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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2화 (2/551)

〈 2화 〉 2화 회귀

* * *

마음을 먹자마자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것이 느껴졌다.

솔직히 성공한 AV 남자 배우만큼 남자에게 꿈 같은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보통 남자들은 미녀와 섹스를 하기 위해서 거금을 사용하지만 AV 남자 배우는 미녀와 섹스를 하면서 돈을 번다.

게다가 AV 여자 배우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다. 일반적인 여자가 아마추어, 창녀가 세미 프로라면, AV 여자 배우야말로 프로 중의 프로다. 그 섹스 스킬은 세상 어떤 여자와도 비교할 수 없다.

호사카는 이전 생에서 발기부전에 걸린 이후에도 계속 AV 업계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매일 신작 AV를 확인하고 가장 잘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 업계에 미련이 남아서기도 했지만, 그냥 혹시라도 어떤 AV를 보고 자신의 자지가 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정보는 자신의 머리 속에 입력이 되어 있었다.

미래의 정보는 두뇌에 있고 몸은 한창때로 팔팔하다. 도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밖에서 누군가가 방문을 노크했다.

똑똑.

“들어와.”

누가 자신의 방문을 두드리는지 금방 기억에서 떠올랐다.

칸넨 마사야.

자신에게 발기부전을 안겨준 후배 녀석이었다. 자신과 함께 야쿠자의 심부름꾼인 친삐라 생활을 같이 한 놈이다.

호사카는 방문을 열었다.

눈웃음을 살살 치는 칸넨 마사야의 얼굴이 보였다.

‘한 대 칠까.’

호사카는 욱하는 마음이 일었다.

지금은 같은 친삐라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칸넨 마사야의 선배였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핑계로 그를 마음껏 패버려도 뒷탈은 생기지 않을 것이었다. 야쿠자 세계에서 선배가 후배를 구타하는 것쯤은 얼마든지 일어나는 일이었다.

“후우.”

하지만 호사카는 참았다.

‘이 녀석을 패면 야쿠자 생활을 계속 할 수 밖에 없어.’

지금도 동경을 가지고 있는 AV 업계와는 다르게 야쿠자 생활은 호사카에게 정말 맞지 않았다. 폭력에는 익숙했지만 그것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것에는 끝내 익숙해지지 못했다.

지금 칸넨 마사야를 패도 후환이 없으려면 계속 그의 야쿠자 선배로 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 AV 업계로 갈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를 패면 나중에 분명 탈이 생길게 뻔했다.

‘이 녀석은 다른 방법으로 복수를 해주지.’

호사카는 온갖 일본인들의 차별 대우를 받으면서 살았다. 그는 당한 것은 반드시 갚아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이전 생에서는 생각만 할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이번 생은 달라질거다.’

칸넨 마사야는 자신을 보면서 얼굴 표정이 오락가락하는 호사카를 보고 걱정하는 척을 했다.

“호사카 형. 뭐 안좋은 일이라도 있어?”

강자에게는 살랑거리고 약자에게는 사정없는 야쿠자에 어울리는 놈이었다. 만약 칸넨 마사야가 AV 촬영장에서 자기를 때리고 갈구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그가 진짜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였다.

‘아니지. 오히려 저런 성격이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빠르게 야쿠자로서 성공하고 빨리 추락한건가.’

호사카는 이번 생에는 칸넨 마사야가 날아오르기도 전에 바닥에 떨어지게 만들 생각이었다. 높이 날수록 떨어질때 더 아프다는 것은 일반인들의 이야기였다. 야쿠자의 세계에서는 높이와 상관 없이 떨어지면 끝장이었다.

“아니다. 빨리 사무실 가자. 이케다 형님 화내시겠다.”

호사카는 대충 옷을 걸쳐입고 칸넨 마사야와 함께 도심에 있는 야쿠자 사무실로 향했다. 다른 야쿠자들이 사무실에 오기 전에 청소를 하는 것이 친삐라가 하는 일 중 하나였다.

청소를 대충 끝내고 사무실에는 야쿠자들이 하나씩 들어왔다. 호사카와 칸넨 마사야는 양 무릎에 두 손을 올리고 고개를 숙이는 야쿠자 식 인사를 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야쿠자들이 시키는 담배 심부름, 음식 배달, 그릇 치우기 등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었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자 야쿠자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가며 술을 한잔 하러 갔다. 오야붕조차 오른팔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사무실에는 호사카를 이 업계로 이끈 이케다 다카하시 선배와 호사카 켄토, 칸넨 마사야만 남게 되었다. 다른 친삐라들도 자신이 따르는 야쿠자들에게 저녁을 얻어먹으러 간 것이다.

칸넨 마사야는 호사카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호사카 형. 오늘은 둘이서 한잔 할래요? 내가 쏠게요.”

호사카는 칸넨 마사야의 제안을 거절했다. 친삐라는 모두 호주머니 형편이 볼품없었다. 그런데 칸넨 마사야가 누군가에게 한턱을 낼만큼 돈이 있는 이유를 호사카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아니. 나는 이케다 형님께 말씀 드릴게 있어서.”

“아, 그래요? 저는 이케다 형님은 뭔가 좀 껄그러워서. 먼저 나가보겠슴다.”

칸넨 마사야는 능구렁이 같은 웃음을 지으며 사무실 밖으로 떠났다.

칸넨 마사야까지 나가자 다카하시 선배는 호사카를 불렀다.

“뭐 할 말 있냐? 할 말 있으면 후딱 말해.”

“알고계셨습니까?”

다카하시는 호사카가 하루종일 자신의 곁에서 얼쩡 거리며 똥 마려운 강아지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다른 야쿠자들이 술을 한 잔 하자는 것도 거절하고 사무실에 홀로 남아 있는 것이었다.

호사카는 먼저 다카하시에게 머리를 깊이 숙였다.

다카하시가 자신을 야쿠자의 세계로 안내해준 사람이었다. 그 끝은 안좋았지만 분명 선의에 의한 것이었다. 그에 대한 존중을 하고 싶었다.

“이케다 형님. 저 야쿠자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다카하시 이케다는 남자다운 성격이었다. 그는 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을 질색했다. 그래서 호사카는 즉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다카하시는 눈썹을 꿈틀 거렸다.

만약 속과 겉이 다른 칸넨 마사야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야쿠자 업계가 만만해 보이냐고 호통을 쳤을 것이다. 하지만 호사카는 돈 버는 재주는 없으나 의리가 있고 행동이 무거운 놈이었다. 그가 이렇게 말을 하는건 분명 이유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먼저 저는 사람을 때려서 돈을 만드는 재주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재주가 없는 야쿠자의 말로가 어떤지는 형님도 잘 아실겁니다.”

야쿠자는 주먹 세계로 보이지만 그 어떤 업계보다 돈의 논리를 따르는 곳이었다. 돈이 없으면 의리도 명예도 없는 곳이 야쿠자 업계였다.

“그리고 따로 해보고 싶은 꿈이 생겼습니다. 지금 굶어죽더라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다카하시는 호사카의 눈을 뚫어져라 보았다. 야쿠자 업계에서는 보기 힘든 곧고 열정이 가득찬 눈빛이었다.

“꿈이라… 그래. 젊었을때 그런 것에 목숨을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다행히 다카하시는 호사카의 의지를 존중해 주었다. 그는 호사카의 눈빛만 보고 그의 꿈이 무엇인지 묻지도 않았다.

“너도 알겠지만 잔도 받지 않은 친삐라라서 손가락을 자르라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거다. 어차피 친삐라는 쓰고 버리는 카드로 생각하니까. 대충 오야붕에게는 내가 말해둘테니까 내일 부터는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중에라도 먹고 살기 힘들면 연락해라. 무슨 일이든 줄테니까.”

다카하시 이케다도 실은 재일조선인이었다. 그도 재일조선인이 일본에서 살기가 얼마나 좃같은지 잘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도 같은 학교 후배였던 호사카를 야쿠자 업계로 끌어들였던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힘든 일이 있으면 말하고. 싸게 해줄테니까.”

마지막으로 다카하시는 농담을 건네었고 호사카는 씨익 웃었다. 역시 다카하시 이케다는 세상에 몇 없는 좋은 사람이었다.

“그럼 오늘 마지막으로 술이나 한잔할까? 네 꿈 이야기도 들어보면서.”

호사카는 자신에게 끝까지 잘해준 다카하시에게 선물을 하나 주기로 했다.

“그럼 제가 마지막으로 좋은 정보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응?”

“요즘 사무실에 돈이 조금씩 빌겁니다.”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데…”

다카하시는 금방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돈이 가장 중요한 야쿠자 세계에서 돈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문제였다. 만약 잘못된 정보라면 손가락을 걸어야 할수도 있는 문제였다.

“사실 마사야가 어떻게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사무실 금고의 복사키를 얻었습니다.”

“정말이야?”

호사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칸넨 마사야는 친삐라 시절부터 무슨 재주를 부렸는지 사무실 금고에 손을 대곤 했다. 그리고 이를 불법적인 곳에 투자했다. 차후에 돈이 몇배로 불어나면 원상 복구도 하고 자신이 쓸 비자금도 만들었다.

이것이 그가 이전 생에서 야쿠자로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물론 나중에는 이 행각이 걸려서 입안에 시멘트가 부어져 도쿄만에 가라앉게 되었지만 말이다.

호사카는 그 일정을 좀 더 빠르게 만들어줄 생각이었다.

“마사야가 사는 집을 한번 뒤져보세요. 어차피 낮에는 사무실에서 잡일을 한다고 바쁠테니까.”

호사카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호사카는 깔끔하게 복수를 함과 동시에 야쿠자 업계에서 가볍게 빠져나갔다. 마사야는 손가락을 잘리는 것 정도로는 이 위기를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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