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31화 (31/551)

〈 31화 〉 31화 차기작

* * *

“무슨 문제라도?”

“강제로 섹스를 당하는걸 좋아한다고? 이건 강간하겠다는거 아니야! 무슨 이런 미친 설정이 다 있어!”

호사카는 태연하게 바닥에 떨어진 대본을 주웠다.

“누가 실제로 그런 짓을 하겠다고 했습니까? AV가 연기인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호사카는 대본을 마코토 미유키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대본을 받지 않았다.

“마코토 씨가 이번 작품의 컨셉은 알아서 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자리에 감독님도 있었던 것 아시죠? 불러와서 물어볼까요?”

마코토 미유키가 아무리 갑 중의 갑 S+급 여배우라고 하더라도 없던 말을 지어낼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녀도 호사카가 정치적으로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알았다. 촬영장의 분위기가 자신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었다.

마코토 미유키는 평소에는 평범하게 있다가 짜증이 나면 신경질을 내는 스타일이었고 호사카는 평소에는 자기 하고 싶은대로 살다가 가끔씩 사람들을 챙겨주는 스타일이었다. 사람 심리란게 이상해서 사람들은 호사카와 마코토 미유키 둘 모두의 눈치를 보았지만 그 중에서는 호사카의 편을 드는 사람이 더 많았다.

“싫으면 나가세요. 이번 시리즈는 회사에서 4명의 여배우를 선택하기로 했고 제가 4명을 선택하기로 한건 아시죠? 당신 말고도 이 작품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아요. 그리고 당신을 위해 만들어진 세트는 손해로 기록되겠네요.”

호사카는 마치 화난 소를 상대하는 능수능란한 투우사처럼 마코토 미유키를 상대했다.

마코토 미유키는 이정도로 휘둘리자 오히려 자신의 자리를 챙기게 되었다. 호사카가 아무리 얄미워도 그녀는 자신의 S+등급이 더 소중했다.

“어쩔 수 없죠. 그럼 대본대로 진행하죠. 하지만 촬영하면서 도를 넘는 행동을 하면 즉시 뛰쳐나갈거에요.”

“그러시죠.”

**

1억엔 섹스 토너먼트의 두번째 참가자는 마코토 미유키로 결정되었다. 문스톤 기획에서 몇 없는 S+등급의 여배우이자 섹시한 이미지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여자였다.

그녀는 천천히 촬영 스튜디오로 걸어갔다. 화려한 스튜디오 중앙과 다르게 그 외각에는 촬영을 위한 온갖 부가 시설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먼저 사무실처럼 꾸며진 곳으로 갔다. 그녀가 의자에 앉고 마치 촬영 스탭처럼 입은 호사카가 맞은편에 앉았다.

호사카는 이미 방금전까지 그녀와 기싸움을 하던 남자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치 그녀를 존경하는 듯한 연기였다.

촬영이 시작되었다.

호사카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머리를 깊이 숙였다.

“이야. 1억엔 섹스 토너먼트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끌고 있나봅니다. 문스톤 기획의 슈퍼 스타! 마코토 미유키 씨가 참가를 희망하시다니.”

마코토 미유키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연기하는 호사카에게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도 프로답게 그의 장단에 맞춰주었다.

다행히 대본에 나와 있는 그녀의 대사는 그녀가 잘하는 류의 연기였다. 바로 섹시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자각하지 못한 착한 여자의 연기였다.

“아뇨, 아뇨. 슈퍼 스타라니…”

“마코토 씨가 슈퍼 스타가 아니라면 누가 슈퍼 스타일까요? 이런 이력서는 집어치웁시다. 이미 일본의 모든 남자들이라면 마코토 씨에 대해서 알테니까요.”

호사카는 이력서로 꾸며진 종이를 옆으로 밀어놓았다.

“먼저 마코토 씨가 왜 대회 참가를 결심 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상금이 목적은 아닐거 같고.”

S+급 여배우에게 1억엔은 그렇게 큰 돈이 아니란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일본은 유래없는 경제적 호황이었고 AV 업계는 돈을 많이 버는 곳이었다. 그 정점에 있는 S+급 여배우에게 1억에는 몇달 수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일반 직장인이 3달 월급을 모으는 것이나 비슷했다.

마코토 미유키는 정석적인 대답을 했다.

“아, 제가 AV 배우로서 살아갈 수 있는건 모두 팬 분들이 사랑을 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대회로 팬 분들에게 보답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출전을 결심했습니다.”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사실 그 동안 출연한 작품 모두 애정을 가지고 연기를 했지만, 배우로서 제가 참가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거든요. 그런데 1억엔 섹스 토너먼트에서는 섹스 기술을 겨루는만큼 팬분들이 좋아할만한 연기를 제가 주도적으로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와. 진짜 대단한데요. 정말 프로 중의 프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이 그나마 마코토 미유키가 대본 중에서 좋아하는 부분이었다. 만약 이런 식으로 그녀의 이미지를 지켜주지 않았다면 회사에 손해를 끼친다고 하더라도 촬영을 거부했을 것이었다.

“그럼 마코토 씨가 어떤 섹스를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데요. 혹시 팬들의 요청이 따로 있었나요? 아니면 마코토 씨가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섹스인가요? 지금까지는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숨겨진 특기일수도 있겠네요. 너무 기대됩니다!”

마코토 미유키는 섹시한 얼굴과는 다르게 순수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런 갭이 그녀의 인기 요인이었다.

“사실 모두 다에요. 지금까지 보여준적은 없지만 제가 당하는 모습을 원하시는 분이 많거든요.”

“오? 마코토 씨가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는건가요?”

마코토 미유키는 섹시한 얼굴과 몸매를 가지고 있는 여배우였다. 당연히 비주얼에 맞게 주도적으로 섹스를 이끌어가는 역이 대다수였다.

“사실 저는 남자가 이끌어주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좋습니다. 마코토 씨가 당하는 역을 처음 한다니. 벌써부터 많은 남성팬들이 흥분을 할 것 같네요.”

인터뷰 영상은 이대로 끝이 났다.

마코토 미유키는 불편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음 촬영장으로 이동했다.

사실 인터뷰와는 다르게 그녀는 당하는 섹스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섹스 자체를 즐기지 않는다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남자 중에서도 성욕이 차이가 있듯이 여자 중에서도 성욕이 낮은 부류가 있었다. 마코토 미유키는 성욕이 거의 없다시피 한 여자였다. 그녀에게 섹스는 돈벌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이 섹스 당긴다는 생각을 일년에 몇번 하지 않았다.

남자가 자신을 만지는 것보다는 자신이 남자를 만지는 것이 참을만 했다. 그리고 자신의 비주얼과 지금까지 주어지는 역할이 남자를 괴롭히는 역할이라 다행이었다.

섹스를 촬영할 장소는 마치 정신 병원처럼 꾸며진 공간이었다. 바닥과 벽이 모두 하얀색 매트리스로 덮여 있었고 천장에는 사슬이 매달려 있었다.

촬영 스탭들은 주저하다가 마코토 미유키의 양손을 가죽 끈으로 묶어서 천장의 사슬에 달았다. 그리고 그녀의 눈은 안대로 가렸다.

감독은 직접 마코토 미유키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긴장되시죠? 다시 찍는 일이 없도록 금방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긴장? 제가요?”

“하긴 마코토 씨라면 이런 촬영도 식은죽 먹기로 하겠죠.”

“그냥 최선을 다하는거죠.”

감독은 뒤로 물러나며 외쳤다.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호사카는 스튜디오에 마련된 가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눈구멍만 뚫려 있는 검정색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그는 먼저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마코토 미유키의 주변을 둘러보았다. 몸에 착 달라붙는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섹시했다. 섹시한 여자가 눈을 가리고 손이 묶여 있는 것만으로 그 섹시함은 배가 되었다.

마코토 미유키는 점점 긴장이 강해졌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는 들었지만 호사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섹스는 자유롭게 진행할거라더니 도대체 뭘 준비한거지?’

그리고 마코토 미유키가 촬영을 중지하려고 하는 순간 그녀의 입에 무엇인가가 들어왔다.

“웁! 웁?!”

호사카가 미리 준비해둔 고무공이었다. 그녀의 입을 가득 메운 고무공은 그녀가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녀가 고무공을 뱉으려고 하자 호사카는 가죽 끈으로 그녀의 얼굴을 묶어 그것을 방지했다.

미래에 SM 플레이에서 사용하는 입을 막는 도구를 급조해 만든 것이었다.

호사카는 냉정한 눈빛으로 그녀의 원피스를 위에서부터 잡아서 찢기 시작했다. 요즘 운동을 열심히해서 그런지 얇은 천은 종이처럼 찢어졌다.

촬영장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폭력적이고 강렬한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수많은 AV를 촬영했던 감독조차 이런 것을 찍어도 될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지경이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찍어서는 안될 것 같지만 그의 눈은 호사카와 마코토 미유키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호사카는 마코토 미유키의 원피스를 모두 찢어내고 그녀의 브래지어와 팬티까지 찢어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모습을 다시 천천히 관찰했다. 마코토 미유키는 춥지 않게 온도가 올라가 있는 촬영장이지만 이상하게 한기를 느꼈다.

호사카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한바퀴 돌렸다.

“읏!”

마코토 미유키는 눈을 가린 상태로 발을 헛디뎌 바닥에 넘어질뻔 했다. 하지만 천장에 묶인 손 때문에 넘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마치 인형처럼 한바퀴 빙글 돌았다.

호사카는 드디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그녀를 칭송하면서 찬양하던 남자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갑고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음습한 열망이 깃들어 있었다.

“너 같은 미녀는…”

“읍?!”

“남자들에게 웃기만 해도 명품이든 돈이든 모두 가져다 바치겠지.”

카메라 감독은 화면을 넓게 사용하여 호사카와 마코토 미유키를 동시에 담아내었다. 자칫하면 두 사람 누구에게도 집중을 하지 못하는 구도였지만 호사카의 차가운 열망과 마코토 미유키의 당혹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이 방법 밖에 없었다.

“그런 네가 남자에게 당하는 섹스를 해보고 싶다니… 사실 나도 너처럼 오만한 여자를 엉망진창으로 다루고 싶었어.”

호사카는 마코토 미유키의 가슴을 손으로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의 손은 차가웠고 마코토 미유키는 소름이 돋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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