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0화 〉 220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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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의 미국 성공은 차근차근 진행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포르노 산업을 이끌고 있는 거물들에게 해야할 말도 있었다.
‘마침 잘되었군.’
왠만한 포르노 배우가 아니라면 만나기 힘든 인물들인만큼 지금 기회는 딱 좋았다.
사장들이 모인 곳은 인근 호텔의 최상층에 위치한 바였다. 라스베가스의 야경이 훤히 보이는 그곳을 몇명의 인원이 독점하는 돈지랄을 하고 있었다.
레리 레이건과 호사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에 도착을 했다. 바 중앙에서 남자 둘이 누군가에게는 연봉 정도일 술을 아낌없이 마시고 있었다.
호사카는 두 남자를 보자마자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마치 이곳이 자신의 집인것처럼 화려한 가운 하나만을 입고 있는 남자는 플레이걸의 주인 휴스턴 헤프너였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수제로 만들어진 멋들어진 정장을 입고 있는 사람은 스위트룸의 주인인 프레드릭 파인더였다.
호사카의 옆에 있는 레리 레이건까지 포함하여 미국의 포르노 산업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휴스턴 헤프너는 레리 레이건을 보자마자 날 선 농담을 건네었다.
“하하. 요즘 잘나가는 레리 레이건 아닌가. 사장들 모임이라고 해서 플레이걸스를 데리고 오지 않았더니 동양인 집사가 참가할 줄 알았다면 모두 데리고 올걸 그랬어.”
프레드릭 파인더는 휴스턴 헤프너의 농담이 배를 잡고 웃었다.
“하하하! 플레이걸스가 오면 좋았겠지. 그 여자들은 언제보아도 즐거우니까.”
호사카는 저 인종차별적인 농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휴스턴 헤프너와 프레드릭 파인더는 멍청이가 아니었다. 아랫사람들의 아첨만 듣는 높은 성의 임금님이 아니었다. 올해 미국 포르노 업계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된 호사카를 모를리가 없었다.
호사카도 앞으로 나가며 말했다.
“하하하. 플레이걸스를 안데려오기를 잘했을걸요? 그 바니걸들이 내 좆 맛을 보면 플레이걸스가 아니라 호사카걸스가 되었을테니까.”
이건 먼저 화를 내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었다. 미국은 표현의 자유가 과하게 있는 나라였고 농담도 도를 지나치게 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의 화를 못참으면 오히려 조롱을 당했다.
휴스턴 헤프너는 눈썹을 들썩였다.
“이 자리에 올만하군. 어서오시오.”
포르노 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휴스턴 헤프너가 호사카를 인정하자 프레드릭 파인더도 잔에 술을 가득 따라서 호사카와 레리 레이건에게 주었다. 레리 레이건은 자리에 앉으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매년 모이는 것도 지겹지 않나? 모여서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으니.”
그 말을 시작으로 세 사장들은 소소한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세 명의 대화라고 하기에는 무게 많이 떨어졌다.
“이번에 미스 허슬러가 굉장히 재미를 봤다며.”
“반짝이지. 동양인은 한계가 있어.”
“과연 그럴까? 이제 미스 허슬러가 업계 1위가 될 날이 얼마 안남은 것 같은데.”
“그런 방식은 문제가 있으니까 금방 탄로난거라고. 포르노는 환상을 팔아야지. 환상보다 꼴리는 것은 없으니까.”
이들은 레리 레이건처럼 상대방을 존중하는 척 말하다가 골목길 양아치처럼 말하기를 반복했다. 동양에만 존댓말이 있는건 아니었다. 미국에도 정중한 말과 반말 같은 말이 있었고 이들은 자기 기분따라 말투가 바뀌었다.
그리고 가만히 있어도 돈이 벌리는 입장이다 보니 무슨 건설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레리 레이건이 말을 한대로 그냥 서로 잘난척을 하는 것 뿐이었다.
호사카는 잠자코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손에 든 술을 단숨에 마셨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다들 편안하네요. 업계는 위기인데 말이죠.”
호사카의 말에 세 사장의 눈이 모였다. 그들은 호사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매년 포르노 업계는 성장을 하고 있었고 이들은 모두 나름대로 잡지에서 비디오로 나름 성공적인 사업 확장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미국과 일본은 시장 크기로 인해서 성인물 업계의 발달이 차이가 있었다. 일본은 도색 잡지가 아무리 돈을 잘벌어도 버는 돈이 한계가 있었다. 영화계나 방송계의 콧대 높은 양반을 꼬득이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미국은 성인 잡지로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리고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가 더 많이 퍼져 있어서 능력 있는 감독과 배우를 섭외하기도 쉬웠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다른 문제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까.”
호사카는 미래를 알고 있었다. 이들 세 명은 점점 몰락을 할 운명이었다. 지금이야 웃고 있지만 사실은 웃고 있을때가 아닌것이다.
휴스턴 헤프너는 동양에서 건너온 애송이에게 말했다.
“뭐가 문제지? 나는 1953년부터 포르노 업계에서 활동했어. 자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말이야. 그런 나도 모르는 것을 한번 알려줘보지.”
호사카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미래를 알고 있었다. 나중에 인터넷이 발전하면 규모가 쪼그라들 회사가 한둘이 아니었다.
“그럼 하나씩 이야기를 해볼까요? 먼저 이제 포르노는 대형 프로덕션에서 만드는 작품보다 소형 카메라로 소규모 팀이 만드는 작품이 대세를 점할겁니다. 카메라 기술의 발전으로 집에서 보는 수준의 비디오는 누구나 제작을 할 수 있을거고 아이디어와 여배우가 중요한 이판에 수많은 천재들이 뛰어들겠죠. 여기 있는 사장님들은 그것에 대비가 되어 있습니까?”
소규모 팀은 제작비가 적게 들고 생각난 아이디어를 바로바로 촬영에 써먹을 수 있었다. 앞으로 포르노 업계는 대형 회사의 명작과 소규모 회사의 아이디어 싸움으로 이어질 것이었다. 그리고 인터넷이 보편화가 되면 소규모 회사의 승리가 될 예정이었다.
호사카는 시대의 흐름을 예측하고 성공이 분명한 소규모 회사로 갈 수 있었다. 아니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 창업을 할수도 있었다. 그가 그러지 않은 것은 대형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여배우들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아이디어만 뛰어난 작품만 만드는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완벽한 명작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명작으로 수익을 꾸준히 내기 위해서는 대형 회사들의 변화가 필요했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비웃으며 말했다.
“카메라를 손에 든 어린 애들이 집에서 포르노를 몇개 만들어봐야 대단한 작품은 안나올거 같은데.”
호사카는 그런 그레드릭 파인더를 비웃었다. 회귀 전에 그가 운영하는 스위트룸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나중에는 종이 잡지까지 폐간을 하고 온라인으로 전환을 했다.
호사카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할 사람은 내버려 둘 생각이었다. 일단은 미스 허슬러만 살려두어도 그의 계획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그럼 이 문제는 어떻습니까? 포르노 배우들 중 상당수가 마약에 절어 있고 성병을 앓고 있죠. 그 중에서 에이즈도 많이 퍼졌죠.”
에이즈는 호사카가 회귀 전에도 정복이 되지 않은 병이었다. 미국에서도 남녀간의 섹스 장면은 콘돔을 끼는게 당연한 일이었다. 호사카처럼 노콘을 고수하는게 특이 사례였다. 덕분에 남녀 같의 에이즈 전파 확률은 낮은 편이었다.
그리고 이 당시 미국은 게이 포르노도 활성화 되었고 많은 남자 배우들이 돈을 위해서 게이 포르노도 찍었다. 문제는 게이 섹스를 하다가 여자와도 섹스를 하는 남자 배우였다. 이런 배우들 때문에 에이즈가 많이 퍼졌었다.
호사카가 에이즈 문제를 말하자 휴스턴 헤프너가 말했다.
“그러니까 굳이 남녀같의 섹스를 찍을 필요가 없다니까.”
휴스턴 헤프너는 환상을 파는 남자였고 남녀간의 섹스는 촬영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거느린 플레이걸스는 에이즈로부터 안전했다.
“다른 문제도 있죠. 메이건 대통령이 포르노 업계를 계속 노리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겠죠. 미국 정부의 제일 윗대가리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겁니다.”
로널드 메이건 대통령은 취임했을때부터 포르노 업계에 적대적이었다. 취임한 해에 그는 포르노의 배급 혐의로 포르노 업계의 큰 손이었던 마이클 자파라노를 체포하기까지 했다. 마이클 자파라노는 그 과정에서 심장마비로 사망을 한 적이 있었다.
마이클 자파라노의 일은 모든 사장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메이건 대통령은 건수만 있으면 포르노 업계를 공격하려 할겁니다.”
이는 모두가 동의를 했다. 호사카는 메이건 정부가 나중에 포르노의 유해성을 조사하는 미스위원회를 만드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가 있죠.”
호사카가 말한 내용들은 하나하나 포르노 업계에 타격을 줄만한 이야기들이었다. 사장들은 가장 큰 문제라는 말에 자연스럽게 호사카에게 귀를 기울였다.
“미성년자 촬영이 곧 문제가 될겁니다.”
사장들은 다들 나름 머리와 감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업계가 돌아가는 것을 파악하고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비록 호사카만큼 감이 있지를 알아서 호사카를 무시하기는 했으나 완전 멍텅구리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포르노 업계에서 미성년자 문제가 종종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업계에서는 어떻게든 미성년자의 출연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미국은 18세부터 성인으로 인정을 해서 포르노 배우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남자들은 어린 여자를 좋아했고 틴(teen) 장르는 항상 잘팔렸다. 미성년자 여자들은 빨리 돈을 벌기 위해서 종종 나이를 숙이고 틴 장르에 지원을 하려고 했다. 이를 막아내는 것도 큰 일이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나중에 진짜 문제가 되는 미성년자 문제를 하나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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