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 30화 차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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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게 좋은거죠. 여배우는 AV의 중심인데 여자들이 활기가 돌면 회사에서는 좋은거 아닙니까.”
“좋지. 그리고 그 여배우들이 다 1억엔 섹스 토너먼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 그게 또 골치 아프단 말이지.”
AV 업계에서 잘나가는 여배우는 갑 중의 갑이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그 위치에서 계속 남아있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었다. 마치 물 위에서 우아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쉴새 없이 다리를 휘젓는 백조와 같았다.
여배우들은 1억엔 섹스 토너먼트라는 화제작이 얼굴을 보이고 싶어하고 그곳에 출연할 수 있는 여자는 한정되었다. 게다가 문스톤 기획을 위해 새로운 신인이 몇 자리를 차지하기로 했으니 기존 여배우에게 주어질 자리는 더욱 줄어들었다.
“...선택 받지 못하면 회사를 옮길 수도 있겠군요.”
“그렇지. 여자들의 질투심은 무서우니까 말이야.”
호사카는 지금 이 현상에 대해서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모두에게 행복을 주지는 않았다.
그리고 호사카는 다음 작품이자 하마사키 아이와 대결을 벌일 여배우를 이미 낙점하고 있었다. 바로 호시노 사키였다.
호시노 사키와 뜨거운 밤을 보낸 이후에 현자 타임이라는 남자가 가장 현명해지는 시간이 찾아왔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자지가 아니라 머리로 호시노 사키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설득한다.’
S급 여배우가 줄을 서서 후보를 자처하고 있는데 A급 여배우를 선택했다가는 마치 사적인 감정으로 회사 일을 했다고 보일 수가 있었다.
차라리 싸가지가 없는게 좋았지, 회사 일을 좃으로 한다는 이미지는 최악이었다.
“그럼 일단 섹스 토너먼트에 대해서 큰 계획을 짜는게 필요하겠네요.”
“음… 어떻게?”
“먼저 몇 자리나 만들지 결정해야겠네요.”
현재 섹스 토너먼트는 1회용 기획으로 만들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대박이 났으니 시리즈로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지, 1회가 망하면 즉시 모든 기획은 폐기가 될 것이었다.
당연히 몇 명이 토너먼트에 참가할지조차 논의가 되지 않았다. 만약 호사카가 이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회사의 모든 여배우가 참여할때까지 토너먼트를 진행했을 것이다.
“그냥 회사 여배우를 모두 참여시키면 안되나?”
문스톤 기획에 소속된 여배우만 하더라도 50명은 넘는다. 그럼 최소 25번의 1차전이 있어야 한다는 소리이다. 만약 외부의 인원까지 참가한다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 뻔했다.
“너무 많은데요. 그건 좋지 않아요.”
“뭐가 문제라도 될까?”
“문제가 되죠. 섹스 토너먼트는 진짜 일본의 최고 색녀를 찾으려는 대회가 아니잖아요. 그건 그냥 홍보용 장치일 뿐이죠. 너무 많아지면 오히려 찾아보는 사람들이 점점 피로감을 느껴서 시리즈가 망하고 말걸요?”
“젠장. 그럼 어쩌지?”
“제 생각에는 1회전은 8명 정도가 딱 적당할 거예요. 그럼 2회전에 4명. 3회전이 결승. 시리즈물로 14편이 나올테니까 남자들이 지루해지기 전에 딱 끝나겠죠. 화제성을 계속 키워나가다가 막판에 화려하게 끝내기도 좋을거고.”
“8명이라… 너무 자리가 모자르네.”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게 팀장님이잖아요. 한번 잘 설득해 보세요.”
호사카는 골치아파하는 이마이 유마에게 약간의 조언을 더 주었다.
“이번 대회는 1회에 불과하다. 나중에 2회 대회가 열릴 수 있다. 그때는 꼭 자리를 마련하겠다. 아니면 당신 같은 여배우는 벌써 써버리기 아깝다. 나중에 더 큰 대회 자리를 만들어주겠다. 뭐, 이런식으로 설득해보세요.”
“씁. 그러지.”
호사카는 여자들과 섹스를 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여자들의 등살에 시달리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만약 그런 취향이었다면 그냥 주식으로 떼돈을 벌고 바가지를 긁어줄 여자와 결혼을 했을 것이다.
호사카는 가볍게 어려운 일은 팀장에게 넘기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리고 제가 시리즈를 기획한 사람인만큼 여배우 기용에 대해서 일부분은 제가 담당을 했으면 좋겠군요.”
“일부를?”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 권한은 가져야겠죠.”
“가끔 호사카 너를 보면 사회 생활을 몇십년은 한 사람 같단 말이야.”
호사카가 여배우 기용을 회사와 나누려는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회사는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하는 부하를 좋아하지 않았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독립해서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문스톤 기획의 자본력과 인력으로 편하게 성장을 하려는 호사카에게 독립은 먼 미래의 일이었다.
그리고 회사에도 여배우에 대한 권한을 줘야 자신이 원하는 여배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뒷배경이 생겼다. 하나를 원한다면 하나를 포기할 줄 알아야 하는 법. 자신이 양보를 이만큼하면 그만큼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쓸 수 있는 명분이 되었다.
“제가 여배우 4명을 선택하겠습니다. 확실히 판매량을 낼 수 있는 사람들로 말이죠. 그리고 회사에서도 4명을 선택하시죠.”
“신이 났구나.”
이마이 유마는 호사카가 얼마나 섹스를 좋아하는지 눈치채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호사카가 여배우 지명권을 4개나이미 하나는 썼지만 원하는건 자신이 원하는 여자와 섹스를 하기 위함으로 이해를 했다.
“좋아. 그 건은 내가 회장님께 잘말씀드려보지.”
“그럼 다음 작품은 회사에서 선택한 여배우로 진행하시죠. 그리고 그 다음은 제가 원하는 여배우로 진행하겠습니다.”
두 남자는 빠르게 합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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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엔 섹스 토너먼트의 두번째 작품은 문스톤 기획에서 S+급 여배우로 유명한 마코토 미유키라는 여배우였다. 그녀는 특유의 정치력으로 여배우들 사이에서도 여왕처럼 군림하는 여자였다.
물론 S+급은 정치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치는 아니었다. 그녀는 색기 넘치는 얼굴과 몸매로 다수의 고정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코토 미유키는 몇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어서 호사카에게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먼저 그녀는 문스톤 기획에서 전략적으로 키운 여배우로 자신의 능력보다는 밀어주기로 큰 여자였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보다 실제로 오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촬영장에서도 여왕처럼 군림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꼭 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성공을 위해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호사카는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금까지 마코토 미유키는 어떻게든 S+급 등급을 유지하면서 버텨왔지만 점점 한계에 부딪치고 있었다.
정치력으로 기획이 좋은 작품을 선점하고 홍보비를 뜯어내어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점 여배우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1억엔 토너먼트에 더욱 참여하고 싶었던 것이겠지.’
호사카는 원한다면 그녀와의 촬영을 대충 끝낼 수 있었지만 그의 프로 의식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망할 여자라면 내가 손을 대지 않아도 언젠가는 망할거니까.’
호사카는 마코토 미유키를 천천히 파악했다.
그녀도 나쁘지 않은 재료였다.
S+급이라는 등급은 재료가 좋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얻기 힘든 등급이었다.
호사카는 먼저 마코토 미유키를 회의실로 불렀다. 1억엔 섹스 토너먼트는 여배우들의 섹스 기술을 겨루는 컨셉이기 때문에 여배우의 특기를 살펴보는게 중요했다.
마코토 미유키는 특유의 가식적인 태도를 하면서 호사카에게 들이대었다. 요즘 문스톤 기획에서 가장 잘나가는 남자가 호사카이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었다.
“뭘 이런 회의까지 해요? 이런 일은 그냥 스탭들에게 맡기면 될건데.”
“제가 이 기획을 냈는데 이 정도는 해야죠.”
베테랑 감독도 마코토 미유키는 껄끄러운 것인지 평소와는 다르게 호사카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지금은 이렇게 웃으면 이야기 하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하나 있으면 온갖 행패를 부리는 것이 그녀이니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그래서 마코토 미유키 씨는 뭔가 하고 싶은 컨셉이 있을까요? 여배우의 섹스 기술을 대결한다는 작품이니까 본인의 장기를 살려보고 싶은데요.”
“어머. 부끄럽게. 그런걸 어떻게 말해요?”
호사카는 더더욱 마코토 미유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섹스로 돈을 벌어먹고 사는 프로였다. 섹스는 부끄러운게 아니고 인간 모두가 가지고 있는 본능이었다.
마코토 미유키는 이 모든 것에 해당이 되지 않는 여자였다.
“그럼 제가 찍고 싶은대로 찍어도 된다는 말인가요?”
“물론이죠.”
“음… 조금 거친 컨셉이 되어도 괜찮나요?”
“상관 없어요.”
마코토 미유키는 문스톤 기획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여왕처럼 떠받들어주니까 호사카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호사카가 거친 컨셉이라고 미리 말해두었지만 어느 정도 수위 조절은 해줄거라 생각한 것이다.
“그럼 촬영장에서 뵙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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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가 만든 대본에 모든 스탭들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 누구도 호사카를 말리지는 못했다.
호사카는 회사에서 의도적으로 싸가지가 없는 성격으로 보이게 행동해 왔다. 이는 그가 편하게 행동하려고 한 것이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또다른 효과를 가져왔다.
마코토 미유키도 싸가지 없는 성격이고 호사카도 싸가지가 없는 성격이니 스탭들은 그 누구의 편도 들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은 완벽하게 처리하고 간간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호사카가 이기기를 남몰래 바라는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호사카가 촬영 직전에 대본을 마코토 미유키에게 보여주자 그녀는 그것을 읽어보았다. 아무리 촬영장에서 안하무인인 그녀라고 하더라도 대본을 한 번 읽어보는 상식은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코토 미유키는 대본을 읽어보자 마자 그것을 호사카에게 던졌다.
“이게 뭐야!!!”
대본은 호사카의 얼굴 옆을 날아가 벽 한 구석에 쳐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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