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고기집*
나와 김주임 그리고 남자 신입 두명과 홍나미 and. . . . . . . . 선미누나가 둘러 앉아있다.
"신입들은 이분이 누군지 모르죠? 인사들 해요 자재과 김선미 과장님이에요..
우리회사 거의 초창기 때 부터 계셨던 대선배님이니까 앞으로 인사들 하고 지내세요"
신입사원들에게 선미누나를 소개했고 남자 신입 한명이 분위기를 띄운다.
"아~ 점심시간때 식당에서 몇번 지나가시는거 뵌적있어요..되게 미인이셔서 누군지
궁금했는데... 과장님이 셨구나.. 엄청 동안이세요~"
남자 신입의 말이 기분이 좋았는지 선미누나가 잔을 돌리면서 입을 연다.
"호호호 너네 왕싸가지 대리랑은 다르게 넌 사회생활 좀 할 줄 아는구나? 깔깔깔.."
"뭐야? 거기서 내가 왜나와? 참나... 아무쪼록 오늘은 마음껏 먹고 마십시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어느새 빈 소주병이 10병이상이 쌓였고 김주임은 남자신입 두명을
데리고 밖에서 담배를 피면서 뭔가를 열심히 이야기 중이었고 선미누나는 오랜만에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며 밖으로 통화를 하러 나갔다.
자연스럽게 나와 홍나미 둘만 자리에 남아 있었다.
"나미씨 요즘 일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요..? 곧 있으면 에이스 되겠는데요?"
"아하하! 아니에요 대리님! 그리고 말씀 낮추세요 호홍홍"
나미가 술이 들어가자 더 밝고 쾌활해 졌다.
"그래... 하하 나미는 참 재밌는 캐릭터야.. 근데.. 나미야 아까 카페 사장 얘기 있잖아?"
"아~~ 궁금하세요? 이히히 말해드릴까~~~? 말까~~~~? 우히히"
나미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지만 하는 행동과 말투를 보니 술이 좀 취한것 같았다.
나는 계속해서 나미에게 사장에 대해서 궁금해 했고 결국 나미는 속삭이며 말했다.
"대리님.. 이거 진짜 비밀이에요? 알겠죠? 약속!"
"알겠어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 이제 말해봐"
나미는 결심했다는 듯이 표정을 지었고 목소리를 더욱 낮추며 입을 열었다.
"대리님 그 카페 가보셨으면 아실텐데... 스터디룸이랑 미팅룸 있는거 아세요?"
"응 알아1층이랑 2층 구석에 회의나 공부하라고 룸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잖아?"
"네 맞아요... 야간에 마감하면서 스터디룸에 있던 마지막 손님들이 나가고 제가 들어가서
정리하려고 하는데... 사장이 본인이 정리하겠다고 저보고는 분리수거를 하라고 하더라구요"
"응 근데?"
나는 평소 내가 볼수 없었던 정아의 까칠한 성격이나 욕설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나미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당시에 저 말고도 3명의 언니들이 직원으로 있었는데 그날 마감 시간에는 스터디룸에만
손님이 있었고 1층 2층 홀에는 손님들이 없어서 저랑 사장님 빼고는 다 퇴근한 상태였어요"
나미는 잠시 망설이는 듯 했으나 잠시후 모든것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사장님이 시키는대로 건물 밖에 분리수거장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왔는데 스터디룸 불이
아직 켜져 있더라구요.. 그래서 아직 사장님이 정리를 못하신줄 알고 도와드리러갔죠"
"그랬는데?"
나는 밖에 있는 선미누나와 김주임과 남자 신입들이 좀 더 있다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나미의 말에 적당한 리액션을 해주며 귀기울였다.
"스터디룸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음.. 그... 뭐랄까... 혼자서... 하는 그..거 있잖아요.."
"뭐...? 혹시 자위... 행위...?"
"네.. 사장님은 제가 스터디룸에 들어오니까 놀라셔서 옷을 추스리고 저한테 마무리
잘하고 퇴근 하라면서 나가버리셨어요..."
"에이.. 설마~ 잘못 본거 아니고?"
나는 정아가 그럴일 없다는 듯이 나미에게 되 물었다.
"절대 아니에요... 그리고 더 웃긴건.. 그 사장이 여자라는 거에요..."
나는 무언가로 뒤통수를 얻어 맞은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순간 아무 생각이 들지않았고
이 말을 어떻게 받아 드려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나미는 할말이 더 있는지 말을 이어갔다.
"근데 그거까진 괜찮아요... 본인 가게고.. 또 그런 취향 있는 사람도 있구나...하면서
계속 일했어요.. 그러고 나서 몇일 지났나? 그날도 카페 마감을 앞두고 사장님이랑
저랑 둘만 남아서 정리 하고 있었어요..."
"설마.... 또 .... 했어...?"
"아뇨~ 사장님이 저한테 오시더니..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면서... 저랑 더 가깝고
친밀하게 지내고 싶다고 하시면서 제 어깨를 주물러 주더니 가슴을 만지려고 하더라구요"
나는 더 이상 어떤 리액션도 하지 못하고 넋이 나간채 나미의 말을 듣기만 했다.
정아가 그럴거라고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였다.
나미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그때 당시에 일단은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다음날부터
출근을 안했어요... 근데 그 일 있기전에 같이 일했던 언니가 저한테 이야기 해준게 있었는데..
제가 카페 일하기전까지는 그언니가 마감을했는데... 그때는 스터디룸에서 사장님이랑
또 사장님이랑 나이 비슷한 여자랑 키스 하는것도 본적 있다고 했어요."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나미에게 물었다.
"나미야 혹시 그 사장이라는 사람 이름 알아?"
"음.. 뭐였더라..? 윤정화? 윤정아? 뭐 그런 비슷한 이름이었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10여년간 알던 정아로는 도저히 상상이 되지않았다.
지금까지 마신 알콜이 모두 증발했는지 취기는 온데간데 없이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미야.. 별로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다른사람 한테는 이런 이야기 하지 말자.. 응?"
"당연하죠.. 힝... 그치만...대리님이 계속 물어 봐짜나욧! 대리님 미오미오! "
고기집에서 다같이 나와 2차로 노래방을 간다는 직원들을 뒤로하고 나는 혼자 조용히
한잔 더 하고 싶어서 일식집으로 향했다.
"어머! 사장님 오셨어요? 사모님은 어쩌시고 혼자 오셨어요?"
고급스러운 입구를 들어서자 카운터에서 여사장이 늘 그렇듯 나를 반겨준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여사장의 관심은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었다.
"오늘은 조용하게 혼자 마시고 싶네요? 식사는 하고 왔으니낀 간단하게 먹을수 있는
안주로 부탁해요"
"알겠어요~ 부족한거 있으시면 부르시고 직원들한테 사장님 방 근처는 얼씬도 하지말라고
당부해 놓을게요.. 편하게 시간 보내세요."
사케를 두어잔 마시고 나니 두근거렸던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것 같았다.
'내가 아는 윤정아가 진짜 그런일을...?'
물론 정아와 야외에서 섹스를 즐길때나 스릴있는 섹스를 즐기는 것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그치만 자신의 가게에서 직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위행위를 하고..
게다가 여자와의 키스...?
그치만 이 모든 말은 10년간 알고 지낸 내 아내에게 직접 듣거나 내가 직접 본것이 아니고
이제 입사 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어린 신입사원이 술에 취해 한 말이지 않은가..?
나는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었지만.. 다른 여자와의 키스를 하고 있는
정아를 생각하니 묘한 질투심과 흥분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흥분이 된다는게 더 지배적이다.
혹시나 나미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아와 키스를 했다는 그 여자는 누구라는 것인가...?
생각을 해보니 요즘 선미누나의 말과 행동이 좀 이상한 점이 있긴 했다.
나와의 섹스를 할때도 "너 이런거 좋아하지?" 라고 했던 말과 오늘 정아의 카페에 갔던 걸
들켰다는 반응들..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다보니 제법 많이도 마셨다. 소주를 마시다가 사케를 혼자 마시니
급격한 취기가 올라온다.. 그렇다고 지금 집에 들어가면 다짜고짜 정아를 몰아붙일것 같다.
'어쩌지.... 아.. 취하는데....좀만 누워 있자'
천장을 바라보고 눕자 어지러운게 좀 덜 했다.
"츄릅.. 츕.. 쩝..쩝... 아~항... 음.... 쩝쩝... 너무...커"
'...................................응? 뭐야.. 지금 어디지?'
얼마나 잔거지...? 주변을 보니 불이 꺼진채 어두웠고 아랫도리에서 이상한 느낌이 났다.
자세히 보니 누군가가 내 바지 지퍼 사이로 좆을 꺼내놓고 빨고 있었다.
"누...구 세요..?"
"어머..! 일어나셨어요?"
내가 누구냐고 묻는질문에 잠시 놀란듯 펠라치오를 멈추더니 나와 눈을 마주치면서 눈웃음을
친다. 지금 잠들어있는 일식집 여사장 이었다.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곤히 주무시길래 직원들 다 퇴근시키고.. 저 밖에 없어요 지금..."
"아니 제말은 그게 아니고.. 지금 왜 그러고 계시냐구요.."
색기 있는 눈빛으로 나에게 눈을 흘기더니 내 좆을 다시 혀로 핥고 나서 대답한다.
"사장님 깨워드리러 들어왔는데 이 좆이 커져 있는걸 보고..... 그만 할..까...요...?"
나는 잠시 망설여졌다. 가는여자는 말리지 않더라도 오는 여자는 마다하면 안되지 않은가..?
대답을 망설이자 여사장은 자지에 침을 뱉고는 양손으로 흔들었다.
"질컹~ 질컹~ 챱~챱~ 쑤걱....사장님 좆 너무 크고 늠름해...."
한참을 그렇게 손으로 대딸을 쳐주니.. 금방 사정의 기분이 왔다.
"아~ 쌀거 같아.. 더 빨...리!"
"츕~ 츕~ 츕~ 츕~ 찌걱..찌걱..."
좆물이 여사장의 입과 얼굴에 사정없이 뿜어져 나왔다. 엄청난 양이 었다.
정액이 끝까지 나올때까지 계속해서 손을 흔들던 여사장은 사정이 멈추자 입주변에 묻은
좆물을 혀로 낼름 거리며 핥더니 말을 했다.
"사장님 좆물 맛있네.. 역시 젊고 건강해~ 정액 양좀 봐... 아항~~ 따뜻해.."
"저....기.. 음....."
또 사고를 쳤다는 생각에 어쩔줄 몰라 하는 나에게 여사장이 내 말을 끊고 말한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다음에 또 혼자오면.. 내 애인하는거에요..? 그땐 더 기분좋게 해줄게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다음에 또 혼자오면.. 내 애인하는거에요..? 그땐 더 기분좋게 해줄게요"
옷을 추스리고 일식집에서 나와 새벽 찬 바람을 코로 들이켰다. 정신을 차리고
휴대폰을 보니 정아에게 부재중 통화가 여러개 찍혀있다.
내 걱정을 하며 기다리고 있을 정아 생각을 하며 전화기 버튼을 눌렀다.
"자기? 어디야? 걱정했잖아.. 전화도 안받고..."
"어 신입사원들 데리고 회식하느라고... 미안 이제 끝났어 지금 들어가는 중이야..."
"으이구~~ 그럴줄 알았어... 빨리와요 기다릴게요.."
집에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정아와 아침식사를 한다.
당장이라도 사실인지를 물어보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거 같다..
"자기 어제 술 얼마나 많이 마신거야~~? 회사일도 좋지만.. 몸도 생각해야지요.."
"알겠어... 근데 정아야 ..."
"응 왜?"
사슴같이 맑고 큰 눈을 깜빡이며 나를 쳐다본다. 아침 햇살이 정아의 얼굴을 비추니
이보다 더 청순하고 순수해 보이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그런 그녀에게 도저히 그런 비밀이 있을거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아니.. 그냥 선미누나알지? 자재과 김과장"
"아~ 그 이쁘신분? 알지.. 가끔 카페에 오셔... 어제도 아침에 커피 사가셨어 왜요?"
"그냥 둘이 친한가....?"
정아는 그런걸 갑자기 묻냐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몇초간의 시간이 흐르고 입을 연다.
"아니~ 그냥 인사만 하는 정도지요?"
"아... 어제 회식할때 보니까 그 누나.. 요즘 많이 힘들어 하는거 같더라고.. "
"아들이랑 둘이 사시는데 올해 아들이 대학교기숙사 들어갔다고 했죠?"
정아의 표정을 보니 연기를 하는건지.. 너무나 자연스럽다. 홍나미의 일을 정아에게 직접
들은게 아니라서 의심을 하지말아야지.. 라고 이성적으로 생각은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분노와 또 야릇한 질투심과 함께 묘한 흥분이 몰려왔다.
"응 맞아. 그래서 요즘 외롭나봐.. 자기가 친하게 지내면서 장보러 갈때도 같이 다니고..
여가 생활도 같이 하면 어떨까 해서... 정아 너도 퇴근하고 집에서 혼자 심심하잖아.."
"좋은 생각인데요...? 가뜩이나 요즘 자기 맨날 늦어서 나 먼저 퇴근하면 노트북이로
웹 서핑이나 하면서 시간 보냈는데.... 자리 한번 마련해 주세요! 난 찬성!"
시끄러운 기계음이 들리고 언제나처럼 바쁘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생산 현장이다.
어제 늦게까지 달렸을텐데 김주임과 신입사원들 모두 출근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무실로 들어와서 할일 없이 멍 때리고 있는데 누군가 노크를 하고 들어온다.
"어이 꼴통! 또 시간 축내고 있냐~? 일 안하냐~~?"
이건우 나이 34살. 어릴적부터 잘난 외모덕에 여자들이 줄을 섰다. 큰아버지의 아들로
나처럼 회사 밑바닥부터 일해 지금은 인사팀장이다. 지금은 사무직들이 모여있는
1공장옆 본사건물에서 일하고 있다. 결혼을 했지만 건우형의 외도로 이혼을 하고 지금은
솔로다.
"형이 이시간에 이런 누추한곳 까지 웬일이야?"
"진우야 너도 이제 블루칼라 그만하고 본사로 올라올때 되지않았냐? 작은아버지께 말씀
드려봐~"
"됐어.. 난 여기가 편하고 좋아. 거긴 너무 삭막해...여기가 사람 사는것같고 활기가 있어"
"그래? 너 얼굴이나 볼까 해서 왔지... 커피나 하러가자."
직원 휴게실에 앉아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건우형은 뭐가 그리 기분 좋은지 연신 떠들어댄다.
"진우야 나는 솔로가 체질에 맞나봐. 누군가에게 구속받을 일 없고 쿨하잖아~"
"여러 여자 만나고 다니는게 좋은 거겠지..."
"그렇지! 그게 제일 중요한거 아니겠냐...? 본사에서도 몇명 비밀리에 만나는 사람이 있는데..."
나도 여자를 꽤나 밝힌다고 자부하지만.. 건우형은 진짜 내가 한수 접고 들어갈정도이다.
그렇게 건우형은 한참동안 여러파트너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했고 마무리는
얼른 공장생활 접고 본사로 올라오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돌아갔다.
김주임이 급히 찾는 전화가 와서 현장에 가봐야했기 때문이었다.
현장 안에 들어가서 김주임을 찾았다.
"대리님 S시리즈 신 모델 샘플 나왔습니다."
새로운 모델을 생산할때는 꼭 거쳐야 하는 샘플 작업이었다. 내가 먼저 확인하고
QC(품질검사)팀의 승인이 떨어져야 생산이 시작될수 있었다.
"납땜 상태도 괜찮고.. 온도도 적당하네요. 내가 QC에 갔다주고 올게요."
자재과와 QC팀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었고 QC에 들렀다가 선미누나를
보고 올 생각으로 일을 자처했다. QC팀 사무실에 다다랐을 무렵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찰칵~ 찰칵~"
'사진 찍는 소린데...?'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QC팀 문을 열었다.
문은 잠겨 있었고 사무실 안에서는 뭔가 다급함이 느껴지는듯 우당탕 소리가 났고
이윽고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만요~ 1분만요 금방 열어드릴게요..."
난 문을 왜 잠궜는지에 대한 의아함이 들었지만 천천히 해도 된다는 말을 남기고 기다렸다.
잠시후 문이 열리고 얼굴이 발그레 해진 채로 한손으로는 도도하고 지적이게 보이는 안경을
고쳐 올리며 한 여자가 문을 연다.
신은애.. 나이 36세.. 스펙없이 장기 근무한 선미누나와는 달리 명문대학교를 졸업했고
품질검사 팀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짧은 시간만에 팀장 위치까지 올라간 여자이다.
170cm 가까이 되는 키에 긴 다리.. 말을 걸기 껄끄러울 정도로 도도하고 무뚝뚝하게
생겼지만 뿔테 안경 뒤엔 날카롭지만 섹시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QC팀의 상징인.. 의사나 약사가 입는 흰색 유니폼은 묘한 성적 판타지를 자극한다.
"아.. 이대리! 미안... 스타킹 올이 나가서 갈아 신느라고..."
예전에 내가 처음 입사했을때 부터 말을 짧게 했던 은애 였다. 건방지고 매너없다고
느꼈지만 사회생활이 다 그런거지.. 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다른 직원들은 다 어디가고 혼자 계세요...?"
"내가 심부름 좀 보냈어. 지금 들고 있는건 S시리즈 신 모델?"
"네 겉으로 보기엔 별 이상 없는데 팀장님이 확인 하시고 전화 주세요."
"겉으로 봐서는 모르지... 알겠어 내가 확인하고 전화줄게 나가봐.."
저 싸가지 없는 말투....
내가 나중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시를 물려 받는다면 저 년 부터 짤라버리겠다는 생각을
하며 자재과로 향했다.
자재과 문을 열고 들어가니 선미누나가 노트북으로 열심히 타이핑을 친다.
"회사일 혼자 다하는거야 김선미씨?"
"이 회사에서 너만 일 안하는거 같거든?"
누나는 나의 등장에 놀란듯이 보였지만 티내지 않으려는 듯한 표정으로 눈치를
보더니 노트북을 닫고 일어섰다. 일을 하는 중이었을거라 생각하고 대화를 이어갔다.
"누나 어제 몇시까지 마셨어? 피부가 왜이리 푸석푸석해.."
"어제 노래방까지 갔다가 금방집에 들어갔는데.. 너네 신입들 잘~~ 놀더라...키득키득"
"오랜만에 영계들 끼고 노니까 좋았냐..?"
"야! 시비걸꺼면 닥치고 꺼져 으이씨.... "
발끈 하면서 씩씩대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진다. 이걸 보고싶어서 일부러 왔는지도 모른다.
그치만 정아와의 선미누나의 관계가 궁금했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누나.. 나 누나한테 할말 있는데 이따 점심시간에 차 한잔 할까..?"
"할...말...? 음... 안 그래도 나도 할말 있는데.. 차는 무슨.. 야! 술이나 사"
"무슨 또 술이야.. 나 술 끊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