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2화 〉92. 하와이에서 생긴 일 (92/95)



〈 92화 〉92. 하와이에서 생긴 일

가족들과 맛있게 저녁 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스위트룸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이왕 왔으니까 나가자는 세연 언니의 의견도 있었지만 다수가 첫날이고 하니까 집에서 쉬자는 거로 결론이 났다.


"아, 나가고 싶은데..."

세연 언니는 못내 아쉽다는 표정으로 투덜거렸지만 아버지가 한 번  나가겠다고 했으면 절대로 번복하는 일 따윈 없을 거다.

"시차 적응도 해야 하고 여기는 밤에 나가는 거 위험하다니까 그러네. 여기가 뭐 한국인  알아?"

내 구박에 세연 언니는 입술을 삐죽이면서도 내 말이 맞기 때문에 별다른 반박은 하지 못했다.

특히나 요즘 아시아계 대상 증오 범죄가 늘고 있는 추세라서 괜히 밤에 나갔다가 험한 꼴을 당할지도 몰랐다.

"그래, 세연아. 오늘 하루는 푹 쉬고 내일 아침부터 신나게 놀면 되잖아. 일주일이나 남았잖아. 게다가 여기가 스위트룸이기도 하고."

유라 언니도 세연 언니를 달래며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유라 언니 말처럼 아빠가 오늘 저녁은 그냥 방에서 보내자고 했을 때 별로 싫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다.


우리가 하루 보내는 룸이 그냥 룸도 아니고 무려 스위트룸. 할  있는  세상 많았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생각이라고 했다.

나도 그렇고 세연 언니, 유라 언니야 젊으니까 시차가 좀 차이가 난다고 하더라도 활력을 잃지 않을 수 있었지만 엄마와 아빠는 달랐다.

'많이 피곤해 보이시던데. 주무시려나?'

식사를 하고 올라오시면 굉장히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걸 보고 아빠가 그냥 나가지 말고 집에 있자고 했을 때 그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 정 답답하면 호텔 근처 산책이나 가자."


내 말에 유라 언니도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그래, 그러자. 아까 보니까 호텔 주변 산책로가 되게 예쁘던데. 호텔 경비들도 많이 돌아다니고 그래서 안전할  같더라."
"진짜?"


세연 언니가 눈을 반짝이며 나와 유라 언니를 번갈아 보기에 우리 둘은 서로를 바라보곤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줬다.


"진짜."
"그래."


세연 언니는 그제서야 기분이 좀 풀렸는지 해맑게 룸을 돌아다니면서 봤던 걸 구구절절 늘어놓기 시작했다.


나와 유라 언니는 짐을 정리하느라 시간을 썼기 때문에 사실 스위트룸 안에 뭐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몰랐다.


"아, 그래. 언니 짐 정리해야지."

내 말에 세연 언니는 불현듯 아직까지 정리하지 않은 짐이 생각났는지 얼굴을 구겼다.

"응, 해야지... 에혀."

세상 다  노인처럼 추임새를 넣더니 내 방에서 나가는 세연 언니를 쳐다보며 말했다.

"올  수영복 가져와!"
"알았어! 얼른 정리하고 올게!"

언니는 내 말에 금세 또 기분이 좋아졌는지 밝게 웃으며 우다다 뛰어간다.

나와 유라 언니는 그런 세연 언니를 보며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가만히 보면 네가 언니 같단 말이야."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긴 해."

내 말에 유라 언니는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말한다.

"커피 마실래?"
"좋지."

유라 언니의 말에 난 손을 번쩍 들어보였다. 난 가방에서 비키니를 꺼내 유라 언니에게 보여줬다.


"짠! 어때?"

내 물음에 유라 언니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한다.


"오, 예쁘다. 너랑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연녹색을  비키니에 유라 언니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난 슬쩍 유라 언니에게 물었다.

"언니는?"
"나? 나는 그냥 노란색 모노키니 가져왔는데."


모노키니라... 훌륭하군. 난 유라 언니가 비키니 입은 모습을 상상하곤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예쁘겠다."

 말에 유라 언니는 작게 웃음을 터뜨리곤 말했다.

"방금 좀 아저씨 같았다는 거 알지?"
"아, 내가 그랬어? 내가  그런 매력이 있긴 하지."


내 말에 유라 언니가 헛웃음을 짓는다. 하여간 여자가 돼서 좋은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그러고 보니까 솔직히 제대로 슬기로운 여자 생활을 즐겨 본 적은 없는  같다.


너무 바쁘게 살아왔던 탓도 크겠지만... 여탕 한 번은  가줘야 하는데 말이야.

언제고 여탕은 한 번  가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며 이왕이면 유라 언니와 함께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친해진 하연이도... 슬쩍 보니까 제법이던데.

난 헤헤, 하곤 웃으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어차피 나도 여자니까 합법적인 거 아니야?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행복해?"
"아, 아니야."

난 시침을 떼곤 유라 언니에게서 받은 커피를 마셨다.

"세연 언니 짐 정리하고 오려면 오래 걸릴  같은데 우리 먼저 갈까?"

스위트룸 안에 있는 스파를 이용할 생각이었는데 비키니를 입고 들어가기로 의기투합한 상태였다.

"그럴까? 세연이 삐지는 거 아니야?"
"괜찮아, 잠시야. 잠시. 아까 보니까 와인 저장고도 있던데 거기서 와인이랑 와인잔도 가지고 올게. 세연 언니가 뭐라고 하면 바로 먹이면 돼."

내 말에 유라 언니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커피를 적당한 자리에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에 있는 와인 냉장고로 향했다.


엄청나게 많은 와인 중 세연 언니가 좋아하는 와인을 들고 와인잔도 세 개를 챙겨 내 방으로 돌아왔다.


와인잔과 와인을 테이블에 올려놓고는 유라 언니가 보이지 않아서 고개를 두리번거렸는데 화장실에서 나오는 유라 언니를  수 있었다.

"가운 입었네?"
"어, 먼저 갈아입었어."

세연 언니가 가슴을 살짝 열어 비키니를 보여줬는데보름달 같은 가슴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럼 나도 갈아입고 나올게."
"응, 안에 가운 있더라."

나도 화장실 안에 들어가 비키니를 갈이입고 가운을 걸친 뒤 밖으로 나왔다.

우리 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아빠와 혹시 마주치는 일이 있을 수 있었으니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문제는 해변에 나갈 때... 그 때가 문제인데... 난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왜 무슨 걱정이라도 있어?"

유라 언니가 그런 내 표정을 읽고 참 귀신같이 물어본다.

"아, 비키니 입는 거 아빠가 싫어할  같아서."
"그렇게 보수적이셔?"
"뭐, 상황에 따라 좀 융통성을 발휘하시기도 하는데. 하여간 바다에  일이 있으면 이왕 아빠가 안 갈 때 따로 가는  좋긴 할 것 같아."

내 말에 유라 언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우리 아버지가 보수적이라는 말에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언니는 괜찮아. 자기 자식들한테만 엄한 분이시니까."
"그래? 그건 좀 그거대로 서운한 말이네."

유라 언니의 말에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차라리 서운한 게 낫다."
"아, 그나저나 하연이는?"
"글쎄? 온다고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네? 애도 아니고 알아서 오겠지. 스위트룸 구경하고 싶다고 난리였는데. 지금 오라고 할까?"
"그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유라 언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하연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번호 교환해두길 잘했네.'

몇 번 신호가 가자 하연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하연아, 나 세나."
[어, 세나야.]
"지금 우리 방으로 올래? 언니들이랑 스파 하려고 하는데.  비키니 가져왔어?"
[아니, 비키니는 아니고 래쉬가드.]

래쉬가드라... 그건 또 그거대로 맛이 있지. 난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그거 챙겨서 넘어와. 같이 와인도 한잔하고 스파도 하자."
[알았어! 지금 바로 챙겨서 갈게!]

전화를 끊었더니 유라 언니가 묻는다.

"온 데?"
"응, 지금 바로 준비해서 온다는데?"
"전화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네."
"그런가 봐. 조금 더 빨리 전화할 걸 그랬다."

난 미소를 지으며 유라 언니와 함께 스파를 하기 위해 이동했다.

스파를 하기 위한 장소의 경치가 상당히 끝내줬는데 바다가 아니라 도시 쪽으로 창문이 나 있었거 야경을 보며 스파를 즐길  있었다.

거기다가 와인을 편하게 마실 수 있게 받침대도 존재했다.


난 와인과 와인잔을 받침대 위에 두곤 가운을 벗어 걸어둔  바로 스파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

스파 욕조는 직사각형의 형태로 돼 있었는데 네 명이 들어가기 딱 좋게 만들어져 있었다.

각진 부분에 마치 좌석처럼 앉을 수 있는 형태였는데 하이드로 마사지가 가능한지 물이 뿜어져 나오는 곳이 보였다.

"와, 괜찮은데?"

난 생각 이상으로 좋아 미소를 지으며 유라 언니를 쳐다봤다. 욕조 안에 들어가서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유라 언니는 살짝 입을 벌리고 날 쳐다보고 있었는데 난 그런 유라 언니의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왜 그래, 언니? 안 들어오고 뭐해?"

유라 언니는 내 물음에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휘휘 젓더니 말한다.


"세나야, 너 몸매가 왜 이렇게 좋아? 따로 운동하니?"
"팀에서 나 운동 시키잖아. 억지로."


Y1에선 선수들의 개인 건강 관리도 상당히 철저하게 하는 편이었는데 개별적으로 운동을 꼭 하게끔 만들었다.


"아, 그래? 팀에서?"
"응. 모든 신체 능력을 내 나이 대의 평균 이상을 원하셔서 강제로 운동하고 있긴 하지. 미달하면 개인 PT 붙여서 진짜 혹독하게 시켜."
"그 정도로 한다고?"

유라 언니는 새삼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다른 프로 팀에서도 아마 선수들의 신체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도 담당하는 사람이 따로 있을 게 분명했다.


우리 팀에도 전담으로 정신과 치료를 해주시는 분은 물론이고 스포츠 멘탈 관리사라고 해서 E스포츠에 특화된 정신과 담당 선생님도 계셨다.

"그렇구나... 대단하네. 그러니까 Y1이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가?"

SKY 그룹이 대기업이라 그런지 확실히 혜택도 많고 선수들 관리도 잘해줘서 어느 정도 그러한 부분이 영향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아무래도 환경이 좋으면 선수들 능력도 올라가지 않을까? 뭐, 무조건 그렇지야 않겠지만."

 말에 언니가 그럴 것 같은지 고개를 끄덕인다. 언니는 조심스레 가운을 벗고는 스파 안으로 들어왔는데 유라 언니의 몸매도 장난이 아니었다.


"와... 자기도 몸매 좋으면서."


 말에 언니는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말했다.


"아니야. 살쪄서 좀 그래."
"아니, 뭐가 살이 쪄? 아, 가슴에?"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갔고 언니는 그런  보며 뭔가 불길한 생각이 들었는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여기가 일본 노천탕처럼 엄청 넓었으면 모르겠지만 스파 욕조라 뒤로 물러나 봤자 내 손바닥 안이었다.


내가 합법적으로 언제 이렇게 예쁜 연상의 미녀의 가슴을 주물러 보겠냐고!

'그래! 나도 본능에 충실할 때가 됐지!'

다만 아쉬운  아래 불끈하고 솟아오르는 게 없다는 거였긴 했지만 어쨌든 좋은 건 좋은 거니까.

"꺄악!"

언니의 비명에 귀가 따가웠지만 그 과실을 달콤했다.

난 기어이 유라 언니를 붙잡아  포지션을 잡은 뒤 뒤에서 마음껏 유라 언니의 가슴을 희롱했다.


"아읏! 세.. 세나야!"

야릇한 소리까지 내는 유라 언니의 목소리에 나는 더 신나서 주물렀다.


"와, 가슴 큰  봐. 한 손에 다 잡히지도 않네."
"으읏. 그.. 그만... 하아. 하아..."


충분히 만질만큼 만졌으니까 만족한 미소를 지으면서 언니를 풀어줬다.


유라 언니는 지친 듯 양손으로 자기 가슴을 가리곤 나를 째려봤지만 그런 눈빛에 굴할 내가 아니었다.

때마침 들어오는 세연 언니의 모습에 난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아이고! 오셨습니까?"

내 올드 한 인사에 언니는 웃음을 터뜨리더니 똑같이 손을 들어 보이며 인사한다.

"아이고! 저 빼놓고 먼저 가셨더군요!"
"아이고! 그래서 뇌물로 와인을 가져왔습니다요!"
"뭐야? 갑자기 노비야? 아니, 내시인가?"


언니의 말에 난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이왕이면 노비보다는 내시가 낫겠다. 더 높잖아."


 말에 세연 언니는 키득거리며 웃는다.

"내시는 남잔데?"
"서로 없는 건 똑같잖아."

현대판 내시가 나지 뭐. 난 쓴웃음을 지으며 언니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언니도 얼른 이리 와 봐."
"왜?"
"늦었으니까 신고식 해야지. 유라 언니는 방금 나한테 당했어."

흐물흐물한 표정의 유라 언니를 보곤 세연 언니가 고개를 갸웃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유라 언니는 자신만 당한 게 억울해서였는지 모르겠지만 내게 협조하기 시작했다.

"세연이 너도 빨리 와. 늦었으니까 신고식 해야지. 안 하면 와인도 없어."

게다가 와인 협박까지! 와인을 좋아하는 세연 언니에겐 그 말이 어떤 말보다 효과가 좋았다.

"에에! 뭔데? 뭐 하면 되는데? 나 와인 먹고 싶은데?"
"와인 먹고 싶으면 빨리 와."
"가운 빨리 저기 벗어서 걸어 놓고 들어와."
"알았어, 금방 갈게."


세연 언니는 아무것도 모른  가운을 벗었고 나와 세연 언니는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흐흐흐... 우리 언니도 얼마나 컸는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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