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 37화 차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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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이 유마도 원래는 카메라를 잡던 사람이었다. 예술병이 없을리는 없었다. 그 틈 사이로 호사카는 슬쩍 자신이 원하는 컨셉을 밀어넣었다.
“로리콘이라고 아십니까?”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변태 아닌가? 충분히 실험적이기는 하지만… 좀 너무 나간건 아닌가 싶은데.”
“하지만 남자가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유사 이래로 꾸준히 있어왔던 일입니다. 오죽하면 로리콘이라는 말이 50년대의 소설에서 유래를 했겠습니까. 이번 기회에 그 롤리타라는 소설을 한번 읽어보시죠.”
호사카는 회귀 전에 발기부전을 치료하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다 써보았다. 그 중에서 그의 발기부전은 심리적인 요인이 컸기 때문에 소설 중에 조금이라도 야한 부분이 있으면 찾아보기도 했었다.
‘설마 야한 장면이 나올까봐 도서관에서 봤던 롤리타를 이렇게 써먹을 줄이야.’
호사카는 이정도만 힌트를 던져주고 다시 여자들에게로 향했다. 떡밥은 충분히 뿌렸으니 팀장이 그것을 물기만을 기다리면 될 뿐이었다. 그에게 총애를 받고 싶어서 눈을 빛내는 여자들이 아직 많이 있는데 굳이 팀장 옆을 지키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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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이 유마는 파티가 모두 끝나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서점에 들러서 호사카가 말한 롤리타라는 소설을 샀다. 그리고 집에서 술기운에 젖어서 오랜만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롤리타는 의외로 섹스가 중심인 소설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중년 남자가 어린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문학적인 작품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남자의 마음을 울리는 그 무엇인가가 있군.’
이마이 유마는 새로운 성적 취향에 눈을 뜰것만 같았다.
AV 업계에 있다보니 성숙한 여자들에게만 둘러쌓여 있었는데 소설을 읽다보니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여자에 대한 환상이 생긴 것이다.
“호사카가 말한게 이런 것이군.”
이마이 유마는 다음 작품이 로리타 컨셉이라면 실험적이나 분명히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했다.
“하지만 이런 컨셉을 할 여배우가 있을까?”
먼저 AV 업계는 철저히 성인 여배우만을 사용했다.
과거에 그 무라니시 고루도 미성년자를 출연시켰다가 감옥에 갈뻔한 일이 있었다. 다행히 그 일은 미성년자 여배우가 자신의 언니의 신분증을 도용한 사실이 드러나서 무라니시 고루는 업계에서 매장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런 사건이 있었던만큼 AV 업계는 여배우의 인적 사항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를 했다. 성숙한 여자만을 여배우로 뽑는데는 이런 일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마이 유마는 문스톤 기획에 있는 여배우들을 머리 속으로 하나하나 떠올렸다. 그리고 그도 한 여배우를 떠올렸다.
쿠도 히로미였다.
B급이라는 여배우 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이었지만 그녀의 얼굴과 몸매라면 로리콘 컨셉에 찰떡처럼 맞아들어갈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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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이 유마는 다음날 눈이 뜨자마자 회사로 달려갔다. 다행히 호사카도 아침 일찍부터 회사에 나와 있었다.
“호사카 군!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네?”
호사카는 자신이 모든 힌트를 다주고 이마이 유마를 조종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지만 모르는 척 되물었다.
“어제 자네가 말한 로리콘 컨셉 말이야! 쿠도 히로미를 써보는게 어떤가?”
“쿠도 히로미요?”
이마이 유마는 쿠도 히로미의 프로필 사진과 이전에 찍은 작품을 들고 있었다.
호사카는 비디오 케이스에 씌워진 쿠도 히로미의 얼굴을 슬쩍 보았다. 소녀 같은 얼굴에 화장을 짙게 하고 가녀린 몸은 화려한 옷으로 가려놓았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매력은 하나도 사용하지 못하고 현재 유행하고 있는 트렌드만 따라가고 있었다. 호사카는 그녀가 왜 가장 낮은 등급에 머물러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에 반해서 회사에서 가지고 있는 이력서의 프로필 사진은 쿠도 히로미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온전히 가지고 있었다. 화장도 하지 않고 회사에 지원을 한 것인지 맨얼굴에 정면으로 사진을 찍은 것이지만 AV 표지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이야. 팀장님 아이디어 좋은데요?”
“그렇지? 자네가 로리콘 컨셉을 말하자마자 열심히 생각을 해보았지.”
이마이 유마는 자신도 대작에 발 하나 올렸다고 생각했는지 신이 나 있었다.
“그럼 쿠도 히로미 씨와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당연하지!”
이마이 유마는 이미 회사에 오자마자 쿠도 히로미에게 회사로 출근을 하라고 연락을 해둔 상태였다.
그리고 팀장의 생각에 1억엔 섹스 토너먼트는 모든 여배우에게 당첨이 확정된 복권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를 거부할 여배우는 없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에 회의실에 쿠도 히로미가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오, 쿠도 양. 어서 와서 앉게.”
쿠도 히로미는 설마 1억엔 섹스 토너먼트에 출연할 기회가 B급 여배우인 자신에게 올것이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자신이 뭔가 잘못을 해서 팀장이 부르는줄 알았다. 그렇지 않다면 팀장이 자신을 부를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우리는 다음 1억엔 섹스 토너먼트의 여배우로 자네를 생각하고 있네.”
“네? 저요?”
쿠도 히로미는 이마이 유마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이마이 유마와 호사카 켄토의 표정을 보았다. 두 남자는 전혀 농담을 하고 있는 표정이 아니었다.
“제가요?”
“그래. 쿠도 양.”
쿠도 히로미는 잠깐 고민을 하다가 신중하게 말했다.
“제의를 주신 것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제 능력으로는 1억엔 섹스 토너먼트의 흥행을 이어나가기 부족할 것 같습니다. 다른 여배우를 기용해주세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마이 유마와 호사카에게 머리를 깊이 숙이고 나서 회의실을 나갔다.
쿠도 히로미가 제안을 거절할거라고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이마이 유마와 호사카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회의실 문이 닫히고 나자 호사카가 팀장에게 물었다.
“거절 했는데요?”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하더라도 여배우가 싫다고 하면 촬영이 안되는게 AV였다. 야쿠자가 운영을 하는 AV 업체에서는 협박을 해서 강제로 촬영을 하는 일이 있다지만 문스톤 기획은 원래 도색잡지로 시작한 회사였고 강제적인 촬영이 없었다.
“어… 어쩌지?”
이마이 유마는 호사카를 바라보았다.
“후우. 팀장님. 제가 일단 쿠도 히로미 씨를 설득해볼게요.”
“알았네.”
호사카는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사방의 직원들에게 쿠도 히로미가 간 곳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재빠르게 뛰어나가니 그녀는 회사 건물을 나가고 있었따.
“쿠도 히로미 씨!”
“네?”
호사카는 쿠도 히로미의 손목을 잡았다.
“밥 먹었습니까?”
“아, 아니요?”
“그럼 저랑 이른 점심이나 같이 먹죠.”
호사카는 쿠도 히로미를 설득하기 전에 그녀의 마음을 먼저 얻어야 한다고 여겼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맛있는 것을 함께 먹는 것만한게 없었다.
호사카는 망설이는 쿠도 히로미에게 한번더 요청했다.
“밥 한 번 먹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습니까.”
“그러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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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와 쿠도 히로미는 택시를 타고 조금 먼 거리를 나갔다. 그가 간 곳은 비싸고 맛있는 음식점이 모여 있는 긴자였다.
호사카는 나중에 미식 잡지에도 여러번 소개되는 치로 스키야바시 본점을 찾아갔다. 아직 잡지에 소개가 되지 않아서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맛집이었다.
평일 낮에 찾아가니 빈 자리가 있어서 호사카와 쿠도 히로미는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쿠도 히로미는 그냥 봐도 비싸 보이는 가게 걱정을 했다.
“저기 여기는 너무 비싸지 않을까요?”
호사카는 자신의 품에서 큰 장지갑을 하나 꺼내어 식탁에 올려두었다. 돈을 많이 버니 현금을 구겨서 집어넣어야 하는 반지갑이 불편해 새로 마련한 지갑이었다. 장지갑은 지폐로 두툼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한끼 정도는 얼마든지 사드릴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쿠도 히로미는 이미 택시를 타고 먼곳까지 나왔기 때문에 더이상 거절은 하지 않았다.
“여기 초밥이 맛있어. 일단 먹죠.”
호사카는 쿠도 히로미를 배려해서 밥을 먹는 동안은 일 관련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요리사와 초밥에 대해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었을뿐이었다.
경계심이 많고 낯을 많이 가리는 쿠도 히로미도 호사카가 자신에게 집중을 하지 않자 점점 초밥에 집중해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장인 정신으로 만든 초밥은 그녀가 지금까지 먹었던 그 어떤 요리보다 맛있었다. 자신이 궁금한 것이 있으면 타이밍 좋게 호사카가 요리사에게 질문까지 던져주니 그녀는 굉장히 즐겁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호사카는 햄스터처럼 초밥 하나하나를 오물오물 천천히 먹는 쿠도 히로미를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모든 식사를 마치자 다시 말을 걸었다.
“식사 다했으면 디저트 먹으러 갈까?”
“디저트요?”
호사카는 보통 디저트를 먹지 않았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그것은 곧 정력의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같은 날은 예외였다. 설탕은 달콤함으로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마법 같은 재료였다. 특히 여자들은 밥배가 따로 있고 디저트배가 따로 있다고 할만큼 디저트를 좋아했다.
“여기 근처에 또 맛있는 디저트 집이 있는데…”
쿠도 히로미는 원래 밥만 먹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호사카가 알려준 초밥이 너무 맛있었다. 또 얼마나 맛있는 디저트를 소개해줄지 기대가 되어 도저히 그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
“그럼 디저트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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