 기다릴 줄 알았는데 이렇 게 우연하게도 자신과 초등학교때부터 인연이 있는 인혜를 다 시 만나서 행복하게 사귀게 되었으니 말이다.
현만은 그녀를 안고 가볍게 키스를 하고는 그녀의 집에 태워 주었다.
두 사람은 다음 날에도 수업 중간중간 비어있는 시간에 만나 서 학교 안을 거닐면서 데이트를 했다.
가끔은 몰래 몰래 한적한 곳을 찾아다니면서 키스를 하기도 했고,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는 척하면서 옆자리에 앉아서 장난 만 질 뿐이었다.
해선은 눈치 빠르게도 두 사람의 사이를 방해하지 않고 적당 한 거리에서 빠져주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같이 듣는 경우가 아니라면,그녀는
약속을 핑계 대고는 두 사람이 만나는 장소에는 얼굴을 비치 지 않았다.
그렇게, 공부를 하는 척, 데이트를 하고 있으니 어느새 한 달 이 흘러서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왔다.
현만은 이제 2학년이 되기도 했고, 성적이 안 좋으면 군대를 보내버린다는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부랴부라 공부를 하고 있 었는데, 공교롭게도 전공과목을 하루에 두 개나 치르게 되었다
두 사람은 중간고사 기간에는 각자의 집에서 공부를 하기로 약속했다.
두 사람은 어차피 과도 다르고 학년도 달라서 시험 일정이 완 전히 다르기도 했고, 1학년과 2학년의 시험 수준도 천지 차이 였다.
현만은 군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방에서 내일 있 을 전공과목 공부를 하고 있었다.
오전 수업이 끝나자 마자 집으로 돌아와서 지금껏 공부를 하 고 있었는데, 벌써 시간이 저녁 7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밖에서 현만의 방문을 두드렸다.
그가 뛰어나가 문을 열어보니 밖에는 인혜가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그녀는 생전 하지 않던 존댓말을 하면서 큰 가방을 들고는 현 만의 방 안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오卜, 선배님 방이 너무 좋은 거 아닌가요? 자취방이 뭐가 이 렇게 넓어요?"
그녀는 곧이어 신발을 벋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인혜는 여름용 스포츠 후드티를 벗고는 현만의 책상 옆에다 걸어놓았다.
그리고는 가방을 열더니, 네 다섯 권의 책과 연습장을 꺼내서 현만의 책상 위에 펼치고는 의자 하나를 당기더니 거기에 앉 아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
"인혜야, 지금 뭐하는 거야?"
현만은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하는 일을 처음부터 지켜 보고 있었는데, 마침내 그녀가 의자에 앉고 나서야 물었다.
"뭐하기는... 공부하러 왔지. 혼자서 공부를 하다 보니 모르는 게 자꾸 나와서 말이야.
그런데 물어볼 사람이 있어야 말이지.
선배로서 후배가 모르는걸 물어본다고 싫다고 하진 않겠지?
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공부만 할 거니 걱정하지마!"
인혜는 책에 얼굴을 묻은 채로 현만을 바라보지도 않고 말했 다.
현만은 잠시 어깨를 으쓱하고는 고민했는데,그녀에게 안된다 고 할 이유도 없었기에 자신도 의자 하나를 당겨서 그녀의 옆 에 나란히 앉아서 공부를 시작했다.
인혜는 자신의 말처럼 열심히 공부만 하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잠시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현만에게 물어보았고, 현만도 자 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는 차근차근 그녀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럴 때는 꼭 현만이 모범적인 선배가 된 것만 같았는데, 사 실 인혜가 물어오는 내용은 일반교양과목의 기초적인 수준으로 책몰 조금만 읽어보면 충분히 유추가 가능한 내용이었기 때 문이다.
두 사람은 각자 공부할 책을 가지고 부지런히 공부를 하고 있 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현만의 손이 인혜의 손을 가법게 잡고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인혜의 손가락 하나를 잡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다른 손가락을 잡고 이리저리 비틀었다.
그의 장난에 인혜는 가끔은 아프다고 손을 빼려고 하기도 했 다.
그러나 현만은 손을 놓아줄 리가 없었고, 그녀의 손을 뒤집어 서는 손바닥을 간지럽혔다.
그렇게 두 사람의 손은 이리저리 잡고 잡히면서,이 좁은 책 상위에서 난리법석을 떨고 있었다.
그러나,두 사람의 손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각자 공부를 하 는 척 아주 조용하고 점잖았는데,누군가가 본다면 손과 사람 이 따로 노는 것 같다고 할 것이다.
두 사람은 잠시 손장난을 멈추고 다시 공부에 열중하기 시작 했다.
하지만 잠시 후, 현만은 자신의 발가락으로 인혜의 양말을 신 은 발을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이리 저리 피하는 그녀의 발을 집요하게 파고들더니, 이네 그 녀의 발바닥을 자신의 엄지발가락으로 간지럽히는데 성공했다.
"푸...푸하하하하하!"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현만은 갑자기 몸을 숙여서는 그녀의 다리를 움켜잡고는 인혜 의 발에서 양말을 벗겨냈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톱으로 그녀의 발바닥을 긁으며 간지럽혔다
인혜는 간지럼을 참지 못하고 심하게 웃었는데,웃으며 발버둥 을 치다가 실수로 현만의 머리를 세게 치고 말았다.
"아얏!"
현만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책상 위로 고개를 다시 들고 는 잠시 가만히 있었다.
그러더니 인혜를 바라보면서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발로 차는 건 좀 심하지 않아?"
그는 얼굴에 조금도 장난기나 웃음기가 보이지 않았기에 인혜 는 당황해서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선뜻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녀가 잠시 놀란 얼굴로 자신을 보고 있음에도 현만은 그녀 를 무시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방문 쪽으로 걸어갔다.
'진짜 화가 나서 밖으로 나가버리려고 그러나...?’
인혜의 걱정이 점점 심해지고 있을 때, 현만이 방문 옆의 냉 장고에서 캔커피 두 개를 꺼내서는 웃으며 말했다.
"커피 한 잔의 여유! 짜잔!"
그의 장난에 인혜는 마음이 좋아졌는데,다시 또 화가 나서는 현만의 가숨을 가볍게 때렸다.
두 사람은 커피를 마시면서 다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잠시 동안은 또 커피를 마시는 소리만 들릴 뿐,공부에 열심 인 듯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현만이 장난을 치기 시 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